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58화 (356/705)

제354화

“고스트웍!”

“밥도 안 먹었는데 이렇게 빨리 온다고?”

“배고파 죽겠는데.”

특별 1반 학생들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5분 후에 쳐들어올 고스트웍은 유령형 몬스터.

해골 모양의 얼굴에 포대를 뒤집어쓴 놈들이라고 보면 된다.

생김새와는 달리 굉장히 강력한 언데드 종이었다.

“어, 어떡해.”

“난 스켈레톤이나 구울을 생각했는데 고스트웍이라니… 우리 다 죽을 거야!”

홍원찬과 조용석의 몸이 떨려 왔다.

그들의 등급은 B급.

레드급 몬스터인 고스트웍에겐 한주먹 거리였다.

걸리면 그냥 목숨을 잃는다 해도 무방했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류가을 또한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기존 특별 1반 학생들처럼 레드급 몬스터를 겪어는 봤지만 류가을은 언제나 가솔의 보호를 받으며 사냥을 했으니.

긴장으로 인해 얼어붙은 건 당연했다.

“너희들은 결계 안에 있을 거야. 나랑 진 선배, 예나 언니, 허수만 먼저 나가서 싸울 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기존 특별 1반은 한지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류가을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특별 1반이 강하다는 건 안다.

하지만 레드급 몬스터를 상대로 고작 네 명이서 싸운다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AA급 각성자는 되어야 저 많은 고스트윅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지 있지 않을까.

그 의문을 가지고 있던 류가을이 한지유를 향해 물었다.

“네 명이서 고스트웍을 상대하다간 10분도 못 버티는 거 아냐?”

“나도 잘 모르겠어. 한동안 수련만 해서 오랜만에 몬스터를 상대하는 거라.”

“뭐!?”

류가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가 반대 없이 레드존 게이트에 온 이유는 딱 하나였다.

아버지인 혈마악 때문.

그 어떤 요구든 창제의 말을 따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레드존 게이트에 군말 없이 온 거였는데.

‘대책이 없어. 이건 자살행위야!’

저 네 명이 강하다고 해도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건 무리라 생각했다.

그 사이.

띠링-

[고스트웍의 침공이 시작됩니다.]

5분의 시간이 지났다.

“이런!”

“다들 결계 안으로 들어가 있어. 지안아. 1차 침공은 어디야?”

“지도에는 서쪽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언니 가요.”

“긴장된다.”

“오랜만에 몸 좀 풀어 볼까?”

“형님. 누가 몬스터를 더 죽이나 내기하시겠습니까?”

“좋지. 지면 요정의 꿀 아이스크림을 쏘는 거다.”

“잘 얻어먹겠습니다.”

“어림없지.”

한지유를 비롯한 세 명이 생명수의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결계 안에 들어간 나머지 인원도 서쪽으로 향했다.

생명수의 서쪽으로 오자 몬스터 떼가 보였다.

“족히 200마리는 되는 것 같지?”

“몬스터를 막을수록 물량이 더 늘어난데”

“개빡세겠다.”

“체력 분배 잘해야 합니다.”

“체력 분배는 무슨, 그냥 빨리 죽이고 쉬면 돼.”

쾅!

진경수가 땅을 박차고 몬스터 떼를 향해 뛰어들었다.

“으이구. 저 진상. 애들아 나도 간다.”

정예나도 몬스터에게 쇄도했다.

먼저 두 사람이 나갔다.

저러다 몬스터한테 둘러싸이면 큰일 날 터.

허수가 한지유에게 고개를 돌렸다.

“누님. 제가 저 두 사람을 커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어. 내가 생명수로 접근하는 몬스터를 처리할게.”

“네. 몸조심하십시오.”

허수가 참마도를 쥔 채 앞으로 달려갔다.

앞쪽에선 진경수의 폭격이 시작되었다.

쾅!

“으랏차!”

진경수는 투존의 무공을 익혔다.

몬스터가 있는 땅을 향해 발을 내려찍은 건 S급 각법인 유마환격이었다.

강타한 땅에는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다.

주변에 있던 몬스터가 일제히 사라지고 남은 현상.

S급 각법인 유마환격의 위력이었다.

“이런 대단한 무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자신의 무력에 진경수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한지유와 마찬가지로 방학 동안 수련만 했지 몬스터를 상대해 본 적이 없었다.

오늘 처음 유마환격을 제대로 사용한 몬스터가 바로 레드급인 고스트웍이었던 것.

레드급에서도 강한 편에 속한 몬스터를 한 방에 소멸시켰다.

자신감이 생긴 진경수가 투심공을 운용하며 투기를 발했다.

투심공은 투기가 강할수록 강해지는 심법.

