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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34화 (432/705)

제430화

[혼원신공(SSS)이 12성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부터 패천기공(EX)를 사용하셔도 패널티를 덜 받습니다.]

[천살성(기본)이 각성했습니다.]

[생명이 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폭주하지 않습니다.]

[마신지체가 각성했습니다.]

[내공에 제한이 없습니다.]

[그 어떤 무공도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

……

……

[기본 능력치와 특별치가 MAX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올릴 수 있는 능력치가 없습니다.]

‘아.’

뿌듯했다.

모든 능력치가 10이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MAX에 도달했다.

재능의 한계도 천장을 뚫을 지경이다.

[천살성과 마신지체의 각성으로 혼원신공의 등급이 상향됩니다.]

[혼원신공(SSS) -> 혼원신공(EX)]

[혼원신공(EX)으로 인해 그 어떤 마기에도 데미지를 받지 않습니다.]

“혼원신공의 등급이 EX!?”

목소리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혼원신공의 등급은 SSS급이 끝일 줄 알았다.

성장형 무공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EX급으로 등급이 조정되었다.

SSS급 혼원신공도 엄청난데 EX급은 얼마나 대단할까.

흥분이 올라왔다.

하지만 자신과는 달리 흑염마조는 이미 알고 있는 듯 대수롭지 않아 했다.

[혼원신공이 EX급이라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보다 놀라운 건 천살성과 마신지체를 동시에 각성한 거지.]

천살성과 마신지체를 동시에 각성한 인간은 이준이 처음.

흑염마조가 눈을 뜬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인간도 두 개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지 못했다.

하나만 있어도 피에 굶주린 살귀가 됐으니.

두 개의 특성을 모두 가진다면 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

그런데 이준은 흑염마조의 예상을 뒤엎어 버렸다.

“뭐야? 너 혼원신공 등급이 EX인걸 알고 있었던 거야?”

[작은 주인이 익힐 수 있게 등급이 내려가 있었다. 지금 등급이 정상이야.]

“사부님도 그러면 EX급 혼원신공을 가지셨어?”

[당연하지. 설마 작은 주인만 특별하다고 생각한 건가?]

“뭔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인데.”

[큰 주인은 본좌가 처음으로 인정한 인간이다. 고금제일인의 수식을 그냥 얻은 게 아니야.]

“정말 괴물 같은 분이셨네.”

이준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고금제일인.

세상에서 제일 강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자신의 사부였다.

[본좌가 두 번째로 인정한 인간이 작은 주인이니 실망하지 마.]

“아이고 고맙네요.”

[영혼 없는 목소리는 본좌만의 착각인가.]

“아닌데. 한껏 우러나와서 말했어.”

[음… 찜찜하군.]

흑염마조와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메시지도 전부 떴다.

그중에는 파랑이의 메시지도 있었다.

[파랑이가 혼돈의 마기를 포식했습니다.]

[블랙급 보스 몬스터에 올랐습니다.]

[태생이 절대종으로 완벽히 변했습니다.]

[절대종의 종류를 찾고 있습니다.]

[1%…55%…99%….]

[혼돈의 마기로 인해 종이 변했습니다.]

[파랑이에 맞는 절대종의 종류가 없습니다.]

[새로운 절대종의 탄생을 알립니다.][탐욕종 -> 탐종]

[비어 버린 탐욕종 자리에 새로운 몬스터가 올랐습니다.]

이준은 메시지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리 귀여운 파랑이가 정말 탐욕종이었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다행인 건 종이 변했다는 것.

탐욕이 아니라 이제는 탐이었다.

탐 또한 탐욕 못지않게 요상한 몬스터였지만 그나마 나았다.

적어도 괴상한 모습으로는 변하지 않을 테니까.

“휴우우. 십년감수했어.”

이준이 큰 숨을 내쉬자.

[내가 그렇게 걱정됐어?]

어디선가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았지만 흑염마조와 파랑이 말고는 없었다.

[어딜 봐. 나 여기 있잖아.]

“누구야?”

[나야 나. 파랑이.]

“파랑이?”

이준이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똘망똘망한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파랑이.

잠시의 침묵 끝에 화들짝 놀랐다.

“파, 파랑이가 말을 해? 조야. 들었어? 파랑이가 말을 한다고!”

파랑이는 항상 뀨로만 대답 했다.

등급이 높았으나 말은 하지 못했던 파랑이였는데 드디어 말하게 된 것이다.

[들었다. 오랜만이군.]

[성화 좀 그, 그만 뿌리실래요? 저 무섭거든요.]

파랑이가 이준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

녀석은 흑염마조로 인해 다리를 벌벌 떨었다.

그토록 용감하던 파랑이었는데 지금은 겁쟁이가 됐다.

“너는 모르는 게 뭐야? 파랑이를 원래부터 알았던 거야?”

[본좌가 모르는 건 이 세상에 없다.]

흑염마조가 날개를 활짝 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어깨가 한껏 올라간 모습이었다.

