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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16화 (616/705)

외전 제3부 10화

“안테로 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수고했다.”

철의 사제들이 제단 앞에 모여 있었다.

명동 대성당에 설치된 제단.

그 앞에 안테로가 앉았다.

“연결하라.”

그가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철의 신이시어. 미천한 종이 당신께 바라옵니다. 철의 가호를 내려주시옵소서.”

안테로의 몸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막강한 신성력이었다.

그의 신성력이 하늘과 연결된 순간!

빛이 사방으로 굴절됐다.

[철의 신이 가호를 내렸습니다.]

[철의 신성력이 500% 상승했습니다.]

[마기에 대한 저항력이 500% 상승했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에 따라 가호의 지속시간이 증가합니다.]

[철의 사제들이 신성력을 연쇄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두 배로 상승했습니다.]

[추가로 철의 신성력이 250% 상승했습니다.]

안테르에게 신의 가호가 내려졌다.

그는 더욱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다시 한번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신이 천벌을 내립니다.]

[철의 사제들에게 적대적인 각성자를 무력화 시킵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내공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마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각성자는 오직 철의 사제뿐입니다.]

기도를 하던 안테로가 눈을 떴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뒤를 돌았다.

눈에 회색빛이 반짝였다.

마치 이준과 비슷해 보이는 회안이었다.

“철의 징벌이 내려질 때이다.”

철의 사제들이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신을 모독한 자를 징치하는 일이야말로 철의 사제들이 할 일.

그들이 움직였다.

유령 같은 발걸음.

움직이는데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사제 복장을 하고 있으나.

행동은 영락없이 어쌔신이었다.

“신의 위엄을 세워라.”

안테로의 말에 철의 사제들이 사라졌다.

제단을 관리하는 사제들과 안테로만 남았다.

그 또한 철의 사제들이 움직인 방향으로 이동하려 했다.

“안테로 사제님.”

“말하시오. 로얀.”

“파천제는 천벌이 안 통한다는데 괜찮겠습니까?”

“내 개인적인 천벌이었소. 신께서 직접 천벌을 내리셨으니 파천제라도 이번에는 힘들 것이오.”

안테로는 신의 천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파천제는 고작 인간이었다.

그런데 어찌 신의 천벌을 감당할까.

신 앞에선 모든 인간이 평등했다.

이번에는 파천제도 천벌의 패널티를 받을 거라 여겼다.

“조마조마한 마음에 실례를 했습니다.”

“신의 힘을 의심하지 마시오.”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안테로가 땅을 박차며 사라졌다.

그가 향한 곳은 파천제가 가주로 있는 사신가였다.

먼저 간 사제들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사제들을 따라갈 수 있었다.

“여기서 무얼 하는 것이냐.”

예상대로라면 사신가의 정문을 박살 내고 안쪽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한데 사제들은 사신가의 정문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그게…”

“똑바로 말하지 못하나!”

“각성자들이 내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뭐?”

“저들이 무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걸 말이라고!”

“정말입니다.”

철의 사제들도 당황했다.

철의 영역에선 내공과 마력 사용이 불가.

능력을 모두 잃은 일반인이어야 했다.

한데 사신가의 각성자는 내공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너무도 당황해 다시 공격하는 걸 깜빡할 정도였다.

“나와라. 내가 직접 하겠다.”

그들이 답답한지.

안테로가 앞장섰다.

그의 앞에는 거대한 체구를 가진 남자가 버티고 서 있었다.

무극단주 사형준.

파천제의 오른팔이 사신가의 문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안테로의 등장에 사형준이 입을 열었다.

“네가 저들의 우두머리인가?”

“신의 사도는 모두가 형제. 우두머리란 말은 옳지 않다.”

“무슨 연유로 사신가를 공격하려는 거지?”

“네 주인에게 듣지 못했나?”

“….”

“듣지 못했나 보군. 네 주인은 신탁을 거부하고 신을 모독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철의 사제들은 사신가를 징치하러 온 것이다.”

안테로가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누가 성직자 출신 아니랄까봐.

자세히도 말한다.

