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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66화 (364/705)

제362화

개방의 돌은 게이트를 강제로 여는 아티팩트이기도 했지만, 계승의 꽃이 핀 게이트를 알려 주는 지도이기도 했다.

각성자들은 이런 기능을 가진 아티팩트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개방의 돌을 아는 건 이준을 포함한 지주 측 인원밖에 없었다.

검제와 괴개도 개방의 돌에 대해선 모른다.

“역시, 위험한 놈들이야.”

지주는 인주와 달리 현시대의 아티팩트를 잘 활용했다.

과거에도 개방의 돌로 게이트를 강제로 열어 큰 사건을 만들었다.

그중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신주쿠 게이트 폭발 사건과 아시아 학원대항전 학살, 울릉도 쇼크 웨이브 등.

여러 사건이 있었다.

아시아 학원 대항전은 인주와 합작을 했으나 이미 지나갔으니 패스.

남은 건 신주쿠 게이트 폭발과 울릉도 쇼크 웨이브 등이 있었다.

시간 순서로는 신주쿠가 6년 뒤, 울릉도 쇼크 웨이브가 5년 뒤였다.

천외천이 벌인 짓이라는 걸 알게 된 게 죽기 얼마 전.

정보를 얻지 못하고 죽었다면 지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이걸로 계승의 꽃을 찾아서 몬스터에게 먹일 계획을 하고 있겠지?”

지주는 생강시인 천마강시를 만들 수 있었다.

완벽한 육체와 이성을 가진 강시가 바로 천마강시였다.

만약 몬스터를 강시화 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몬스터에게 계승의 꽃을 먹인다면?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약한 몬스터가 그냥 계승의 꽃을 먹는다면 신체가 버티지 못하고 큰 힘에 의해 몸이 터지고 말 거다.

하나 몬스터를 강시화하고 계승의 꽃을 먹이면 10에 8은 강해질 터.

그렇게 되면 몬스터 군단을 이끄는 천외천을 상대해야만 했다.

인주가 일반 몬스터를 활용했다면 지주는 최정예화된 몬스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괜히 학교로 돌아왔나?”

따로 수련을 통해 실력을 키울 걸 그랬나 후회가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이 강해져야 테크트리 포인트가 쭉쭉 오른다.

류가을, 조용석, 홍원찬, 이 세 명을 받은 것도 그 때문.

재능 있는 아이들을 키워야 자신도 강해졌다.

쉽고 빠르게 강해지는 게 바로 악마교관이란 S급 특성이니.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아니야. 이게 제일 빨리 강해져.”

이젠 몬스터를 죽여도 테크트리 포인트가 많이 오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게이트를 한꺼번에 없애 버리자니 몸에 무리가 왔다.

혼원신공이 아무리 대단한 무공이라지만 게이트를 동시에 폭발시키는 건 자신에게 많은 데미지를 줬다.

그렇다고 천외천을 찾아서 죽이자니, 자신도 완벽히 준비가 안 된 상태.

지주를 확실히 죽일 수 있을 때 움직여야만 했다.

지주 옆에는 인주도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게 옳았다.

무엇보다 괜히 벌집을 들쑤시다간 다 도망갈지도 모르니.

적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때 움직이는 게 옳았다.

‘하루라도 빨리 사부님을 뵈어야 해.’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지만 천외천을 상대로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면 사부님의 진전을 모두 물려받기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악마 교관의 특성으로 테크트리 포인트를 얻는 게 최선.

강해지는데 무사고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 여유를 가지자. 내게도 몬스터 군단이 있잖아.’

파랑이, 흑염마조, 테구르, 로티틸, 샥쿠 등.

강한 몬스터가 든든하게 자신을 받쳐 주고 있었다.

지주 측에 꿀릴 일이 아니다.

여태껏 몬스터를 숨겼던 건 지주를 상대하기 위한 것.

몬스터를 강시화한다 하더라도 아군 몬스터가 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도 계승의 꽃이 있지 않나.

현재도 차근차근 몬스터에게 계승의 꽃을 먹이고 있는 상황.

테구르가 불의 신봉자란 특성으로 장비까지 만들고 있으니, 강시화한 몬스터와 해 볼 만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진경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게이트를 강제로 개방하는 아티팩트도 있었습니까?”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용도의 아티팩트가 꽤 많이 있어요. 개방의 돌도 그중 하나고요.”

“그래서 놈들이 게이트에 들어올 수 있었구나….”

