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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194화 (19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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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던 라이온은 아직 20대 초반의 신인배우라 그런지 예상보다 얌전했다.

“완전 노땅들 사인만 바글바글 하네요. 오~ 그래도 마이크 베이나 쿠안틴 정도는 트랜디 하다고 할 수 있겠어요.”

생각보다 얌전하다는 거지 평범하다고는 안 했다.

“하이틴 드라마인 힐사이드와 엑스 폴더에도 출연했네요. 또 다른 하이틴 드라마 사브리나에도 나왔고요.”

“제가 어려서 부터 연기 생활을 하긴 했죠. 올해에는 ‘두 남자 한 여자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고요. 그런데 제가 이런 단편 영화에 꼭 나가야 하나요?”

“아직 영화 경력은 없는 것 같은데, 포트폴리오에 영화 출연 경력이 한 줄이라도 있는 거랑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니까요.”

“그래도 캐릭터가 너무 유치한 것 같아요.”

“히어로물을 별로 안 좋아하시나요?”

“히어로는 완전 사랑하죠. 마불 코믹스를 매주 사서보고 있다고요.”

“이번 영화에서 준수한 연기를 보여준다면 마불 코믹스가 실사회 될 때 배역을 하나 주도록 하겠습니다.”

“저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그럴 능력이라도 있나요? 혹시 아빠가 마불 코믹스 이사라도 되나요?”

동민은 마블 코믹스 대표 이사로 등록되어 있는 자신의 이름을 확인해 주었고, 본사에서 찍은 사진들도 보여 주었다.

“어... 죄송합니다. 종 놈이 주인님을 몰라 뵈었네요. 저는 열심히 창문을 닦을 테니 내쫓지 말아 주세요.”

확실히 표현력이 좋은 라이온이었지만, 계속 이야기 하다 보니 이상하게 기가 빨리는 기분이 들었다.

대본을 보내 줄 테니 조만간 다시 보기로 하고, 그를 빨리 돌려보냈다.

두 주인공을 만나 보았으니 이번에는 악역을 맡아 줄 사람을 세탁소로 불렀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고 있죠?”

“바쁘게 지내고 있었지. 여기도 오랜만이네. 그런데 왜 형이 아니고 나를 캐스팅 한 거야?”

“이런 말 하면 상처 받을지 모르겠는데, 호아킨은 악역에 너무 잘 어울리는 얼굴을 하고 있어요. 존재감이 강렬하다고 받아들이면 좋겠네요.”

주인공에 대적하는 인물은 리버 피닉서의 친동생인 호아킨 피닉서였다.

리버와 호아킨은 함께 아역 배우 생활을 했는데, 섬세한 꽃미남으로 유명했던 리버에 비해 호아킨은 비교적 평범한 외모를 하고 있어 딱히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성장하면서 선이 굵은 얼굴이 되면서 개성을 보였고,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 오면서 연기력도 상당히 훌륭했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순정만화급의 꽃미남인 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긴 해도, 호아킨 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2년 뒤 검투사 영화에서 악역 콤모두스역을 완벽하게 소화 하여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지목 받게 된다.

이후 조니 캐시의 평전 영화에 출연해 뮤지컬 및 코미디 부분 남우주연상도 받게 되고, 먼 훗날에는 조커로 캐스팅 되어 엄청난 열연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아직은 젊지만, 얼마든지 젊은 광기를 표출할 수 있었고, 동민이 원하는 역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호아킨 피닉서였다.

‘거기다 출연료도 저렴하지.’

평소 형인 리버 피닉서를 통해 동민에게 이런 저런 도움도 많이 받았고, 어쩌다 보니 매일 보내주는 김치를 먹고 있는 호아킨은 거의 무료로 동민의 단편 영화에 출연해 주기로 했다.

지금도 꾸준히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단역으로 나가고 있어 스케줄을 조정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호아킨이 합류해 주니 든든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호아킨의 연기와 미래를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리버가 거의 영화판을 떠났으니 이제 부담 가지지 말고 꾸준히 본인만의 매력을 보여줬으면 해요.”

