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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66화 (266/705)

제266화

[속보입니다! 남쪽 무법 지대에서 몬스터 떼가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 시민들은 신속히 쉘터로 이동해 주십시오.]

[속보! 몬스터 떼가 빠르게 진격 중! 세 시간 내로 서울 외곽 진입 가능.]

[속보! 가문 연맹회의 외곽 수비대가 몬스터와 격돌!]

매스컴이 난리가 났다.

뉴스는 시도 때도 없이 속보를 때렸다.

그 이유는 부산의 무법 지대에서부터 나타난 몬스터 떼 때문이었다.

거의 군단급이라 해도 될 정도의 물량.

전 국민들에게 쉘터로 이동할 것을 알렸다.

재빨리 쉘터로 이동한 사람들은 그 안에서 폰을 부여잡고 있었다.

바깥의 정보를 계속 받아야 했으니까.

“갑자기 몬스터 떼라니….”

“불안하게 왜 이러냐.”

“1차 대공황 때처럼 되는 게 아닐까? 들어 보니까 굉장히 심각한 것 같은데.”

쉘터에 있는 몇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1차 대공황.

부산 출신들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다.

몬스터의 무자비한 학살.

눈앞에서 부산 출신 각성자들이 몬스터에게 찢기는 걸 직접 봤다.

운이 좋아 부산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

일반 시민이나 각성자나, 너 나 할 것 없이 거의 몰살 당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공포가 뇌를 마비시켰다.

“모, 모두 죽을 거야….”

부산 대공황 때의 생존자가 몸을 웅크리면서 중얼거렸다.

그와는 반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이 입을 열었다.

“너무 오버 하는 거 아닌가?”

“맞아. 그때보다 대처도 훨씬 빠르잖아.”

“검제 님도 있으시고 창제도 있는데 걱정할 필요 없지 않아?”

검제와 창제.

대한민국의 희망이 나오자 사람들의 안색이 밝아졌다.

적어도 이 두 사람만 있다면 대한민국은 망할 리가 없었다.

그들은 인간을 초월한 사람들이었으니까.

몬스터 군단이 쳐들어온다고 해도 막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는 두 사람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이름을 한창 날리고 있는 무사고의 용과 봉황들.

일본과 중국을 무참히 박살 낸 천재들이 있지 않나.

옛날과는 달리 국민을 보호해줄 강한 각성자는 대한민국에 즐비했다.

하나 공포에 떨고 있는 부산 대공황 때 생존자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다, 당신들은 1차 대공황을 안 겪어 봤잖아.”

“설마 생존자?”

“부산의 생존자였어요?”

“마, 맞아. 내가 1차 대공황에서 생존한 사람 중 한 명이야.”

“그때의 일이 어땠길래 이렇게 두려워합니까?”

쉘터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1차 대공황을 건너 건너 들었다.

아니면 학교에서 배웠던지.

인터넷에서 기사로 접했던지.

서울에 있던 사람들은 1차 대공황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서울은 오대 가문이 자리한 곳.

그 어느 지역보다 안전한 도시였으니까.

사람들의 질문에 부산의 생존자가 입을 열려는 찰나!

“소, 속보가 떴다!”

“어디?”

“헉!”

“가, 가문 연맹회의 외곽 수비대가 전멸?”

“이게… 사실이야?”

사람들은 자신의 폰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가문 연맹회의 외곽 수비대는 B급 각성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몬스터와 충돌했다는 속보가 뜬 지 얼마나 됐고 전멸을 했단 말인가.

기사가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봐, 봐. 부산의 몬스터는… 다른 놈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부산의 생존자가 무릎에 고개를 푹 숙였다.

몸이 한없이 떨리는 남자의 모습이 전염되기 시작했다.

“여긴… 안전하려나?”

“모, 모르지.”

“어쩌면 이곳도 몬스터에 의해 뚫릴 수도.”

“그러면 큰일이잖아?”

“가, 각성자들은 뭐 하는 거야!”

“제발 여긴 안전하길….”

쉘터가 순식간에 공포로 잠겼는데 그들을 더욱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쉘터 안이 진동했다.

외부에서의 들려오는 충격이었다.

“뭐, 뭐야?”

“이거 왜 이래?”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면서 원인을 찾았다.

