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
56화
‘와개깜놀함’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빡긴장하고 폰으로 보다가 급 꺼져서 내 얼굴 봄]
- 으아아아악! 너무 무서워!
- 얼굴에 종말이 왔어!
- 디스토피아적 이목구비ㅋㅋ
- 다들 조심해! 못생긴 거 옮는다!
- 야··· 너무 심하잖아···
‘얘들아돌아와···.’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등불쪽 한산해졌잖아··· 너네 나만 빼고 여기서 모하는 고야]
- (대충 다 여기 모여있는 중)
- 왔으면 조용히 앉을 것이지
- 등불은 야간에 별거 안 하잖아
- 올빼미는 야행성이라 퇴근하고 치맥이랑 보면 개꿀이자너~
- ㄹㅇ 요즘 퇴근하면 올빼미 방송 때문에 집까지 택시 탐 ㅋㅋㅋ
성진이 5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색적을 했을 때 5층에 있는 몬스터는 없었다.
포이즌 플레이터스가 죽으면서 몬스터들의 통제가 끝난 듯, 성진이 있는 층으로 올라오는 기척은 없었다.
‘연구소장실.’
이제까지 중 가장 큰 공간이었다.
박사가 연구소장실과 연결된 금고실이 있다고 했다.
성진은 소장실의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이미 부서져 있었다.
‘몬스터?’
흔적이 꽤 오래되어 보였다.
석찬의 말로는 호원은 몬스터의 습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 흔적인 듯.
‘기척은 없다.’
혹시 몰라 다시 한번 감지해보았는데도 숨어있는 몬스터는 없었다. 성진은 문에서 가까운 서랍장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역시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조금 떨어진 벽에 어딘가로 통하는 문이 달려있었다.
시선을 거두고 다시 수색을 계속하는데, 뭔가가 눈에 띄었다.
‘사체?’
긴 팔을 한 원숭이 몬스터였다.
저번에 석찬을 만날 때, 병원 건물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던 몬스터다.
‘여기서 죽었어, 꽤 오래전에.’
심각하게 썩어 거의 뼈만 남은 거나 다름없는 상태.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이것도 정보니 성진은 몬스터의 사체를 꼼꼼히 살폈다.
‘게이트 붕괴 이후에 이곳에 찾아온 사람은 없다.’
연구단지 내의 몬스터 숫자를 고려했을 때 이곳은 종말 이후 철저히 버려진 게 분명하다. 혹시나 생존자가 이곳에 왔을 수도 있지만, 최상층인 연구소장실에 오지는 못했을 거고.
‘아무래도···.’
정호원은 그때 문을 부수고 들어온 몬스터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것 같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성진은 다른 단서를 금방 찾았다.
오래된 핏자국이 남아있다.
몬스터의 핏자국이라기엔 핏자국의 위치가 간헐적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핏자국이 이어진 곳 끝에는 금고실이 있었다.
‘금고실···.’
아무래도 이 피는 정호원의 피인 것 같다.
정호원이 금고실에 있다.
성진은 금고실의 문 앞에 서서 고민했다.
문에는 자체 전력으로 작동하는 비밀번호 입력기가 있었고, 손잡이가 달려있었다.
‘박사님’님이 3,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어케 여누? 제일 중요한 거 안 알려주면 어떡함ㅋㅋ]
- 가보라며! 네가 가보라며!
- 밀어서 잠금 해제
- 근처에 카드키 같은 거 없나?
- 카드를 대는 데가 없는데 카드키는 왜 찾아 ㅋㅋ
- 올빼미: 아, 열쇠 안 가져 왔다. 엄마 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네···
성진이 혹시 몰라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철컥-!
뭔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푸취이이이이···
손잡이를 당긴 상태로 문을 오른쪽으로 밀었더니 육중한 문이 스르륵 열렸다.
- ㄹㅇ 밀어서 잠금 해제라고?
- 씨익- 말했자너
- 데자뷰 겜 대충 만들었누 ㅋㅋ
방사능이 금고실을 상하게 할까 봐 펄스를 끌어올린 상태였는데, 다행히 쉘터처럼 문이 이중으로 되어있었다.
성진은 곧장 두 번째 문을 열었다.
