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는 종말에 적응했다-63화 (63/222)

# 63

63화

‘박사님?’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쥐애애앤장! 믿고 있었다고!]

- 5252 늦었잖아!

- (대충 이제 나는 성불한다는 댓글)

- 사람들 안 나올 것처럼 몸부림치더니 ㅋㅋ

- 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솔직하구나!

‘나 척추 요정’님이 3,000원 후원하셨습니다!

[거북목 어린이들을 벌하러 왔다제, PC친구들! 모두 척추 펴! 안 피면 손수 펴준다~]

- 척추 요정이다! 고마워요 척추 요정!

- 모두 척추 피자! 요정님이 오셨어!

- 피··· 피겠읍니다

‘방금클립’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방금 얼짱 구도로 올빼미랑 사람들 보이게 스샷 찍었다. 잘 나왔는데 30,000원에 팜]

- 쪽지남 운동드렸습니다. 연락주세요

- -구매 완료-

- 이미 거래가 끝난 글입니다

- 안 샀잖아 이색기들아

- 후원자 당신을 위한 선물입니다

- 해당 후원은 후원자와 함께 말소될 예정입니다

성진이 빠르게 건물을 넘나들었다.

플레이터스가 아무리 몬스터를 부리더라도 성진을 쫓게 할 수는 없다.

건물들을 계속 뛰어넘자 대구의 사람들과 빠르게 가까워졌다.

곧, 성진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달했다.

“올빼미··· 고맙네··· 고마워.”

“박사님.”

“덕분에 모두가 나설 시간을 벌었어. 이제부터 시작이야.”

“어쩌실 생각입니까?”

“정보가 필요해, 요르문간드와 싸운 거 맞지?”

성진은 김정우가 원하는 정보를 정리해서 말해주었다. 전투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요르문간드가 보인 행동 중에 특이한 것이 있었는지 등.

김정우는 성진이 한 얘기들을 곱씹었다.

“열 펄스를 감지한다라··· 뱀은 피트 기관이라는 열 감지 기관이 따로 있긴 한데···.”

“······.”

“그리고 요르문간드가 전투 중에 휴식에 들어갔다고?”

“예,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뱀이라··· 뱀이라면···.”

김정우 박사가 뱀의 몇 가지 특징을 떠올리고는 성진에게 말했다.

“몇 가지 짐작 가는 게 있기는 한데···. 일단 지켜봐야 알겠군. 그보다 이거 받게.”

김정우가 성진에게 건넨 건 무선 이어셋이었다.

“이건?”

“지금이 삼국시대 전쟁도 아니고, 서로 의사전달은 해야지.”

성진이 이어셋을 받아 왼쪽 귀에 착용했다.

- 아아, 들리나?

“들립니다.”

- 지금 얘기하고 있는 채널은 나와의 개인 채널이야. 전투 중에는 여기로 얘기하자고.

“알겠습니다.”

성진과 김정우가 얘기를 마쳤을 때, 성진이 전투를 벌였던 장소에서 소란이 일었다.

“아무래도 깨어날 모양인데. 일단 우리도 병력을 전개하지.”

“괜찮겠습니까?”

거주민들만으로 해낼 수 있느냐는 함축적인 질문이었다. 김정우가 그 질문에 피식 웃었다.

“해내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해내야지.”

김정우가 음성 채널을 변경하고 뭐라고 중얼거리자, 자경단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뒤를 거주민들이 따랐다.

거주민들은 별다른 혼란 없이 자경단원 한 명 한 명을 쫓아갔다. 음성 채널로 섹터별로 인원을 분류한 것 같았다.

“자네도 갈 거지?”

“예.”

“몬스터는 거주민들이 어떻게든 해보지. 요르문간드는 같이 머리를 맞대보자고.”

****

병력의 전개가 한창일 무렵, 요르문간드가 움직임을 보였다.

움찔···

새애액··· 새애액···

숨소리를 토해내던 요르문간드가 깨어났다.

찌직··· 찌지직···

허물을 벗고 있다.

원래는 요르문간드의 입이 있던 장소로 뱀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기이이이잉-

철컥-

화르륵···

퍼어어어엉-!

성진의 블레이즈 펄스 탄환이 요르문간드의 주둥이 쪽에 폭발을 일으켰다.

“키야아아아아아아!”

요르문간드가 대가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최대한 빨리 허물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퍼어어어엉-!

다시 한번 주둥이 쪽에서 폭음이 터져 나왔다.

“키야아아아···.”

괴성을 지르기도 힘겨운지 요르문간드가 몸을 움직여 빠져나왔다. 아까보다 요르문간드의 덩치가 조금 작아진 느낌이다.

“키이이이익!”