한 시민이 쉘터 안에 있는 CCTV 모니터를 켰다.

쉘터 입구 앞의 장면이 보였다.

“오, 오크?”

“설마 우리 냄새를 맡은 거야?”

“마, 맙소사.”

사람들이 식겁했다.

입구를 몽둥이로 두드리고 있는 녀석은 다름 아닌 오크였다.

“그, 그런데 오크는 초록색 아니야? 저놈은 빨간색인데?”

“그러게?”

사람들의 의문에 부산의 생존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프, 플레임 오크…! 부산을 쑥대밭으로 만든 녀석이야!”

그의 말에 쉘터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 * *

이준의 처지도 바깥과 다르지 않았다.

검은 불꽃의 소용돌이로 인해 그도 위태로웠다.

흑염마조를 놔두고 우선 탈출해야 하나.

녀석에게 말을 걸어야 하나.

이러다 게이트에 표류되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

물론 이준에겐 게이트 표류가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4대 성지의 금역을 열어서 탈출하면 되었으니까.

“조야. 적당히 해. 이러다 나 죽겠다.”

이준이 흑염마조를 향해 말했지만 불의 소용돌이는 계속해서 거세졌다.

꺼지지 않은 불꽃.

게이트를 소멸시킬 듯한 기세가 주변을 뒤흔들 그때!

검은 불꽃의 소용돌이가 귀신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흑염마조.

주먹만 한 크기였던 녀석의 덩치가 제법 커졌다.

커다란 매의 크기라고 해야 할까.

말은 안 했지만 파랑이와 더불어 귀여움을 담당했던 녀석의 모습이 사뭇 달라져 있었다.

날카로워 보인다고 해야 하나.

강인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작고 귀여움은 사라졌다.

녀석이 하늘에서 날개를 펄럭이면서 내려보고 있었다.

[그 얼빠진 표정을 보니 본좌한테 많이 감탄했나 보군.]

목소리도 바뀌었다.

꼬마의 목소리를 내던 녀석이 중후해졌다.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여전한 것도 있었다.

쌔애액-

엄청난 속도로 하강하는 흑염마조.

이준의 머리 위에 정확히 안착했다.

그의 머리에 앉는 것 하나는 변하지 않았다.

[멍때리지 말고 작은 주인의 메시지 창이나 살펴라.]

항상 작은 주인 ‘놈아’라고 했는데 이 두 자를 빼고 말하는 녀석.

그래서일까.

상당히 고압적인 태도로 보였다.

“기분이 나쁜데 뭐라고 말할 수 없단 말이야.”

이준은 중얼거리면서 메시지 창으로 눈을 돌렸다.

[주작의 깃털이 제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흑염마조가 주작의 깃털을 흡수하여 성장했습니다.]

[흑염마조의 등급이 블랙급으로 상승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조정되었습니다.]

[흑염지옥(SS)을 터득하였습니다.]

“아주 작살나게 퍼 주구만.”

능력치가 오르고 새로운 스킬도 생겼다.

스킬을 살펴보니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공격력을 지녔다.

흑염도 함부로 뿌리면 안 됐는데 흑염지옥은 더 했다.

“사신수라 그런가, SS급 기술도 상상을 초월하네.”

이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현타가 올 지경.

무극자 사부는 이런 괴물과 어떻게 친하게 지냈는지.

정말 미스터리했다.

새로 얻은 스킬을 뒤로 하고 다시 메시지를 둘러보았다.

[흑염마조가 가질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났습니다.]

[흑조의 영역(0/3)]

[화륜의 신전이 비어 있습니다.]

[게이트를 귀속시키겠습니까? (Y/N)]

가질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남과 동시에 괜찮은 구역도 생겼다.

“당연히 귀속시켜야지. 안 그래?”

[말이라고. 내 영역을 반쪽 놈한테서 하나씩 되찾겠다.]

“내가 도와줄게. 흐흐.”

[그 웃음 상당히 거슬려.]

이준은 입이 귀에 걸려 찢어질 지경이었다.

주작의 영역을 전부 흑염마조에게 귀속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파랑이가 가진 영역과 쌍벽을 이루게 될 터다.

아니지, 어쩌면 흑염마조의 영역이 더 땅덩어리가 클지 모른다.

