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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73화 (173/705)

제173화

무극대는 곧장 강원도 철원으로 향했다.

자동차나 기차가 있지만 그들은 평상시에도 수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경공을 사용해서 갔다.

이 또한 이준의 영향이었다.

“휘유- 피 냄새가 아주 진동을 하구만.”

경공을 사용해서 달려와서인지 철원의 야산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부대주. 너무 의욕이 넘치는 것 아닙니까?”

“맨날 임무 나가면 귀찮다고 투덜댔으면서.”

“옛날의 김봉팔이 아니다 이 말씀이지. 이젠 B급 각성자가 아닌, A급 고위 각성자님이라고 부르라고.”

김봉팔이 한껏 어깨를 들먹였다.

이준의 갈굼 덕분인지.

그는 B급에서 A급 초입에 올라설 수 있었다.

뿐인가.

무려 AA급 특성을 얻기도 했다.

[불굴의 의지]

종류: 특성

등급: AA

설명: 살고 싶다는 의지가 아주 강한 자에게만 나타납니다.

효과: 방어력 +150%

*일시 무적 상태(발동)

발동하면 5분간 전 내공을 사용해서 무적의 호신강기를 만듭니다. 부작용으로는 사용 후 빈사 상태가 됩니다.

김봉팔이 수시로 확인하는 특성창.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은 모양이다.

“쳇. 나도 이준 도련님께 부대주처럼 맞을 걸 그랬나?”

“형들. 부대주 맞는 거 못 봤어요? 아주 개처럼 처맞더만요. 그때만 생각하면 소름 끼쳐요. 난 A급 특성으로 만족할랍니다.”

무극대의 막내인 세호가 몸을 살짝 떨었다.

수련을 빙자한 구타.

이준 도련님은 부대주가 맷집이 좋다고 계속 때렸다.

방어에 좋은 특성을 개화시켜 준다나 뭐라나.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특성은 개나 소나 개화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재능 있는 각성자 중에서도 뛰어난 이들만 특성을 얻었다.

자기들 같이 가문의 혈족이 아닌, 흙수저 각성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B급 이상은 얻지 못했다.

평생을 각성자로 살아도 상위 등급의 특성을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으니까.

그저 훈련을 빌미로 부대주의 정신을 개조시키려고 하는 말일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로 특성을 개화한 게 아닌가.

심지어 B등급이나 A등급이 아닌, AA등급이었다.

천지가 개벽할 일.

부대주에게 특성을 공유 받고도 믿기 힘들었다.

15가문의 혈족 말고 흙수저가 AA급 특성을 개화한 건 부대주가 최초였다.

아니지.

대주가 그보다 먼저 AA급 특성을 개화했으니, 두 번째인가.

아무튼 그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했다.

대주와는 달리 부대주는 천재과가 아니었으니까.

“흐흐. 정신 승리하지 마라. 아그들아.”

“큭. 빌어먹을 저 자랑 한 5년 간다고 본다.”

“5년이 뭡니까. 10년 치입니다. 부대주보다 실력 떨어지면 은퇴할 때까지 피곤할 겁니다.”

“흐흐. 알긴 아는구나? 그러면 내가 대주님 다음으로 실세인 것도 알지? 나한테 잘 보여야 다른 곳에서 한 자리 차지할 거 아니야.”

“적폐가 따로 없다. 으휴.”

“녹음 완료했습니다. 이준 도련님께 깨톡으로 녹음 파일을 전송할 예정입니다.”

막내인 세호가 폰을 만지작거리자 김봉팔이 식겁했다.

김봉팔이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은 무극대의 대주인 사형준이 아니었다.

그를 쥐 잡듯 잡아다가 실력 향상을 시킨 사람.

신력권가의 가주인 이준이었다.

그의 이름만 들어도 아주 벌벌 떤다.

지금처럼!

“도, 동작 그만! 우리 세호, 형한테 뭐 섭섭한 거 있니? 그 움직이고 있는 손가락 좀 가만히 놔두지 않겠어?”

