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용서 (2)
“강 도우....”
“누워 있어. 딱 봐도 상태가 안 좋은데.”
청수가 일어나려다 말고 한숨을 푹 쉬며 침상에 몸을 맡겼다. 다른 쪽에선 야차마곤이 이마에 붕대를 감싼 모습으로 술나발을 불고 있었다.
“머리는 어떻게 된 겁니까?”
“아, 이것 말인가? 광명마교의 마구니놈이 날뛸 때 좀 다쳤네. 거죽만 살짝 찢겼을 뿐이야.”
“야차마곤 선배님께선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지키려다가 파편에 맞으셨습니다.”
무림맹엔 평범한 양민들도 많이 일하고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 있어 검성과 교주의 싸움은 천재지변이나 다름없으리라.
“그보다 자네야말로 무사해서 다행이구만. 솔직히 이 노사의 말을 좀 의심했었는데....”
“그런데도 용케 받아들이셨습니다?”
“그야 자넨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
“....”
강엽이 침묵하자 야차마곤이 껄껄 웃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지 않은가. 당장 운남으로 가서 맹월림 놈들을 혼쭐내줘야 하고. 뭐,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땐 좀 떨리긴 했네.”
“선배님과 일행 덕분에 살 수 있었습니다.”
강엽은 일행의 결심이 무모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건 일행의 각오를 욕되게 하는 짓이었으니까.
천천히 양손을 모아서 예를 표하자 야차마곤이 킬킬 웃으면서 술병을 흔들었다.
“고마우면 술이나 좀 가져오게. 이 노사는 한동안 절대안정을 취해야 하니 술을 멀리하라던데, 난 곡기 끊으면 오히려 안정이 안 돼.”
“이김에 좀 줄이시죠. 그렇게 퍼드시면 나중에 골병 납니다.”
“예끼, 이 친구야. 이건 내 감로수라고.”
너스레를 떨며 남은 술을 한입에 털어넣은 야차마곤이 입맛을 다셨다.
강엽이 피식 웃었다.
“나중에 좋은 걸로 사드리겠습니다.”
“약속했네.”
어느 정도 분위기가 풀리자 청수가 말했다.
“백 소저랑 혜심 스님, 단목 방주도 고생하셨습니다. 흑룡교도들과 숙정방도들도 힘들어했고요.”
“안 그래도 만나고 오는 길이야.”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데 여념이 없는 당묘정과 염왕의 밑에서 구르고 있는 하후진을 빼면 일행 모두가 강엽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셈이었다.
“이번 일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알게 됐거든요.”
그렇게 말하는 청수의 얼굴엔 의외로 절망감이 아니라 굳건한 각오가 실려 있었다.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강엽을 만나기 전까지, 아니 만나고 나서도 한동안은 그랬다.
‘나는 아직 젊다. 언젠가는 사부님처럼 강해질 수 있을 거야. 괜히 조급해할 필요는 없어.’
그건 도문의 수행자로선 바람직한 자세였을 것이다. 정도를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요 근래 계속되는 사지를 거치면서, 청수는 자신이 안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중의 암시장과 교성의 습격, 그리고 광명마교의 교주가 무림맹을 덮친 것까지.
“이젠 알 것 같습니다. 세상은 저를 기다려주지 않아요. 제가 세상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어쩌면 하후진은 진작에 그 사실을 깨닫고 염왕을 따라 일행을 떠난 것이 아닐까.
당시엔 호승심의 발로라고 생각했지만, 하후진 역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한 것이라면....
“척마대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그건 네 생각인가?”
“사부님께선 산에 돌아갈 걸 권유하셨지만... 혼자 하는 수행엔 한계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장문인이나 사부님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강호가 난세로 접어들었으니 검선과 현운 도장 모두 누군가를 진득하게 가르칠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검선과 현운 도장 말고도 많은 고수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있으리라.