“쿠워어어!”

몬스터들이 성진의 위치를 눈치채고 벽을 타고 기어오르거나, 날아오고 있었다.

성진은 자리를 벗어나면서 박사와 대화했다.

“요르문간드가 허물을 빠져나왔습니다.”

- 그래, 아무래도 탈피가 맞았나 보군. 피트 기관은?

“그쪽을 노린 건 맞는데, 실제로 피트 기관에 타격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뱀은 탈피를 하는 도중, 그리고 탈피한 직후가 가장 약해질 때야. 그때 자네의 공격을 받고도 멀쩡하다면 다른 방법을 짜내야겠지.

투두두두두! 투두두두두!

콰아앙!

총기의 격발음, 폭약의 파열음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성진은 거주민들의 상황을 알지 못했다.

“상황이 어떻습니까?”

- 좋을 리가 없지. 많이 죽을 거야.

“······그렇군요.”

- 그리고 그만큼 많이 살 거야. 아무것도 잃지 않으려 하다간 전부 잃어. 그쪽은 부탁하지. 꼭 쓰러트리지 않아도 돼. 시간을 벌어줘!

“예.”

우습게도, 쉘터에 왔을 때 가장 걱정했던 인물이 김정우였는데 지금은 가장 신뢰하는 동료가 되었다.

서로에게 그랬다.

김정우 역시도 올빼미를 신뢰했다.

‘개좆망겜’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드디어 팀 매칭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 팀이 똥만 안 싸면 캐리가능 ㅠㅠ

- 물론 지금도 바닥이 똥 천지다

- 듬-직!

“키야아아아아아!”

성진은 허물을 빠져나온 요르문간드에게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기가 어려웠다. 아직, 펄스가 온전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시간을 끌어야 해.’

지금도 시가지 외곽은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요르문간드를 사람들 쪽으로 보내선 안 됐다.

그런데, 요르문간드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콰아아아앙!

“킥! 키이이이익!”

“크와아악···.”

요르문간드는 자신을 보호하던 몬스터들을 우악스럽게 집어삼켰다. 벌어진 아가리에서 아까보다 독해진 방사능이 흘러나왔고 이제는 주변에 자리잡고 있던 몬스터들도 피하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시가지 곳곳으로 몬스터가 흩어졌다.

“요르문간드가 몬스터들을 집어삼켰습니다.”

- 탈피 후의 에너지를 회복하려는 거야. 어차피 지금으로선 막을 방법이 없어. 버틸 수 있나?

“예, 해보겠습니다.”

- ···부탁하네.

“키야아아아아!”

후으읍···

뱀의 볼이 크게 부풀었다.

콰아아아아아아!

치이이익···

도로가 숨결에 직격당해 보기 흉하게 녹아내렸다.

‘아까보다 빨라!’

요르문간드가 성진을 내려다봤다.

덩치는 조금 작아졌지만, 그래도 거대한 건 여전했다.

요르문간드가 뱉어낸 독기가 사방에 넘실거렸다.

아까보다 펄스를 더욱 강하게 끌어올려야만 이에 대항할 수 있으니, 근접전은 이제 불가능에 가깝다.

철컥-

화르륵···

퍼어엉!

성진의 탄환이 적중했지만 간지럽다는 듯이 고개를 두어 번 까딱이는 요르문간드. 탈피 후의 취약해진 몸 상태를 전부 회복한 것 같았다.

콰아아아앙!

탈피 전보다 훨씬 빨라진 몸놀림으로 성진에게 들이받았다.

화르륵···

하지만, 요르문간드가 들이받은 건 블레이즈의 더미였다.

콰아아앙!

“키야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앙!

요르문간드는 계속 블레이즈의 더미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박사님. 아무래도 피트 기관에 타격을 준 것 같습니다.”

- ······됐어!

성진은 요르문간드가 탈피를 마친 후에 몇 번이고 실험했다.

블레이즈 펄스의 강도를 계속 약하게 해 요르문간드가 어디까지 교란당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마침내, 블레이즈 펄스를 최소화하여 형성한 더미를 요르문간드가 노리는 것까지 확인했다.

피트 기관이 정상이라면 진작에 성진을 노렸을 것이다.

요르문간드는 더 강한 독, 더 빠른 몸놀림을 가지게 되었지만, 눈을 잃었다.

- ···준비하자고.

****

- 여기 사람이 주, 죽어가요!

- ···도와줘! 누가 여기 좀!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흐르는 피 없는 전쟁도 없고.

김정우는 음성 채널을 통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들을 죽인 건 자신일까?

숨으려는 사람들을 끌어내 맞서 싸우게 했으니···

지금도 눈앞에서 누군가 몬스터의 돌진에 받혀서 뒤로 날아갔다.