이곳에 이준이 없는데도 주변을 돌아보며 경계를 했다.

누가 보면 미어캣인 줄.

임무를 하러 나왔음에도 떠들썩하자.

“조용. 우린 이곳에 놀러 온 게 아니다.”

사형준의 말에 막내인 세호가 황급히 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나머지 무극대원들도 입을 다물고 군기를 바짝 세웠다.

그들과는 달리 김봉팔의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요즘 가문에서 적폐로 보이는 각성자들을 다 잘라내고 있는데 나 뭐 받은 거 없나?’

막내인 세호가 녹음을 해서인지 제 발이 저린 그였다.

혹여라도 실수한 게 있을까 조마조마 했다.

안 되겠다 싶어서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울리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가문에 일이라도 있어?]

“아이고 가주님. 아닙니다요. 가문에 무슨 일이 있긴요. 없습죠.”

[그런데 전화는 왜 했어?]

“가주님께서 평안하시나 전화를 해본 겁니다요. 헤헤.”

김봉팔은 전화를 하면서도 연신 허리를 숙였다.

이준의 제1 수하.

테구르와 마찬가지로 폰을 어깨에 낀 채 두 손을 파리처럼 비비며 말했다.

[......너 뭐 잘못했냐?]

“자, 잘못이요? 저 비트코인도 끊었는뎁쇼?”

[그런데 왜 목소리가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그래?]

“제가요?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요? 그저 목소리만 들어도 카리스마 넘치신 가주님이라 제가 긴장했나 봅니다요. 하, 하.”

김봉팔이 어색하게 웃었다.

눈치 깠을까?

눈치 챘겠지?

이를 이째야 할지 모르던 그때.

[큼. 나도 아는 사실을 굳이 그렇게 크게 말해야 되겠어?]

쑥스러워하는 음성이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헐. 통했다.’

안색이 까맣게 죽어가던 김봉팔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의 아부 신공이 발휘됐다.

온갖 입에 발린 말로 인해 이준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사뭇 달려져 있었다.

[우리 봉팔이가 날 이정도로 생각할지 몰랐어.]

“제 목숨은 가주님 것입니다요.”

[가문이나 잘 지키고 있어라.]

“물론입습죠. 제 절대 방어 특성이 있는 한 그 어떤 놈들도 우리 신력권가를 넘볼 수 없을 겁니다요. 제가 목숨을 걸고 지키겠습니다!”

김봉팔이 허리를 일자로 편 채 소리쳤다.

[아씨! 귀 따가워. 1절만 하자?]

“헤헤. 죄송합니다.”

[무튼 나 학생들 가르치느라 바쁘니까 끊자.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넵! 들어가십쇼!”

그가 정확히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를 했다.

야산을 올라가던 무극대가 뒤를 처다보며 한마디씩 했다.

“징하다 정말.”

“여기까지 와서 가주님께 잘 보이려고 전화를 하고 앉아 있네.”

“괜히 무극대 부대주 자리에 오른 게 아니야.”

“라인은 저렇게 타는 거다. 애들아. 기억해 둬.”

무극대원들의 목소리에도 김봉팔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도리어 속이 시원한 듯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흥흥.”

콧노래는 덤이다.

야산 중턱에 도착할 때쯤 앞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인기척의 주인인 백골 길드장이 무극대를 향해 인사를 했다.

“신력권가에서 파견 나오신 분들이십니까?”

“무극대의 대주 사형준이라 합니다. 백골 길드장 되십니까?”

“헉!”

“신권 사형준!?”

“이런 곳에 신권이 직접 오다니!”

“어디? 어디?”

백골 길드원들이 사형준을 보기 위해 목을 길게 내밀었다.

신권 사형준.

흙수저로서 권왕의 신임을 받고 신력권가의 벽력신권까지 익히게 된 천재.

일반 각성자들에게 사형준은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자가 시골까지 강림한 것이다.

