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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대제-93화 (93/225)

93화 25. 믿음 (1)

대리석으로 만든 사자머리 안에서는 뜨거운 물이 흘러나와 탕 안을 채우고 있었다.

너무 좁지도 넓지도 않은 욕조 안에서 루페르트는 몸을 담근 채 벽면에 그려진 화산을 나른한 눈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곧 전쟁이 있을 것이다.

아니,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전쟁은 평범한 전쟁이 아니다.

갓 황제의 경력을 시작한 루페르트의 진정한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다.

제국의 황제란 모름지기 전쟁과 떼어낼 수 없는 존재니.

모든 위대한 황제는 전쟁의 승리자이며 정복자요, 토벌자다.

루페르트 앞에 펼친 운명은 곧 전쟁의 연속이다.

프리드리히 마티아스뿐만이 아니다.

곧 내전이 벌어질 것이다.

이 내전을 어떻게 정리하냐에 따라 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전쟁이라.”

향기 나는 욕조 물로 얼굴을 한 차례 헹구며 루페르트는 두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은 루페르트의 특기가 아니다.

룸어가 가장 약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단지 지식이 부족해서였고, 진정으로 적성이 맞지 않는 것이 군사에 관한 일이었다.

재능도 없고 감각도 없다.

전쟁을 여러 번 경험했고, 회전에 참가해서 전투를 지켜보기도 했지만 대체 무슨 일이 벌어나는지조차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확실히 군사는 내 소관이 아니다.’

인간은 모든 걸 잘할 수 없다.

하지만 루페르트는 황제이며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자다.

루페르트가 입이 잠길 정도로 몸을 깊숙이 담갔다.

찰랑하는 물소리와 함께 넘실거리는 물살이 대리석 욕조를 넘어 바닥을 적셨다.

‘황제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하나뿐인가.’

그것은 바로 유능한 장군을 뽑고, 그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신뢰라는 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쪽배와도 같은 것이니.

풍랑이 몰려오면 위태롭게 흔들리며 더러는 가라앉기도 한다.

그 신뢰를 굳건히 지키는 것.

그것이 황제가 해야 할 일이리라.

수많은 군주가 자신의 장군을 믿지 못해 일을 그르쳤다.

과연 루페르트는 어떨 것인가.

‘이것은 나에 대한 나의 시련이기도 하다.’

루페르트는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의 장군, 만슈타인을 믿기로.

* * *

“저를 장군으로 임명하시겠다고요?”

만슈타인은 손사래부터 쳤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정말이지 이건 가당치도 않습니다.”

그의 거절이 겸양이 아니라는 건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만슈타인은 예의 확신에 찬 눈빛으로 루페르트를 응시하며 힘차게 말했다.

“아직 저는 경험이 부족합니다. 리히트보덴에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겨우 카렐리아 기병 대위직을 사서 활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년 전만 해도 저는 일개 신학 대학생이었습니다. 제가 공작이나 대공, 선제후의 아들이라면 모를까 저 같은 한미한 자가 갑자기 장군, 그것도 황제의 대리 장군을 맡는다면 누가 절 따르려 할까요?”

“황제가 보증하는데 누가 막겠나?”

루페르트가 떨떠름하게 물었다.

‘아니, 이 친구야. 어제 당신을 믿기로 굳게 다짐했는데 이러면 어떻게 하냐.’

맥이 빠지는 반응이지만 차가운 머리로 생각해 보니 만슈타인의 말이 옳다.

당장 군대 장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병사의 사기도 저하될 것이다. 무엇보다 만슈타인 본인을 향한 갖가지 음해와 모략의 화살이 집중되겠지.

총애받는 자는 반드시 시기의 대상이 되길 마련이니까.

‘어떻게 해야 하지. 뭐 좋은 방법은 없나.’

만슈타인이 웃음기 띤 얼굴로 대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만슈타인의 복안.

그것은 우선 다른 사람을 장군으로 세우는 것이다.

시기심 많은 귀족과 직업군인들의 불만으로부터 최소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황제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 적절한 후보다.

