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190화 (19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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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리스는 아직 흥행 경험이 없는 공동 작업을 하는 특이한 형제 신임 감독이라는 점과 한국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능이지만, 북미에서는 관객 동원에 한계가 있는 R 등급을 받으면서 흥행 성적에 대한 기대를 크게 받지 못하고 있었다.

제작비로 6,500만 달러가 측정되어 있었는데 동민은 3,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이 영화는 4억 6,6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게 된다.

“벌써 매트니스가 나올 준비를 하는 걸 보니 시간이 빨리 흐리긴 하네. 이제 슬슬 그 프로젝트 준비도 해야겠다.”

뉴밀레니엄이 다가오는 세기말에는 대한민국의 외환위기와 닷컴버블등 여러 사건 사고가 있지만, 영화계에도 대형 프로젝트가 몇 가지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도 타이탄익이 무사히 개봉해서 다행이네 일단 큰 짐을 덜었어.”

군대에 있을 때도 카메룬과 자주 연락을 하며 타이탄익 준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경이로운 성적을 달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대출금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사라지면서 빵빵해지는 잔고에 은근히 자신감도 차올랐다.

“롤린 작가님이 벌써 핸리 포터 다음편을 출간할 때가 되었구나. J.K. 롤린 작가님은 집필에 집중을 잘 하시는데, 조지 R.R. 마르틴은 벌써 부터 늘어지기 시작해서 큰일이네.”

얼음과 불의 노래 2부를 쓰고 있는 조지 마르틴은 아직까지 그럭저럭 집중력을 유지하며 퀄리티 있는 글을 뽑아내고 있었지만, 조금씩 속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닐 혼자서는 관리가 안 될 것 같아 새로 뽑은 출판사 직원을 전담으로 붙여 두었고, 동민도 종종 찾아가 글을 쓰지 않으면 호텔 방에 강금하여 벽만 보고 글을 쓰게 만들겠다는 협박도 했다.

“슬슬 핸리 포터 영화 준비도 해야겠다.”

핸리 포터 1편인 마법사의 돌멩이가 2001년에 개봉하는데, 촬영은 2000년에 시작 된다.

세트장을 만들고 캐스팅을 진행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늦어도 내년부터는 준비를 시작해야 했으니 동민도 스케줄을 잘 확인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에 투자 하면서 자산을 늘려 왔는데, 얼마 전 계약한 두 명의 유명 작가는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정산금을 뱉어내고 있었다.

덕분에 대출금을 갚아나갈 정도의 자금이 모이긴 했지만, 지금은 대출 이자와 최소한의 상환금만 지불하고, 닷컴 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미 작년부터 온라인과 관련된 주식 가치가 상승을 하고 있기에 더 늦기 전에 현금이 생기는 즉시 주식을 모았다.

안정적이며 보수적인 투자의 대가인 워런트 버핏이 여러 번 말렸지만, 거품이 초기라고 설명하며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털고 나오겠다고 겨우 설득했다.

워런트 버핏은 끝까지 동민을 말렸지만, 젊었을 때 한 번 실패를 경험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며 결국 포기했고, 동민이 원하는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천년 새해 첫장이 열리면 그때부터 정리하면 되겠지. 2월에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한다고 했으니 지금부터 모아가야지.”

보유중인 현금을 최대한 끌어다 한국에 투자하긴 했지만, 계속해서 현금 수익이 창출 되었고, 출판사에서 상상치도 못한 금액이 입금되어 계획대로 닷컴버블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동민이 소유하고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 중인 책은 단 두 권 밖에 없었지만, 매출은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었고, 두 소설의 영상화를 고민하고 있는데 통통한 외모에 수염을 기른 키 작은 남자가 세탁소로 들어왔다.

“오! 정말 신비로운 곳이로군요. 겉은 평범함 세탁소 같았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동화 같은 공간이 펼쳐지네요.”

“어서오세요. 장거리 비행기 타느라 피곤하시겠지만, 할리우드 세탁소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제가 뉴질랜드 출신이긴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운전해서 왔죠. 여기 소문은 많이 들어 보았지요.”

