# 97
아프리카의 숨겨진 유전을 찾아내다
[글로벌 스캐닝(Global Scanning) 1호 위성은 정상궤도에서 순조롭게 작동 중입니다]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얼마 전 러시아의 야츠크 기지에서 발사한 1호 위성은 성공적으로 궤도에 들어갔다. 거기서부터 메인통제권을 가진 것은 AI인 하시다. 내 쪽에서 발사한 글로벌 스캐닝 위성은 2가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가 일반모드의 작동방식이다.
글로벌 스캐닝 위성은 표면적으로 지구측량 위성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측량범위에는 지도를 만드는데 필요한 다양한 지형을 탐색하고 그것을 데이터화 시킨다.
또 다른 측량범위에 속하는 것이 지구권의 날씨와 기온 등을 탐사한다. 따라서 글로벌 스캐닝 위성은 겉으로 볼 때 평범한 상업용 위성이다.
지금도 글로벌 스캐닝 1호위성에서 탐색한 자료들이 로키산맥의 그린힐에 있는 서버용 컴퓨터에 보내지고 있었다.
일반모드에 있는 탐색기능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데이터들이 있었고 그린힐의 볼드윈팀의 과학자들은 이것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만 그들도 모르는 부분이 있다.
두 번째가 글로벌 스캐닝 1호위성에 내장된 특수기능 또는 특수모드-다.
이것이 뭣보다 중요했다.
1호위성에는 현재의 기술을 능가하는 다양한 탐색장비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땅속에 묻혀있는 자원등을 탐사하는 기능은 지금의 기술을 수십 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했다.
물론 현재도 우주개발을 활발하게 하는 국가들에서는 위성을 이용한 자원탐사를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범위나 효과는 상당히 낮았다.
그에 반해 글로벌 스캐닝 위성에 있는 탐색장비와 센서들은 훨씬 더 넓은범위와 더 깊게 자원탐사를 할 수 있었다.
현재 1호위성은 일반모드와 특수모드의 기능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반모드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들은 그린힐의 서버컴퓨터에 직접 전송되면서 볼드윈도 확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특수모드로 얻어진 데이터와 방대한 자료들은 암호화된 것들이다.
또한 일반적인 데이터들 사이에 암호화된 자료들이 섞여있었고 이것을 풀수 있는 건 오로지 나와 AI인 하시가 유일했다.
1호위성이 송신한 암호화된 데이터들은 그린힐에 있는 서버컴퓨터의 내부에 있는 비밀공간에 1차로 저장된다.
그 뒤에는 그린힐에 있는 광대역 통신기를 이용해 나와 합체된 하시에게도 송신되는 것이다.
지금 나의 눈앞에 흘러가는 수많은 데이터들과 영상들은 1호위성이 보내온 암호화된 자료들을 하시가 실시간으로 풀어서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예상대로 위성 1개로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군.”
[전에도 말했듯이 글로벌 스캐닝을 통해 본격적인 자료와 데이터를 얻을려면 최소 5-6개의 위성을 동시에 가동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쏘아올린 1개의 위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의 수준도 다른 것과는 비교가 안될 것입니다]
하시의 설명은 정확했다.
1호위성은 하시의 통제에 따라 고고도에서 궤도를 바꿀 수 있었다. 그에 따라 현재는 아프리카에서도 산유국에 속하는 나이지리아를 탐색중이다.
1호위성의 탐색만으로 현재까지 나이지리아에서 발견된 유전이나 탐사가 진행 중인 유전의 위치까지도 단번에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얼마 후에는 나이지리아에 숨겨져 있고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한 유전들의 위치도 탐색이 가능해졌다. 다만 1호위성 단독으로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1호위성만으로도 아프리카의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 숨겨진 유전의 위치를 찾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위치를 어느 정도 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자원탐사와 발굴에는 그 외에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또한 아프리카의 국가들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돌발상황이 많았다.