푸취이이이···
‘역시···.’
정호원은 금고실에 있었다.
물론, 시체가 된 채로.
핏자국이 정호원이 시체가 쓰러져 있는 곳까지 이어져 있었다. 금고실까지 이어진 핏자국은 정호원이 흘린 피였다.
정호원의 시체는 부패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그래도 아까 전 원숭이 몬스터보다는 나았다. 둘 다 썩은 내가 진동하니 그리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성진은 금고실을 둘러보았다.
아마 연구소에서 이곳이 가장 첨단 시설이 아닐까 싶었다. 어떤 서류들이 담겨있는지 적혀있는 금고가 금고실을 빙 둘러서 메우고 있었다.
달칵-
성진은 그중 대외비라고 태그가 달린 금고를 열었다. 잠금장치가 걸려있지 않았다.
금고에는 여러 문서가 있었다.
성진은 그 문서들을 갈무리하면서도 병기고라는 단어가 적힌 문서가 있는지를 찾았다.
병기고라는 단어가 적힌 문서는 수많은 문서 중에서도 얼마 되지 않았다.
대구 지하 병기고의 설립 목적, 지하 병기고에 적재된 병기 일람, 메뉴얼 등 성진이 찾는 것과 동떨어진 문서가 대다수였다. 큰 배낭을 가져왔기 때문에 필요하다 싶은 문서는 죄다 쓸어 담았고 애매하다 싶은 것도 넣었다.
성진이 분주하게 금고들을 오가며 자료들을 담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자료들이 많았지만, 대체로 쓸모없는 자료는 걸러낼 수 있었다. 이곳에 다시 오려면 올 수야 있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연구단지에 들르는 것은 이번으로 끝내야 했다.
‘그건 그렇고···.’
자료를 어느 정도 챙긴 성진은 한쪽에 등을 벽에 기댄 채로 쓰러져있는 시체에 다가갔다.
- 놀랍게도 이제야 관심을 가졌다!
- 옆에 시체 있는 데! 여기 시체 있다고!
- 기둥 뒤에 시체 있는데요?
성진은 흰색 연구복에 ‘정호원’이라고 적힌 명찰이 달린 걸 보았다. 부패한 시체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연구복을 뒤적거렸다.
연구복의 주머니에서는 이미 내용물을 쏟아낸 인스턴트커피 봉지만 나왔다.
성진은 수색의 수확물을 챙겨 일어서려는데 뭔가가 눈길을 끌었다.
시체의 양손 모양이 달랐다. 왼손은 쫙 핀 상태였고 그와 반대로 오른손은 꽉 쥔 상태였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시체의 오른손을 펴보았다.
꾸우욱···
굳어버린 시체의 손이 저항해보았지만, 결국 시체가 손에 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났다.
‘녹음기?’
생김새는 조금 큰 USB처럼 생겼는데, 잘 보니 녹음기처럼 생겼다. 성진은 시체의 손에서 녹음기를 빼내어 쥐었다.
달칵-
버튼을 누르자 그 안에서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아아··· 아파라···.”
소리가 작아 다른 버튼을 조작해 볼륨을 키웠다.
“···나는 아마 이제 곧 죽는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남긴다.”
이 음성은 정호원의 목소리였다.
“···지금 바라는 게 있다면, 이 녹음을 듣고 있는 게 정우 너였으면 좋겠다.”
성진은 잠자코 녹음기의 내용을 전부 들었다.
이 녹음기에 담긴 목소리는 김정우를 위해 남긴 것이다. 성진은 녹음기를 품속으로 갈무리했다.
연구단지에서 얻게 된 물건중에 가장 값진 물건이었다.
[chapter 4-3의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chapter 4-3을 클리어합니다.]
[보상으로 모든 능력치가 3만큼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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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4. 남긴 것과 남은 것]
「당신은 대구 게이트 연구단지를 수색했습니다. 연구소장실의 금고실까지 수색했고, 이제는 그 수확물을 대구 지하 쉘터로 가져가야 합니다. 쉘터로 복귀하여 김정우 박사에게 금고실에서 얻은 정보들을 건네야 합니다.」
* 이 임무는 메인 시나리오입니다.
