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191화 (19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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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지의 제왕은 많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들어가고, 대규모 전투 장면에 판타지 세계를 구현해야 하기에 제작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한 편도 아닌 3부작을 찍어야 하니 타이탄익의 제작비를 아득히 넘어설 싹수가 눈에 훤했다.

하지만, 진성 돌키니스트 피러 잭슨은 다행히 미국인이 아닌 뉴질랜드 출신이었고, 인건비가 비싼 할리우드가 아닌 뉴질랜드에서 촬영과 제작을 하면서 총 제작비 2억 8천만 달러라는 매우 효율적인 결과를 낳는다.

제작비로 2억 8천만 달러라고 하면 많아 보이겠지만, 3부작 제작비를 모두 합친 금액이고, 한 편당 9천만 달러라는 합리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거기다 가락지의 제왕 시리즈는 3부작을 합쳐 극장 수익으로만 30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이고, 이후로도 꾸준히 판권 수익을 벌어다 주기에 2억 8천만 달러는 아주 합리적인 금액 이었다.

핸리 포터만 하더라도 3편을 나눠서 찍는 바람에 제작비가 3억 5천만 달러를 넘게 되는데 돈 먹는 하마인 대규모 전투장면이 많은 가락지의 제왕이 오히려 더 적은 금액으로 제작되게 된다.

이렇게 예산을 절약할 수 있게 되는 데는 돌키니스트들의 도움이 아주 크게 작용한다.

액스트라 중 수 많은 이들이 무보수로 출연하게 되는데 이들은 가락지의 제왕에 출연하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고, 심지어 직접 무기나 갑옷을 고증에 맞춰 제작해 들고 참여하기도 한다.

“제가 잘 아는 사람 중에 진성 돌키니스트가 있는데 영상 작가 출신에 지금은 판타지 작가로 활동 중인 있는데 소개해 드릴게요. 불과 얼음의 노래라는 책을 출간 했어요.”

“혹시 조지 R.R. 마르틴 작가님이 아니신가요? 저도 그 책은 좋아하는데 역시 그 분도 돌키니스트였군요.”

동민은 샌디에고 코미콘 돌키니스트 부스에서 그를 만났던 이야기를 해 주엇다.

피러 잭슨도 코미콘이 열리면 돌키니스트 부스에 찾아가 봐야겠다고 말했고, 동인은 그가 무료 봉사 돌키니스트들을 많이 구해 제작비를 아껴주길 바랬다.

액스트라가 많이 필요한 전투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 경우 티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갑옷이 필요한 판타지 전투를 전부 인력으로 쓸 수도 없는데, 돌키니스트들 덕에 예산을 아끼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편에 나오는 모란논 전투 장면은 마침 근처에서 훈련을 하던 뉴질랜드군의 협력을 받기도 한다.

기마대 돌격 장면도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촬영인데 다행히 뉴질랜드에는 목장에서 말을 기르는 사람이 많아 어렵지 않게 지원자를 구할 수 있다.

의외로 여성 지원자가 많은데, 뉴질랜드에는 자신의 말을 타고 다니는 여성이 생각보다 많고, 안장 없이 달리는 고난이도 스턴트 장면에서도 여자가 활약하게 된다.

“그런데 판권을 가지고 계신 다니엘 킴 씨가 직접 감독 심사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오긴 했는데 아직 어느 제작사에서 제작을 담당하는 지는 듣지 못 했습니다. 혹시 아직 정하지 못 하신 건가요? 아무래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보니 제작사와의 협업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건 저도 잘 알고고 있습니다. 피러 잭슨 감독님을 가장 잘 서포트 할 수 있는 제작사를 알아볼 테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락지의 제왕 영상화 판권을 가지고 있는 동민은 어느 제작사와 함께 30억 달러라는 흥행 수익을 나누어 먹을까 고민하다 이번 기회에 제작사를 설립할 생각 이었다.

그동안 여러 제작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접 경험도 충분히 했고, 닐이 투자사에서 일하면서 연결해 준 인맥도 상당했기에 할리우드의 흥행 보증 수표인 동민이 제작사를 세운다고 하면 영입할 인재들이 수두룩했다.