“이거 너무 부담 주는 걸?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말고, 영화 촬영할 때 한식이나 많이 만들어 줘. 솔직히 나는 형이 만들어주는 베지테리안 음식보다 다니엘이 구워주는 고기가 훨씬 더 맛있어.”

형의 영향으로 채식주의자가 되는 호아킨 이지만, 아직은 가끔 고기를 먹긴 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긴 한데 너무 이상한 거 아니야?”

“어차피 개봉 할 것도 아니고, 학생 신분인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이런 영화는 못 만들 것 같아서요.”

“그렇긴 하지만··· 어휴 모르겠다. 알아서 잘 하겠지. 그럼 난 리허설 때 올께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가 봐야겠어.”

형인 리버 피닉서에 비해 잘 생기지 않았다는 거지, 나름 능력 있는 호아킨은 에로스미스의 리드 보컬이자 프론트맨인 스티브 테일러의 딸인 리브 테일러와 사귀고 있었다.

가락지의 제왕에서 가장 아름다운 요정이라는 아르웬 역을 맡으며 한국에서도 유명해 지는데 아직은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올해 마이크 베이가 만드는 행성에 석유 시추팀을 보내 핵폭탄을 심어 준다는 영화에 출연 하면서 미국에서도 본격 적으로 얼굴을 알리게 된다.

잠시 리브 테일러 생각을 하자 영화에 출연 시켜 달라 던 제시카가 떠올랐지만, 그녀가 맡을 만한 캐릭터 자체를 만들지 않으면서 사전에 예방했다.

“캐스팅은 대충 마무리가 된 것 같은데? 다니엘 크랙을 쓰고 싶었는데 캐릭터가 애매해서 아쉽네.”

동민은 아직은 무명에 단역만 맡고 있는 제임스 본드로 유명해지는 다니엘 크랙의 연락처를 받아 두긴 했지만, 그를 위해서 추가로 캐릭터를 만들 수 없어 포기했다.

다니엘 크랙 이외에도 무서운 중년으로 다시 떠오르는 니암 리슨이라던지 이안 맥그리거를 캐스팅 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이미 인지도가 꽤 있는 상황이라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은 것 같으니 캐스팅은 여기서 마무리 해야겠다.”

배우 준비가 끝나자 스태프를 알아보고 있는 쿠안틴에게 연락을 했다.

“제가 부탁했던 사람은 연락해 봤어요?”

“정말로 영국에 그런 사람이 있긴 하더라. 할리우드에도 쓸 만한 촬영 기사가 많은데 영국에서 촬영 감독을 불러야겠어?”

“아직은 무명이지만, 실력이 뛰어나다고 들었어요. 직접 만나보면 쿠안틴도 마음에 들어 할 거예요.”

동민이 직접 부르면 오지 않을 것 같아 쿠안틴에게 부탁해 고용한 촬영 감독은 영국에서 촬영 기사로 일하며 주말마다 독립 장편영화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생업에 종사 중인 지인과 배우를 설득해 주말마다 게릴라 촬영을 하여 2년 만에 제작비 6천 달러짜리 흑백 독립 영화를 완성하고, 정식으로 연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름이 특이해서 바로 찾을 수 있었지. 에드워드 크리스토퍼 놀람 이었지?”

“크리스토퍼 에드워드 놀람이에요. 그 사람이 작업 중인 영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봤어요?”

“글쎄?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 했는데? 그나저나 너는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

“대학교를 다니다 보면 이런저런 소식이 바다 건너 들려오는데 쿠안틴은 잘 모르겠네요.”

영화를 전공하지 않고, 순순히 덕심으로 영화 감독 자리까지 오른 쿠안틴에게 학교 핑계를 대었고, 그가 발끈 하면서 실력이 없으면 두고 보자고 말했다.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람은 올해 미행이라는 장편 데뷔작을 발표 하면서 영화계의 관심을 모으게 되고, 2001년 메멘트라는 영화로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다.

놀람은 교과서 적인 기본기에 아주 충실하면서도 현실주의에 근간을 둔 연출 방식을 선호 하는데 사실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CG를 최대한 지양하고, 실제 촬영을 한다.