* 에어리어를 개방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해내야 하는 임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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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가 완료된 걸 보니, 요구 정보량을 충족한 것 같았다. 성진은 내부를 비우고 다시 문서를 가득 채운 배낭을 들쳐 맸다. 그리고 한차례 정호원을 내려다본 후, 금고실 밖으로 나왔다.
해는 이미 저물었고, 달리 묵어갈 곳도 없다. 성진은 이대로 쉘터로 복귀하기로 했다.
포이즌 플레이터스가 사라졌기 때문에, 위압을 발동한 성진에게 몬스터들이 다가서질 않았다. 덕분에, 연구단지를 쉽게 빠져나왔다. 5층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의 반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포이즌 플레이터스가 성가셨다는 얘기다. 다음에 마주친다면 가장 먼저 노려야 할 목표였다.
이곳저곳 흉터가 남은 건물들.
게이트 붕괴 현상으로 나타난 대형 몬스터들의 짓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요르문간드가 만들어낸 흉터 같았다.
건물이 커다란 채찍에라도 맞은 듯 굵고 긴 선이 그어져 있었으니까. 성진은 건물의 흉터들을 바라보며 눈에 띄지 않게 걸었다.
성진은 올라왔던 길 그대로 남하하기 시작했다. 도청건물을 지나 다리를 건너려던 그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그그긍···
땅이 울리며 엄청난 압박감이 전해져왔다.
‘위험해!’
빠르게 위장색을 발동한 후, 구석진 자리로 피했다.
잠시 후,
땅이 드드드 갈리는 진동이 먼 곳에서 전해지더니 굉음과 함께 뭔가가 북쪽 다리를 지나쳐갔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넋을 잃고 볼 수밖에 없었고, 성진은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걸 확인하고, 인근 건물의 옥상으로 거미줄을 사출해 올라섰다.
‘이게··· 요르문간드.’
세계의 뱀 요르문간드.
신화 속 이무기가 현실에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가 건물을 휘감으며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성진과 시청자들은 단지 그 모습을 눈에 담는 것에 열중했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울 정도였다.
압박감에 요동치던 성진의 심장이 차분해졌다.
성진은 요르문간드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몸을 돌려 발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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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님ㅋㅋ’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저랑 같은 겜 하시는 거 맞나요?]
- 제우스! 당신의 아들이 돌아왔소!
- 요르문간드가 숨 한번 쉬면 여기 밀수들 다 좋아서 자지러짐
- 그리고 캐릭 새로 파러 감 ㅋㅋㅋ
- 와 근데 압박감 미춌다 ㄷㄷ
- 깜짝 놀라서 무슨 빵 사와야 할지 물어볼 뻔했다
‘녹음기’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제대로 들은 사람? 나만 들었나?]
- 감동 ㅠㅠ
- 덕분에 오랜만에 친구한테 전화했다, 잘 지내냐고
- 머라디
- 결혼했다는데? 왜 몰랐지?
- 혹시 너만 친구라고 생각하는 건···
- 놀랍게도 이 사람이 밀수들 평균이다
성진은 동이 터오기 전에 은행 건물에 도착했다. 쉘터를 나선 지 꼬박 하루. 지하의 통로에 내려가 신원을 확인받았다. 확연히 놀란 목소리의 경계병이 그의 쉘터 출입을 허가했다.
방사능 정화실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거주 구역으로 돌아오자 석찬이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왔다고 하셔서 진작부터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게?”
석찬이 성진의 가방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게 나갔다 온 이유냐는 질문일 것이다.
“예. 바로 박사님을 봬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럼 저도···.”
“박사님과 단둘이 얘기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성진은 석찬에게 양해를 구하고 연구실로 향했다.
똑똑···
“돌아왔습니다.”
“······말도 안 돼.”
“들어가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기진맥진해 보이는 김정우가 보였다. 또 혼자만 보이는 누군가와 떠든 것인지 문을 열기 전부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곳에서 돌아온 거지?”
스륵···
성진은 책상 하나에 가방을 올려놓고 자료들을 꺼내놓았다. 쏟아지는 자료들을 보자 김정우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달려왔다.
사락··· 사라락···
김정우가 서류를 엄청난 속도로 훑기 시작했다.
