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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531화 (528/705)

제514화

검술은 어떤가.

무공의 검법은 내공에 속성을 담아도 보이는 임팩트는 미미했다.

검은색이나 붉은색, 푸른색의 진하기 정도랄까.

하나 마력으로 펼치는 검술은 달랐다.

원래부터 속성과 하나라도 되는 듯.

검은 불꽃을 화려하게 뿜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확실히 마력을 뽑아 펼치는 검술이 임팩트가 컸다.

검은 군주의 검술이 특이하기도 했고 말이다.

‘나쁘지 않아.’

동영상을 본 감상이었다.

사실 마법에 대한 호기심만 있을 뿐.

딱히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혼원신공과 무극기만 있어도 무적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자랑했으니까.

마법을 익혀서 뭐 하나.

패천기공 하나만 익히는 것도 벅찬데.

하나 검은 군주 파르가의 마법은 익혀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여태껏 본 마법 중 제일 강해보였으니까.

‘나중에 한 번 사용해봐야겠어.’

파르가의 고서를 회수한 이준이 몸을 돌렸다.

그가 한 발을 내딛어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페리모어 가주 앞에 도달했다.

“허어억!”

페리모어 가주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제 돌아갈까요?”

볼일을 다 봤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다, 다 끝난 겁니까?”

“네.”

페니모어 가주는 위엄도 잊은 채 말을 더듬었다.

그의 머리에는 이준에 대한 공포가 각인 됐다.

조금 전까지 뿜어낸 살기는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저 기운이 전부가 아니라면?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려왔다.

페니모어 가주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애써 몸을 일으켰으나.

이전처럼 이준의 두 눈을 똑바로 마주 볼 순 없었다.

이준의 눈을 슬쩍 피한 페니모어가 가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하, 하겠습니다.”

“준비할 게 뭐가 있어요. 달려가면 되지.”

“제가 편하게 모시….”

“괜찮아요. 지금 바로 출발할까요?”

이준이 고개를 옆으로 꺾었다.

뼈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준비 운동을 끝낸 이준이 페니모어 가주를 향해 말했다.

“천천히 따라오세요.”

이준은 그 말을 남기고 경공을 펼쳤다.

감쪽같이 사라진 그의 뒤를 페니모어 가주가 멍하니 봤다.

“가주님.”

페니모어 가주는 가솔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이런!”

페니모어 가주는 이준을 놓치지 않기 위해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두 사람이 사라지니 덩그러니 남은 가솔들.

그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 * *

페니모어 가주는 이를 악물고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공간을 가르며 이동하고 있지만.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준과의 간격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그는 그저 뒷짐을 진 채 허공에서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금방 따라잡을 거라 생각했지만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이 또한 이준이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거대한 벽.

그의 앞에선 모든 의욕이 상실되었다.

‘이동 스킬 만큼은 무공보다 마법이 앞선다고 여겼는데.’

마법의 이동 스킬은 헤이스트, 블링크, 텔레포트가 있었다.

헤이스트는 발놀림을 빠르게 하는 마법.

경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었다.

블링크부터는 상위급 이동 스킬.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원하는 지점만큼 이동할 수 있어 마법사에게는 필수 스킬이었다.

최상위 이동 스킬인 텔레포트는 어떤가.

공간을 접어서 이동했다.

최상위급 경공과 비교해도 텔레포트를 따라올 순 없었다.

한데 페니모어 가주는 텔레포트를 가지고도 이준을 따라잡지 못했다.

‘파천자는 대체 어떤 무공을 지니고 있는 거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해 불가의 인간.

그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미궁으로 빠졌다.

“왜 이렇게 느려요. 이러다가 해가 지겠네요.”

심지어 이준은 경공을 펼치면서 말하고 있었다.

현재 바다를 건너는 상황.

내공이나 마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바로 바다에 빠진다.

그런데 너무 느긋하게 말을 걸어오는 게 아닌가.

“열심히 따라가 억!”

페니모어 가주는 이준의 말에 대답하다가 마력이 흩어지는 걸 느꼈다.

집중이 흐트러지니 텔레포트가 끊긴 것.

그는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다시 마력에 정신을 집중했다.

발이 물에 닿기 전.