그 때문에 독특한 방식을 많이 쓰게 되는데 그를 본격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만들어 주는 어둠의 기사 트롤로지에서 실제로 람보르기니를 박살내고, 대형 트레일러가 뒤집히는 장면은 와이어로 연결해 정말 뒤집어 버린다.

병원이 폭파하는 장면은 폐공장을 병원으로 꾸민 다음 실제로 폭파하고, 스턴트맨과 촬영 감독, 음향 감독도 갈아 넣는다.

기기 무게만 35kg이 넘는 아이맥스 카메라를 고프로처럼 비행기에 달게 시키고, 무거운 아이맥스 카메라를 핸드핼드로 들고 뛰어다니면서 촬영을 하게 만든다.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영화 음악에 배의 엔진 소리와 시계 소리를 섞어서 음악을 만들게 하고, 제작사에게 2차 대전에 쓰인 실제 전투기와 함선을 구해오라고 하며 CG가 싫다며 엑스트라 1,300명을 구해 달라고도 한다.

한국에서 특히 사랑을 받게 되는 인터스테라에서는 옥수수 밭이 불타는 장면을 찍기 위해 진짜로 옥수수 밭을 사서 1년 동안 농사를 짖고 불을 지른다.

동민이 본 크리스토퍼 놀람의 마지막 영화에서는 실제 보잉 747을 구해와 세트장에 그대로 충돌시키는 걸 보고 기겁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마지막엔 핵폭탄 만드는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SNS에서 ‘이번에는 진짜 핵폭탄을 터뜨려 촬영할 생각인가?’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놀람은 모든 각본을 자신이 직접 쓰는 것으로도 유명해지는데 동민의 각본도 그와 함께 상의하며 일부 수정을 할 생각 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크리스토퍼 놀람이랑 함께 작업할 기회가 없겠지?’

학교 과제 핑계를 데고 사심을 채우는 동민 이었고, 마지막으로 한 명 더 쿠안틴에게 부탁 했었다.

“텍사스에 있는 엔더슨 감독은 어떻게 되었어요?”

“웨스 엔더슨? 내가 연락하니까 놀라던데? 나랑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네 이야기를 하니까 관심을 가지더라고. 나도 바틀 로켓을 재미있게 봤었는데, 자기 작품 이야기를 해 주니 좋아하더라.”

텍사스 주 휴스턴 출신의 웨즈 엔더슨은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에서 극작 수업을 듣던 도중 소울메이트인 오언 윌슨을 만나 그의 동생 루크 윌슨과 함께 텍사스 슬래커 10대들의 범죄행각을 다룬 바틀 로켓이라는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예산 문제로 흑백으로 촬영해 독립 영화제에 출품한 바틀 로켓은 평가 위원의 관심을 받게 되고 이후 제작비를 지원 받아 장편으로 리메이크 한다.

흥행에는 실패하게 되지만, 마틴 스코세지와 평론가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미국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다.

이후 빌 머리를 기용한 러시모어를 만들어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었는데, 아직은 신임 감독이기에 쿠안틴이 잘 설득하여 조감독으로 그를 합류시키기로 했다.

웨즈 엔더슨은 꾸준히 연출 활동을 이어가지만, 대중성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색채를 발전시킨다.

그의 영화 스타일은 조숙과 유치함이 공존하는 별난 캐릭터들을 인공적인 미장센으로 풀어낸 짐자머시 스타일의 낭만적인 인디 코미디였다.

자신만의 색깔과 느낌이 확실하여 컬트적인 팬들이 많았는데, 특히 색채가 아름다워 힙스터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동민도 러시모어부터 웨즈 엔더슨에게 관심을 가졌는데, 이후로 로얄 테넌바움을 다음으로 문라이즈 킹덤을 흥행 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그랜드 호텔 부다페스트 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엔더슨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알리게 되고, 그의 아름다운 미장센은 더욱 많은 팬을 형성하게 된다.

‘웨즈 엔더슨 보고 콘티를 그려달라고 하면 엄청난 작품이 나오겠지? 세트 구성은 엔더슨에게 전임하면 되겠다.’

사심을 채우느라 능력자들을 너무 많이 모아 배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지만, 동민은 신경 쓰지 않고 덕질을 이어 갔다.

< 194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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