“병기고··· 병기고···.”
광적으로 중얼거리는 김정우.
성진은 그 모습을 잠자코 보고 있었다.
“없어···. 없다고···.”
김정우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잠시 희망을 보았던 건지 더 크게 절망했다.
“···왜! 왜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거야! 나보고 어떡하라고! 나는··· 나는···.”
성진이 다시 난동을 피우려는 김정우의 어깨를 붙잡았다. 김정우가 발작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놔! 이··· 이···.”
“여기. 박사님에게 남긴 말입니다.”
“······뭐?”
“친구분께서 금고실의 문을 전부 열어두셨습니다.”
“죽지··· 않았다고?”
성진은 연구소장실과 금고실에서 보았던 상황을 김정우에게 말해주었다.
성진이 말을 꺼낼 때마다 김정우의 표정은 시시각각으로 변해갔다.
호원이 몬스터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았다고 했을 때는 눈이 동그래졌다가 금고실에 그의 주검이 있었다고 하니 어깨가 무너져내렸다.
“이 안에 그분이 남기신 말씀이 담겨있습니다.”
달칵-
“아··· 아아··· 아파라···.”
아까처럼 녹음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나는 아마 이제 곧 죽는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남긴다.”
김정우가 광인처럼 소리쳤다.
“호원아!”
“···죽기 전에 바라는 게 있다면, 이 녹음을 듣고 있는 게 정우 너였으면 좋겠다.”
정호원이 녹음기에 남긴 말은 제법 길었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녹음했으니까.
“혹시 정우가 아니라면, 대구 지하 쉘터에··· 김정우라는 연구원이 있을 겁니다···.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제발 이 녹음기를 그에게 전해주세요··· 부탁합니다···.”
“······.”
“···정우야. 병기고를 열려고 날 찾아온 거지? 병기고의 비밀번호는 석찬 엄마 기일이랑 석찬이 생일을 이어서 쓴 번호다···. 내가 그나마 안 까먹고 기억하는 번호니까···.
“호원아···.”
“···실패했다, 정우야. 크윽··· 그놈이 게이트를 넘어왔어. 미안하다··· 미안해···.”
“괜찮아··· 괜찮아, 호원아···.”
녹음기를 쥐고 김정우에게 유언을 남기는 정호원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렇게 돼버렸지만···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뭐?”
“···너는 항상 나를 특별하다고 해줬어. 하지만 나는 특별하지 않다··· 나를 특별하게 만든 건 너였어···.”
“그게 무슨···.”
“네 주위엔 항상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너에게 이끌리듯 다른 사람들도 네게 이끌린 거겠지···.”
“······.”
“정우야, 난 사람을 믿지 않는다. 사람은 이기적이고, 단순해. 거기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탓하고 게으르며 욕심마저 많다.
···다른 사람들이 날 흠집 내고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쓰는 게 보일 때마다 역겨움까지 느낄 정도였다. 사람은 가치 없는 생명체라고 생각했어. 분명 그랬었다.······하지만 네 덕분에 생각이 바뀌었다···.”
정호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김정우를 얘기했다.
“너는 우리가 과학자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걸 내게 보여줬다. 덕분에 석찬이 태어나는 날 같이 뛸 듯이 기뻐해 보기도 하고, 석찬 엄마 떠난 날 마음 놓고 울어보기도 했다···.”
“호원아···.”
“나는 실패했다. ···하지만 넌 달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난 여전히 사람을 믿지 않지만··· 김정우란 사람은 믿는다.”
녹음기에서 밭은기침 소리가 흘러나왔다.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작아진 목소리에서도 짐작할 수 있었다.
“넌 사람을 믿어라···. 그게 네가 특별한 이유니까···. 아직··· 포기하지 마라···.”
“······.”
“아··· 이제 곧 죽을 것 같다. 할 얘기도 바닥났어···. 점점 아프지가 않네···.”
김정우는 석상처럼 굳어있었다.
“앞이··· 앞이 보이지가 않아···. 정우야 듣고 있니?”
“호원아. ···나 여기 있어.”
“정우야··· 정······우··· 무서워··· 죽기 싫어···.”
“······.”
“부탁······ 한··· 다···.”
김정우의 뿌연 눈에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