이런 것까지 감안해서 제대로 탐사와 채굴을 할려면 그에 대한 준비도 필요했던 것이다.
내가 김태천과 프리먼에게 지시해서 PMC(민간군사기업)을 설립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도 이런 준비 중에 하나다.
랜드로버 메탈리카(Metalica)를 운전하면서 20분정도 지나자 눈앞으로 대규모의 프로젝트 현장이 보였다.
나에게는 글로벌 스캐닝 만큼이나 중요한 솔라팜(Solar Farm) 비지니스였고 그 시발점이 캘리포니아다.
***
“진행상태는 어떻습니까?”
“처음의 계획보다 더 빨리 완성되고 있습니다.”
솔라넷(Solar Net) 사장인 토마스가 대답했다.
우리들이 있는 곳은 LA에서 서쪽으로 50km정도 떨어진 라파스-다.
LA가 미국서부의 대표적인 도시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도 황무지와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불모지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곳 라파스의 일조량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태양광발전에 있어서는 최적의 장소들 중에 하나다.
그 때문에 라파스에는 과거 수년 전에 캘리포니아가 시도했던 에코에너지(Eco Energy) 사업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들이 있었다.
하지만 사업시도는 완전히 실패했고 참가했던 기업은 파산하면서 캘리포니아 정부는 막대한 예상만 낭비했던 것이다.
참가했던 기업이 무너졌지만 과거의 시설들은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솔라넷(Solar Net)에서 생산된 신제품의 태양광전지로 교체작업을 진행 중에 있었다.
태양광발전 시설에 이용되었던 강철 프레임과 각종 장비들은 그대로 있었기에 재사용이 가능했다.
나로서는 솔라넷(Solar Net)이란 유망한 태양광전지 회사를 발굴해서 신제품을 생산하고 이제는 그것을 통해 막대한 수익의 전력사업을 하는 것이다.
또한 초기의 투자비용은 저렴하면서 얻어지는 이익은 최대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81%의 뛰어난 발전 효율을 가진 태양광전지의 개발 덕분이었다.
“예상대로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군요.”
“LA에 있는 방송국과 매체들은 한 번씩 다 온 거 같습니다. 특히 LA-타임즈의 경우에는 자사의 취재진들을 상주시키며 특집 프로그램으로 내보낼 정도입니다.”
토마스가 설명했다.
어제는 토마스가 이곳 현장의 직원들을 대표해서 LA-타임스와 단독으로 인터뷰도 하였다.
얼마 전 LA의 대규모 정전사태 이후.
수많은 LA-시민들도 전력부족의 심각성과 그것으로 파생되는 피해를 실감했던 것이다.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LA가 몇 시간동안 암흑으로 바뀌면 그 뒤에는 엄청난 혼란이 벌어지니까 말이다.
그 사건 이후에 캘리포니아의 커닝햄 주지사는 긴급명령을 내려서 일단 LA에 대해 최우선으로 전력공급을 진행시키는 중이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 지속되기는 힘들었다.
조금 후면 LA는 혹서기에 접어들고 그 때문에 냉방을 위해 필요한 전력수요는 폭증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LA에는 수많은 상업시설과 주택단지 그리고 다양한 산업시설들도 있었다.
이런 산업시설에도 꾸준히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문제도 생겼다. 따라서 지금 캘리포니아주가 직면한 전력부족의 심각성은 LA-만이 아니라 전지역에 해당되었다.
***
“C2-섹터의 작업은 완료되었다. 지금부터는 C3-섹터와 C-4섹터에 대한 작업에 들어간다.”
현장에서 감독하던 기술자들이 외쳤다.
그들 중 핵심을 이루는 인원들은 토마스의 솔라넷(Solar Net)에서 파견되었다.
이미 그들은 태양광전지를 교체하는 기술을 충분히 습득한 상태였고 이전에도 여러번 참가하였다.
라파스의 솔라팜(Solar Farm)에 있는 태양광전지들은 각각의 크기가 상당했다.