페니모어 가주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의 행동에 이준이 혀를 찼다.

“생각했던 것보다 마력 분배를 훨씬 못하시네요. 수련 좀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이준의 나무람에도 페니모어 가주는 반박하지 못했다.

입을 꾹 다물고 텔레포트를 사용할 뿐이었다.

대꾸가 없음에도 이준은 페니모어 가주에게 계속 말했다.

“대륙도 쉽게 넘나들지 못하는데 어떻게 카오스 몬스터를 상대하겠어요. 마인들은 어떻고요. 현실에만 안주하다간 다 죽습니다.”

이준의 조잘거림은 페니모어의 정신 집중을 방해했다.

뭔가 묘하게 거슬리는 말투.

꼽을 주는 건 아니지만 화가 나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갑자기 넓은 바다에서 몬스터가 나오면 어떻게 대응하시려고요. S급 끝자락에 있는데 바다에서 객사했다는 소문이 들리면 안 되잖아요?”

페니모어 가주는 이를 악물었다.

전날에는 지금처럼 쉬지 않고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한국으로 갔다.

텔레포트는 어지간한 마력량으로는 사용하는 게 불가능.

각종 영약으로 떡칠한 페니모어 가주니까 지금까지 버티는 것이다.

뿐인가.

한 시간 전에 대륙간 이동 텔레포트를 열었다.

마력의 상당량이 소모됐다.

호흡법을 사용해 마력을 채우려 했으나 이준의 파멸적인 기운을 막느라 마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다시 전력을 다해 텔레포트를 사용하는 상황.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정말 오랜만에 마력을 원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힘드신 것 같은데 좀 쉬었다 갈까요?”

“아닙… 하악 니다…”

페니모어 가주의 얼굴은 창백했다.

핏기 한점 없는 얼굴.

쇼크가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허약해서야 되겠어요? 아드님의 장래를 생각하기 전에 가주님부터 수련을 받아야겠네요.”

이준은 눈을 빛냈다.

마법 각성자를 한 번도 가르쳐 본적이 없었다.

페니모어 가주는 S급 끝자락.

만약 그를 성장시켜주고 특성을 개화시킨다면 얼마나 많은 테크트리 포인트가 보상으로 주어질까.

파르가의 고서도 공짜로 줬겠다 그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악… 하악…”

“안 되겠다, 가주님부터 깨달음을 얻어야겠네요.”

“…예? 하 억!?”

이준은 페니모어 가주의 허리를 들쳐매고 냅다 경공을 펼쳤다.

이전과는 다른 속도.

이준이 지나갈 때마다 거대한 해일이 일어났다.

페니모어 가주는 어지럼증을 느껴야만 했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 *

이준이 학교에 도착한 건 순식간.

그가 경공을 멈추자.

“우웁!”

페니모어 가주는 참았던 구토를 하고 말았다.

“우에엑!”

“너무 허약하시네. 그치 파랑아.”

[응. 약해 약해.]

“요즘 각성자들 죄다 등급 올라서 강해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네.”

페니모어 가주는 이준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다.

‘네가 탈인간적으로 강해서 그래 보이는 거다’라고 말이다.

이준의 말도 옳긴 했다.

파천혈신이 이준에게 죽은 이후.

각성자들은 한 번의 격이 상승했다.

이전보다 배는 강해졌다는 소리.

그럼에도 이준이 볼 때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오늘은 쉬고 일정을 정해야겠다.”

이준은 페니모어 가주를 뒤로하고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이야기는 잘 나누고 있었을까요?”

“아.”

“그게…”

“답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겠죠. 마인 건은 차차 생각해보고 오늘은 쉬세요. 내일 빡센 일정이 기다릴 거예요.”

“예?”

“무슨 말씀이신지…?”

학부모들의 눈이 커졌다.

다음 일정이라니.

들어보지 못했다.

자식의 문제로 가문의 일도 미루고 온 상황.

이곳의 일을 끝내면 바로 가문으로 돌아가야 했다.

“설마 제가 선물만 받고 학생들의 잘못을 용서할 거란 생각을 한 거예요?”

“음.”

“그건… 아니지만.”