동민이 초대한 손님은 뉴질랜드 출신의 피러 잭슨이라는 감독 이었고, 그는 할리우드와 뉴질랜드를 오가며 B급 슬래셔 무비를 주로 만들고 있었다.

벌써 10여 년간 연출은 맡아 왔기에 기본기는 갖추고 있었지만, 수백 명의 감독이 활동하는 할리우드에서 피러 잭슨은 무명에 가까운 존재였다.

“제안서는 흥미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확실히 원작의 이해도가 높으시더군요. 그래도 이 영화의 감독 후보로 스필버그와 유명 감독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피러 잭슨 감독님을 기용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미리 언급한 바와 같이 저는 20대 부터 이 작품의 영화화를 준비해 왔습니다. 벌써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군요. 그동안 수없이 작품을 분석했고, 배경과 구도, 캐스팅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었습니다. 로케이팅 마저도 이미 구상을 다 해 두었지요.”

“영상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건 알고 계시죠?”

“지금까지는 불가능 했겠지만,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한 지금은 가능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꼭 영상화 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봐야하는 명작 입니다. 저에게 꼭 맡겨 주십시오.”

“사실 예전에 영상화를 한 번 진행하려 했는데 원작가가 반대 하면서 무산 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제가 영상화 판권을 사들였으니 문제없지만요.”

영국의 유명 록밴드 비틀즈가 이 소설의 열렬한 팬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1969년 이 작품을 영화화를 시도했다.

존 레논은 멤버들에게 가락지의 제왕을 영화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고, 폴 메카트니는 프로도, 링고 스타는 샘, 조지 해리슨은 간달프, 존 레논은 골룸을 맡겠다고 내부 합의도 보았다.

진심이었던 그들은 스탠리 큐브릭을 감독으로 섭외했고, 가락지의 제왕 작가인 돌킨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게 된다.

그에 돌킨은 비틀즈에 편지로 답장을 보내고 가락지의 제왕은 영화로 만들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며 거절의 의사를 밝히고, 비틀즈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돌킨은 원작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질 경우 자신의 의도와 다른 엉뚱한 해석과 표현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계했고, 가락지의 제왕이 타인으로부터 변형이 가해지지 않은 원래 소설로만 남기를 원하고 있었다.

“스스로 돌키니스트라고 밝혔으니 전 세계에 진성 돌키니스트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는 건 잘 알고 있으시죠? 그들이 피러 잭슨 감독님이 가락지의 제왕을 영화화 한다고 하면 불만을 가지지 않을까요? 그들을 설득할 자신은 있으신가요?”

“그들의 마음은 평생을 돌키니스트로 살아온 제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말로 떠드는 것 보다 확실한 작품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전 세계의 돌키니스트들은 B급 호러 영화를 만드는 피러 잭슨이 가락지의 제왕을 만든다는 사실에 큰 불만을 가지고 불신과 걱정이 가득한 채 영화를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피러 잭슨 스스로가 엄청난 돌키니스트인데다, 공동 각본 담당이자 피로 잭슨의 부인인 프랜 웰시, 각본다 필라파 보예스 역시 가락지의 제왕의 엄청난 팬 이기에 차근차근 영화화 준비를 해 왔다.

영화감독으로 발탁 된 피러 잭슨은 수많은 돌키니스트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과거 BBC 라디오에서 진행했던 가락지의 제왕 라디오 드라마 작가까지 초빙해 가며 각본을 완성하게 된다.

원작의 스토리가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관과 종족을 창조했기에 그에 대한 자연스러운 설명도 영화에 포함하는 작업은 절대 간단하지 않았고, 반 백년간 사랑을 받아온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아주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

“내용 전개가 상당히 긴데 영화로 다 표현을 할 자신 있으신가요?”

“사실 한 편으로는 전부 보여주는 게 불가능 합니다. 그렇게 되면 생략된 장면이 너무 많아지고,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진행하기가 힘들어 지겠죠. 그래서 가능하다면 2편으로 만들고 싶네요.”