[화륜의 신전이 흑염마조에게 귀속되었습니다.]

‘이러다가 게이트 부자가 되게 생겼네.’

이 정도면 얼추 천외천에게 대항할 최소 요건은 충족하지 않았을까.

흑염마조가 제 영역을 다 찾는다면 적어도 대한민국은 보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메시지 창의 스크롤을 내렸다.

[흑염마조의 성장도: 40%]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 4%.

깃털을 먹고 나서 오른 성장도 20%.

블랙존 게이트도 아닌 레드존 하나를 클리어하고 얻은 성과였다.

주작의 깃털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성장률.

천운이 아닐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흑염마조의 상태를 보았다.

[기본정보]

이름: 마조 - 성장도 40%

종: 사신수

희귀도: 블랙(현재 - 블랙)

속성: 화(흑)

호감도: 70

영역(1/3): 화륜의 신전(레드급)

-적대 영역-

성화의 남쪽

[능력치]

공격력: SS 방어력: A 속도: SS

특수 공격력: SSS 특수 방어력: A

패시브 기술 - 흑염(S)

액티브 기술 - 흑염지옥(SS)

방어력만 빼고 능력치가 퍼펙트 했다.

아직 40%밖에 성장 못 한 능력치다.

만약 반쪽을 잡아먹는다면 어떻게 변할까.

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다 SSS급으로 도배되는 거 아니야?”

사신수라 가능한 이야기였다.

“조야.”

[말해라.]

“다음은 어디로 갈까?”

[네가 생각해 둔 곳이 있을 거 아니냐?]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긴 한데 넌 주작의 깃털 같은 아티팩트가 있는 장소를 알 거 아니야?”

[모른다.]

“정말? 나 안 가르쳐 주려고 구라 까는 거 아니야?”

[이봐. 작은 주인. 본좌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세상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큰 주인에게 들어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 본좌에게서 뭘 알아내려고 기대하지 마라.]

와 칼 같은 녀석.

성장을 하더니 아주 얄짤이 없구나.

그전에는 귀엽기라도 했지, 이제는 거의 남처럼 대했다.

“쳇. 귀여운 구석이 없어졌어.”

이준이 투덜거리면서 몸을 돌렸다.

두 번째 스테이지로 돌아오자, 머리 위에서 아지랑이가 타올랐다.

“앗 뜨거!”

이준이 화들짝 놀랐다.

흑염마조의 기운으로 인해 머리가 몇 가닥 타버렸다.

남자한테 머리가 얼마나 소중한데, 숱이 많아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너 뭐… 해…?”

이준은 말하면서도 눈이 동그래졌다.

흑염마조가 기운을 뿜어내자 주변에 널려 있는 시체가 되살아났다.

“X발. 네크로맨서인 줄.”

너무 놀라 자기가 욕을 한지도 모르는 이준이었다.

테노용, 오크 종족 가리지 않고 살아났다.

숫자는 자신들이 죽였던 그대로였다.

오천 병력에 가까운 숫자가 흑염마조 앞에 가서 무릎을 꿇었다.

[잃어버린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지옥의 전사들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광경.

몬스터들은 모두 검은 불꽃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와, 내가 어떤 녀석을 영물로 둔 거야?”

흑염마조는 이준의 말을 무시했다.

[성화의 동태는?]

녀석은 위엄있게 입을 열었다.

[남쪽 끝에 몸을 웅크리고 있습니다.]

[피그한이 안 보이는데 이유가 있나?]

[게드락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게드락은 성화의 밑에 있겠지?]

[면목이 없습니다.]

[됐다. 대가만 치르면 되겠지.]

흑염마조의 눈이 번들거렸다.

녀석의 말 한마디에 사위가 압도되었다.

사신수의 무게.

남쪽 지배자의 말은 굉장히 무거웠다.

[부르기 전까지 대기하라.]

[예. 남쪽의 진정한 주인이시어.]

흑염마조가 이준에게 나가자고 시선을 보냈다.

‘녀석. 애들한테 무게 잡기는.’

그래도 체면을 세워 주는 게 주인으로서의 역할 아니겠는가.

이준은 허공을 날아가는 마조의 뒤를 쫓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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