“문을 순순히 열고 신의 사도를 맞이해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거절하지.”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 사형준이었다.

이에 안테로가 당황해했다.

천벌의 패널티가 걸려 있을 텐데 저 당당함은 뭐란 말인가.

알 수 없는 불안에 안테로의 얼굴이 굳었다.

“결국 피를 보게 만드는구나.”

안테로가 쌍단검을 꺼냈다.

그를 철의 그림자로 만들어준 무기였다.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다!”

안테로가 사형준을 향해 쇄도했다.

그가 쇄도하는 도중에 사라졌다.

인기척 또한 지워진 상태.

사형준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안테로의 기운을 찾았다.

* * *

한편.

이준은 그리에스와 함께 어딘가를 가고 있었다.

“저게 사도들의 능력이라 이 말이지?”

하늘에 펼쳐진 거미줄.

오직 신성력을 가진 존재만이 볼 수 있는 기운이 펼쳐져 있었다.

하나 이준은 신성력의 기운도 읽는 게 가능했다.

그는 자연경 끝자락.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였다.

“신의 영역 안에선 내 마력도 통하지 않게 돼.”

“나한테는 안 통해.”

“저건 천계의 신이 직접 내린 힘. 너라도 힘을 잃게 될 거야. 그러니까 신의 영역을 빨리 파괴해야만 해.”

“으아아함.”

이준이 졸린지 하품을 했다.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듣고 있어.”

“장난치다가는 네 가문이 위험해.”

그리에스의 걱정에도 이준은 계속 딴 짓을 했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행동이 너무도 굼떴다.

‘내가 이 녀석을 잘못 본 걸까?’

가문이 위험한 상황에도 태평했다.

마치 가솔들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분명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아끼는 성격이었는데….’

그리에스가 혼란을 느꼈다.

용계에서 보던 이준과는 전혀 달랐으니까.

“다 왔다.”

“여긴 왜?”

“네가 신의 영역을 무너트리라며?”

“여긴 기둥도 아니야. 그냥 하나의 독립된 선의 영역일 뿐이라고. 신의 영역을 무너트리려면 명동 대성당부터 노려.”

“그럴 필요 없어.”

“내 말 들으라니까.”

[퍽이나 네 말을 듣겠다.]

삼두가 그리에스를 보며 혀를 찼다.

이준은 이미 자신의 행동을 정하고 움직였다.

그가 명동 대성당이 아닌, 영등포로 온 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그리에스만 복장 터지는 것.

삼두는 그리에스를 안쓰럽게 보았다.

그녀의 조언에도 이준은 작은 성당으로 들어갔다.

이곳 또한 빈 건물.

사람이 없어야 했지만 그 안에는 촛불과 함께 사제들이 기도하고 있었다.

“치, 침입자다!”

“밖에는 결계가 처져 있을 텐데 이곳에 어떻게 들어온 거지?”

“신의 사도라는 것들이 결계 좀 제대로 된 걸 써라. 너무 쉽게 뚫리네.”

이준은 그 어떠한 물리적인 힘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걸어와서 문을 연 게 다였다.

[사신기가 알아서 파훼한 거잖아!]

그랬다.

이준이 걸어서 결계를 통과한 건 다름 아닌 사신기 때문.

사신기는 이준 앞에 놓인 장애물을 전부 없애주었다.

그의 뜻이 아니더라도 걸림돌이 없게 만들어주는 게 사신기였다.

“막아!”

이준의 말에 사제들이 신성력으로 공격했다.

그들이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빛은 광선이 되어 쏘아졌다.

하지만 광선은 이준에게 닫기 전에 소멸됐다.

“헉!”

“우리들의 공격이 안 통하다니.”

“신의 영역에선 내공을 사용할 수 없을 텐데…?”

사제들의 눈동자가 한껏 커졌다.

여태껏 이런 적은 한 번도 없다는 듯 당황해 했다.

“너희가 먼저 공격했으니까 미안하다고 안 할게.”

이준은 발을 굴리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들의 몸이 허공으로 떴다.

