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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파괴범-40화 (40/130)

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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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헤르미온느가 왜 이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해리는 지팡이를 꽉 쥐며 홀린 듯 대답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있어."

"하지만… 루핀 교수님께서 해결해 주실거야. 너도 알잖아."

"그러는 헤르미온느, 너도 걱정되잖아?"

헤르미온느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헤르미온느가 푹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는 언뜻 비장한 기색이 서려있었다.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해리는 그게 신호라는걸 알았다. 해리가 시리우스의 눈치를 보며 재빨리 말했다.

"저도요."

"저도-"

"론, 너는 아프잖아. 조금만 참아."

헤르미온느의 말에 론이 미덥지 못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은 가만히 있었다. 시리우스가 둘을 바라보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얼른 갔다오거라."

"네."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따라 화장실로 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초조하게 해리를 붙잡더니 제 목에 걸린 목걸이를 뺐다. 그건 모래시계 같이 보였는데 목에 걸 수 있는 아주 작은 모양이었다.

"해리, 이건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야."

"……뭐?"

해리는 잠시동안 헤르미온느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시간을 돌리는 시계, 타임 터너라고. 맥고나걸 교수님이 수업을 듣기 위해서 나에게 주셨어."

해리가 헤르미온느의 말을 주의해서 들었다. 그거라면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많은 수업을 듣는걸 납득할 수 있었다. 헤르미온느가 죄책감과 비장함이 감도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맥고나걸 교수님은 이걸 받기 위해서 엄청 노력하셨대. 편지도 돌리며 내가 이상한데에 이 물건을 남용하지 않는다는걸 강조하셨고. 그래서, 그래서 이 모래시계는 쓰면 안되지만-"

"하지만 누군가가 위험하잖아."

"그래, 그렇지."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이걸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녀가 애매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다급하게 그녀의 죄책감을 덜어주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맥고나걸 교수님도 허락하셨을 거야."

"…좋아, 해리. 이리와."

헤르미온느가 목에 걸린 목걸이를 해리와 함께 썼다. 해리는 금속의 서늘한 감촉을 느끼면서도 헤르미온느가 하는 양을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는 떨리는 손을 움직여 모래시계를 한 바퀴 돌렸다. 그리고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둘을 덥쳤다.

해리의 눈 앞에 있는 장면이 휙휙 바뀌었다. 아니, 실제로도 바뀌고 있었다. 해리는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숲과 익숙한 버드 나무가 보였다.

"여긴…"

"튕겨내는 나무의 앞이야. 풀 쪽으로 숨자, 해리."

헤르미온느는 맥고나걸 교수의 말을 어긴걸 두려워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전혀 번복할 생각은 없어보였다.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끌어당겨 풀에 몸을 숨겼다. 그들은 숲 속에서 검은 개와 론, 그리고 해리 자신과 헤르미온느를 보았다. 뒤늦게 달려온 루핀도. 쌍둥이들이 시시덕거리며 무언가를 설치한 것도 보았다.

"저게 뭐지?"

"나도 몰라."

해리가 의심스럽게 밑에 설치된 무언가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도 마찬가지로 의심스러웠는지 쌍둥이들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

"저길 지나갈 때는 공중부양 마법을 쓰는게 좋겠다."

"…네 말이 맞아."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말포이가 버드나무 뿌리 쪽으로 빠져나왔다. 조지와 프레드하고 대화를 조금 하더니 망설임없이 호그와트 쪽으로 갔다. 해리가 가만히 앉아 그것을 지켜보았다. 정말 디멘터가 몰려오는걸까? 쌍둥이가 장난을 친게 아닐까? 해리는 바람 빠진 한숨을 내쉬며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해리와는 반대 방향을 보고는 부들부들 떨었다.

"저, 저기-"

왜 저러지? 곧 서늘한 기운이 둘을 감싸자 해리는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헤르미온느가 보던 방향으로 디멘터들이 몰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해리도 헤르미온느도 그 순간만큼은 숨을 쉬는 것까지 멈추었다. 해리는 입 안이 바싹 마르는 느낌이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도 같았다.

디멘터들은 말포이와 해리, 헤르미온느를 향해 날아갔고, 해리는 헐떡이는 숨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벌벌 떨리는 손도 말이다. 해리가 지팡이를 꺼내고는 눈을 꾹 감았다.

