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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59화 (659/705)

외전 제3부 53화.

서걱!

미카엘의 어깨가 베였다.

상처 부위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야했지만 아지랑이만 보일 뿐.

피가 나오지 않았다.

미카엘의 사방에 있는 하얀 막을 뚫고 들어오는 검은 뇌전.

자신의 몸에 상처가 났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과연 지옥의 이인자!”

속마음과는 달리 감탄을 했다.

“그대에게 맞게 나 또한 최선을 다하겠네.”

미카엘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빛이 손바닥 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나의 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걱!

미카엘의 등이 검에 베였다.

일 사자의 초식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

미카엘의 배리어를 뚫고 상처를 줬다.

초식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일 사자가 검신을 눕혀 베어왔다.

일 사자의 마지막 공격.

‘공격이 불안하지만 지닌 능력만으로는 가브리엘을 뛰어넘는 실력자다. 여기서 없애야겠어.’

그냥 흘리자니 위험했다.

정면 승부를 하면 이기겠지만 자신 또한 피해 볼 수 있었다.

그만큼 강했다.

미카엘이 검을 세우자.

지잉-

검 주위에 손바닥만 한 마법진이 다섯 개가 나타났다.

마법진에선 무시무시한 신성력이 흘러나왔다.

미카엘의 입술이 떨어지더니.

“천벌.”

작게 중얼거렸다.

쿵-

거대한 중압감이 주위를 덮쳤다.

중력이 수십 배로 늘어난 것처럼 몸을 아래로 짓눌렸다.

뇌류를 마무리 지으려는 일 사자도 중압감을 느껴야 했다.

“크윽.”

쇄도하던 속도가 점점 줄어들었다.

검을 뻗으려면 두 발자국 더 앞으로 가야 했지만 무리였다.

몸을 펴고 있는 것조차 버거웠다.

지옥기와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

앞으로 나아가 검을 휘두르는 게 불가능할 것 같자.

“흐읍!”

그 자세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암뇌가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지옥기가 몸에서 빠져나가자.

“쿨럭쿨럭!”

연신 피를 토했다.

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천벌로 인해 힘들었다.

일 사자의 검기는 미카엘의 검과 충돌했다.

그래도 천계왕이라 그런지.

일 사자의 검기를 죄다 막았다.

아니, 하나는 막지 못했다.

핏-

얼굴 옆을 비껴간 검기.

미카엘의 목 부위에 실선이 그려졌다.

실선을 타고 흐르는 피.

피를 손으로 만져보았다.

“하마터면 목이 잘릴 뻔했어.”

이성을 붙잡고 있는 목소리와는 달리.

그의 얼굴은 악귀처럼 구겨져 있었다.

검을 일 사자에게 겨눴다.

그의 앞에 마법진이 수십 개나 생기더니 빛이 뿜어졌다.

일 사자를 흔적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

신성력 덩어리가 광선처럼 쏘아져 나갔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미카엘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목에 상처를 낸 분풀이를 했다.

쾅!

콰콰쾅-

폭발이 일어난 곳을 향해 끊임없이 신성력 덩어리를 쏘아댔다.

그것도 모자라 마력까지 집어넣으니.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주변의 건물이 무너지고 가루가 됐다.

공격이 몇 분가량 이어지고 미카엘이 날개를 접었다.

정적.

주위가 조용했다.

미카엘은 먼지가 잔뜩 낀 곳을 유심히 보았다.

그러더니 눈썹을 꿈틀거렸다.

마음에 들지 않은 표정이었다.

“다음은 그대인가?”

먼지구름 속의 그림자.

삼두가 일 사자 대신 미카엘의 공격을 막았다.

[젠장! 난 방어 체질이 아니고 닥치고 돌격하는 스타일이다.]

삼두가 입에 흑염을 머금은 채 투덜거렸다.

“쿨럭쿨럭. 지옥의 입구를 지키면서 무슨 닥돌이냐.”

[대왕이 내 한계를 붙잡고 있었던 거다. 퉷! 모르면 입 다물고 있어. 환자 새끼야.]

“주인 없으면 제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똥개한테 들을 말은 아니다.”

[뭐 똥개? 말다했냐. 기껏 구해줬더니 배은망덕한 놈이네.]

삼두와 일 사자가 미카엘을 앞에 두고 입씨름을 하였다.

똥줄을 타도 모자랄 판국에 자신을 두고 싸우다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 미카엘이었다.

“하하. 크하하하!”

그가 고개를 들어 크게 웃었다.

그러다 웃음을 뚝 그쳤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삼두와 일 사자에게 번갈아 가며 꽂혔다.

“지옥계의 그 오만함을 오늘부로 없애주겠다.”