[그리고 녀석을 원래 알았던 건 아니다. 본좌는 탐을 알고 있었고 그 녀석이 파랑이의 모습으로 깨어난 거지.]

[주인님. 저분 좀 치워 주시면 안 될까요…?]

파랑이의 간곡한 부탁이었다.

녀석은 여전히 몸을 떨며 품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안 했다.

“조야. 파랑이 왜 이러는 거야?”

[잊었나? 본좌의 존재는 모든 몬스터의 위에 서 있다. 몬스터라면 당연히 본좌를 보고 두려워하는 게 옳은 행동이다.]

굉장히 오만한 말.

무극자 사부와 오래 있어서 그런지.

말투가 꼭 사부와 판박이었다.

“장난치지 말고.”

[정말이다.]

“파랑아. 너 조한테 맞았니?”

[…저분이랑 제가 상성이 안 좋아요….]

“아군인데 어쩌냐. 앞으로 친하게 지내야 하는데.”

[아량이 넓은 본좌가 양보하지.]

흑염마조가 성화를 꺼트렸다.

존재감이 확 줄어들자 그제야 파랑이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이제 좀 괜찮아요.]

“쪼그만 게 엄청 용감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파랑이 겁쟁이네.”

[아니에요! 저분이랑 상성이 안 좋아서 그렇지 다른 몬스터였다면 이러지 않았을 거예요.]

“조를 너무 높여 주는 거 아니야? 쟤 안 그래도 콧대가 높은데 하늘을 뚫겠다.”

[흥. 본좌가 대단하다는 건 이미 지겨울 정도로 안다.]

“인정해 줄게.”

그 말을 끝으로 이준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천중호수의 중앙.

그 많던 물이 증발해 있었다.

샥쿠와 샤크로아들이 사는 곳.

물이 없다면 샤크로아의 입장에서는 곤욕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형 몬스터라지만 물에 주기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게 샤크로아였으니까.

“이거 어쩌냐. 물을 퍼서 옮겨야 하나?”

금역에 몬스터가 많다지만 물을 나르는 건 한 세월이 걸릴 것이다.

흑염마조와 파랑이는 불 속성을 지녔다.

파랑이에게 얼음 속성도 있으나 물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나마 물 속성을 지닌 몬스터는 딱 한 마리뿐이다.

“황금이가 있었지?”

만년금구인 황금이라면 비어 있는 천중호수에 물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때마침 황금이가 이곳으로 왔다.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이에요. 막내 공자님.]

“걱정해 줘서 고마워 황금아. 미안한데 천중호수에 물 좀 채워 줄래? 내가 다 날려 버려서 난감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금방 채울게요.]

[황금이가 ‘천변’을 사용했습니다.]

[4대 성지의 금역, 천중호수에 폭우가 내립니다.]

황금이가 천변 스킬을 사용하자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다.

잠시 후에는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

[저 가식적인 놈.]

[저도 저분은 좀 싫어요.]

흑염마조와 파랑이가 황금이를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황금이한테 왜 그래? 내가 내공을 컨트롤하는 동안 싸웠냐?”

[작은 주인은 저 녀석의 진면목을 모른다. 가면을 단단히 쓰고 있어.]

“황금이가?”

[그래. 조심해.]

[제가 그렇게 싫은가요?]

[이제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게 어때?]

[본 모습이라니요.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역겨워서 더는 이곳에 못 있겠군. 작은 주인. 난 돌아가겠다.]

흑염마조가 게이트를 열어서 나가 버렸다.

얼마나 사이가 안 좋길래 몇 마디 나눴다고 저러는지.

“황금이 네가 이해해. 조 녀석 성격이 워낙 지랄맞잖아.”

[전 괜찮아요. 막내 공자님.]

“나도 이제 게이트를 나가 봐야 하거든? 다음에 보자. 너희들도 고생했어.”

이준이 몬스터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게이트를 나갔다.

황금이가 이준이 사라진 방향을 보며 중얼거렸다.

[천살성과 마신지체를 동시에 각성한 인간이라… 점점 재밌어지고 있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기대가 돼.]

이준에게 말할 때와는 상반된 음성.

순수한 목소리가 아닌, 어딘지 모르게 음흉한 목소리였다.

* * *

최미진의 거처에서 이휘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어떠니?”

“잠깐만요.”

이휘의 손 앞에는 마법 인장이 그려져 있었다.

그 마법 인장은 누워 있는 사람을 훑고 지나갔다.

“힘을 찾지 않아도 된다. 제발 제정신으로만 있게 해 다오.”

죽은 듯 눈을 감고 있는 남자는 폐인이 된 이신이었다.

“후우.”

잠시 후 이휘가 마법 인장을 거둬들였다.

“끝났어요. 어머니. 형, 일어나 봐.”

그가 이신을 흔들어 깨웠다.

“으음….”

이신이 상체를 일으켰다.

“…물….”

쩍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자 최미진이 컵에 담긴 물을 건넸다.

물을 마신 이신이 정신을 차리며 두 사람을 보았다.

“어머…니랑 휘아?”

“정신이 드니?”