그다음 부관이자 기병 대장으로 만슈타인을 임명하는 것이다.

형식상 부관이라고 하나 실질적인 방향은 이쪽이 모두 결정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되면 만슈타인을 장군으로 세울 때 받을 비난을 무마함과 동시에 만슈타인이 직접 군대를 이끄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만슈타인의 꼭두각시가 될 장군의 마음이다.

“그래서 충성심이 중요하다는 거죠. 사고가 열린 사람도 괜찮겠습니다.”

“듣고 보니 그렇군.”

루페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만슈타인의 안을 채택했다.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해도 여전히 빛나는 광채 같은 게 느껴진다.

단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 이렇게 양기로 가득 찬 활력을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죽어 가는 렌타이어마르크 선제후와는 정반대에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하나의 중요한 결정이 일단락나니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다.

그래도 모처럼 개인적인 자리도 마련됐겠다 루페르트는 시험 삼아 만슈타인에게 물었다.

“그대는 내가 누구를 겨냥하는지 익히 알고 있겠지?”

“그야 복위된 선제후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루페르트는 기대에 찬 얼굴로 만슈타인의 입을 응시했다.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좋겠지요.”

만슈타인이 확신에 찬 눈동자로 루페르트를 바라보며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처음은 평범했다.

“하지만 그냥 빠르게 움직이는 거로는 안 됩니다. 반란의 징후가 보이자마자 그야말로 질풍처럼 한걸음에 렌타이어마르크의 수도 바이엔의 성벽 아래에 당도해야 합니다.”

“그럼 우리의 숫자도 부족하지 않나? 당장 이쪽에서 군대를 모집하기 시작하면 렌타이어마르크 쪽에 정당성만을 부여할 뿐인데.”

이에 만슈타인이 빙그레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다음 계획을 이야기했다.

루페르트는 굳은 얼굴로 만슈타인의 계획을 들었다.

그가 느낀 감상은 천재성이라기보다는 무모함이었다.

‘그런 계획이 통할까. 막히면 어쩌려고.’

요하네스가 그러했듯이 무모함이라는 건 천재의 속성인 모양이다.

어쩌면 범인의 눈에 비친 천재성이 무모함으로 퇴색되어 버린지도 모를 일이고.

그런데 루페르트의 계획은 무모함이라는 외줄 타기에서 시작됐다.

만슈타인은 그 연장 선상.

무모한 계획에 무모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루페르트는 만슈타인에게 신뢰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건, 무슨 생각을 하건 루페르트는 기꺼이 따를 것이다.

자신이 임명한 장군을 마지막까지 신뢰하고 대업을 맡기는 것이 황제의 역할이니까.

“좋아. 만슈타인. 그대의 의견을 채용하겠다.”

이제 공은 프리드리히 마티아스에게 넘어갔다.

그의 행동 여하에 따라 루페르트의 시험대가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판가름이 날 것이다.

* * *

마를로네를 찾은 건 이미 해가 떨어진 뒤 한참이 지나서였다.

루페르트는 딱히 미안해하지 않았다.

황제의 공무다.

제국의 일보다 중요한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

문이 열리자 마를로네가 차분하게 앉아 실 뜨개로 목도리를 만드는 게 눈에 들어왔다.

‘저런 것도 할 줄 알았나.’

그 마를로네 옆에 모르는 아이가 있다.

사내아이로 행색이 겉보기에도 상당히 지저분하다.

황궁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더러움이다.

시종이 다가와 귀띔했다.

“얼굴을 씻겼는데도 저 모양입니다. 옷을 갈아입히려 했지만, 한사코 아이가 거부하더군요. 어찌나 완강하게 거부하는지 경비병까지 올 정도였습니다.”

“그래?”

아무튼 지금 상황이 루페르트에게 썩 달갑지 않은 건 맞다.

루페르트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일어선 채 마를로네에게 물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냐?”

“폐하.”

마를로네가 다소곳하게 인사했다.

“일거리?”

“아니오. 폐하.”

마를로네는 사내아이를 응시했다.

“이 아이가 폐하에게 할 말이 있나 봐요.”