미카엘은 반존대도 때려치웠다.

오직 삼두와 일 사자를 죽이는 것만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필요한 게 하나.

박혁진의 몸에 깃든 힘이었다.

미카엘의 신형이 사라졌다.

삼두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 어디에도 미카엘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삼두가 박혁진을 향해 달려갔지만.

이미 미카엘이 앞을 선점하고 있었다.

[안돼애애애!]

* * *

[신이 천벌을 내립니다.]

[내공 사용자로 패널티가 부가됩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내공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박혁진에게 보인 메시지였다.

“허억!”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내공이 잘 안 모여.’

뇌신공을 운용해봤지만 흐름이 끊겼다.

내공으로 몸을 보호할 수 없으니.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을 버티는 게 힘들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못해.’

박혁진이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든 내공을 돌려보려고 애를 썼다.

하나 마음처럼 내공이 움직이지 않았다.

“제발!”

그가 주먹으로 땅을 쳤다.

포기하지 않고 내공을 운용해보려는데 몸에 소름이 돋았다.

등골이 서늘했다.

검 위에 서 있는 느낌.

위에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얼굴을 들면 곧장 죽을 것 같았으니까.

그때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네 안에 있는 힘을 가져가야겠다.”

서늘한 느낌과는 달리 목소리가 너무도 자애로웠다.

어깨를 짓누르던 기운도 사라졌다.

몸이 저절로 일으켜졌다.

“잘 쓰마.”

퍽!

“컥.”

박혁진이 입에서 피 분수를 뿜어냈다.

미카엘의 손이 가슴을 정확히 뚫었기 때문이다.

“당장… 치우지 못해!”

어느새 나타난 일 사자가 미카엘의 팔을 향해 검을 내리그었다.

푸확-

미카엘이 팔을 뒤로 뺐다.

일 사자의 검은 애꿎게 허공만 베었다.

박혁진이 쓰러졌다.

일 사자는 검을 내팽개치고 박혁진의 몸을 받쳐 들었다.

“괜찮느냐! 눈을 떠보거라!”

[죽게 해선 안 돼. 가진 영약을 다 먹여!]

곁으로 온 삼두가 다급하게 외쳤다.

일 사자가 박혁진의 품을 떨어 응급처치 약을 먹였다.

그래도 의식이 없었다.

가슴이 머리통만하게 뚫렸다.

심장은 아니나.

즉사할만한 상처였다.

인간의 육체를 초월한 각성자이니 사경에 빠진 것.

보통 사람이었다면 가슴이 뚫린 즉시 죽었을 터다.

“제, 제가 봐볼게요.”

로티틸이 날아왔다.

가슴 위에 두 손을 모은 채 마력을 주입했다.

“힐링!”

로티틸의 손에서 초록색 빛이 뿜어졌다.

엄청난 양의 마력.

웬만한 상처는 단번에 치유하는 힘이었다.

하나 박혁진의 상처는 더뎠다.

피부와 잘린 조직을 이어야 했다.

뿐인가.

뇌령의 힘과 함께한 선천지기까지.

통째로 뜯겨 나갔다.

로티틸이 요정왕이라 해도 신에게 공격당한 신체를 복구하는 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장 주인님의 가문으로 가서 도움을 요청해요.”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달빛의 지배자 펠리아스가 날개를 펴고 빠르게 날아갔다.

주인의 가문에 뛰어난 의술을 가진 인간이 있었다.

그의 도움이라면 목숨을 구할지도 모른다.

또한 주인의 가문에 넘쳐나는 게 보물.

값비싼 영약류는 산을 쌓고 있을 게 뻔했다.

한편.

뇌령의 힘을 손에 넣은 미카엘이 감탄하고 있었다.

“절반의 힘밖에 안 되는데 이 정도로 강력하단 말인가. 원신의 힘… 생각보다 엄청나.”

미카엘이 뇌령의 힘에 매료되었다.

빛과 번개.

가장 강한 속성 두 개를 갖게되는 거니 흥분이 됐다.

그는 머뭇거리지 않고 뇌령을 집어 삼켰다.

쿨꺽.

목구멍을 타고 안으로 들어간 뇌령.

잠시후 미카엘의 몸에서 뇌기가 흘렀다.

박혁진의 뇌기가 푸른색이었다면 미카엘의 뇌기는 하얀색.

몸 주위로 하얀 전류가 번쩍였다.

“이게… 절반의 힘? 믿기지 않아.”

너무도 강했다.

반쪽짜리 힘만으로도 단번에 탈신경에 들어섰다.

신계의 왕이라면 당연히 들어야 할 경지.

한데 미카엘은 당연한 경지에 들어서지 못했다.

용신족에게 나눠준 힘 때문.