그러나 청수는 강호에서 답을 구할 생각이었다.
“도사가 살기를 가까이 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야.”
“세상이 어떻게 되든 나 몰라라 산 속에서 수련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닐 테지요. 산에 처박혀 있다고 적들이 안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요.”
무림맹이 뒤집어졌는데 구파라고 안전하랴?
천하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었다.
“그리고 왠지 그런 예감이 듭니다. 제 앞을 막은 벽을 넘으려면 실전이 필요하다고요.”
강엽은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기야 청수 역시 중단전을 완성한 몸이니 상단전만 개방하면 삼화취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강 도우를 따라 맹월림과 싸워도 되겠지만... 척마대에서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이해한다.”
강엽은 청수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여기지 않았다.
어차피 어느 쪽이나 위험하다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광명마교를 상대하는 게 맞을 테니까.
‘문제는 무림맹의 맹방들이 과연 광명마교를 상대로 전쟁을 할 결심을 했느냐는 건데....’
교주가 하필이면 원영신의 몸으로 강림해서 심상절예를 만천하에 드러낸 까닭이 무엇이겠나.
무림맹의 체면이 시궁창에 처박힌 건 차치하더라도, 과연 그 꼴을 보고도 전의를 불태울까?
까딱하면 교주가 자신들의 터전을 똑같이 쓸어버릴 수도 있는데?
‘교주를 제외한 사도들도 막강하고.’
죽은 오사도를 뺀 여덟 명의 사도.
그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전원이 정도십대고수 이상의 고수임은 확실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얻은 건 없고 잃은 것만 많군. 특히 무림맹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손해야.’
반면 광명마교는 괴뢰마의 분신들과 교도들을 좀 잃은 것을 빼면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거두었다.
검성이 패배했고, 무림맹의 권위가 무너졌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부상을 입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선전포고를 해야 하지만... 문제는 교주가 여지를 두었다는 거지.’
무림맹 한복판에 들어와서 평화를 원한다고 뻔뻔하게 궤변을 늘어놓지 않았던가.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광명마교와의 화친을 바라는 자들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
하물며 상황이 어떻든 교주는 남직례성을 조건으로 검성과 일대일 비무를 했을 뿐이니 무작정 기습을 했다고 보기도 무리가 있었다.
“선배님께서는 어쩌실 겁니까?”
“나도 척마대에 들어갈 생각이네. 마침 낭왕께서 무림맹에 와 계시니 말씀드려야겠지.”
청수가 놀라지 않는 것을 보면 이미 두 사람끼리는 사전에 얘기가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중경에 들르면 사제에게 잘 좀 얘기해주게.”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찰나였다.
별안간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인기척이 들리더니 전각을 지키는 무인들이 곤란한 얼굴로 나타났다.
“강 무사님, 군사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군사부에서?”
두 사람을 번갈아 돌아본 강엽이 들어와도 된다는 턱짓을 보내자 무인이 읍하고 물러갔다.
잠시 후 군사부 소속의 사람이 들어와서 공수의 예를 올렸다.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총군사님께서 강 무사님을 급히 뵙고자 하십니다.”
“바로 가면 되겠소?”
“예, 그리고... 강 무사님을 치료하신 분도 함께 모셨으면 합니다.”
이 노사가 강엽의 휘하에 있는 만큼 양해를 구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던 걸까.
강엽은 어째서 제갈의현이 이 노사를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안내하시오.”
* * *
군사부의 사람이 안내한 곳은 내성이었다.
흑룡교도들이 머물렀던 거처에서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거리였기에 마차를 타고 갔다.
경공을 쓰면 금방이지만 아직도 거동할 때마다 몸이 결리고 심장 부근이 쿡쿡 쑤신다.
이 노사의 비술과 일행의 도움으로 심흔을 치유했지만, 통증이 완전히 가라안지는 않은 것이다.
재생력이 없었다면 아예 몸져 누워야 했을 터.