가장 작은 규모만 하더라도 가로 세로 5~6미터 정도였고 무게만도 수백kg에서 몇톤에 이른다.
때문에 교체작업에는 여러 대의 중장비들과 크레인까지 동원해야 했다. 이런 중장비들의 투입으로 작업속도는 훨씬 더 빨라진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2~3일 정도면 여기 라파스에 있는 태양광전지의 교체작업은 모두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가 완성되면 LA에 어느 정도의 전력공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저의 계산으로 볼 때에 대략 10~15% 수준까지 가능합니다.”
“그 정도면 급한불은 끌수가 있겠군요.”
“최소한 한밤중에 갑자기 정전이 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거 같습니다.”
토마스가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솔라넷의 사장이지만 그는 태양광발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있었다.
그도 LA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800만명 이상의 도시가 LA에 살고 있고 LA를 중심으로 하는 그 주변의 도시권의 인구는 더 많았다.
또한 LA의 정전사태는 미국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주었다.
따라서 이번의 솔라팜 프로젝트에는 LA와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하는 해밀턴 상원의원도 자신의 정치인생을 걸고 있는 셈이다.
내 쪽에서 라파스를 포함해서 캘리포니아쪽의 솔라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그는 미국의 워싱턴에서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지금 워싱턴에서는 내 쪽의 솔라팜 프로젝트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이나 집단도 있었다.
특히 그들 중에 일부는 캘리포니아가 한번 실패했던 에코 에너지 사업을 또 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하면서 언론을 통해 맹공을 펼쳤다.
내 쪽에서 파악한 결과 이런 언론플레이의 뒷 배경들이 누구인지는 대충 알아냈다.
다만 지금은 그들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펼칠 필요는 없었다. 그 부분은 워싱턴의 해밀턴 상원의원이 제대로 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해밀턴 상원의원을 포함해서 커닝햄 주지사까지도 우리 쪽을 지원해주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이 모든 것이 실장님의 덕분입니다.”
토마스가 감사를 표시했다.
파산직전의 회사를 나의 MCU-펀드가 살려준 것이기는 했지만 토마스와 솔라넷은 그만큼의 자격을 갖추었다.
교체작업이 진행 중인 태양광 발전시설의 주변으로 취재차량들과 카메라맨들이 투입되었다. 그리고는 리포터가 마이크를 들고 현장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 라파스에서 진행 중인 작업을 LA의 시민들을 포함해서 전미국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것이다.
최우선 목표로 일단 LA의 전력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이 성공하면 솔라팜 비지니스는 캘리포니아의 여러 지역으로 확대시킬 수 있었다.
또한 솔라팜 비지니스는 일단 설치해 놓으면 그 후의 관리비나 유지비는 얼마 되지 않는다. 대신에 설치후에는 막대한 이익이 점점 더 생기는 것이다.
태양광이라는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원이 수익의 원천이니까 말이다.
잠시 동안 작업과정과 기자들의 취재모습을 지켜보던중에 스마트폰이 울린다.
확인해보니 김태천에게 온 것이다.
현재 김태천은 프리먼과 함께 미국을떠나 다른 곳으로 파견된 상태다.
나에게 지시받은 PMC(민간군사기업)의 작전기지로 쓸만한 장소를 물색중에 있었다.
미국내에 1곳, 그리고 또 다른 장소는 카리브해쪽을 생각해두고 있었다.
미국에 있는 지역은 프리먼이 이전부터 생각해둔 곳이었는데 여러 가지 조건에 잘 맞았다.
얼마 후 김태천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카리브해에는 군데군데 사람이 살지 않은 무인도들이 많았고 적당한 협상을 통하면 장기임대나 섬을 통째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것을 통해 현재까지 2곳을 마련했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다른 곳에 더 작전기지를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꽤 순조로운 편이다.
그리고 김태천이 보내준 무인도의 항공사진도 마음에 들었다. 섬의 상당부분이 열대우림의 정글인데 이 정도면 비밀작전의 장소로서 최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