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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118화 (118/150)

〈 118화 〉 외롭게 안 보내려면 남자가 필요한 것이다

* * *

“콜록! 콜록! 콜록!”

자신의 앞에서 용사와 사귀고 있다고 당당하게 선언을 한 샤뮤엘.

이에 엘리사는 일 순간 마시고 있던 술을 처참하게 뿜은 뒤 힘겹게 기침을 하였으나,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태로 인한 혼란으로 인해 이런 사실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뭐… 뭐라고? 샤… 샤뮤엘이? 샤뮤엘이 용사하고 사귀고 있다고? 그… 그런. 그런 이야기 전혀 듣지 못했다고!’

확실히 일전에 잠시 둘이 함께 움직인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였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주 잠시 임무 도중에 한정된 이야기 일 뿐.

그 이후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모습은 적어도 그녀가 아는 한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과 별개로 안 그래도 용사의 일에 신경 쓰고 있던 그녀는 샤뮤엘의 말이 그 자체만으로 큰 충격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확…확실히. 샤뮤엘이 예쁘게 생기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용사를 채가다니, 어떻게 그런… 그러게 가능할 리가 없는데…’

그렇게 어떻게 해서든 이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애쓰며 점점 더 진한 혼돈에 사로잡히는 엘리사.

그때, 그런 엘리사의 모습과는 별개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냐단은 입가에 슬쩍 미소를 지어 보이며 샤뮤엘에게 물었다.

“흐응… 용사하고 사귀고 있다고? 그건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어쩌다가 사귀게 된 거야?”

“뭐, 굳이 묘사를 하자면… 자연스럽게? 그 동안 둘이서 함께 수행한 임무들이 제법 있었으니까. 이 녀석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오호…”

“거기다, 이제 조금 있으면 마신 임마노엘의 탄축일, 거기다 그게 끝나고 나면 곧바로 새해다. 이런 시기를 지금까지 처럼 외롭게 안 보내려면 남자가 필요한 것이다.”

“음음…의외로 육식계 였구나… 너.”

어떻게 보면 제법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샤뮤엘을 보면서 살짝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끼는 냐단.

이어서 그녀는 슬쩍 엘리사의 눈치를 살핀 뒤, 그대로 조심스럽게 질문하였다.

“저 그럼… 어디까지 간 거지? 키스도 한 건가? 그것도 아니면 그 다음 단계도?”

“키스. 그 다음은 아직인 것이다.”

“키….”

그대로 술잔을 들이키면서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는 샤뮤엘.

이에 엘리사는 한 순간 얼굴에 달아오르는 기분은 느낌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샤뮤엘과 입을 맞추는 용사의 모습.

그것은 엘리사에게 있어서 진한 충격과 더불어 상상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게 만들기 충분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런 엘리사의 상태에 대해선 일절 신경 쓰지 않은 채 샤뮤엘은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치명적인 추가타를 때려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이번 임마노엘에는 아마도 관계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슬슬 집에서도 결혼 압박이 심해지고 있으니 서두르는 편이 좋은것이다.”

“겨…결혼…?”

“…”

그렇게 엘리사의 가슴에 거침 없이 최후의 비수를 꽂아 박아 버리는 샤뮤엘.

이에 엘리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그대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에… 엘리…사.”

“응? 어디 가는 것인가?”

“…미… 미안… 갑자기 속이 좀 안좋아서…”

그 말을 끝으로 비틀거리며 그곳을 빠져 나가는 엘리사.

한편,

그녀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냐단은 생각지도 못하게 된 복잡하기 그지 없는 기분 속에서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기 시작했다.

‘이 무슨… 설마 정말로 용사가 샤뮤엘과 그런 관계까지 갔다는 건가? 확실히 샤뮤엘 정도의 미모 이면 제 아무리 인간 용사라 해도 흔들릴 수밖에 없겠지만… 결국 이렇게 되면 엘리사는…’

엘리사가 용사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은 냐단도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던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는 엘리사를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서 사모하고 있는 냐단의 입장에선 사실상 사랑의 장애물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었으며, 이 때문에 그녀는 지난 나르실 선별전에서 용사를 꺾는 것으로 엘리사의 이런 감정을 흔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록 결과적으로 이는 실패하고 말았지만, 지금 이 순간, 냐단은 그런 사실과 별개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져 버린 용사와 엘리사의 관계에 대해서 난감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에게 있어선 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용사를 샤뮤엘이 가져가 버린 것 자체는 분명 좋은 일이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엘리사가 너무 불쌍해지잖아.’

지금까지 줄곧 사랑하고 있던 남자를 다른 여자가 쥐도 새도 모르게 가져가 결혼 생각까지 하고 있는 상황.

그 안에는 진작에 적극적으로 고백을 하지 않은 엘리사의 잘못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냐단은 이런 엘리사가 너무나도 불쌍하게 느껴지고 있는 중이었다.

