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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98화 (98/150)

〈 98화 〉 제국을 위해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 * *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황금빛 창.

그것을 본 순간 샤뮤엘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것을 방어할 수는 없다고.

이대로 있다간 자신이 죽는다고.

그러나 이 찰나의 순간, 자리에서 방어를 굳힌 채 반격을 염두해 두고 있던 샤뮤엘에게 이 공격을 회피할 틈은 없었다.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실낱 같은 가능성에 몸을 맡긴 채 그저 저 공격을 막아내려는 시도를 하는 것뿐 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

“큿!”

다음 순간 그대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한 사람의 그림자.

이에 샤뮤엘은 일순간 이 예기치 못한 사태로 인해 짙은 당혹감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리고.

­콰과광!!!

그 직후에 발생한 사방을 뒤흔드는 요란한 폭발음.

그러나, 이러한 섬광과 폭음 속에서도 샤뮤엘의 눈에는 또렷하게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바로 눈 앞에서 온 몸을 던져 날아오는 공격을 막아낸 그 인간의..

헥토르의 모습이었다.

*

한 순간의 폭풍이 지나간 직후,

명령에 따라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있던 마족들은 다급하게 샤뮤엘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구… 군단장님,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그보다… 빨리.. 빨리 이 사람을 치료해 주는 것이다.”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진한 혼란을 내보이고 있는 샤뮤엘.

이에 그녀의 부하들은 다급하게 샤뮤엘이 끌어 안고 있는 그자에게.

목 쪽이 꿰 뚫린 채 피를 쏟아내고 헥토르에게 다가갔다.

“쿨럭! 쿨럭!”

간신히 숨이 붙어 있었으나, 한 눈에 봐도 심각한 중상을 입은 상태인 헥토르.

이에 마족들은 대장의 명령에 따라서 다급하게 어떻게 해서든 그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회복 마법을 최대한으로 사용하고 가지고 있는 포션을 들이 부으며 상처를 회복시키는 데 집중하는 마족들.

그 결과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던 헥토르의 상처는 다행이 아슬아슬하게 복구되면서 그대로 피가 멎게 되었다.

“헉…헉…헉…”

그렇게 방금 전보다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을 할 수 있게 된 헥토르.

그러나, 간신히 목숨을 건진 것과 별개로. 그는 지나친 출혈로 인해 더 이상 의식을 유지할 수 조차 없었다.

머리가 핑핑 돌면서 눈 앞이 자동적으로 흐릿해지는 감각.

그 속에서, 마지막으로 그의 시선은 그대로 치료를 진행하는 내내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던 그녀에게로 향하였다.

이 순간 평소와는 조금 다른 ●_● 한 얼굴을 한 채 몸을 떨고 있는 그녀.

그 아름답기 그지 없는 모습을 보면서, 헥토르의 입가에는 마지막으로 살짝 미소가 드리워 지게 되었다.

*

“어… 어떻게 된 것인가? 부… 분명 피는 멎었는데 왜?”

“아무래도 기절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맥은 정상인 만큼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그…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상황을 설명해주는 부하의 말에 진한 안도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샤뮤엘.

그러나 그 직후,

그녀는 이내 자신이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과하게 감정을 잡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얼굴에 나와 있던 감정을 최대한 죽인 뒤 다시금 평소의 ●△● 얼굴로 되돌아 가기 시작했다.

“…아무튼. 생명에 지장이 없다면 그걸로 됐다. 언제 또 추격자가 올지 모르는 만큼 최대한 발리 여기를 벗어나는 것이다.”

“네, 군단장님.”

그렇게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린 뒤, 그대로 헥토르를 직접 들쳐 업는 샤뮤엘.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병사들은 한 순간 조금 당혹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저기 군단장님? 굳이 군단장님께서 직접 그러실 필요 없이 저희들이 들고 가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난 분명 최대한 빨리 여기는 떠나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남자를 업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이다!”

부하들의 말에 그녀답지 않게 약간 언성을 높이는 샤뮤엘.

이에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병사들은 더 이상 상관의 말에 뭐라 말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선두에서 달려나가고 있는 그녀의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록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방금 전 전투의 여파로 인해 상당히 피곤한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녀의 이런 고집에 의아함을 느끼면서…

*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황도 울림푸스의 대규모 화재 사건.

이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들에 대해. 팔콘 제국 황제와 그의 신하들은 짙은 분노와 우려를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제가 뭐라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마도국의 소행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제 눈으로 직접 놈들의 4마희중 한 명인 슈드가 제국의 영토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자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마법공방에 나타난 자들의 소지품에는 마녀의 증표가 있었다고 말입니다.”

