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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대제-46화 (46/225)

46화 12. 성 판텔레온 (6)

판텔레온이 거칠게 루페르트를 밀어내려 했다.

그의 힘은 분명 괴력이다.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괴력이다.

그러나 북부인의 힘도 만만치 않다.

분명 판텔레온보다는 격이 떨어지나 잠깐 동안은 그를 붙들어 놓을 수 있다.

루페르트는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회귀가 아닌, 현재 속에서.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마리, 너만 믿겠다!’

루페르트의 눈엔 조력자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판텔레온의 눈엔 그녀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 이거 놔라! 이거 놓으라고!”

저 괴물이 처음으로 공포를 드러냈다.

그의 공포는 루페르트의 확신이다.

“죽어라. 판텔레온.”

루페르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판텔레온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짙은 그림자가 루페르트와 판텔레온을 덮었다.

허공엔 태양을 등진 마를로네가 불타는 검을 든 채 이글거리는 눈으로 적의 약점을 주시하고 있었다.

푹.

검이 두정안에 꽂혔다.

“억! 어억!!!”

루페르트는 그제야 판텔레온을 놓고 뒤로 물러나 검과 총을 뽑았다.

오크들이 맹렬한 적의를 드러냈지만, 루페르트의 시선은 오롯이 제국의 적만을 향했다.

정수리에 검이 박힌 채 판텔레온은 비틀거렸다.

볼 것도 없다.

유효타다.

“대체 뭐예요? 저건?”

마를로네가 단검을 꺼내 루페르트를 호위했다.

“저건…….”

판텔레온이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이 내가, 애송이에게 죽는구나! 이 판텔레온이!”

“판텔레온?”

마를로네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불신의 빛이 그녀의 짙은 녹색 눈동자를 물들였다.

“저런 괴물이?”

이제 그는 맹인처럼 허공을 더듬으며 루페르트를 찾으려 한다.

허공을 더듬던 판텔레온이 곧 루페르트 쪽으로 다가온다.

마를로네가 검을 들고 막아선다.

루페르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녀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앙상한 손은 어둠을 더듬으며 루페르트를 향한다.

한때 죽음과 동일시되었던 고목 같은 손은 이제 가벼운 뒷걸음만으로 무력하게 허공을 스칠 뿐이다.

판텔레온의 움직임이 멈췄다.

“나만……. 있는 게 아니다. 루페르트 가우저…….”

판텔레온이 허공을 노려보며 마지막 숨을 몰아 내쉬었다.

죽음이 제국 성인의 얼굴을 덮어 가고 있었다.

“…….”

루페르트는 아무 말 없이 성인의 죽음을 지켜보았다.

판텔레온은 허공을 더듬으며 마지막 숨을 고른 후, 스러져 가는 목소리로 최후의 말을 토해 냈다.

“아직 일곱이 남았다. 나보다 더 영민하고 더 뛰어나며 더 제국을 증오하는……!!”

“내가 황제인 이상, 제국이 멸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하하…….”

최후의 순간 판텔레온은 루페르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조금씩 어긋나던 그 동공은 이제 똑바로 루페르트의 동공의 시선과 일치했다.

“내 예언 하나 하지.”

“…….”

“네놈이 황제가 된다면, 네놈이 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될 것이다……!!”

루페르트를 노려보며 저주의 말을 내뱉던 판텔레온이 고꾸라졌다.

제국 성인이 죽었다.

“참 말 많네요.”

마를로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이 오크 천지다.

“당신과 함께 다니면 심심할 일은 없겠네요.”

마를로네가 무표정한 얼굴로 빈정거렸다.

‘그건 그렇겠지. 그나저나, 산 넘어 산이라더니.’

마를로네가 죽은 판텔레온에게 다가가 정수리에 박힌 검을 빼냈다.

뇌수로 보이는 하얀 액체가 정수리를 통해 역겨운 형태로 꾸물거리며 흘러나왔다.

마를로네의 얼굴에 짙은 혐오감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진짜…….”

단순한 뇌수가 아니다.

