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43화 (43/130)

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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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터의 키스를 받을 뻔 했어! 드레이코가, 죽을 뻔 했단 말이다!"

사과를 들은 건지 듣지 못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스네이프가 노호성을 질렀다. 리무스가 도와달라는 듯 덤블도어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저 껄껄 웃을 뿐이었다.

"그 애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조금이라도 알아? 그 애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았다면 그런 짓은 못했을 거다."

"스네이프, 너도 알고 있었어?"

리무스가 눈을 크게 뜨며 스네이프를 바라보았다. 스네이프가 잠시 굳어있다가 조소를 흘리며 둘을 바라보았다.

"알고 있었나? 더 최악이군."

"……."

스네이프가 그들과의 말싸움에서 이긴건 거의 처음이었다. 시리우스는 패배감을 느낄 새도 없이 시선을 땅바닥에 내렸다.

"드레이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 때는…"

스네이프가 말을 맺지 않으며 시리우스를 노려보았다. 시리우스가 발끈해서 되받아치려고 했지만 리무스가 더 빨랐다. 리무스는 시리우스의 발등을 세게 밟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미안해, 스네이프."

"제길, 알았다고. 림. …나도 미안하다."

스네이프의 눈이 조금 커졌다. 그는 매우 놀란 듯 싶었다. 왜 저러지? 시리우스가 고개를 기울이며 스네이프를 바라보았다.

"…아니, 됐다. 교수님, 페티그루는 아즈카반에 넘기면 되겠습니까."

"예언자일보에 연락을 넣어야겠군!"

"퍼지 장관이 오겠군요."

이번에는 시리우스의 눈이 커졌다. 스네이프가 그들을 도와준다. 스네이프가 그들을…? 시리우스의 집요한 시선을 느꼈는지 스네이프가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착각하지마라. 널 위해서가 아니니까. …처음 사과를 들은 값이라고 해두지."

"뭐?"

스네이프의 마지막 말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뭐라는거야. 시리우스가 스네이프를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스네이프가 되었다는 듯 몸을 돌리고는 문 쪽을 향했다. 한편 리무스는 스네이프의 말을 들었는지 뭔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이었다. 리무스가 스네이프를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 때의 일은 항상 미안하게 생각해! 미안해, 세베루스."

너 미쳤어? 시리우스가 리무스를 보며 입모양으로 말을 내뱉었다. 스네이프가 몸을 멈춰세우더니 리무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미 잊은 일이다. 그래, 잊은 일이지."

* * *

일어나보니 병실이었다. 또 여기인가. 옆 침대를 바라보니 위즐리가 뻗어서 자고있었다. 땀이 찬 머리를 쓸다가 지팡이를 휘둘러 땀을 없앴다.

"일어났니?"

"…네."

"빨리 일어났구나. 아직 반나절도 안되었단다."

폼프리 부인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리를 들은건지 위즐리가 부스럭대며 몸을 일으켰다.

"위즐리?"

"으음… 말포이… 괜찮은거야?"

"그래."

"그렇구나…"

위즐리가 눈을 비비며 다시 침대로 누웠다. 폼프리 부인이 웃으며 위즐리와 나를 쳐다보았다.

"조금 더 자렴."

"괜찮아요."

"맞다! 벅빅!"

흐느적거리며 누웠던 위즐리가 기세좋게 일어나며 외쳤다. 내가 그를 바라보았는데, 위즐리는 내가 바라본다는 자각도 없던 것 같다. 그가 머리를 감싸쥐며 앓는 소리를 냈다.

"폼프리 부인? 지금 언제예요?"

"아직 새벽이란다. 조용히 하렴, 론."

"아… 죄송해요."

위즐리가 안심한 듯 한숨을 쉬고는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 나와 눈을 마주쳤다.

"벅빅이라니? 무슨 소리야?"

"어… 그게…"

위즐리가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데굴데굴 굴렸다. 내가 위즐리를 지그시 쳐다보자 그가 우물쭈물대며 말을 내뱉었다.

"벅빅이 오늘 아침에 사형된다고 해서…"

"……몇 시?"

"응?"

"몇 시냐고."

"아, 6시 반."

동물은 나를 싫어해서 가까이 갈 수는 없다. 그래도 이렇게 둘 수는 없지.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위즐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투명망토 있지?"

"어떻게…?"

"벅빅을 풀어줘."

"그래도 돼?"

"일단, 포터하고 그레인저도 불러와. …그리핀도르 휴게실 출구 쪽에 있어. 나도 갈테니까."

위즐리가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폼프리 부인과 몇 번의 실랑이를 하더니 결국은 병동을 나갔다. 나는 그걸 바라보다가 화장실에 간다고 하며 병동을 빠져나갔다.

* * *

"말포이…? 괜찮니?"

그레인저가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본다. 언제봐도 부담스러운 눈빛이다. 물론 포터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안아파. 그리고 쌍둥이들. 나와."

"어떻게 안거지?"

"진짜 잘 숨었는데!"

쌍둥이들이 천장에서 뛰어내려왔다. 아니, 왜 천장에 달라붙어 있냐고.

"너희 마루더즈맵 아직 가지고 있지? 그것 좀 돌려줘."

"알았어."

"대신 우리도 참여할래!"

"…조금 있으면 O.W.L. 안 봐?"

"……."

"……."

쌍둥이가 씁쓸하게 코 밑을 훔치더니 지도를 건내주었다. 그리고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축 쳐져 휴게실로 들어갔다. 해치웠군.

삼인방이 날 대단하다는 듯 바라본다. 나는 적당히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내가 오두막집에서 시간을 끌 테니까 포터, 네가 투명망토를 사용해서 그 히포그리프를 풀어줘."

"이렇게까지 안해도-"

"그래서, 안할거야?"

"……."

대답이 없는 셋을 무시하고는 지팡이와 지도를 꺼내들었다.

"나는 나쁜 짓을 할 것임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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