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159화 (14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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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내가 서대진과 아이들로 활동할 때 기획사 사장님 아들 김동민이야. 샌드 시계에도 잠깐 나왔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어.”

양연석의 설명을 들은 두 사람은 자신들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왔다며 어디 사냐고 물어보았고, 할리우드 고등학교를 나와 USC 영화학과에 다니고 있다고 하자 동민의 소문을 들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동민도 꽤 오래 로스앤젤레스에 살기는 했지만, 한국인과는 거의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학교에 다니면서 배우들이 찾아오고,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는 등 여러 일을 벌였기에 한인 사회나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잠시 로스앤젤레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연습실이 소란스러워 안에 들어가 보니 제시카가 춤을 추고 있었고, 그 옆에는 팔다리가 긴 박진형이 함께 리듬을 타고 있었다.

“이게 뭐야?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연습실에는 아이들 5명과 H.O.P 연습생 5명 말고도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 오빠. 언제 온 거야?”

군복을 입고 있는 동민을 발견한 제시카가 안무 중에 달려와 안겼고, 다른 아이들도 동민이 온 것을 보고 반가워했다.

“외박증을 받아서 오늘 나와 봤어. 잘 지내나 보러 왔는데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사람들은 뭐야?”

“우리가 디주니에서 배웠던 안무랑 시스템을 알려 줬더니 계속해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늘었어. 이제는 그냥 같이 놀면서 서로 보완점을 지적해 주고 있지.”

어떻게 보면 나서기 좋아하는 것 같지만 은근 리더쉽이 있는 어스틴이 지금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동민을 발견한 이수남도 다가와 반겨 주었다.

“어쩌다 보니 소문이 나서 인원이 늘어났다네. 서로 좋은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으니 괜찮지 않은가? 아이들에게는 피해가 안 가도록 조율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 그동안 아주 잘 대해주고 있었네.”

“대표님이 매일 벤으로 아이들을 데려다주신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고, 다른 분들이 찾아온다고 듣긴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훨씬 더 많네요.”

이수남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동민도 좋은 교류인 것 같아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이수남이 연습실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동민을 소개해 주었고, 조금 전 제시카와 함께 춤을 추고 있던 박진형이 만나보고 싶었다며 반가워했다.

“소문은 많이 들었는데 드디어 직접 만나 보네요. 나도 미국에 꼭 가 보고 싶은데 로스앤젤레스에 가면 연락해도 될까요?”

“네. 지금은 군대에 있으니 돌아가기 전에 연락처 드리고 갈게요.”

“그래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다시 봐요.”

박진형은 동민에게 명함을 건네주었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 그의 뒤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 제가 발굴한 친구인데 우리 회사에서 프로듀싱을 담당할 직원이에요.”

박진형이 일반 직원이라며 소개했지만, 동민은 계속해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반가워요. 저는 김동민이라고 해요.”

“안녕하십니까. 저도 동민 씨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저 아이들과 함께 디주니 미미 클럽 멤버셨다고 하던데 동민 씨의 춤과 노래 실력도 궁금합니다.”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동민이 잠시 당황했고, 어쩌다 보니 잠시 동양인 특례로 나왔었고, 노래는 잘 부르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민이 흑심을 품고 접근한 그는 생각보다 집요했고, 대충 한국어를 알아들은 제시카도 춤을 춰 달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오빠가 춤추는 거 직접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다니엘도 나름 감각이 있어서 춤 잘 춰. 그리고 가끔은 생각지 못한 동작도 보여 주더라고.”

“그래도 노래는 솔직히 별로야.”

이 주 동안 서로의 실력을 마음껏 보여준 아이들과 H.O.P 멤버들이 동민의 춤을 보고 싶어 했고, 그런 분위기가 퍼지더니 연습실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동민에게 기대 어린 시선을 보냈다.

“나 군복 입고 있어서 춤추기 불편해. 거기다 군화 신고 있단 말이야.”

동민은 여기서 주목을 받고 싶지 않았는데 제시카가 매달리자 어쩔 수 없이 춤을 보여주기로 했다.

동민은 전생에서 춤을 잘 추지 못했는데 국뽕 채널을 운영하면서 한국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나 무대를 수백 번 보았고, 자동적으로 안무를 기억하고 있었다.

당연히 여자 아이돌 안무를 더 많이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그 춤을 출 수는 없었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을 조금 선보이기로 했다.

아무래도 20년 이상 미래의 춤이기에 지금의 안무와는 다른 스타일에다 여러모로 발전해 있어 날고 기는 춤꾼들 앞에서 보여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렛즈 게릿!”

다들 기대에 찬 표정으로 군복 상의를 벗고 연습실 중앙으로 나서는 동민을 기대하며 바라보았고, 잠시 리듬을 타던 동민이 음악에 맞춰 미래에 유명해지는 안무 동작을 몇 가지 보여 주었다.

“와~! 저게 뭐지? 처음 보는 동작인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한 거지?”

“솔직히 춤 선이 대단하지는 않은데 보여주는 안무가 너무 천재적이야.”

“저 친구가 안무를 만들면 엄청난 게 나올 것 같은데?”

아무래도 춤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보니 동민의 춤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았고, 동민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춤을 추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 예전에는 더 자연스러웠는데 군대에 있다 보니 몸이 굳었네요.”

동민이 민망한 마음에 핑계를 둘렀지만, 다들 웅성거리며 동민이 보여 주었던 동작을 분석하고 있었다.

“오빠 머리가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잘 출 거라고는 생각 못 했네. 역시 내 남자 친구야.”

제시카는 동민의 춤을 보고 마냥 좋아했고, 보는 눈이 있는 어스틴은 조금 충격을 받은 듯, 살짝 굳어 있었다.