“제가 보기엔 2편으로 만드는 건 무리가 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다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 편으로 가락지의 제왕을 담기엔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합니다.”

“제 말은 2편 말고 3편으로 만들자는 거니 가능한 생략되는 장면 없이 만들어 주세요.”

동민이 두 편으로 만드는 것을 반대하자 퇴짜를 맞았다고 생각한 피러 잭슨의 어깨가 내려갔다가 3부작으로 만들어 달라는 말에 그의 눈이 번쩍 뜨였다.

“감사합니다. 제 한 몸 불살라 최고의 영화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감독님을 정했으니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긴 했는데, 앞으로 갈 길이 멀고 험난하네요. 오래 걸려도 좋으니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해 주세요.”

가락지의 제왕은 3부작으로 만들어지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 2, 3편은 한 번에 다 촬영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촬영 기간만 15개월에 걸리게 되고, 대작이 만들어진다는 소문에 유명 배우들이 후보에 오르지만, 너무나도 긴 촬영 기간과 뉴질랜드 시골에서 만들어진다는 소리를 듣고 대부분 포기하게 된다.

처음에는 원작에 맞추어 주인공인 호빗족을 나이 든 사람들로 캐스팅을 하는데, 비주얼이 너무 안 맞아 전부 재캐스팅을 한다.

디임팩트에 출연했던 일라이저 우즈가 주인공인 프로도 역에 발탁 되는데, 처음에는 피러 잭슨이 그를 탐탁지 않아 하지만, 호빗처럼 분장하고 나무 사이를 거니는 우드의 영상을 보고 바로 주인공으로 캐스팅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아라고른의 캐스팅은 상당히 파란만장하게 진행 되는데, 처음에는 다니엘 데이루이스를 염려에 두고 피러 잭슨과 제작사가 간절이 권유하지만, 거절하고 리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 함께 갱 오브 뉴욕을 찍으러 떠나버린다.

동민의 절친인 조니 데브도 후보로 언급되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하게 되고, 다음 후보인 러셀 크로는 자신의 조국인 뉴질랜드에서 판타지 대작이 제작된다는 말에 큰 관심을 보이다 3부작이나 된 다는 말에 포기하게 된다.

가락지의 제왕이 영화화 된다는 소문을 듣고, 돌키니스트 였던 크리스티안 베일이 아라고른 역에 캐스팅 되기 위해 누구보다 빠르게 오디션을 보고, 지인들에게 부탁하는 등 온갖 수를 다 쓰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명단에서 조차 사라지게 된다.

이후 피러 잭슨이 레골라스 역을 제의하지만, 크리스티안 베일은 아라고른이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답을 한다.

여러 수난을 거쳐 아라고른 역을 맡게 되는 비고 모텐슨은 촬영이 시작되기 이틀전에 캐스팅 된다.

그의 집에 전화를 걸어 촬영을 하자고 하자, 비고는 가락지의 제왕이 뭐죠? 라고 대답하고, 이후 전달된 각본을 보고 요정과 난쟁이들이 나오는 아동용 영화에 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우연히 각본을 본 극렬 돌키니스트 아들에 강력한 권유에 승낙하게 되고, 그는 영화가 개봉 된 그 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명단에 오르게 된다.

그 외에도 레골라스 역에는 주드로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데 피러 잭슨의 반대로 무산되고,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도 물망에 오르지만, 결국 올란도 부룽이 레골라스로 확정된다.

간달프 역에는 숀 코넬리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영화 수입의 10~15%를 주겠다는 통큰 제안도 하지만, 숀은 “원작 소설도 읽고 대본도 읽어봤지만, 영화 내용이 무슨 소리인지 이해도 못하겠고, 뉴질랜드에서 15개월이나 고생하기 싫다며 거절한다.

만약 그가 간달프 역을 받아들였다면 동민의 수입이 줄어드니 더 잘 어울리는 이언 매켈런이 뽑힌다는 게 여러모로 다행 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제작비겠죠? 스케일이 큰 만큼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 갈 것 같은데 예산 편성표가 완성되면 보여 주세요.”

< 19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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