퍽!

“크아아아악!”

콰아앙!

건물 외벽에 부딪혀 축 늘어지는 사람.

이런 상황이 시가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 ···주, 죽기 싫어

김정우가 방금 쓰러진 거주민에게 다가갔다.

“···사용자 생체활동.”

- 사용자 생체활동 정지. 에너지 절전모드로 전환합니다.

몬스터에게 들이받힌 거주민은 죽었다.

- 아빠!

- 박사님··· 부탁합니다··· 승빈이 좀···

- 끄아아악!

또 누군가 죽었다.

슬픈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져 들어왔다.

김정우가 몸을 떨었다.

턱-

김정우의 떨리는 어깨를 누군가 붙잡아주었다.

김석찬이었다.

“아버지. 지금은 아니에요.”

“···그래, 맞다.”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건 전쟁이 끝난 후다.

전쟁터에서 우는 것만큼 바보짓이 없다.

부정적인 감정마저 에너지로 삼아 적들에게 쏟아내야 한다.

- 희망로 진압됐습니다! 들안로로 합류할까요?

“들안로 쪽도 진압됐습니다. 동쪽 대로로 움직이세요.”

- 알겠습니다!

- 청수로 진압 완료! 근데 사망자가···

“공원 쪽으로 합류하세요.”

- 알겠습니다!

거주민 채널에서 누군가 앓는 소리를 내었다.

아무래도 죽어가고 있는 사람 같다.

- 당신, 씨발··· 당신 때문에···

“···죄송합니다.”

- 꼭··· 꼭···

결국에 말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연결이 끊겼다.

죽은 모양이다. 꼭 해내라는 말이었을까?

“···알겠습니다.”

도로가 깨끗해지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피도 흐르지만, 멈출 순 없다.

김정우가 멈추는 순간, 정교하게 맞물려 가던 기계가 정지한다.

‘올빼미···.’

올빼미는 지금 김정우의 요청대로 요르문간드를 상대하고 있을 것이다. 뒤를 돌아 차량을 보았다.

‘궁니르······.’

탈피가 끝난 후의 요르문간드.

분명 궁니르라면 더 강해진 요르문간드에게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으로 사용만 가능했다면···.'

궁니르가 사용하기 힘든 병기라는 건 몇 번의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첫째로는 에너지 탄의 응집시간이 1분 가까이 되었다. 올빼미가 탄에 펄스를 담아내는 것도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요르문간드의 눈앞에서 1분이나 궁니르를 준비하는 건 자살행위다. 올빼미가 궁니르를 준비하는 1분 동안 누가 요르문간드를 상대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문제는 사거리가 벌어질수록 명중률이 심하게 떨어진다. 사실상 근접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맞출 수 없다. 빗나가면 끝이다. 다음 기회 따위는 오지도 않는다.

두 가지 결함은 궁니르라는 무기의 모순을 잘 나타냈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누군가가 1분간만 시선을 끌어준다면···.’

시선을 끌 방법은 이미 생각해두었다.

그 때문에 도로의 몬스터들을 밀어낸 것이고.

플레이터스들이 새로이 몰려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외곽에서 몰려오는 몬스터들만 처치하면 되었다.

그 정도는 거주민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시선을 끈다. 누가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자신일 것이다.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 지어야겠지.

보급 차량 쪽으로 다가갔다.

강화 장갑.

요르문간드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강화 장갑이 필수적이었다. 아무리 신형 슈트라도 요르문간드의 방사능에 가까이에서 노출되면 녹을 우려가 있다.

하지만, 강화 장갑이 목숨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강화 장갑은 사실상 수의나 마찬가지다.

요르문간드의 시선을 끈다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거는 것이다.

김정우는 그것을 입으려 했다.

쿠직··· 쿠직···

육중한 무언가가 아스팔트에 내려서는 소리가 들렸다.

보급 차량에서 누군가 밖으로 나왔다.

다른 사람들보다 족히 2배는 거대해 보이는 사람.

“제가 갈게요. 아버지.”

“석찬아!”

김석찬이 몇 개의 강화 장갑 중 한 세트를 착용하고 말했다.

“이게 끝이 아니잖아요. 이다음을 생각하면 제가 가는 게 나아요. 쉘터는 아버지가 필요해요.”

“······.”

“그리고 잘 달리지도 못하시잖아요.”

누군가 둘 사이로 다가왔다.

“이럴 줄 알았다.”

“단장님?”

“내가 간다. 벗어.”

정차현 단장이 강화 장갑을 꺼내입기 시작했다.