그녀가 표정으로 신호를 보냈다.

‘뭔가 있는 건가.’

마를로네에게 장난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녀는 공과 사를 구별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녀는 몇 번이고 중대한 실마리를 가지고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녀가 낯선 사내아이를 데리고 왔다는 건 그에 상응하는 의미가 있다는 뜻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루페르트는 사내아이를 응시했다.

“그래. 소년. 황제에게 무슨 말을 하러 왔니?”

냉담한 어조로 말을 잇던 중 루페르트는 소년에게서 기이한 특징을 발견했다.

가까이서 보니 사내아이의 얼굴은 흙빛에 가깝다.

마치 죽어 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루페르트가 시종을 불러 지시했다.

“의사를 준비시켜. 몸이 안 좋은 거 같으니.”

그때 사내아이가 갑자기 상의를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그것도 우악스럽고 절박한 손놀림으로.

근위대 병사가 할버드를 들어 루페르트 앞을 막아섰고 마를로네가 차갑게 식은 눈으로 손날을 들어 옆에 선 사내아이를 노려보았다.

곧 사내아이는 앞섶을 풀어헤치고 상의를 양손으로 벌려 맨살의 복부와 가슴을 드러냈다.

“이걸 봐 주세요. 폐하.”

근위대 병사 뒤에서 루페르트는 소년을 가만히 응시했다.

곧 그가 손으로 근위대 병사를 옆으로 가볍게 밀었다.

근위대 병사의 키가 너무 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위대 병사가 비켜서자 루페르트의 눈동자에 희미한 경악이 떠올랐다.

“이건, 뭐냐?”

소년의 복부와 가슴에 걸쳐 커다란 문신이 새겨져 있다.

문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마법진, 마법사들이 악마나 정령을 불러낼 때 쓴다는 기이한 문자와 도형이 기하학적으로 배치된 모양새였다.

냉담한 눈으로 소년을 바라보던 마를로네도 의아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본다.

‘설마, 이 아이의 몸에 서려 있던 죽음의 기운은 이 문신 자체에 맺혀 있던 거였어?’

흐릿한 암녹색 눈이 섭리를 넘어선 죽음의 흔적을 추적했다.

그녀의 추측은 정확했다.

검게 눌어붙은 곰팡이 같은 얼룩은 모두 문신 쪽에 집중되어 있었다.

마치 어수선하게 걸린 빨랫줄에 빨래들이 걸린 모양새로 말이다.

느닷없는 침묵을 깨고 소년이 말했다.

“폐하! 제 이름은 에리히 랑게 폰 슈타이어부르그. 슈타이어부르그 남작의 아들입니다.”

‘슈타이어부르그? 렌타이어마르크의 봉신 아닌가.’

소년이 갑자기 입에서 검은 핏물을 한 움큼 쏟아 냈다.

바닥에 쏟은 검붉은 핏물에선 인간의 몸에서 날 수 없는 썩어 가는 선창의 악취가 났다.

그 악취는 프리드리히 마티아스의 입 안에서 풍기던 것과 비슷한 냄새가 났다.

“얘!”

마를로네가 사내아이를 옆에서 부축하며 걸레 같은 걸로 입을 닦으려 하지만, 소년은 완강하게 버티고 서서 황제를 응시한 채 가슴에 쌓인 한마디를 마무리했다.

“렌타이어마르크 선제후는 미쳤어요.”

소년의 이름은 에리히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에리히는 지극히 평범한 제국 귀족의 삶을 살았다.

딱히 부족한 것 없이 미래를 그리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삶.

가족은 단란했고, 채무도 없었고, 작은 영지에서 올라오는 수입도 안정적이었다.

모든 건 렌타이어마르크 선제후가 돌아온 이후부터 바뀌었다.

프리드리히 마티아스는 자신의 영지는 물론 봉신들에게 특별세를 요구했다.

명목은 렌타이어마르크의 수호. 한 해 지출하는 세금보다 오히려 더 높은 특별세의 부과에 사람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안 그래도 새 황제에게 도전했다 추한 몰골로 돌아온 주제에 뭘 잘했다고 특별세를 거두는지. 그것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금액을 뭘 위해서?