허여멀건 액체 안엔 마치 민달팽이를 닮은 끔찍한 벌레들이 꾸물거리고 있었다.

‘기생충인가? 정말로 눈 뜨고 봐 줄 수가 없군.’

“잠깐만요.”

마를로네가 살짝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우두머리를 잃은 오크들은 당장이라도 주인의 복수를 할 것처럼 사방을 조여 왔지만, 곧 그들의 분노는 인간이 아닌, 동족에게 향하고 있었다.

시작을 알린 건 덩치가 작고 눈 하나가 파여 검은 구멍을 흉측하게 드러낸 오크였다.

놈이 다른 오크의 등을 검으로 찔렀다.

그건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최초의 상잔이 있었던 직후 다른 오크가 또 다른 오크의 머리를 도끼로 쪼갰다.

루페르트를 노리던 석궁은 다른 오크의 골통에 박혔다.

맨손으로 드잡이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한 녀석은 아예 동족을 도살대에 강제로 눕혀 푸주한의 식칼로 상대방을 토막 냈다.

오크들이 싸우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뭐지? 이 녀석들. 갑자기 왜 싸우는 걸까?’

[ 운이 좋네요. 루페르트 가우저. ]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루페르트의 얼굴에 환한 빛이 찾아왔다.

[ 저 야만의 무리는 해묵은 분노를 푸는 걸로 보여요. 판텔레온이라는 고삐가 저 교정이 불가능한 추악한 것들을 억지로 잡아 놓은 결과라고 할까요. ]

여신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복음과 같았다.

루페르트는 한 줄기 빛을 느꼈다.

‘역시, 여신님. 모든 걸 지켜보고 계셨구나.’

감정이 복받쳐 오르지만, 지금은 감정에 충실할 때가 아니다.

“어서 가요.”

마를로네가 민첩하게 앞을 개척했다.

아우성과 비명, 악취와 끔찍한 진실을 뒤로한 채, 루페르트는 판텔레온의 소굴에서 탈출했다.

* * *

“이걸로 끝이네요.”

마를로네가 쓰러져 숨을 헐떡이는 사슴의 배를 가르고 심장을 옆으로 틀자 흰 사슴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는 사슴의 뿔을 잘라 루페르트에게 내밀었다.

“여기요.”

그렇게 엄청난 일을 함께 겪었음에도 그녀의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마를로네의 마음엔 처음과 다를 바 없는 냉랭한 가시가 돋쳐 있었다.

이유는 알고 있다.

그녀는 루페르트라는 개인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루페르트가 속한 이 슈발츠마인 가문 전체를 증오한다.

그녀와 그녀 조부의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달게 한 자가 이 가문 출신이었으니.

“…….”

처음엔 그녀를 살리겠다는 치기 어린 고집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전생과 현생, 모든 시차를 통틀어 가장 가치 있는 것이었다.

제국 성인.

어둠 속에서 암약하며 제국을 멸하려는 자들.

크로지우스의 예언은 진실로 드러났다.

‘제국 성인. 그들이 실재했다니.’

마를로네에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해 줬고, 어려울 때 늘 곁을 지켜 줬으니.

물론 그 전엔 그녀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게 최선이리라.

“너, 내가 마음에 안 드냐?”

저택으로 돌아가면서 루페르트가 앞서가는 마를로네를 향해 불쑥 물었다.

“글쎄요.”

성의 없는 차가운 대답.

“마음에 안 드는구나?”

“글쎄요. 그건 아닌 거 같아요.”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마를로네가 답했다.

“오늘 있었던 일, 할아버지한테 말해도 안 믿을걸요? 당신은 용기 있는 사람이에요. 용기 있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요?”

“용기라…….”

루페르트는 쓴웃음을 머금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솔직히 만용에 가까웠지.’

“이번 일이 끝난 다음에 따로 만나서 차나 한잔할 수 있을까?”

“그건 안 되겠네요.”

단칼에 거절한다.

루페르트는 쓴웃음을 머금었으나 곧 표정을 바로 하고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말했다.

