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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79화 (377/705)

제375화

“나한테서 천주의 얼굴이 보인다고? 전혀 다른데?”

[아, 아니야! 내 눈에는 당신이 천주처럼 보여….]

은서단은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벌벌 떨었다.

천주가 그렇게 무서운지.

여제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은서단이 겁을 집어먹었다.

이준도 천주를 떠올렸다.

‘천주가 괴물이긴 해.’

사람들은 자신을 보고 괴물이라 말한다.

하나 진짜 괴물은 따로 있었다.

무극자 사부도 칭찬할 만큼 강한 사람.

천주 진무열이야 말로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천주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경악을 했던가.

그의 기세만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그것도 AA급 각성자들이 말이다.

대항은 불가.

난다 긴다 하는 각성자도 그의 눈빛 하나에 몸이 터졌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 절반을 없앨 수 있는 인간.

재앙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생각만 해도 긴장되네.’

이준의 손바닥에 땀이 맺혔다.

요화인 은서단을 깨울 때도 힘들지 않았는데, 고작 천주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몸이 경직됐다.

고개를 털며 잡념을 날렸다.

‘이걸 이용해서 요화와 거래하면 잘 먹힐 것 같은데?’

쉽게 이야기를 끝낼 것 같았다.

자신을 천주 진무열로 착각하는 그녀.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바로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든 이 자리를 피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내 무극기 때문이겠지?’

무극기는 파천멸기의 상위 호환이었다.

그러니 파천멸기의 기운을 품고 있을 수밖에.

은서단을 압박하는데 제격이었다.

이준은 노골적으로 무극기를 끄집어냈다.

화아악-

“이것 때문에 그런 건가?”

[파, 파천멸기!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될 기운을 네가 어떻게!? 여, 역시 다, 당신은 진무열이었어!]

꺄아아아!

은서단의 귀기가 비명을 질렀다.

미야와키 칸나의 몸으로 숨어들어 가려 했다.

하지만 이준은 은서단을 그냥 두지 않았다.

미야와키 칸나의 몸에 숨어들어 가지 못하게 했다.

“아직 이야기 안 끝났어요.”

[나, 난 잘못 없어!]

“응?”

[혀, 혈신의 시체를 확인했다고 보고한 건 이, 인주가 시켜서 그렇게 말한 거야.]

“인주?”

[정말이야. 당신 사제에게 확인해 보라고!]

뜬금없는 말에 이준이 은서단을 뚫어지게 봤다.

은서단이 천외천과 관련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긴, 같은 시대의 사람이었으니 서로 알고 있을 수밖에.

의외의 수확을 거둘 것 같았다.

이에 반해 은서단은 그의 표정을 보고 오해했다.

그는 잘생겼지만 얼굴이 굉장히 차가웠다.

해맑게 잘 웃어서 그렇지, 무표정으로 있으면 얼음을 상대하는 느낌이랄까.

[흐윽!]

이준의 표정에 은서단이 기겁했다.

덜덜 떨고 있는 몸이 더욱 들썩였다.

‘사부에 대해서 아는 모양인데? 한 번 떠 봐야겠어.’

이준은 표정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자세히 말해 봐.”

[다, 당신의 사제가 협박했어. 혈신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하면 모두가 당신에게 죽임을 당할 거라고. 차라리 숨이 끊어져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하라고 시켰단 말이야!]

“제자에게 암습을 당하셨다더니. 사부님의 말씀이 정말 맞았네. 타인한테 들으니 현실감 있게 느껴져.”

이준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무극자 사부가 이 이야기를 할 때 얼마나 한이 맺혔는지.

그 감정이 절실히 느껴졌다.

이 일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를 안 해 주셨지만.

요화에게 들으니, 가슴이 들끓어 올랐다.

[제,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줘. 이 몸에서 사라지면 난 영원히 소멸되고 말 거야!]

이준이 화났다고 느꼈는지 은서단이 싹싹 빌었다.

그를 천주 진무열로 착각하는 그녀.

이준은 그녀를 향해 말했다.

“내가 용서해 주면?”

[당신이 말하는 건 뭐든지 할게.]

“뭐든?”

[으, 응. 제발 살려 줘.]

은서단도 천외천과 한패였다는 생각에 이준은 그녀에게 존대하는 걸 때려치웠다.

천외천은 무극자 사부를 죽음으로 몰아간 단체.

