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41화 (41/130)

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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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병동으로 가기에는 시리우스가 있다는걸 상기한 그들은 두 무리로 갈라졌다. 루핀과 시리우스, 페티그루는 교장실로 향할 예정이었고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과 쌍둥이, 드레이코는 병동으로 가기로 했다.

시리우스가 동작정지 마법이 걸린 페티그루를 루핀의 지팡이로 둥둥 띄웠다. 그가 해리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해리, 그럼 방학 때 보자꾸나."

"좋아요."

시리우스가 신이 났는지 활짝 웃었다. 말포이를 걱정어린 얼굴로 바라보던 시리우스가 곧 몸을 돌려 리무스와 함께 반대쪽으로 멀어졌다.

"그럼 우리도 가자."

"그래!"

"좋아."

조지가 드레이코를 업어들고 프레드가 조지 옆에 섰다. 해리는 다리가 다친 론을 부축했다. 조용히 병동으로 가는데 조지가 조금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너무 가벼워."

"그럴 수 밖에. 말포이는 하루에 한 끼 밖에 안먹으니까."

"어떻게 알아?"

"해리, 도련님 좋아해?"

프레드가 과장스럽게 입을 벌리며 해리에게 물었다. 해리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한다고? 그도 자꾸 신경이 쓰이는 말포이를 생각은 해본 적 있었다. 하지만 답은 언제나 '아니오'였다. 그는 말포이를 이성적으로 좋아한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이건 그냥, 죄책감과 호의가 뒤섞인 이상한 감정일 뿐이었다.

"아니, 그냥 친구가 되고 싶은 것 뿐이야."

"성으로 부르면서?"

"그건 말포이가 싫어하니까-"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지."

"맞아."

조지가 말포이를 고쳐 업었다. 그는 이 시끄러움 속에서도 잘 자는 것 같았다. 말포이가 자는걸 자각한 해리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지만 허락을 안했잖아."

"오,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별명을 부르지 말라고는 안했지."

"도련님이라고 부를래?"

"특별히 허락해줄게."

"음… 아니, 괜찮아."

프레드가 안타깝다는 듯 탄식을 흘렸다. 해리가 그걸 무시하며 끙끙거리는 론을 부축했다.

* * *

Side, Sirious Black

"블랙?"

리무스와 시리우스, 페티그루가 교장실에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스네이프였다. 리무스가 티나지 않게 입을 굳혔고 시리우스가 선명한 비웃음을 지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을 만나게 해줘."

"그게 무슨 소리지? 넌 분명 죄수다."

"페티그루가 안보이나보지, 스니벨리?"

"…여전히 변하지 않았군. 지겨울 지경이야."

스네이프가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 따라 시리우스의 표정도 험악해져 갔고. 결국에는 둘의 사이에 있는 리무스가 그걸 중재했다.

"그래서, 덤블도어 교수님은?"

"기다리는 중이다. 곧 올거야. 그보다 페티그루가 여기서 뭔 상관이지? 어차피 블랙 너는 배신-"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시리우스와 스네이프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튀기는 것 같았다. 시리우스가 리무스에게 지팡이를 빌려달라고 하려 할 때쯤, 스네이프가 코웃음을 쳤다.

"뭐야?"

"됐다. 말싸움 할 시간없어. 인카서러스."

밧줄이 튀어나와 시리우스를, 아니, 리무스와 페티그루, 시리우스를 묶었다. 스네이프가 조소를 흘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속박되어서 다리가 앉혀진 그들 때문에 자연스레 스네이프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뭐야. 야!"

"너희한테는 말이 필요없다는걸 깨달았다.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아니지. 엑스펠리아르무스."

"젠장! 미친 스니벨루스 녀석!"

스네이프가 한 쪽 눈썹을 올렸다가 내렸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무시하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리무스의 지팡이를 탁자에 올려놓고 가만히 서서 문 쪽만을 바라보았으니까. 덕분에 시리우스의 입에서 욕설과 비속어가 계속 튀어나왔다.

"어디서 개가 짖는군."

"너 뭐라고 했냐? 뭐, 개? 하, 그 때는 질질 짜던 주제에!"

"…방금 뭐라고 했나."

스네이프가 스산한 기색으로 시리우스를 노려보았다. 시리우스가 이를 갈며 고개를 빠르게 돌렸다. 그도 더이상은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창피한 일인건 아나보군.

"뭐, 됐다."

한심하다는 어조를 가득 담은 말에 시리우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뭔가 애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 혼자만 반응하니 이렇게 된 것 같아서 불쾌했다. 시리우스가 그 생각을 가득 담아 스네이프를 비꼬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교장실의 문이 열리는게 더 먼저였다.

"오, 이런! 손님들이 많이 오셨군."

"교수님!"

리무스와 시리우스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덤블도어가 그들을 놀란 눈길로 바라보다가 곧 껄껄 웃었다. 스네이프는 시종일관 침착하기만 했다.

"교수님."

"아, 그래. 세베루스."

"말할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네."

"다음에 오겠습니다."

"그러지."

스네이프가 미련없이 교장실을 나갔다. 시리우스가 스네이프를 노려보다가 덤블도어를 보고는 표정을 바로 세웠다.

"교수님, 제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언제든지 환영이지. 레몬티 마시겠나?"

다시 웃는 덤블도어에게 시리우스가 머뭇대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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