솔직히 용사가 샤뮤엘과 사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냐단은 경계하던 방해물에 알아서 치워졌다는 사실에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이로 인해서 사랑하는 그녀가 너무나도 힘들어 하는 모습보고 있자니, 냐단은 자신의 기쁨보다 엘리사의 슬픔이 더욱 가슴 아프게 와 닿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 속이 아려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냐단은 일단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인지하게 되었다.

“미안하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나도 그만 일어나 봐야겠어. 계산은 내가 할 테니까 신경 쓰지마.”

“그래 준다면 오히려 고맙지만, 그럼 나중에 또 보는 것이다.”

그렇게 샤뮤엘을 놔둔 채 그대로 밖으로 나서는 냐단.

그렇게 떠나간 친구들 사이에서 샤뮤엘은 상당히 미묘한 기분을 느끼며 그대로 천천히 술잔을 들이키며 생각했다.

‘무언가 좀 이상한 것이다. 내가 헥토르와 사귀는 게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인가? 솔직히 엘리사도 그 엘런인가 하는 전 용사를 좋아하고 있으니 별로 신경 안 쓸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않은 것 같은 것이다.”

그렇게 애인으로 인해서 친구들에게 썩 조지 않은 기분을 안겨 주었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느끼면서, 샤뮤엘은 ●△● 한 표정을 지은 채 그대로 텅 빈 술잔을 내려 놓았다.

‘…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 많은 음식들을 처리할 사람이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그 사람을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은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를 바라보는 샤뮤엘.

이어서 그녀는 그 안에 자신의 마력을 슬쩍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

“나 참… 대체 어딜 간 거야?”

급하게 뒤를 따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엘리사의 모습.

이에 냐단은 그녀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감정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다급하게 그녀가 어디 있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비록 냐단이 알고 있는 엘리사라는 사람은 생각했던 것 보다 강한 사람이었다.

어지간한 사내 이상으로 강인한 몸과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엘리사.

하지만, 아무리 그녀라 해도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며 지금의 이 상황은 그녀조차도 끔직한 고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것은 냐단을 잘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할 텐데… 만약 정말 이것 때문에 엘리사에게 문제가 발생한다면 난… 난…’

그렇게 진한 초조함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엘리사를 찾기 시작하는 냐단.

그때…

“아!”

다음 순간, 그녀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엘리사의 모습.

도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강가에 홀로 서 있는 그녀를 보면서, 냐단은 그대로 다급하게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엘리사!”

“…냐단?”

자신을 바라보면서 진한 허탈함이 담겨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엘리샤.

이어서 냐단은 그대로 그녀의 앞에 정지한 채 잠시 그녀의 모습을 살피기 시작했다.

탁하면서도 공허하기 그지 없는 표정을 지은 채 이쪽을 바라보는 엘리사의 모습.

그녀의 눈가는 한바탕 눈물을 흘린 듯이 붉게 부어 있었으며, 지금 이 순간도 미처 닦아내지 못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괘… 괜찮아 엘리사?”

“아… 미… 미안… 그…그게 그러니까… 이건… 좀 놀라서…”

자신의 말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을 하려 드는 엘리사.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순간 냐단은 마음 속에 무언가가 울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으로 느껴지는 강렬한 충동.

이에 냐단은, 그대로 그녀 스스로가 지니고 있던 망설임 이라는 감정을 밀어내며 그대로 본능에 따라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냐… 냐단?”

그리고…

“!”

“….”

그대로 엘리사의 몸을 꼭 끌어안아 주는 냐단.

동시에 느껴지는 너무나도 포근하기 그지 없는 감촉에 사로잡힌 채, 냐단은 그대로 얼굴을 붉힌 상태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자신의 이러 한 행동의 결과로 조금이라도 엘리사의 아픔이 덜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지니고 있을 뿐.

그리고…

“흑…흑흑… 으흑…”

그렇게 냐단의 품에 끌어 안긴 채 다시금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엘리사.

애써 유지해 왔던 인내라는 가면이 부숴진 결과 그녀는 그렇게 친구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사랑이 너무나도 허망하게 끝장나 버렸다는 사실에 절망 하면서.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 그녀에게 기댈 곳을 마련해 준 친구에게 한 줄기 고마움을 느끼면서.

*

“훌쩍… 훌쩍…”

“조금… 괜찮아 졌어?”

“으..응. 고마워…”

냐단의 말에 여전히 슬픔이 담겨 있었지만 동시에 약간의 안정감이 느껴지는 엘리사의 말.

그런 그녀를 보면서, 냐단은 어찌 되었든 엘리사가 조금은 괜찮아 졌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그대로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축하하다고… 해줘야겠지. 아무리 그래도 정식으로 사귀면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친구의 남자를 뺏을 수는 없잖아.”

“…그렇겠…지?”

그렇게 진한 허탈함과 공허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엘리사.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냐단은 방금 전까지 있었던 우려의 감정에 이서 다시금 마음 속으로 기쁨의 감장이 싹트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일단 돌아갈까? 일단 계산은 하고 나오긴 했지만. 아마 샤뮤엘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응.”

그렇게 여전히 우중충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추스러진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은 다시금 주점으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

“….응?”

“...어?”

“다시 온것인가? 난 안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건 조금 미안한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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