이로인해 억겁의 세월 동안 무시를 받아야만 했다.

“나머지 힘마저 흡수한다면 전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앞으로는 무시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나머지 힘도 흡수할테니까.

“하하. 하하하하.”

탈신경의 경지에 오르니 웃음마저 파멸적이었다.

탐욕으로 물든 미카엘의 웃음에 삼두가 두려움이 담긴 음성으로 말했다.

[절대… 이준을 마주치지마라. 그를 마주친다면 좋게 죽지 못할 것이다.]

“인간 따위가 어찌 신에게 도전한단 말이냐.”

[파천혈신의 일을 금세 잊은 것이냐.]

“그는 예외다. 그리고 내가 온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파천혈신을 못막을 것도 없었다.”

[신계 모두가 다 너처럼 생각했다.]

“천계왕인 날 모독하는 건가!”

하늘에서 뇌성이 울렸다.

미카엘의 외침에 뇌기가 반응한 것이다.

[넌 이 아이가 살기만을 바라야할 것이야.]

“인간의 목숨따위가 뭐라고 그리 무서워하는 건지.”

[그의 무서움을 못 느껴봐서 그런다.]

“신선제 말이냐. 그라면 누구보다 잘 알지. 천계에 하도 쳐들어와야….”

[너의 그 무식함때문에 천계는 망하겠어.]

삼두의 막말에 미카엘의 이성이 끊어졌다.

“계속 참고 들어줬더니 끝을 모르는구나. 지옥왕과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이고 말리라.”

미카엘이 하얀 날개를 활짝 폈다.

그의 몸에서 파괴적인 신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이곳을 쓸어버리려는 순간.

“응?”

미카엘이 고개를 돌렸다.

익숙한 기운이 근처에서 느껴졌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그의 눈에 한 여자 아이가 보였다.

미카엘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 * *

“혁진아…”

박정연은 죽어가는 동생을 보고 있었다.

금역에서 나오자마자 본 장면.

굉장히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정연이 멍하니 앞으로 걸었다.

그녀의 모습에 삼두가 파랑이에게 외쳤다.

[파랑아 금역의 문을 열어서 나오지 못하게 해.]

[아, 알았어.]

파랑이가 금역을 열었다.

하나 박정연은 금역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정연아. 여긴 위험해.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파랑이가 박정연의 신발을 잡고 뒤로 끌었으나.

그녀는 죽어가는 박혁진에게로 걸어갔다.

[저, 정연아. 내 말 들어. 금역으로 가자. 응?]

파랑이가 그녀에게 애원했지만.

그녀의 귀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오직 누워있는 박혁진에게 꽂혀 있었다.

“왜 쓰러져 있어?”

그녀가 공허하게 중얼거렸다.

그때 그녀의 앞을 가로 막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천계왕 미카엘이 박정연의 앞에 섰다.

뒤에서 삼두가 버럭 소리쳤다.

[그 아이는 아니야. 건드렸다간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다!]

“이 세상에 내가 감당하지 못할 일은 존재하지 않아.”

미카엘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도 손을 움직였다.

그그극!

한데 검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반응도 못할 줄 알았건만.

어느새 검을 뽑아 자신의 손을 막은 것이다.

“피?”

미카엘의 손바닥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네가 내 동생을 저렇게 만든 거야?”

박정연의 눈이 뇌전으로 번뜩였다.

대단한 기세.

섬뜩할 정도로 강렬한 기운이었다.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을 최대한으로 뽑아내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넌 왜 내 권능이 통하지 않는 거냐.”

각성자라면 모두가 천벌의 패널티가 있었다.

내공이나 마력의 금제.

신 앞에서는 평범한 인간이 되어야 했다.

각성자 시스템은 천계에서 내준 힘이었으니까.

한데 눈앞의 여자는 해당사항이 없는 듯.

제 힘을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극한까지 끌어냈다.

이대로 더 있으면 한계를 뛰어넘을 듯했다.

“원신의 힘을 온전히 제것으로 만들어서 그런가. 재밌구나. 인계는 뛰어난 인간이 굉장히 많아. 하지만 신보다 뛰어난 건 모독이다!”

미카엘이 검을 횡으로 그었다.

사방에서 마법진이 나오더니 박정연을 향해 빛을 쏴댔다.

저항도 못하게 묵사발로 만들려는 심산이었다.

미카엘이 신성력 폭격을 멈추려는데 박정연이 옆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이미 몸은 너덜너덜한 상태.

방어를 도외시한 공격이었다.

탈신경에 든 미카엘이라 그런지 아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네 힘 또한 내가 거둬가주마.”

미카엘이 박정연에게 마수를 뻗어가려는 찰나.

강렬한 흑염이 둘을 갈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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