우득-

우두드득-

기괴한 소리와 함께 허공에 뜬 사제들이 괴이한 각도로 꺾였다.

“으아악!”

남아 있는 사제가 엉덩방아를 찍으면서 소리쳤다.

동료들의 즉사.

순식간에 전멸했다.

보고도 믿기지 않은 광경이었다.

“살고 싶지?”

이준의 말에도 혼자 남은 사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덜덜 떨기만 할 뿐이었다.

“살고 싶으면 네가 따르는 신관이 있는 곳으로 날 안내해.”

안테로를 순순히 살려준 이유였다.

사제 중 지정 전이 마법을 읽힌 이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제, 제가 말입니까?”

“여기에 너 말고 누가 있어?”

다른 사제와 달리.

살아남은 사제는 특별한 스킬이 있었다.

지정 전이 마법.

대상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마법이었다.

“너 설마 철의 사도에게 직접 가려고?”

“응.”

“안 돼. 철의 사도는 사제들하고 완전히 달라.”

“그래서?”

“네가 위험해질지 모른다고.”

“너 용신족 출신 아니야? 왜 이렇게 겁이 많아?”

그리에스는 신의 사도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용계에서 인계를 내려보기도 했으며.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경고도 있었다.

사도에게 접촉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드래곤도 꽤나 많았다.

그 때문에 그리에스는 신의 사도를 경계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조용히 해. 옆에서 계속 쫑알쫑알댈 거면 앞으로 따로 오지 말고.”

이준의 매몰찬 말에 그리에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걱정을 해줘도 지랄이었다.

이준은 그리에스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빨리 하지?”

이준의 말에 사제가 하는 수 없이 마법을 사용했다.

발밑에 새겨진 마법진.

이준과 그리에스의 몸이 서서히 사라졌다.

혼자 남게 된 사제는 이준이 사라지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사실을 빨리 안테로 님께 컥!”

사제가 피를 뿜어냈다.

죽은 피였다.

내장 찌꺼기도 섞여 나왔다.

“어, 언제!?”

언제 공격을 가했는지.

인지도 못한 사이 내부가 엉망이 된 것이다.

얼마 가지 못해 사제가 쓰러졌다.

모든 사제가 죽자.

제단에서 솟구치던 신성력이 끊겼다.

그저 한 줄기에 불과한 빛.

하지만 모든 줄기가 이곳 영등포를 작게나마 지나쳤다.

* * *

핏-

사형준의 팔에서 피가 튀었다.

순식간에 상처가 났다.

‘특이한 살수다.’

마력이 아닌 신성력을 쓰는 암살자였다.

어둠과는 거리가 먼 살수.

빛을 이용해 자신의 움직임을 감추고 있었다.

번쩍!

‘온다.’

사형준은 오직 기감에만 의존했다.

빛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

눈을 떠 봤자 앞이 안 보였다.

‘왼쪽 아래.’

사형준이 내기로 다리를 감쌌다.

검이 잘라 와도 상처 하나 없어야 했다.

하나.

핏-

단검은 옷을 뚫고 피부에 상처를 내었다.

피가 튀며 바지를 가득 적셨다.

‘패널티만 없었어도 다치지 않았을 텐데.’

[신이 천벌을 내립니다.]

[내공 사용자로 패널티가 부가됩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내공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각성자는 오직 철의 사제뿐입니다.]

[천무의 능력으로 패널티가 40%만 적용됩니다.]

온전한 상태라면 상대를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최고전력의 60%만 발휘할 수 있는 상황.

다른 가문보다는 나은 입장을 가지고 있으나.

힘을 전부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답답했다.

“이것으로 끝이다!”

다시 한번 빛이 시야를 가렸다.

이번에도 상대를 찾을 수 없었지만.

방어를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내공으로 몸을 감싸는 순간.

적의 단검이 근처까지 왔다는 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사형준의 홀로그램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천벌의 힘이 약해졌습니다.]

[가해졌던 패널티가 20%만 적용되었습니다.]

패널티가 약해졌다.

전력의 20%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고작 20%였으나 사형준에게는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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