“저번에 보여줬던 동작 말고 다른 것들도 있었네? 처음 보는 것도 있어 조금 혼란스럽지만, 대단하다는 건 인정할게.”

“나야 상상력은 좋지만, 춤 실력은 네가 훨씬 더 대단하지. 같은 동작을 네가 했으면 훨씬 더 보기 좋았을걸?”

“그건 그래.”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민에게 잔뜩 흥분한 표정의 이수남이 다가오더니 노래 실력도 보여 달라고 했다.

“노래는 정말로 평범해요. 거기다 가사를 외우고 있는 노래도 별로 없어서 부를 곡도 없어요.”

“그래도 조금만 보여주게나. 분명 뭔가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러네.”

미래에서 가지고 온 새로운 안무로 춤 실력을 부풀려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노래를 불러 기대를 꺼트리고 싶지 않았다.

“저 대신 노래를 불러줄 사람이 오기로 했으니 그 사람한테 불러 달라고 할게요.”

“누가 온다고? 알고 지내는 가수라도 있는가?”

“도착할 시간이 지났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올 거예요.”

동민의 노래를 기대하고 있던 사람들이 누군가를 불렀다는 말에 궁금해하고 있는데 때마침 연습실의 문이 열리면서 SN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이 달려와 이수남에게 말했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박 과장 무슨 일인데 그러나?”

직원이 말을 하려는 순간 동민을 대신해서 노래를 불러줄 사람이 연습실로 들어왔고, 모든 이들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다니엘. 여기 있었구나. 군대 가더니 많이 늠름해졌네.”

“찾아오느라 수고했어요. 마이크.”

연습실에 들어온 마이크 잭선이 동민을 보고는 반갑다며 포옹을 했고, 그 장면을 본 모든 이들이 마이크 잭선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디주니 미미 클럽 아이들은 스튜디오에 놀러 왔을 때 봤었죠? 여기는 제 여자친구 제시카예요.”

마이크 젝선에게 가장 먼저 제니퍼를 소개해 주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소개해 줄 수 없기에 SN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이수남만 인사를 시켜 주었다.

“볼일은 잘 마무리되었어요?”

“한국의 리조트가 파산하게 되어서 투자를 하기 위해 왔는데 재정팀에서 사업성을 확인해 보고 말해 준다고 했어. 한국의 정치인을 한 명 만났는데 괜찮은 사람 같더라. 그 사람한테 네 이야기도 했어.”

평소 어린이와 어린이를 위한 시설에 관심이 많은 마이크 잭선은 무주에 있는 리조트가 파산을 하려고 하자 투자를 해서 어린이를 위한 시설을 유지하려고 한국에 비밀리에 입국했고, 다음 총선에 대통령이 되는 정치인을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좋은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이때의 인연으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취임식을 할 때 마이크 잭선이 참석하고, 1999년에는 내한 공연까지 하게 된다.

“그건 그렇고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뮤직 인더스트리에 있는데 마이크가 조금만 시범을 보여주면 안 될까요? 다들 마이크를 우상으로 생각하고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사람들이라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다니엘의 부탁이니 후배들을 위해서 그 정도는 보여 줘야지.”

마이크 잭선의 비서진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MR을 틀었고, 마이크 잭선이 연습실에서 자신의 대표곡 몇 곡을 라이브로 불러 주었다.

연습실에 있는 사람들은 마이크 잭선의 라이브를 바로 앞에서 보면서 황홀한 표정을 지었고, 몇 명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박진형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마이크 잭선을 보았고, 다른 이들도 한 동작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시선을 떼지 않고 마이크에게 집중했다.

동민 역시 마이크 잭선의 라이브를 들으면서 괜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확실히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특별함이 있었다.

마이크 잭선의 작은 라이브 공연이 끝나자 사람들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표정을 했고, 마이크는 연습생들의 실력을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크의 말에 H.O.P 연습생들이 긴장과 흥분이 뒤섞인 표정으로 열심히 연습한 데뷔곡 무대를 보여 주었고, 마이크가 수정할 부분을 몇 가지 지적했다.

“저도 한번 확인해 주세요.”

춤에 욕심이 있는 어스틴도 마이크 잭선에게 자신의 춤을 확인해 달라고 했고, 어스틴은 훌륭한 안무 실력을 보여 주었다.

“넌 딱히 고칠 점이 보이지는 않네. 무대 경험도 꽤 있는 것 같고, 이대로만 하면 될 거야.”

“감사합니다.”

마이크 잭선의 칭찬을 받은 어스틴이 좋아했고, 브리트니와 크리스티나도 마이크에게 보컬 확인을 받았다.

라이온은 가수를 할 생각이 없다며 따로 춤과 노래를 보여주지 않았고, 구경 왔던 몇 명도 마이크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며 조언을 받아 갔다.

“다니엘 나 비싼 몸인 거 알고 있지? 재미는 있었는데 배가 고파졌으니 밥 사줘.”

“당연히 준비했죠. 미국에서는 먹기 힘든 음식으로 주문했어요.”

동민은 중간에 이수남에게 부탁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중국 음식을 배달시켰다.

밖에서 먹으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마이크를 알아볼 수도 있기에 배달을 시켰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도 마이크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철가방 10개 분량의 음식이 배달되어 오자 마이크 잭선이 신기해했고, 중국 음식이지만, 중국에서 맛볼 수 없는 몇 가지 음식에 재미있어했다.

“춤을 보여 달라는 부탁을 하는 바람에 군화 신고 춤을 췄으니 보상을 받아야겠어요.”

춤을 보고 싶다고 한 박진형의 직원에게 다가가 말하자 그가 놀라며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았다.

“지금 받고 싶은 건 없는데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 일단 명함이나 주세요. 방신혁 씨.”

< 159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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