백골 길드의 관심에 무극대원들이 도리어 뿌듯했다.

자신들의 대장이 남들에게 추앙받은 건 자랑할 만한 일이니까.

“시체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해 주시겠습니까?”

“네? 네! 절 따라오십시오!”

백골 길드장이 시체가 쌓여 있는 동굴로 사형준을 안내했다.

* * *

[박정연의 정신력이 +1 올랐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p를 획득하셨습니다.]

[박혁진의 정신력이 +1 올랐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p를 획득하셨습니다.]

……

……

[허수의 체력이 +1……]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

[한지유의 정신력이 +1…]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

……

……

이준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하는 건 오직 잔소리뿐.

직접 몬스터를 죽이지 않고 퀘스트를 하지 않아도 보상이 알아서 떨어졌다.

벌써 열 번째 망루 공략.

더 공략할 수 있는 망루가 없는 게 너무 아쉬웠다.

개꿀!

이보다 더한 꿀은 세상에 없었다.

비교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페어리가 만든 요정의 꿀 정도나 비벼볼 수 있으려나.’

[홀홀, 제자야. 잊고 있는 거 없느냐.]

무극자 사부가 꼽사리를 끼려 했다.

그 꿀을 준 게 바로 이 몸이다, 이 뜻.

왠지 받아 주기가 싫어서 이준이 딴소리를 했다.

‘아, 맞다. 암상에 들려서 요정의 꿀이 잘 팔리고 있는지도 확인해야겠네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무극자 사부도 학생들을 위해 조언은 주고 있었던 상황.

그런데 사부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큼큼. 장난입니다만.’

[……]

‘저기요 사부님?’

[사부는 제자를 그런 식으로 키운 적이 없느니라.]

‘아니, 진짜 장난이라니까요?’

[안 되겠구나… 내가 너무 안일했어. 이제는 알아서 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 내 불찰이다.]

장난 한 번 쳤다고 자책까지야.

쫌생이도 저런 쫌생이가 없다.

[이놈을 어찌할꼬. 무공이 안 되면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놈으로라도 만들고 내가 죽어야지만 편히 잠들 수 있으련만.]

‘너무 갔어요. 사부님.’

[너무 간 건 너다, 이눔아! 다시 말하지만 특히 여인들 앞에선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거라, 이 빠가사리 같은 녀석아! 넌 그냥 입만 꾹 다물고 있으면 절반은 가느니라. 알겠느냐.]

‘아니 왜 갑자기 급발진이세요. 농담 한 번 쳤다고 여자애들 이야기는 왜 나와요?’

[뭬야? 평생을 혼자 살 놈에게 피 같은 조언을 해 줘도 지랄이구나.]

무극자 사부의 잔소리 폭풍이 몰아쳤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화제를 돌리는 것뿐이었다.

“발이 놀고 있잖아! 죽고 싶은 거야?”

교관의 말투 따윈 집어 쳤다.

학생들을 갈굴 때는 역시나!

반말이 최고였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박정연과 한지유를 굴릴 때면 묘한 쾌감까지 전해졌다.

한데 애꿎게 다른 사람의 능력치가 올랐다.

[정예나의 정신력이 +1……]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

[정예은의 정신력이 +1…]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 올 때!

띠링-

심상치 않은 알림이 울렸다.

[정예나가 A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00p가 지급됩니다.]

[정예은이 B급(성장형)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1,500,000p가 지급됩니다.]

정씨 자매가 특성을 개화했다.

그녀들의 몸이 푸른빛으로 감싸였다.

공격을 하던 밤의 나락조차 눈이 부신 나머지 손으로 앞을 가리자.

허수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패력진권 이민욱을 단숨에 해치웠던 연환패왕도를 펼쳤다.

참마도가 번쩍거렸다.

순간적으로 허공에 서너 번이 그어진 도.

정씨 자매의 몸에서 빛이 사라졌을 때는 밤의 나락의 몸이 토막 난 후였다.

“갑자기 어떻게 된 일이야?”