강엽은 철저하게 무너진 바깥의 참상과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 무인들을 슬쩍 엿보았다.
교주와 검성의 싸움, 이후 염왕이 난입해서 교주를 몰아붙이는 동안 상당한 구역이 폐허가 된 상태.
무인들은 죽은 이들과 부상당한 이들을 분류하고, 후자는 의원들이 있는 장소로 데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동선을 눈으로 쫓은 강엽은 의원들 한가운데에서 분투하고 있는 당묘정을 발견했다.
하얀 앞치마는 피로 더럽혀져서 본래 어떤 색이었는지 알아볼 수도 없을 지경.
그럼에도 그녀는 부상자들의 맥을 살피고 의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잠시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강엽은 마침 고개를 돌린 당묘정과 마주쳤다.
“.......”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이 생생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녀와 눈인사를 나눈 강엽은 곧 있으면 도착한다는 군사부 사람의 말을 듣고서야 시선을 뗐다.
“절 따라오시면 됩니다.”
군사부의 사람이 안내한 곳.
무림맹에서도 극비 중의 극비로 취급받으며, 출입 권한이 없는 자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금지.
무림맹의 전각군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고루거각이 나타나자 강엽을 뒤따라 마차에서 내린 이 노사가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설마 살아생전 이런 곳에 올 줄은 몰랐군요.”
맹주전.
흑룡교도인 그가 무림맹의 최심부에 올 거라고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강엽도 놀란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제갈의현이 이 노사를 호출했을 때부터 어쩌면 여기로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금방 감정을 가라앉혔다.
세 사람이 맹주전의 앞에 서자 미리 마중을 나와 있던 맹주전의 무인들이 길쭉한 함을 가지고 나왔다.
강엽이 저게 뭐냐는 시선을 보내자 군사부의 사람이 쓴웃음을 흘리며 설명했다.
“맹주전에선 병장기를 일절 휴대할 수 없습니다. 부적 같은 법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소 불편하시겠지만 해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강엽의 소맷자락을 향해 눈을 굴리고 있는 걸 보면 이것저것 많이 들은 걸까.
자성검을 비롯해서 항상 몸에 패용하고 다니는 물건들을 맡긴 강엽이 물었다.
“몸수색도 받아야 하오?”
“원칙적으로는 그래야 하지만 맹주님께서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이 노사는 예외를 적용받지 않는지 무림맹의 무인들이 샅샅이 몸수색을 했다.
무인들이 이상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서야 군사부의 사람이 고개를 주억이며 두 사람을 안내했다.
맹주가 기거하고 업무를 보는 무림맹의 금지.
무림맹에서 가장 큰 전각답게 바깥에서 본 정경은 장엄하기 그지없지만, 의외로 내부는 소박했다.
목재나 가구, 장식으로 마련해둔 자기병은 고급품이긴 해도 사치를 부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렇게 강엽이 맹주전 곳곳에 묻어나는 고아한 흥취를 감상하고 있을 무렵, 이 노사가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으음, 저희 말고는 아무도 없군요.”
무림맹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경계하는 무인들을 빼면 사람이 없었던 것.
강엽이 실소를 흘렸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게 무슨... 아.”
없는 게 아니라 은신한 것이다.
실제로 군사부의 사람을 따라가는 동안 강엽은 곳곳에 그들을 감시하는 자들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이곳 어딘가에 있을 맹주의 심기를 감안해서 초음을 쓰진 않았지만, 굳이 초음을 쓰지 않아도 삼화취정에 이른 기감이 그들의 존재를 헤아린다.
“다만 숨은 위치가 좀 뻔하긴 하군요. 딱히 우리를 경계한다기보다는 평소 지침대로 숨은 것 같은데....”
강엽이 여상스럽게 중얼거리면서 서늘한 눈길을 던지자 곳곳에 숨은 자들의 기척이 꿈틀거린다.