‘가락지의 제왕을 시작으로 비슷한 판타지 영화인 핸리 포터까지 제작한다면 망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

드디어 닐을 퇴사시킬 날이 찾아왔다는 걸 생각한 동민은 제작사 고민을 접어놓고 피러 잭슨 감독과 가락지의 제왕 세트장과 소품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호빗 마을을 실물로 만드실 거라고요?”

“초반부에 꼭 필요한 배경이기도 하고, 모험이 시작되는 장소이다 보니 고증을 살려 그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뉴질랜드에 만드실 생각이시죠? 뉴질랜드 정부에서 허가를 해 줄까요?”

“그런 일이라면 뉴질랜드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제가 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락지의 제왕의 세트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곳이 호빗족의 마을 이었다.

언덕에 동굴 집들을 건설하고 마을을 꾸미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자연스러움을 입혀야 한다는 피러 잭슨 감독의 고집으로 실제 풀과 꽃이 피어날 때까지 1년을 기다리며 정원처럼 가꾸기에 세월이 들어가는 작업 이었다.

진성 돌키니스트들이 머리를 모아 만드는 영화이다 보니 심각할 정도로 고증에 집중하고, 덕질을 승화시키게 되는데 의상과 소품에도 무시무시할 정도의 심혈을 기울인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건물과 복식은 실제 고대, 중세 역사속의 건축과 복식 양식을 토대로 창작하고, 원작 삽화를 참조해 의상과 드레스를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어 제작한다.

제작팀 중 금속 공예 전문가도 초빙하여 영화가 제작되는 기간 내내 사슬 갑옷 소품을 만들기 위해 사슬을 꿰매는 일만 하는데 공예가들의 지문이 전부 닳아 없어진다는 일화도 생기고, 요정 의상과 갑옷, 무기를 제작한 팀의 인력들은 직접 입고 싶어 엑스트라로 참여 하기도 한다.

다들 영화에 잘 나오고 싶어 중간 자리를 사수 하지만, 주연 캐릭터들에 가려 나오지 않는다는 슬플 일화도 생긴다.

그 외에도 영화에는 200여 점이 넘는 검과 갑옷이 실물 소품으로 제작 되는데, 검을 제작하기 위해 해외의 유명 중세 검 장인을 초청하게 된다.

그는 촬영에 협력하는 조건으로 배우들이 아침마다 검술 훈련을 하는 것을 요청하고, 그로 인해 영화의 검술은 실제 검투술이 살아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특히 검을 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아라고른 역의 비고 모테슨은 이를 위해 매일 검을 가지고 다니고, 쉬는 날 낚시를 할 때도 검을 어깨에 기대어 놓는다.

이것 때문에 비고 모테슨은 촬영장 인근에서 뉴질랜드 경찰에게 체포당하는데, 웬 남자가 밤중에 칼을 들고 어슬렁대니 주민들이 셩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에게는 주변에서 사극을 촬영하는 배우인데 역에 몰두하다 보니 소품을 들고 다니는 거라며 해명을 하게 된다.

이후 비고 모테슨은 3부작을 찍는 동안 자신과 동거동락한 검에 애착을 느끼게 되고, 영화가 끝날 무렵 피러 잭슨 앞에 찾아가 한쪽 무릎을 꿇고 ‘이 검을 제가 가져도 되겠습니까?’라고 정중히 물어본다.

판타지 놀이에 심취한 피러 잭슨 감독도 왕이 기사에게 검을 하사하듯 그에게 검을 주고, 비고 모테슨은 검을 잘 간직하게 된다.

“피러 감독님은 뉴질랜드에서 장소를 알아봐 주세요. 저는 제작사를 빠르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는 언제 작성하는 건가요?”

“자세한 내용은 담당자가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완성되면 뉴질랜드에 관광객이 많이 갈 것 같은데 정부와도 협의를 잘 해서 최대한 지원을 받도록 해 보지요.”

일 년이 훌쩍 넘어가는 촬영 기간과 총 4년의 제작 끝에 완성되는 가락지의 제왕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 기록을 달성하고 초대박을 치면서 각종 상을 휩쓸어 담게 된다.

의외의 수해를 누리는 곳도 있는데 뉴질랜드가 촬영지로 밝혀지면서 뉴질랜드 인구인 400만 명에 맞먹는 수의 관광객이 매년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를 보러 가게 된다.