존중해 줄 가치가 없었다.

‘천주를 이렇게 무서워하는데 전생에는 어떻게 칸나를 도와준 거지?’

은서단은 전생에 미야와키 칸나와 몸을 공유하며 천외천에게 대항했다.

천주를 무서워하는 은서단이 칸나를 도운 이유가 뭘까.

궁금증이 생겼으나 이내 생각을 집어치웠다.

굳이 알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미야와키 칸나가 어떻게 은서단을 설득했는지는 모르나 이젠 자신으로 하여금 칸나를 돕게 될 거니까.

“그러면 몸의 주인과 계약해.”

[그, 그것뿐이야?]

“그 어떤 상황에도 몸의 주인을 해치지 않겠다고 맹세해.”

[어렵지 않아.]

“그리고 그녀가 다치지 않게 도와줘.”

[알았어.]

은서단이 고개를 격렬하게 끄덕였다.

빨리 이준과 대화를 끝내고 싶었다.

이준의 말이 끝나자 은서단은 미야와키 칸나와 계약을 진행했다.

끼이이익!

귀기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강력한 귀기가 오사카 전역을 강타하고 순식간에 칸나의 몸으로 사라졌다.

끔찍할 정도의 귀기.

일반 각성자는 감당하지 못할 힘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미야와키 칸나가 눈을 떴다.

“준, 준 사마!?”

그녀는 이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은서단이 그녀를 움직였던 것.

눈을 뜨고 처음 본 사람이 이준이자 화들짝 놀랐다.

“몸에 이상은 없어요?”

“모, 몸이요?”

미야와키 칸나가 몸을 살폈다.

그러다 눈을 함지박만 하게 떴다.

“내, 내공이 생겼어요!”

“앞으로 요화가 칸나를 도와줄 거예요.”

“요화를 깨우는 데 성공한 거예요?”

“네. 칸나가 말을 걸면 요화가 응답할 거예요. 전 저놈들을 처리할 테니 대화 나눠 봐요.”

이준이 환하게 웃었다.

미야와키 칸나가 멍하니 그의 미소를 봤다.

그저 빛.

서광이 이준에게 내린 것 같았다.

‘준 사마가 요화를 깨워 주셨어! 그 준 사마가 말이야….’

그녀는 몸을 돌린 이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자 그녀에게 요화가 말을 걸어왔다.

* * *

이준은 얼어붙은 침입자에게 걸음을 옮겼다.

“파랑아. 녹여 줘.”

“뀨.”

파랑이가 앞발로 땅을 툭툭 건드렸다.

그러자 얼음덩어리가 일시에 깨졌다.

“하악… 하악…!”

“이, 이게 허억… 뭐야….”

“모, 몬스터라니….”

미즈노 뱅크 각성자들이 쓰러지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몬스터의 얼음 공격.

그보다 놀란 건 프리징 이후였다.

몸은 얼어붙은 상태였는데 이성은 그대로였다.

심지어 주변의 대화도 다 들리는 게 아닌가.

마치 얼음 공간에 갇힌 느낌이었다.

그 덕분에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됐다.

한국의 최강자.

창제 이준이었다.

“허억… 우리가 상대할 수… 허억 있는 자가 아니야….”

“창제가 미야와키를 돕다니….”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아마도….”

그들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창제의 성격은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망나니, 살귀, 포악 등.

매일 같이 손에 피를 묻히고 살아간다고 소문이 났다.

그리고 그의 눈 밖에 난다면 살아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다.

“누구부터 나랑 대화할래?”

이준이 그들을 보며 씩 웃었다.

그의 입꼬리가 말아 올라갔다.

그를 잘 아는 자들이 봤다면 경기를 일으켰을 터.

하나 이곳은 일본이었다.

지금 지어진 미소가 어떤 의미를 담은 건지 모르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이준에게 잔뜩 겁을 집어먹은 미즈노 뱅크 각성자였지만, 객기를 부렸다.

“우리에게 정보를 알아낼 생각은 하지 마라!”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겠다.”

“아주 결의가 가득하네?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볼까?”

이준이 그들 중 한 명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억!”

한 명의 몸이 허공을 떠 이준의 손아귀로 들어왔다.

[모투술(S)을 사용했습니다.]

남자의 기억이 이준의 머리로 들어왔다.