앞서가던 군사부의 사람은 어색한 미소를 흘렸다.
“원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상주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맹주님의 명으로 다들 바깥으로 나간 상태입니다.”
강엽이 중얼거리듯 물은 질문과는 조금 어긋나지만, 드넓은 맹주전이 왜 텅텅 비었는지 알 수는 있었다.
그래도 최상층엔 호위하는 무인들이 꽤 있었는데, 세 사람이 오자마자 안쪽에 기별을 전했다.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약향.
한쪽에선 의원들이 안절부절못하며 대기하는 가운데, 두 사람을 맞이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안으로 들어오게.”
피로에 찌든 목소리였다.
더 깊숙이 들어가자 침상에 누운 노인과 침중한 기색으로 노인을 바라보는 무리가 보였다.
염왕과 낭왕, 제갈의현이 강엽을 향해 눈인사를 건넸을 때 맹주가 강엽과 이 노사를 번갈아 바라봤다.
“자네도 거동이 불편할 텐데 오라고 해서 미안하네. 노사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오.”
“아, 아닙니다. 쇤네는 그저....”
당황하며 허리를 숙인 이 노사는 그제서야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돌처럼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심흔입니까?”
“그렇소. 염왕께서 말씀해주셨소. 노사께서 저 친구의 심흔을 치유해주셨다고 말이오.”
굳이 강엽까지 부른 것은 그가 멀쩡한지 확인하기 위해서였겠지. 맹주를 비롯한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자 강엽이 쓰게 웃으며 긍정했다.
“약간 불편하긴 해도 크게 아프진 않습니다.”
“저 녀석과 검성 후배는 경우가 다르다.”
염왕의 말에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다.
“저 녀석은 나랑 교주가 충돌한 여파로 심흔을 입은 거였지. 상처가 심하긴 해도 흑룡교의 비술로 치유할 정도는 되었다. 반면 검성 후배는 정통으로 맞았고.”
“그래도 뭐든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노사, 검성을 치료해주실 수 있겠소?”
“...일단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침상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분분이 물러났다. 제자인 옥청선자만 시뻘건 눈으로 곁을 지킬 따름.
이 노사의 뒤편에서 검성의 용태를 살핀 강엽은 어깻죽지부터 썩둑 잘린 오른팔과 이십 년은 늙어버린 듯한 노인의 몰골에 말문이 막혔다.
불과 한나절 전까지만 해도 대회합에서 당당하게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까스로 숨이 붙어있긴 하지만 이래서야 산송장이나 다름없지 않나.
옥청선자가 급히 물었다.
“어떻습니까?”
“...휴, 어렵습니다.”
이 노사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탄식을 쏟아냈다.
“생명과 직결되는 곳은 피했지만, 심흔은 적중한 부위와 상관없이 혼백에 상처를 입힙니다. 하물며 정통으로 맞았다면....”
“부탁드립니다, 노사! 사부님을 살려주십시오! 사부님께서 흑룡교를 핍박하신 건 못난 제자인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옥청선자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빌자 이 노사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일으켜세웠다.
“이, 이러지 마십시오. 치료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소인 혼자서는 불가합니다.”
“그 말씀은 가능하단 것이오?”
맹주가 놀라서 물었다.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어렸다.
“전성기의 힘을 되찾진 못하겠지만... 일단 목숨을 살릴 순 있을 듯합니다. 다만 말씀드렸듯이 소인의 힘만으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이 비술은 치유보다는 분산에 가까우니까요.”
이 노사가 자세히 설명하자 맹주가 침음했다.
“그렇군. 수십 명이 심흔을 부담한다니....”
“이만큼 깊은 심흔을 치유하려면 사람들만 많아선 안 됩니다.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게 무엇이오?”
“저희 교도들이 대법을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이 노사는 바로 말을 잇지 못하고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을 차례로 둘러보며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최소 팔존급의 고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