뉴질랜드 관광수입의 20%를 가락지의 제왕이 벌어다 주는데 자연을 사랑하는 뉴질랜드 정부는 엄청난 자금을 들여 만든 세트장을 모두 원상복귀 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호빗 마을과 성들이 남아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관광 수입을 만들 수 있기에 동민은 타이탄익처럼 영화의 현장을 테마 파크 식으로 만들라고 닐에게 지시했다.

“그러면 토지를 구입해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지 않나요?”

“극성 돌키니스트들의 꿈과 같은 공간이 만들어 지는 거니 계속해서 수입이 들어 올 거예요. 진행이 어려우면 디주니 관계자를 소개해 줄 테니 같이 테마 파크를 만드는 쪽으로 계획을 세워주세요.”

또 다른 대형 프로젝트를 던져주자 닐이 투덜거렸지만, 타이탄익 호가 본격적으로 크루즈 장사를 시작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보고는 반대할 수도 없었다.

“이번에 제작사를 만들 생각인데, 사장자리는 닐이 맡아 줘야 겠어요. 드디어 투자사를 퇴사 할 수 있겠네요. 가락지의 제왕이 첫 프로젝트인 만큼 신경 써 주세요.”

“투자사가 아니고 제작사 대표를요?”

“제작사라고 해도 투자 업무는 계속 해야겠죠? 자금 걱정은 하지 말고, 알고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스카웃해 주세요. 닐은 할리우드의 마당발로 유명하잖아요.”

“하하. 걱정하지 마시고, 저에게 맡겨 주시면 책임지고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언제 본격적으로 업무를 할 생각이세요?”

“이제 일 년 반만 있으면 졸업 이니까 그때부터는 저도 도와줄 테니 당분간만 고생해 주세요.”

변함없이 닐에게 과도한 업무를 요구했지만, 확실한 당근을 제시해서 인지 오랜만에 그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학교와 군대 핑계로 본격적인 실무를 보지 않고, 지시만 했는데 졸업을 하게 되면 서류 업무를 직접 하긴 하겠지만, 연출 작업도 정식으로 해 볼 생각 이었다.

그렇게 힘든 업무들을 넘기고 편하게 학교를 다니려고 했지만, 하늘같은 사부가 찾아와 동민을 납치해 갔다.

“일주일만 촬영하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촬영은 일주일이지만, 미리 손은 맞춰 봐야지.”

웨폰 러셀 4편에 악당으로 출연하는 이염걸은 할리우드 데뷔작이라 그런지 잔뜩 기합이 들어 있었고, 촬영 한 달 전부터 동민을 훈련 시켰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도 학교가 끝나면 바로 찾아오도록.”

“저는 5초랑 3초로 두 컷만 등장 하는데, 이렇게 까지 훈련을 해야 하나요?”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 할지 모른다고. 그리고 나도 합을 맞추기에는 네가 편하니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

동민이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이염걸에게 정식 무술이 아닌 영화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동작들을 배울 수 있었고, 카메라 앵글에 따라 할리우드에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모션들을 연습했다.

“네 말대로 큰 동작을 보여 주는 게 더 화려하구나.”

“그리고 여기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타격감을 더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덩치가 큰 사람들과 손을 섞어야 하니 관절기랑 상대를 던져버리는 장면이 볼거리가 풍성해 지네요.”

홍콩의 빠르고 화려한 고수들 간의 결투가 아닌 악당과 주인공의 파워풀한 대결이 주를 이루는 할리우드 액션을 이염걸에게 설명해 주었고, 센스가 좋은 그는 금방 멋있는 동작들을 뚝딱뚝딱 뽑아내었다.

문제는 그를 상대하는 사람이 동민이라는 것 이었는데, 몸은 힘들었지만, 언젠가 써 먹기 좋은 동작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사부 컨디션이 좋은 게 이번에 멋있는 장면 많이 만들 수 있겠네요.”

“홍콩에서 활동하기가 힘들어 졌으니 할리우드에 자리를 잘 잡아야지.”

“당장은 아시아인이 할리우드에서 메인 캐릭터를 하기 힘들겠지만, 계속해서 기회가 많아 질 거예요.”

동민의 지속적인 관리로 원래라면 부상 후유증으로 힘들어 할 이염걸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고, 영어 실력도 꽤 좋아져있었다.

< 191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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