“몰라… 나도….”

정씨 자매는 눈만 끔뻑였다.

그러다가 새로 올라온 메시지를 보고는 정예나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

정예은은 이게 현실인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모두가 두 자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다른 학생들도 밤의 나락을 이미 처치한 상태였으니까.

“왜요? 큰일이라도 있어요?”

박혁진이 정예나를 향해 물었다.

“그, 그게….”

그녀가 말을 더듬으며 자신의 홀로그램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박혁진에게 공유 버튼을 눌렀다.

“이, 이것 좀 봐.”

[에이밍2]

종류: 특성

등급: A

설명: 동체 시력은 물론 내공도 풍부합니다. 에이밍1 보다 발전된 특성으로 두 능력을 잘 조화시키면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효과: 다수의 적 포착 가능(동시 공격 가능 숫자: 20~40), 독 속성 공격력 +20%

“누나 특성 개화 했어요?”

“그, 그런가 봐.”

“부럽다. 난 언제 특성이 개화하냐.”

박혁진이 은근슬쩍 이준을 보았다.

특성을 얻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굴렀다.

그런데 특성이 개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이유 좀 알려 달라고 이준에게 눈치를 보냈다.

이준도 어처구니없었다.

이 정도 굴렸으면 모두가 이미 개화하고도 남았을 훈련량 아닌가.

게다가 목숨을 담보로 수련 중에 있었다.

그런데 박씨 남매의 특성 개화는커녕.

정씨 자매의 특성 개화도 늦어지고 있던 판이었다.

천재들이라 이 정도의 훈련 강도로는 특성 개화가 힘들구나 라고 생각한 이준이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정씨 자매가 특성을 개화한 것이다.

하라는 박씨 남매는 하지 않고 정씨 자매가 먼저 떡을 얻었다.

“예나야, 축하해! 부러워 죽겠다야.”

“고마워, 정연아. 진짜 내 특성 맞겠지?”

“그래, 이년아.”

박정연이 한껏 부러워했다.

그녀는 동생인 박혁진과 달리 특성이 아예 없었다.

A급이 됐음에도 특성이 없다는 건…

‘난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는 건가?’

한계가 명확하다는 이야기.

재능과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벽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니야. 준이도 혈족 계승을 받지 못하고 해냈잖아. 내가 준이 앞에서 고작 특성을 얻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면 어쩌자는 거야.’

이준에 비하면 자신은 혜택을 굉장히 많이 받은 각성자였다.

S급인 천뢰제왕신공과 AA급 검법인 창궁무애검법을 익히지 않았던가.

이준 앞에선 배가 부른 소리였다.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잡념을 털어냈다.

그녀의 마음을 눈치 챈 한지유가 그녀의 어깨를 손으로 툭툭 쳤다.

“언니도 좋은 특성 얻을 거예요.”

한지유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로였다.

“지금 나 걱정해 주는 거야?”

“제, 제가요? 전 철혈검가를 걱정할 만큼 여유롭지 못해요.”

한지유가 당황해하며 몸을 돌렸다.

“귀여운 녀석. 우리 쌤만큼은 아니지만 너도 조금은 귀엽단 말이지.”

박정연이 한지유를 보며 작게 웃었다.

그러는 사이, 인싸인 박혁진은 정예나를 뒤로하고 정예은에게 가 있었다.

“예은아, 넌 어떤 특성이야? 이 오빠한테만 보여주면 안 돼?”

“음… 제 특성이 좋은지 봐 주실래요?”

“물론이지. 어서 보여 줘 봐.”

남에게 관심이 많은 혁진은 정예은이 어떤 특성을 얻었는지 굉장히 궁금해 했다.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공유 버튼을 눌렀다.

박혁진의 홀로그램에 뜬 정보들.

그가 특성을 읽어 가다가 입을 떡 벌렸다.

“대애애박! 주, 준아! 이것 좀 봐.”

박혁진이 정보에 눈을 떼지 못하며 이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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