일전에 테베에서 있었던 사건,

그리고 이번에 있었던 화재 사건까지,

이 순간 제국의 안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이 끔찍한 일들은 조사 결과 하나같이 마도국이 그 범인이라는 사실을 지목하고 있는 중이었다.

테베에서의 일의 경우는 겉보기엔 마족들이 일을 벌인 것처럼 보였으나 그 실상은 변장을 한 마녀들이었으며,

울림푸스의 화재 사건의 경우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이들이 마녀라는 사실이 이미 기정사실로 정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테베에선 굳이 마족들로 정체를 감추고 잇던 자들이 왜 이곳 울림푸스에선 굳이 뻔히 보이게 일을 저질렀을까요?”

“그야 황도의 경비는 테베에 비해 훨씬 삼엄하니까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이곳에서 마족으로 보이는 자들이 조금이라도 모습을 보였다간 무슨 짓을 해보기도 전에 곧바로 제압당했을 것입니다. 녀석들이 처음부터 마법공방을 노리고 들어 왔다면 의심을 덜 받을 수 있는 본래의 신분을 이용하는 방법을 택했을 수 있겠지요.”

“으음… 하긴, 마법 공방 구역은 마도국 사람들에 한해선 경비가 많이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으니까 말이지요.”

대신관 에일린의 주장에 일단 납득하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렇게 얼추 이번 일은 제국의 뒤통수를 치려는 마도국의 소행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황제는 진한 분노의 감정을 담아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설마 설마 했지만. 정말로 사실이었단 말인가. 마도왕 그자가 감히 짐과 제국을…”

“폐하. 일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마도왕은 교활한 자입니다. 겉으로는 같은 인간이다 뭐다 하면서 늘 호시탐탐 교활한 음모를 꾸며온 인물이란 말입니다.”

“제 아무리 폐하와 인연이 있다 해도 그자를 믿으셔선 안됩니다. 당장 지난 종족 연합 전쟁에서도 마도국 놈들이 은밀이 마족들을 지원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돌지 않았습니까?”

기회는 이때다 싶은 느낌으로 거침 없이 마도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는 신하들.

그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황제는 정말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명확한 증거로 인해 일단은 그들의 말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오버시어 아즈타스… 그래도 짐은 널 끝까지 믿으려 했건만, 설마 네년이 감히 이런 식으로 짐의 뒤통수를 칠 줄이야…’

그렇게 신뢰가 증오로 바뀌는 기분을 느끼며 황제가 분노에 몸을 떨고 있던 그때.

그들 사이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 보고 있던 인물.

아킬레스는 차분하면서도 또렷한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일단 다들 진정들 하십시오. 분명 이곳에 있는 분들의 말대로 마도국 놈들이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짓을 벌인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일단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 봐야 합니다. 아무리 화가 난다 해도, 지금 상황에서 제국이 마도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으음…”

“그야.. 그렇긴 하지만…”

아킬레스의 말에 일단은 감정을 억누르고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를 내보이게 된 신하들.

이어서 그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아킬레스는 계산에 따라서, 자신이 생각해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폐하. 일단 저희들이 해야 할 일은 마도국이 과연 이번 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저들이 정말로 저희들과 전면전을 벌일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하지는 않았을 터. 우선은 마도국에 사신을 보내 진상을 파악해 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으음… 무슨 뜻인지 알겠네.”

“그리고 동시에, 저희들은 그렇게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이전에 소신이 말했던 대로. 엘프 교국에 대한 것을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것입니다.”

“이전에 말했던 것이라면…”

“하… 하지만 아킬레스공. 그건 너무 과하지 않은가?”

“제 아무리 전쟁의 승패가 걸려 있다 하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아킬레스가 일전에 주장했던 ‘그것’과 관련해서 짙은 당혹감과 우려를 표하는 신하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아킬레스는 그대로 정색을 하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했다.

“정신 차리십시오. 지금 저희들이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아실 텐데요? 만약 여기서 정말로 마도국과 엘프 교국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그건…”

그들 입장에서도 감당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아킬레스.

이에 사람들의 얼굴은 그대로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했고, 이어서 아킬레스는 황제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폐하. 소장은 이 나라의 신하로서 더 이상 나라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을 내버려두길 원치 않습니다. 부디 윤허하여 주십시오!”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아킬레스.

이에 대해서, 황제는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인지하며 씁쓸함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다. 아킬레스 장군의 말대로 일을 진행하도록.”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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