진경수와 찰떡궁합인 무공이었다.

그의 주먹과 발이 어지럽게 움직였다.

펑!

주먹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공기가 요동쳤다.

투기로 인한 여파.

애초부터 대인전에 특화된 무공이었지만 투기는 다수를 상대로 영향을 끼쳤다.

진경수의 미친 활약에 비사장을 날리던 정예나가 어이없어했다.

“투존의 무공을 얻었다고 하더니 정말 강한데?”

이게 바로 S급 무공의 위력.

각성자 등급이 같더라도 무공의 등급이 차이가 나면 실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각성자 등급은 낮더라도 무공의 등급이 높은 자가 더 강할 정도였으니까.

진경수는 각성자 등급도 높고 무공의 등급도 높으니.

고스트윅을 저리 가뿐히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괜히 걱정했다.”

정예나가 피식 웃었다.

진경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

묘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 * *

본부석에 있는 모두가 커다란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모니터 안에는 진경수가 고스트웍을 학살하고 있는 모습이 나왔다.

그 모습에 진병철의 입이 찢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허, 투존의 무공을 익힌 시간이 짧았을 텐데 성취가 상당해.”

“괜히 철룡이라 불리는 게 아니야. 투존의 무공하고 너무 잘 어울린다.”

“어르신들이 보기에도 그렇습니까?”

“아들 하나는 잘 뒀구나. 곧 왕의 칭호를 넘보겠어.”

괴개의 말에 선생들의 눈이 번쩍 떠졌다.

왕의 칭호를 가진 자의 등급은 AA급.

그것도 완숙에 도달한 자들을 말했다.

헌데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진경수가 왕의 칭호를 잇는다고 하니 모두 놀란 거다.

그 막은 즉, 진경수가 AA급 완숙에 있다는 말과 같으니까.

“하하. 이 모든 게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 주신 덕분이지요. 경수는 선생님의 말을 잘 따른 것이고요.”

“하긴, 투존의 무공으로 3개월 만에 저 경지에 도달하게 하는 건 보통의 가르침은 아니지.”

“창제.”

괴개가 이준을 불렀다.

“네.”

“저 아이도 우리가 했던 수련을 한 것이오?”

“당연히 했죠.”

“그렇담. 이해가 되는군. 안 그러냐 춘식아.”

“그 수련을 버틴 것만으로도 훌륭한 인내심을 가졌다고 볼 수 있지.”

검제가 눈을 질끈 감았다.

이준과 함께했던 훈련.

70 평생을 살면서 제일 힘들고 고단했다.

덕분에 강해질 수 있기도 했고 말이다.

“가솔들한테 시켰더니 반나절도 안 돼서 다 쓰러졌지 뭐냐.”

“우리도 너희와 다를 바 없어.”

“그러다가 골병듭니다. 아무한테나 초식 훈련 시키면 사달 나요.”

“그래서 이 동생한테 탕약을 부탁했다오.”

“기똥차더이다. 우리 만독암가에 정식으로 공급할 계획은 없으시오?”

검제와 괴개가 눈을 빛냈다.

이의태가 만든 탕약을 팔면 바로 대량 계약을 맺겠다는 눈이었다.

“제 훈련법을 따라 하려면 동의각주가 만든 탕약이 필요하긴 하죠.”

“그렇다오. 다른 포션이나 치료제로는 체력이 전부 돌아오지 않소.”

“흐흐. 꽤 비쌀 텐데요.”

“말만 하시오. 가문의 전력을 높이는 일인데 투자를 해야지.”

“가격은 생각해 볼게요.”

“철혈에 탕약을 공급하기로 약속했소. 무르지 마시오.”

“한 입으로 두말 안 합니다.”

재주는 이의태가 부리고 돈은 이준이 벌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오. 창제. 초식과 보법 수련만으로 경지가 상승하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저 아이의 투기는 어떻게 된 것이오?”

검제가 진경수의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을 보며 말했다.

모니터를 뚫고 나올 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투기.

몬스터를 죽이겠다는 진경수의 의지가 본부석까지 전해졌다.

“저거요? 목숨을 수백 번 잃어 보면 생겨요.”

검제의 질문에 이준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초식과 보법 수련도 내기의 컨트롤을 극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나 그보다 더한 훈련은 따로 있었으니.

중간고사가 시작하기 한 달 전부터 해 오던 사방환진이야말로 훈련의 최고 난이도라고 볼 수 있었다.

인간이 천재지변을 감당하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진경수는 사방환진에서 천재지변에 계속 당했다.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고 말이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자연스레 생긴 게 바로 저 투기였다.

“무슨 말이오?”

“창제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소. 자세히 말해 주겠소?”

“새로 생긴 수련법으로 생긴 투기라 이 말씀이에요.”