“이러시면 곤란한데. 이참에 돌아가실 때 자녀들도 데려가실래요?”

이준의 협박과도 비슷한 말에 학부모들이 화들짝 놀라했다.

“안 됩니다!”

“다,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한국으로 오기 전 이미 가문의 일은 미뤄놨습니다.”

“그렇죠? 전 또 고작 사과만 하고 간다고 해서 실망했지 뭡니까.”

“하, 하. 그럴 리가요.”

“제가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한국으로 온 겁니다. 걱정마십시오.”

학부모들이 어색하게 웃었다.

이준은 그런 이들을 향해 일정을 설명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떤 걸 배우게 될지 속성으로 직접 체험할 겁니다. 기간은 삼일. 바쁜 여러분을 위해 특별히 짧게 잡았어요.”

“저희가 직접 배웁니까?”

“저는 괜찮은데….”

“아이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전에도 말했다시피 학부모님들이 직접 체험을 해봐야 자식들이 왜 무공 각성자에게 강의를 듣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삼일은 너무 깁니다.”

“가문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조금만 더 저희의 편의를 봐주시면 안 되는지요?”

“여러분이 저보다 바쁜가요? 제가 한가해 보입니까?”

이준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학부모들이 움찔했다.

음성에는 그 어떠한 살기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낮게 깔린 목소리일 뿐인데 사위를 짓누르는 느낌.

학부모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격렬하게 저었다.

“다, 당연히 파천자께서 더 바쁘시지요.”

“저희 따위가 파천자 님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파천자님 앞에서 허언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학부모들이 잔뜩 움츠러들어 있을 때였다.

“퉷, 전 하겠습니다.”

구토를 다 한 페니모어 가주가 손목으로 입을 닦으며 말했다.

“아주 좋은 자세네요. 페니모어 가주님은 가산점을 드리겠습니다.”

“저, 저도 하겠습니다.”

“전 이미 준비를 마쳤습니다.”

페니모어 가주가 강의를 체험한다고 하니.

다른 학부모들도 마지못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모두 찬성하는 걸로 알게요. 오늘은 쉬고 내일 뵙죠. 아, 그리고 여러분을 가르칠 교수는 제가 아닙니다.”

“예?”

“파천자님께서 강의를 체험시켜주시는 게 아니었습니까?”

“저희를 누가 가르친다고.”

이준에게 수련받는다면 중요한 일정도 미룰만 했다.

한데 다른 교수가 체험을 시켜준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

굳이 배워야 할까.

다시 의문이 들었다.

“자녀들을 가르칠 교수가 여러분을 지도할 거예요.”

이준은 박은비와 서혜지, 남선호를 가리켰다.

세 사람은 학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당황해했다.

학부모들의 등급은 못 해도 S급 초입.

세 사람이 가르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선생님 이건 좀.”

“차라리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박은비와 서혜지도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하나 이를 받아들일 이준이 아니었다.

“평소 강의대로 진행하면 돼. 보조는 내가 해줄 테니까.”

이준이 보조를 해준다는 말에 세 사람은 그제야 안심했다.

그나마 부담을 덜었다.

“알았어요.”

“한 번 해볼게요.”

“그럼 내일 보죠. 강의 시간은 9시입니다.”

모든 게 정해지자 이준 학부모에게 인사를 한 후 사라졌다.

웅성웅성.

이준이 사라지자 학부모들끼리 모였다.

“이게 맞는 겁니까?”

“파천자 님의 말이라지만 저희는 명색에 한 가문의 수장인데.”

“허, 가문에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건만.”

“페니모어 가주께서는 정말로 강의 체험을 하실 겁니까?”

모든 학부모의 시선이 페니모어 가주에게로 향했다.

이곳에 있는 이들 중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은 페니모어 가주였다.

“이미 한다고 했으니 따라야하지 않겠소. 그리고 파천자께서 교수들의 보조를 하기로 했소. 한 번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오.”

그는 이준의 진면목을 봤다.

저 교수들은 파천자가 키운 이들.

일반 각성자 출신이기에 더욱 강의를 체험해야만 했다.

어떤 식으로 훈련했으면 일반 각성자가 가문 출신 각성자를 뛰어넘어 강자가 됐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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