"헤르미온느, 도와줘.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제발, 말포이를 구하려고 온거잖아. 구하기는 커녕 헤르미온느와 자신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해리는 간절하게 제 지팡이를 응시했다. 하얀 연기만이 가득했지만, 해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새 눈을 뜬 그는 말포이가 쌍둥이에게 뭐라고 외치며 디멘터들을 혼자 막아서는 걸 보았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역시 하얀 연기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건 말포이의 쪽도 마찬가지였다. 말포이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뭐라 정의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해리가 더욱 간절하게 주문을 외쳤다. 여자의 비명 소리가 귓가에 어른거렸다. 분명 해리의 어머니일 거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가 만든 하얀 연기가 주위를 자욱하게 뒤덮었다. 침착해, 해리 포터. 해리는 말포이가 쓰러진걸 발견했다. 제발, 그는 성공해야만 했다.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렸지만, 반대로 침착하게 지팡이를 움켜잡았다. 해리가 필사적으로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해그리드가 처음 찾아온 날. 처음 받아본 생일 케이크가 특별했던 날.

넌 마법사란다, 해리.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의 지팡이에서 하얀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수사슴처럼 보이는 형상이 디멘터들을 없애고 있었다.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이 따뜻한 패트로누스의 형상에 눈 녹듯 사라졌다. 초조함이 안도감으로 변질되었다. 해리는 숨을 헐떡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리가 땀에 젖은 이마를 닦고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었지만 다리가 부들거려서 제대로 움질일 수가 없었다. 그건 헤르미온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는 털석 주저앉아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해리를 보며 활짝 웃었다. 그녀의 눈에 살짝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잘했어, 넌 정말… 정말 대단해. 해리! 정말이야."

"드레이코, 해리, 헤르미온느!"

루핀이 헐레벌떡 뛰어오는게 보였다. 그가 숨을 몰아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쓰러져있는 말포이를 안아들면서, 루핀이 해리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쌍둥이들도 그들의 옆에 서있었다.

"해리, 헤르미온느, 무척 위험한 행동이었단다."

"맞아."

"터무니 없는 짓이었지."

조지가 해리의 머리에 딱빰을 날렸다. 프레드가 헤르미온느의 어깨를 조금 아프게 때렸다. 해리가 고개를 숙이며 움츠러 들었다. 해리도 그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하도 움츠러들어서 고개가 땅에 닿을 것 같았다. 루핀이 빙긋 웃으면서 그들을 자랑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렇지만… 무척이나 용기있는 행동이었어."

"그것도 맞아!"

"너희는 진정한 그리핀도르야!"

"프레드, 조지. 슬리데린도 얼마든지 용기를 낼 수 있단다."

루핀이 또다시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의 시선 끝에는 말포이가 머물러 있었다. 쌍둥이들이 서로를 마주보다가 곧 웃으며 긍정을 표했다.

"그것도 맞고요!"

"좋아요. 전부 용기있는걸로 하죠."

해리가 활짝 웃었다. 하지만 그는 곧 말포이가 쓰러졌다는걸 알아챘다. 그가 말포이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물었다.

"말포이는 괜찮은가요?"

"드레이코는… 괜찮아. 조금 자는 것 뿐이란다."

해리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헤르미온느도 무척 기쁜 것 같았다. 루핀이 다시 말포이를 안아들면서 지팡이를 휘둘렀다.

"시리우스… 응… 올라오면 될 것 같아… 응…"

조금 뒤에 시리우스가 버드나무에서 올라왔다. 그는 페티그루를 묶으면서 론을 부축하고 있었다. 딱 보아도 힘들어보이는 모양새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 패드풋 씨!"

"거기 가만히 있어요!"

시리우스가 영문을 모르고 제자리에 멈춰섰다. 루핀이 웃으며 다가가는데 페티그루가 시리우스의 팔을 깨물고는 빠르게 반대쪽으로 달아났다.

"……잠깐!"

"무슨!"

그러다가 밑으로 사라졌다.

"……?"

"뭐죠…?"

"아, 그래서-"

"-가면 안된다고 했잖아요."

"그나저나 이 제품은 성공했네."

"신제품인데 부작용도 없는 것 같고."

"다음에는 끈적거리는 기능도 추가해야 겠어."

버드나무의 주위로 늪이 새겨져 있었다. 어두워서 못알아 보았는데.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페티그루를 보며 해리가 입을 떡 벌렸다. 시리우스가 멍하니 쌍둥이들을 바라보다가 곧 배를 움켜잡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루핀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포이를 고쳐 안았다.

"하하하하! 너희들이 최고다!"

"뭐, 좋아요.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

헤르미온느가 동작정지 마법을 걸고, 페티그루를 늪에서 꺼내주었다.

"일단 병동부터 가죠."

"그래."

유난히 파인 달이 잘보이던 날. 다음 날에 시리우스의 기사가 실려 기자들에게 시달렸고, 쌍둥이들이 늪을 제거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고생했다는 것만 빼면 완벽한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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