“새로운 수련법?”

“무엇이오? 우리도 배울 수 있소?”

“두 분도 한번 죽어 보실래요?”

이준의 미소는 묘하게 살기가 넘쳤다.

상대를 죽이려는 살기가 아닌, 순수함 그 자체였다.

* * *

결계 속에 있는 류가을은 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안 그래도 큰 눈이 더욱 크게 떠졌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단 네 명이서 레드급 몬스터를 도륙하고 있는 게 아닌가.

너무나도 엄청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준이 단 열 한 명만 레드존 게이트에 보낸 이유였다.

“선배들 강하지?”

류가을의 곁으로 박은비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왜 저 실력으로 학교에 남아 있는 거야?”

“다 준이, 아니 이 선생님 때문이야.”

“창제의 밑에서 조금이라도 무공을 배우려고?”

“응. 선생님 밑에 있으면 단기간에 강해지거든. 선배님들은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거야.”

“등급이 높을수록 강해지는 데에는 한계에 명확하다고 들었어. 그래서 선배들은 A급 끝자락에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선생님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어. AA급도 더 발전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우리 선생님이거든.”

AA급.

요즘 강자들이 많이 튀어나온다고 하지만 AA급은 그 숫자가 적었다.

특히 학생들의 신분으로는 더더욱 어려웠다.

경험과 무공의 이해, 체력, 신체 능력, 상급 심법.

이 모든 게 다 갖춰져야지만 가능한 일.

고등학생의 나이로는 천재라 불리는 이들도 저 위의 조건을 전부 맞출 순 없었다.

그래서 특별 1반은 A급 끝자락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특별 1반 학생들은 훨씬 강했다.

“너도 선생님과 우리를 믿어 봐. 한결 마음이 편해질 거야”

박은비가 류가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앞으로 나갔다.

어느새 싸움이 끝났다.

진경수의 경이로운 움직임에 고스트웍이 전부 전멸한 것.

진경수는 흥분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예나야 봤냐. 죽이지?”

“잘 봤네요. 혼자 살 판 났던데?”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공이 움직여. 그리고 고스트웍의 행동이 다 보이기까지 해.”

“나도 똑같아. 우리 동체 시력이 더 좋아진 듯.”

“저도 예나 누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크크. 수야. 내기는 잊지 않았지?”

“선배님. 아직 게이트는 클리어되지 않았습니다. 몬스터는 한참 남았으니 내기가 끝난 건 아닙니다.”

“그래봤자 내가 이길 텐데. 형으로서 한번 봐줘야겠다.”

“내기는 됐고, 우선 밥부터 먹자. 배고파 죽겠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허수가 도를 집어넣고 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지안과 함께 밥을 하기 시작했다.

30분이 지났을까.

11인분의 밥이 완성되었다.

몬스터를 썰고 먹는 밥은 아주 꿀맛.

밥을 먹는 학생들의 표정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이 고추장찌개 누가 만들었어?”

“저요.”

이지안이 숟가락을 입에 문 채 대답했다.

“맛 예술이다. 제육볶음도 지안이가 만든 거야?”

“네.”

“요리까지 잘하면 반칙 아니야? 사기캐가 여기 있었구나?”

진경수의 말에 이지안이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먹었다.

표정 변화가 없던 그녀의 입가가 살짝 움직였다.

입가 근육이 들썩이자 숨겨진 보조개가 생겼다.

“형님. 지안이 그만 괴롭히고 식사하세요.”

“내가 너무 주책맞았나?”

“티 났습니다.”

“선생님께서 지안이 잘 챙기라고 했단 말이야.”

“제가 알아서 잘 챙길 테니 예나 누님이나 챙기십시오.”

“예나를? 내가 왜? 얘는 혼자서 잘 악!”

“입 좀 닥치고 처먹어.”

“죽을래? 왜 때려!”

“한 대 때리고 싶게 생겨서 때렸다. 불만 있냐?”

“그러니까 남자친구가 없지.”

“뭐?”

“아니야.”

정예나의 살기 어린 눈빛에 진경수가 마저 밥을 먹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이지안의 보조개가 더욱 깊게 파였다.

비록 진경수나 허수는 그녀의 보조개를 보지 못했지만 대신 조용석과 홍원찬이 봤다.

“예쁘다….”

“여자한테 신비롭다는 느낌은 처음 받아 봐.”

두 사람은 넋을 잃고 이지안을 봤다.

자기들이 뭐라고 중얼거렸는지 인지를 못 한 것 같았다.

“얼씨구? 저 자식들 정신 놓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없고, 혁진이도 없고. 우리라도 바짝 정신을 차리자 수야.”

“네! 제가 철저히 단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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