“선생님 말씀대로 위험한 아티팩트 같아요. 악의적인 마음을 가진 각성자가 뒤통수치기 딱 좋은 물건이네요.”

정예나가 심각한 얼굴을 했다.

“예나 학생의 말이 맞아요. 적의 손에 이 돌이 들어가면 골치 아프죠. 다행히 이건 일본 쪽에서 극소수만 가지고 있어요. 한국에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준의 말에 학생들이 안도했다.

퍼석!

그는 손에 든 개방의 돌을 부숴 버렸다.

[개방의 돌이 부서졌습니다.]

[개방의 돌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멈췄던 게이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됩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네요. 모두 시험 잘 치세요.”

이준이 경공을 펼치려다 말고 잠시 몸을 돌렸다.

“지유는 학생들 잘 이끌고 있어. 지안이는 더 적극적으로 해 봐도 되고, 진경수 학생은 몸을 사리면서 하세요. 피할 수 있는 공격도 일부러 맞는 것 같아요.”

그 말을 끝으로 이준이 경공을 펼치며 사라졌다.

진경수는 그의 충고를 오해했다.

“선생님께선 정말 자상해. 내가 다치는 게 마음이 아프신지 피드백을 주시고 가셨어.”

진경수의 맹목적인 믿음에 학생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경수 혼자만 잘못 이해한 것 같았다.

* * *

특별 1반 학생들이 위험에 빠졌다는 소식이 혈마악의 귀에 들어갔는지.

그는 측근만 대동한 채 차도 타지 않고 무사고로 향했다.

운동장에 설치된 거대한 천막이 보이자 그리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어떻게 됐습…소!?”

혈마악은 들어가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민성과 선생들은 그렇다치더라도 검제와 괴개가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검제와 괴개…?”

“오셨는가?”

“됐소? 넌 여전히 망나니처럼 굴구나. 나이가 들었으면 의젓하게 행동할 줄 알아야지 쯧.”

“당신들이 학교에는 왜?”

혈마악의 물음에 괴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우리가 못 올 곳에 왔냐? 서 있지 말고 와서 앉아라.”

“아차!”

혈마악은 재빨리 괴개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사람들은 15가문연맹회와 사마련이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라고 안다.

하나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옛 국회의원이 그랬듯이 사람들 앞에선 물어뜯고 싸웠지만, 뒤로는 호형호제하며 친하게 지냈다.

괴개와 혈마악도 그런 관계.

선후배 사이는 아니나 옛날 옛적에 게이트를 함께 공략하던 사이였다.

괴개가 은퇴하듯 가문에만 처박혀 있고, 혈마악도 범죄자로 몰려 음지로 숨어들고부터 관계가 소원해졌을 뿐.

원수 사이는 아니었다.

“내 딸은 무사합니까?”

“보면 모르냐. 상황 종료되었다.”

“그 씹어먹어도 시원찮은 놈들을 어떻게?”

“창제가 직접 갔으니 결과는 뻔하지.”

“창제께서!?”

모니터 화면에는 시체가 가득했다.

화면으로도 전해지는 혈향.

피 냄새가 진하게 묻어 나왔다.

아이들은 그곳을 정리하고 있었다.

자신의 딸인 류가을 또한 시체를 옮기고 있는 게 보였다.

“너도 몸을 사릴 줄 아는구나. 창제를 높여 부를 줄 알고.”

“큼. 나라의 영웅인데 제가 어찌 반말합니까.”

“딸자식을 맡겨 놔서 그런 건 아니고?”

“심호야. 그만 놀려라. 혈마악도 이젠 어엿한 한 단체의 총련주다.”

“나한테는 아직도 치기 어린 애송이로밖에 안 보인다.”

“혈마악. 심호 대신 내가 사과하겠네. 자네가 반가워서 이 녀석이 심술을 부리는 것 같네.”

“반갑긴 개뿔.”

그때였다.

펄럭!

천막이 열리고 살악과 마뇌악이 들어왔다.

“총련주도 소식을 듣고 왔소?”

“괜찮답니까?”

“내가 오기 전에 벌써 다 정리가 된 것 같다.”

“휴우.”

마뇌악은 큰 숨을 내쉬었다.

살악만이 살기를 피워 내며 배신자를 향해 욕을 했다.

“그 미친놈들이 일을 벌일 줄 알았소.”

“살기는 그만 피워. 선생들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잖아.”

살악은 고개를 돌려 선생들을 보았다.

그들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아 있었다.

가문 연맹회의 거물과 사마련의 거물이 천막 안에 있으니, 잔뜩 얼어붙은 것이다.