‘미즈노 뱅크 각성자들. 회장의 지시로 그동안 미야와키 칸나의 요화를 막아 왔네.’

정보가 머릿속에 바로바로 박혔다.

더 이상 알아낼 게 없었다.

굳이 남자를 잡고 있지 않아도 됐다.

이준의 손에 잡힌 남자가 이곳에서 제일 많은 정보를 가진 우두머리였으니까.

하나 이준은 모투술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미즈노 뱅크의 목적은 뭐지?”

“모, 모른 아악!”

이준의 손가락이 남자의 허벅지를 파고 들어갔다.

그냥 눌러도 아픈 게 허벅지.

손가락이 파고 들어갈 정도면 얼마나 큰 고통이 느껴지겠나.

이준은 남자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허벅지에 여러 개의 구멍을 만들었다.

“몰라? 그러면 너만 손해야.”

그는 남자에게 점혈도 가하지 않았다.

온전한 고통을 위해 점혈도, 내공도 봉하지 않은 것이다.

이준의 혼원신공은 상대가 대항할수록 파괴력이 강해지는 능력을 가졌다.

남자가 저항하면 혼원신공의 내기도 그에 맞춰 기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커허어억…!”

허벅지를 뚫고 들어간 손가락을 빼자.

푸확!

피가 이준의 얼굴에 튀었다.

이준은 개의치 않고 고개를 들어 미즈노 뱅크 각성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말할 생각이 없는 거지. 그렇지?”

덜덜덜.

이준의 얼굴을 본 그들이 몸을 떨었다.

뒷골이 서늘해지는 느낌.

서로 눈치를 보더니 입을 닫았다.

아직까진 견딜 만한 듯싶었다.

* * *

“끄아아아악!”

절에 절규가 울려 퍼졌다.

미야와키 요코와 칸나는 이준의 잔인한 행동을 보고만 있었다.

“창제의 성격은 알려진 대로야.”

“어머니. 적에게 가차 없는 저 행동 멋있지 않아요?”

하지만 요코와 칸나의 반응은 달랐다.

요코는 눈살을 찌푸렸으나 칸나는 오히려 몽롱한 표정을 했다.

아주 푹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저건 좀 심한 것 같은데….”

“어머니. 준 사마 앞에서 괜히 오지랖 부리시면 안 돼요. 한국에선 그러다 준 사마에게 미운털이 박힌 단체가 많다고 해요.”

“저렇게까지는 안 해도….”

이준은 미즈노 뱅크 각성자를 고문하다가 그가 죽으면 다른 사람에게 고문을 시작했다.

이 장면만 보면 이준이 악당 같았다.

그녀도 자신을 구해 준 이준과 관계가 틀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서지는 못하나.

적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마, 말하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제가 다 말하겠습니다.”

남은 미즈노 뱅크 각성자가 드디어 입을 열려는 듯했다.

그러나 이준은 그들에게 얻을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이미 모투술을 사용했기 때문.

이준은 그저, 자신을 죽이려 한 이들을 최대한 고통스럽게 숨통을 끊으려 한 것뿐이다.

“늦었어. 너희에게 들을 만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거든. 나도 충분히 여흥을 즐겼으니 이제 죽어.”

이준이 하얀 이를 드러내자.

푸확!

살아 있던 미즈노 뱅크 각성자들의 몸에서 피 분수가 뿜어졌다.

이준은 무극기를 사용해 저들의 기와 혈액을 충돌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기혈이 폭발하자 혈맥이 버티지 못하고 밖으로 분출한 것이다.

잔혹하고, 무자비.

이준을 표현하는데 딱 알맞은 말이었다.

그를 본 미야와키 요코는 혀를 내둘렀다.

입을 가리고 놀란 요코를 향해 이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정쩡한 힘으로 적에게 자비를 베푸니 지금과 같은 일을 당하는 거예요. 적은 일어나지 못하게 확실히 밟아야 합니다. 아니면 내가 당해요.”

그는 미야와키 요코에게 충고했다.

힘도 없으면서 자비를 베푸는 걸 꼬집은 것이다.

만약 요코의 행동이 단호했으면 미야와키 가문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안 됐지 않았을까.

미야와키 요코가 이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칸나에게 은서단이 빽 소리쳤다.

[진무열이 분명해! 그도 저런 식으로 적을 죽였단 말이야!]

은서단은 이준을 계속 천주 진무열로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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