“형. 오랜만이야.”

“어떻게 네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지. 그런데 이 꼴이 뭐냐. 아주 엉망이던데.”

“큭! 이준 그 새끼가!”

“화를 가라앉히고 힘을 움직여 봐.”

“난 이제 내공을….”

“날 믿고 힘을 끌어내.”

이휘의 미소에 이신이 내공을 돌려 보았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단전에서 내공이 올라오는 게 아니었다.

심장 부근.

그쪽부터 낯선 기운이 전신으로 퍼지고 있었다.

“어때?”

“어떻게 된 일이지!?”

“형 몸에 있는 건 마나야.”

“마나? 서양의 각성자만 지닐 수 있는 그 마나 말이야?”

“맞아. 단전이 박살 났으면 마나를 사용하면 돼.”

“네 말은!?”

“다시 힘을 되찾았다는 소리지. 형 소식을 듣고 내가 베네로딕 님께 얻어온 영약의 힘이야.”

“영약…? 베네로딕…?”

“내 스승님의 성함이야.”

“대단한 분을 스승으로 뒀어….”

이신이 손을 쥐었다 폈다 반복했다.

폐인이 되어 몸이 망가졌으나 각성자였다.

새로운 힘에 적응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분께 고맙다고 절을 해야겠어.”

“나중에 인사시켜 줄게. 지금은 새로운 힘부터 배워.”

이휘가 이신에게 책을 한 권 줬다.

“마법서?”

“마나를 얻었으니 이제 마법을 배워야겠지? 체술로 이루어진 마법인데 형이라면 빠르게 익힐 수 있을 거야.”

이신이 감격에 빠졌다.

깊은 절망 속에서 생긴 희망이었다.

다시 각성자로 돌아갈 수 있는 말.

가슴 속에서 사그라졌던 불꽃이 다시금 피어올랐다.

“고맙다. 이 형이 네게 잘해 준 게 없는데….”

“이준에게 당한 치욕을 열 배로 되갚아 주는 것만 생각해. 가문에 와 보니까 전부 그 새끼 사람으로 도배되어 있더라고. 우리가 알던 예전의 신력권가는 사라진 상태야. 형하고 내가 신력권가를 예전으로 돌려야 해.”

뿌득.

이신이 이를 갈았다.

이준에게 패배해서 단전이 박살 난 게 엊그제 같았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이준!”

폐인으로 지냈던 시간은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았다.

아니, 생각도 하기 싫었다.

이신의 머릿속에는 오직 이준에 대한 복수뿐이다.

“알았어. 내가 널 도울게.”

“그 힘이라면 S급에 도달하는 건 문제도 아닐 거야.”

“S급….”

이신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는 마법서를 양쪽으로 잡고 찢었다.

그리고 새로이 등록된 스킬들.

홀로그램에 나오는 메시지를 보자 비명을 질렀다.

“S급 스킬북이었어!?”

“형이 어느 정도 등급에 오르면 내가 베네로딕 님께 말씀드려서 SS급 스킬을 달라고 부탁드릴 거야.”

“헉! 어, 어머니.”

이신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최미진을 보았다.

최미진은 이신과 이휘의 손을 잡으며 자애롭게 말했다.

“네 동생이 유학 가서 굉장한 스승님을 둔 것 같구나. 너희에게는 축복이야.”

넋을 잃고 있던 이신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의 눈은 흥분으로 가득 찼다.

“당장 수련해야겠습니다!”

이신은 최미진과 이휘가 말릴 틈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폐인이던 아들이 다시 의욕을 되찾자 최미진의 눈에 물이 고였다.

그녀가 막내아들인 이휘의 손을 붙잡았다.

“장하다. 내 아들.”

“이제 시작인걸요.”

“네가 형을 강하게 만들어 다오.”

“그럴 생각이에요.”

“그래. 이 어미는 너희들을 믿는다. 가솔들을 설득하는 건 어떠니?”

“저를 외부 사람 취급하듯 철벽을 치고 있어요.”

“흥. 보는 눈이 그렇게 없어서야. 어느 줄을 타야 하는지 가르쳐 줘야 하지 않겠니?”

“안 그래도 처음 계획대로 변경하려고 했어요. 형을 치료한 것도 이 때문이고요.”

“신이를 통해서?”

“형의 연습 상대로 가솔들을 사용할 생각이에요. 하나씩 망가트려서 가문에 공포를 조장한다면 눈치 빠른 사람은 저희 쪽으로 넘어오지 않겠어요?”

이휘의 말을 들은 최미진이 건물을 떠나가라 웃었다.

“호호호. 처음부터 이 계획으로 가지 그랬니. 괜히 시간을 버린 것 같구나.”

“가솔들이 이렇게 철벽을 칠 줄 몰랐어요. 이제라도 속도를 내야죠.”

“휘아가 어련히 잘하겠다만은 이준이 가문으로 돌아오기 전에 끝내거라.”

“돌아와도 절 말리지는 못할 거예요.”

이휘는 자신했다.

이준이라도 자신을 막지 못할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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