“미안하게 됐다.”

그가 살기를 거두자 그제야 선생들의 혈색이 돌아왔다.

“총련주!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삼악 그놈들의 가문을 쓸어버리는…!?”

살악은 말을 하다 말고 눈이 켜졌다.

마뇌악도 똑같은 표정이었다.

혈마악이 처음 천막으로 들어왔을 때의 얼굴을 했다.

“검제!”

“괴개!”

“왜 나만 보면 다들 저러냐. 춘식아.”

“네놈이 가문에만 처박혀서 그런 게 아니냐.”

“요새 TV에 얼굴을 많이 비쳤는데?”

“그래도 부족하나 보지.”

“당신들….”

“이곳에서 두 분을 뵐지는….”

“그냥 왔다 이놈들아!”

괴개가 버럭 한 것과 동시에 다시 천막이 열리고 이준이 들어왔다.

“사람이 늘었네요?”

“창제를 뵙습니다.”

“창제를….”

“인사는 됐어요. 애들이 걱정돼서 오셨나 봅니다.”

“삼악이 배신을 했다는 연락을 받아서.”

“연락을 늦게 받은 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수고롭게 움직였어요.”

이준은 혈마악을 응시하면서 생색을 냈다.

‘네 딸을 살려 줬으니 보답을 해라’라는 눈치였다.

“폐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원하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혈마악과 살악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마뇌악은 군사답게 협상을 개시했다.

“원하는 거 있죠. 좀 부담스러운 건데 말해도 돼요?”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창제께서 몸소 움직이셨는데, 들어드릴 수 있는 부탁이라면 당연히 해 드려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총련주.”

“물론이지.”

“그러면 사마련 해체해 주실 수 있어요?”

“예에?”

“사마련을 해체하라니.”

“으음….”

확실히 무리한 부탁이었다.

자식들을 창제에게 맡겼다곤 하나 평생을 몸담은 곳을 해체하라니.

자식들의 선생을 떠나서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설악문이랑 음양배가, 흑검장가는 이미 무너졌어요. 여러분이 세 가문의 각성자를 흡수한다 쳐도 가문연맹회와의 세력 균형은 이미 깨졌습니다. 정과 사의 대립을 버리고 새로운 단체를 만드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나요? 오히려 제가 마뇌악의 걱정을 없애 준 것 같은데.”

마뇌악뿐만이 아니라 혈마악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식에게는 물려 주기 싫었던 음지 생활.

항상 양지로 나갈 방법을 찾았다.

최근에는 중립 지역이나 어정쩡한 지역을 차지하는 걸로 방법을 모색했지만, 그마저도 창제로 인해 막혔다.

“자식들까지 범죄자란 꼬리표를 달게 하고 싶지 않으면 사마련은 버리세요. 그냥 세 사람이 새로운 단체를 만들고 사람들한테 달라졌다는 걸 보여 주는 게 좋을 겁니다.”

이준의 설득에 혈마악과 살악, 마뇌악은 고민에 빠졌다.

* * *

빙악과 음악, 검악이 천외천과 손을 잡고 무사고의 학생을 위험에 빠트리려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더욱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

[혈마악의 선언! 사마련을 해체한다.]

[악인들의 우두머리가 명호에서 ‘악’자를 빼다.]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변신을 꾀하는 것인가?]

[새로운 단체의 탄생! 그 이름은 바로 ‘마벽’]

혈마악 아니, 이제는 혈마라 칭한 그가 인터뷰까지 했다.

한국을 위해 애쓰는 창제를 보고 크게 감명받았다는 것.

사마련의 자식을 무사고에 거리낌 없이 받아 줬으며 개차반 자식들을 성격까지 개조해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는 내용이었다.

원래라면 반응이 시원찮았을 터.

혈마의 입에 창제가 나오니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패왕도가와 도련을 작살낸 인간.

천외천의 인주와 중국의 검존을 깔아뭉개 버린 인성.

제아무리 혈마라도 그 앞에선 얌전한 고양이가 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뉴스를 보자 사람들은 창제가 혈마를 만나 담판을 지었을 거라고 여겼다.

창제는 수틀리면 물불 안 가리고 다 때려 부수는 성격이었으니까.

무엇보다 마벽이란 단체 명의 뜻은 꽤 괜찮았다.

자신들의 정체성인 마로 사람들의 방패막이 되어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마벽이란 이름을 지은 사람은 마뇌악.

이제 뇌마가 된 그가 감춰왔던 꿈을, 창제가 펼쳐주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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