“왜? 같이 일생일대의 모험을 두 번이나 한 사인데. 너한텐 빚이 많아. 계약 관계라고 할지라도 너와 너의 할아버지에겐 빚이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번 일이 끝난 이후에도 잘 지냈으면 해.”

“괜찮아요.”

루페르트의 진심은 통하지 않았다.

루페르트의 눈동자에 순간 당혹의 빛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니, 아무리 우리 가문이 싫다고 해도, 널 위해서 회귀까지 했는데.’

루페르트가 앞서가는 마를로네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의 손은 닿지 않았다.

마를로네는 손이 닿기 직전 가볍게 몸을 틀며 뒤돌아섰으니.

“이유라도 있는 거냐?”

루페르트답지 않은 고성이 숲의 정적을 깼다.

마를로네가 비로소 발걸음을 멈췄다.

“어릴 때를 기억해요.”

마를로네는 흐릿한 초록 눈으로 우거진 나무 사이로 비치는 모로 세운 듯한 빛줄기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흐릿한 기억 속에 있던 그 집은 퍽이나 유복했던 집이었던 거 같아요. 작지만 수국이 핀 정원이 있었고, 과자가 있었고, 차와 부르봉어를 쓰는 하녀, 그리고 날 안아서 들어 올려 주던 아버지와 머리를 땋아 주던 어머니가 있었으니까요.”

‘이 녀석.’

의도가 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아버지가 사라지고, 어머니가 집을 나갔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햇살이 비추던 환한 집은 사라지고 더럽고 냄새나는 거리를 방황하고 있었죠. 내 손을 잡고 있던 할아버지를 기억해요.”

‘거리를 두려는 거군.’

단 한 번을 겪더라도 평생에 남을 일을 몇 번이나 함께했건만, 둘 사이에 놓인 벽은 굳건했다.

뒤이어 그 이유가 담담한 차가운 분노를 머금은 목소리에 의해 서술됐다.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며 싫은 말 한마디 할 줄 몰랐던 분이죠. 수염이 참 멋지셨던 거로 기억해요. 이제는 더 이상 기르지 않지만.”

마를로네가 뒤돌아섰다.

늘 흐릿한 안개가 낀 눈은 이제 선명하리만치 이글거리는 적의를 담아 루페르트를 직시하고 있었다.

“그분이 거리를 떠돌게 됐어요. 익숙하지 않은 조롱과 멸시를 견디면서. 누구보다 제국을 위해 싸웠는데.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 한가운데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는데…….”

“…….”

“당신에겐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하지만 저는 당신의 일족을 증오합니다.”

상상 이상이었다.

마를로네가 가진 가문의 증오는 바다처럼 깊었다.

어쩌면 저 소녀의 눈동자에 늘 머물러 있던, 꿈꾸는 듯한 흐릿한 안개는 그 바다보다 깊은 증오를 감추려는 연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를로네.’

마를로네가 앞으로 나아갔다.

“저기가 숲의 출구입니다. 계약에 따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떠나가는 그녀를 보며 루페르트는 한 인물을 생각했다.

‘철혈대제 클라우데 2세.’

그는 위대한 황제이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실패한 황제인 그와 대척점에 선, 이상적인 존재였나.

그러나 그의 방식이 진정으로 옮은 것인가.

의문을 품은 채 루페르트는 사슴의 뿔을 들고 숲을 빠져나왔다.

한 무리의 사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경쟁자.

한 사내가 이쪽을 향해 다가온다.

그 사내의 얼굴을 본 순간 루페르트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발자크 마이어.’

경쟁자가 보낸 자객이 하필이면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시간대에 나타났다.

회귀라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적어도 현재는 같은 사건을 되풀이할 자신이 없었다.

“손에 들고 계신 그걸 보니, 사냥에 성공하신 거 같군요.”

발자크 마이어가 검을 뽑았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뿔을 양도하든가 아니면 여기서 죽어 주시든가 둘 중 하나를 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발자크 마이어는 뒤편에 서 있는 일행을 보았다.

“솔직히 이건 불가항력이지요.”

그 일행 중엔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콘라드 회에.