****

‘말이 되냐?’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이딴 계획이 굴러 간다고? 실패할 텐데? 실패 한다고;]

- 헐; 말넘심. 실패하면 님탓

- 실패하면 다 죽는데. 이 살인마!

- 최악의 살인마! 퉷!

- 널 개밥으로 줘버릴 거야!

- 죄, 죄송합니다··· 제 발언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잠깐, 개밥이요?

‘제발제발’님이 3,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제발유제발제발제발제발 성공해주세유우우우]

- 이건 올빼미 손 떠났음

- 와··· 영화냐;

- 대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진작 터져도 터진 건데;

정차현이 강화 장갑을 착용하고 전투 현장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키야아아아아아아!”

그그긍···

압박감이 강화 장갑을 뚫고 정차현의 심장까지 전해졌다.

‘어떻게 이런 괴물과···.’

자신도 쉘터 거주민의 용기를 추켜세웠지만, 지금 누구보다 힘든 싸움을 하는 사람은 올빼미였다.

벌써 올빼미와 요르문간드의 싸움이 시작된 지 시간이 꽤 되었다. 자신은 이제 올빼미에게서 단 1분을 넘겨받는 것이다.

‘해내야 해. 할 수 있잖아?’

부정적인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불가능해, 죽을 거야. 모든 게 끝이야.

다행히 강화 장갑은 감정조차 그 안에 가두어주었다.

삐이이이-

- 가이거 계수기 데드 타임 측정. 위험수치 도달했습니다. 대피하여 주십시오.

방사능을 측정하는 계수기가 시끄럽게 울어댔다.

“가이거 계수기 기능 정지.”

- 가이거 계수기의 작동을 중단합니다.

1분만 버티면 되는데 이런 기능은 사치다.

“올빼미!”

- ···알겠습니다.

정차현은 강화 장갑을 착용하고 김정우와 올빼미의 채널에 접속해두었다.

그의 외침은 올빼미에게 전해졌다.

“키야아아아아아아아!”

온다.

올빼미가 먼저 올 것이고, 그다음은 요르문간드가 올 것이다.

노란 눈이 올빼미의 등 뒤를 쫓는 게 보였다.

올빼미가 자신을 스쳐 지나갔다.

- 부탁합니다.

“네.”

화르륵···

올빼미의 블레이즈 펄스가 자신의 강화 장갑을 휘감았다.

- 방열 기능 작동합니다. 소화 기능을 작동할까요?

“아니.”

소화 기능은 미리 꺼두었다.

“키아아아아!”

이제 노란 눈은 자신을 보고 있다.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몸이 무겁다.

무겁게 느껴졌다.

“으아아아아!”

쿵! 쿵! 쿵!

콰아아아앙!

자신이 지나온 곳이 터져나갔다.

그나마 걸어볼 만한 건 고속질주 기능이 작동 중이라는 것.

“키아아아아!”

정차현이 블록을 끼고 돌았다.

콰아아앙!

뒤로 계속해서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미리 도주로를 짜두지 않았다면, 이미 숨결에 녹았을지도 모른다.

짧은 코스가 굽이굽이 이어져 있어서 요르문간드가 쉽사리 따라잡지 못했다.

“헉··· 헉···.”

- 목표 접근 중

불타는 남자가 삶을 향해 내달렸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달리는 것뿐이다.

****

1분이 다 되었다.

성진은 궁니르의 포신을 끌어 올렸다.

그으응···

요르문간드는 이곳을 지날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멈춰 설 것이다.

‘성공해야 해.’

이 계획에 대구의 운명이 달려있다.

“옵니다!”

성진의 보랏빛 눈이 더 진해졌다.

그그그그그···

“단장님!”

“장갑 탈락시켜!”

여러 외침이 뒤섞였다.

마침내, 사거리에 도착한 정차현이 불타는 장갑을 탈락시켰다.

콰아아앙!

콰과과과과과-!

밀고 들어온 요르문간드가 불타는 장갑을 탈락시킨 정차현을 놓쳤다.

요르문간드는 사거리에 들어서 잠시 멈칫했지만, 근처에서 같은 존재가 느껴졌다.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석찬아! 피해!”

요르문간드가 고개를 돌린 방향에 성진은 없었다.

고개가 향한 곳에는 불타는 남자가 서 있었다.

김석찬이다.

석찬도 강화 장갑을 벗지 않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성진의 맞은편에서 블레이즈 펄스를 휘감고.

요르문간드가 김석찬에게 향했다.

“키야아아아아아아!”

콰과과과-!

“피해!”

요르문간드의 뒷모습을 보며 성진이 궁니르를 격발했다.

기이이이이잉-

파지지지직···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황금의 창이 요르문간드를 향해 쏘아졌다.

에너지의 파동이 공간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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