아니나 다를까 곳곳에서 과도한 세금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봉신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에 프리드리히 마티아스는 특별세 부과에 반대하는 귀족과 군주, 부유한 시민들을 자신의 성에 초대했다.

그것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병사들이 사람들을 체포했어요. 체포해서 지하 감옥으로 끌고 갔죠.”

그것만으로 충분히 황제가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한두 명이라면 모를까 귀족과 군주를 포함한 수백 명을 정당한 사유도, 재판도 없이 잡아들이는 건 황제인 루페르트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런데 프리드리히 마티아스의 만행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다.

소년이 자신의 배에 강제로 새겨진 문신을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제후가 이상한, 깃털 달린 지렁이 같은 걸 사람들의 배 안에 집어넣었어요. 이 문신을 통해서요! 사람들이 이상해졌어요.”

소년의 눈동자와 호흡이 띄게 거칠게 떨렸고 안 그래도 초췌한 얼굴에 핏기가 빠져나갔다.

루페르트는 소년에게서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공포를 느꼈다.

마치 자신이 몇 번이고 보아 왔던 것과 비슷한.

‘끔찍한 일을 겪었군. 그런 일을 겪고도 여기까지 온 것인가.’

루페르트는 팔을 내저어 소년의 말을 멈추게 했다.

“그만하면 됐다.”

소년이 창백한 얼굴로 루페르트를 간절히 올려다보았다.

“폐하…….”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듣겠다. 오늘은 푹 쉬고 몸을 회복하는 데 전념해라.”

루페르트를 마를로네를 응시했다.

“마리.”

“네. 페하.”

“이 어린 영웅을 잠시 맡아 줄 수 있겠나?”

“물론이죠. 폐하.”

루페르트는 고개를 끄덕인 후 방을 나섰다.

‘프리드리히 마티아스.’

루페르트는 죽어 가던 선제후를 생각했다.

‘당신은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인가.’

이튿날 소년 에리히는 죽었다.

겨우 12세의 나이에 렌타이어마르크에서 테타우까지 걷고, 굶주리고, 두들겨 맞고, 지붕도 없이 이슬을 맞으며 악착같이 선제후의 만행을 고발하고자 이 땅에 왔고, 목적을 다하자 간신히 지켜오던 생명의 불꽃이 꺼진 것이다.

소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루페르트는 의문을 느꼈다.

프리드리히 마티아스를 그대로 석방한 게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 하는.

* * *

“대학의 마법사 예나입니다.”

마법 대학에서 마법사를 보내왔다.

소년 에리히의 몸에 새겨진 문신의 종류와 용도를 알기 위해서다.

예나 슈타이너는 사십쯤 되었는데 그 등급은 삼각의 마법사로 지겔슈타트보다 한 단계 낮지만 오랜 경륜과 지식으로 교수를 맡고 있다고 한다.

장기는 고대의 주술과 악마학이라고.

루페르트는 소년의 시체를 그녀에게 맡기기로 했다.

조사에 앞서 예나가 루페르트를 올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체를 해부할 수도 있습니다.”

“해부?”

제국에서 해부라는 건 딱히 환영받는 행사는 아니다.

호라교를 믿는 제국에서 시신 훼손은 권장되지 않는 일이니까.

그래서 물어본 모양이다.

“꼭 필요하다면.”

루페르트는 허락하면서도 은근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꼭 필요한 일입니다. 폐하.”

“그럼 마음대로 하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마법사가 물러가자 시종이 이어서 들어왔다.

“폐하.”

“벌써 식사 시간인가?”

루페르트는 바깥을 보았다.

느껴지는 하늘의 밝기와 빛의 줄기는 정오에 근접해 있었다.

“오늘 메뉴는 뭐지?”

“……아직 식사 시간은 아닙니다.”

“그래……? 그럼 무슨 일인가.”

“다름이 아니오라 어떤 귀인께서 폐하를 만나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지?”

“안드리아의 루돌프라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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