슈발츠마인가의 가로이자, 이번 시련을 중재해야 할 책임자가 뻔뻔하게 한 후보의 뒤에 서서 이 장면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상상 이상으로 더럽군. 제후들의 세계란.’

콘라드 회에조차 외면하는데, 누가 그를 구하겠는가.

루페르트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황후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그건 그렇다 치고 결국 또 그 끔찍한 것들을 다시 보아야 한단 말인가.’

체념 어린 한숨이 폐부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루페르트의 눈이 부릅떠졌다.

석양빛을 받은 긴 머리카락이 앞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마리?”

마를로네다.

가문의 증오를 이야기하며 선을 그었던 그녀가 돌아온 것이다.

“계약은 끝난 게 아니었어?”

“저 글 읽을 줄 몰라요.”

마를로네가 검을 뽑으며 발자크 마이어를 향해 미소 지었다.

“저기, 그쪽 사정은 아는 바이지만, 이번 한 번만은 눈감아 주시면 안 될까요?”

암살자 발자크 마이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수는 없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고.”

“제가 누구의 손녀인지 잘 알고 계실 텐데. 그리고 여긴 숲 밖이고. 그래도 하시겠어요?”

“죽은 자는 말이 없지.”

발자크 마이어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마리!”

루페르트는 자기도 모르게 다급하게 소리쳤다.

챙캉!

검이 맞부딪치는 파공음이 숲속에 울려 퍼졌다.

발자크 마이어의 눈동자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의 검을 막은 건 마를로네가 아닌, 그의 조부였으니.

“발자크 마이어.”

초로의 사내가 중저음의 음성으로 자신 앞에서 경련하는 사내를 이글거리는 분노를 담은 눈으로 노려본다.

베르크 란이 나타났다.

검이 아닌 지팡이를 든 채.

“여긴 숲 밖이다.”

단지 한마디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발자크 마이어는 스스로 검을 떨구었다.

“모, 몰랐습니다.”

그 모습을 본 루페르트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이게 베르크 란인가? 저 발자크 마이어도 분명 만만치 않은 도펠죌트너인데 단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 저자를 벌벌 떨게 하다니…….’

뒤편에서 한 사내가 고함을 지른다.

“뭐 하는 거야?! 전부 처리해! 자라다 만 계집과 중늙은이 하나 못 이기는 거냐?”

이에 발자크 마이어는 냉소를 머금은 채 그들을 돌아본다.

“모르시오? 이 사람이 누군지?”

“누, 누군가? 서, 설마?! 저 중늙은이가 철혈대제의 챔피언인 그 부르봉인?!”

경쟁자가 콘라드 회에를 돌아보았다.

콘라드 회에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고개를 가로저을 뿐.

약속된 침묵 속에서 발자크 마이어가 베르크 란을 올려다보았다.

“용서를.”

“옛정을 생각해 목숨까진 뺏진 않겠다. 대신 가벼운 성의를 보여라.”

발자크 마이어는 자신의 귀를 잘라 베르크 란에게 내밀었다.

“이 정도면 만족하시겠습니까?”

베르크 란은 코웃음을 치며 돌아섰다.

“마리.”

“네.”

“돌아가자.”

베르크 란이 루페르트를 지나가며 말했다.

“대황후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렇게 두 조손은 석양을 향해 걸어갔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가진 채 그들을 지켜보던 중, 손녀 쪽이 힐끗 고개를 돌렸다.

“선제후, 축하드려요.”

짧고 차가우며 무례하기까지 한 그 말은 그 어떤 선언과 공표보다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

한 마리 범이 루페르트의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며 으르렁거렸다.

‘드디어 나도 한 마리의 호랑이가 된 건가?’

심신이 타 버릴 듯한 피로 속에서 루페르트는 조금은 지친 미소를 머금었다.

클라우데 2세의 붕어 이후 오랫동안 공석으로 남았던 슈발츠마인 선제후 가문의 후계자가 정해졌다.

그 이름은 무명의 후예, 루페르트 가우저.

제국의 황제가 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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