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256화 (256/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56화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몬트리올 갤럭시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4 대 1로 누르면서 시리즈 전적 2 대 1로 우위를 점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선수들의 엄청난 슈퍼플레이들이 연달아 나왔는데요.

특히 1회에 나온 필리스 소속 브라이스 하퍼의 홈런타구를 펜스 위에서 점프해 낚아재는 장면은 3차전의 하이라이트로 뽑힐 정도로 큰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또한 정신우 선수는 6회 말 1사 1,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필리스는 고의사구로 내보내 만루를 택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후속 타자인 토마스 에드윈이 싹쓸이 3루타를 때려내며 단숨에 점수를 벌렸습니다.

이로써 갤럭시는 창단 첫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둔 상황이며 4차전의 선발투수로는 정신우 선수가 내정되어 있습니다.」

신우의 엄청난 호수비는 인터넷을 점령했다.

[이런 수비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정말 엄청납니다!]

[하늘을 나는 장면을 보시죠!!

[이 장면을 직관한 팬들은 행운입니다!]

[올 타임 레전드 수비에 오를 플레이였어요.]

[로베르토 클레멘트가 살아돌아 온듯한 수비였습니다!]

[그는 완벽한 올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그의 플레이 영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데 열을 올렸다.

하지만 관련 비디오들 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역시 신우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었다.

(Just S.WI

간결한 제목과 함께 올라간 1분짜리 짧은 영상. 현장에서 직접 찍은 듯한 영상은 신우가 점프를 하는 순간 여러 방향으로 돌아가는 효과를 주었다.

덕분에 영상을 시청한 팬들은 신우가 어떻게 공을 잡았는지, 정확히 볼 수 있었다.

특히 팬들의 반응이 나올 때는 배경음악이 사라졌다. 덕분에 현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반응은 당연히 뜨거웠다.

-편집 지렸다.

-제목 뭐냐? 그냥 신우라는 건가?

ㄴ신우가 신우 했다는 거지 ㅋㅋ

LL 제목 센스 쩌네.

-360도 회전 실화냐?

레알 TV 중계에서만 보던 걸 유튜브에서 볼

줄이야.

-광고 없어서 좋다.

-마지막에 배경음악 없앤 것도 잘했네. Lㅇㅇ 레알 경기장에서 보는 줄.

-신우도 대박이고 유튜브도 대박이네. 팬들의 뜨거운 반응과 함께 조회수는 순식간에 치솟았다.

4자전을 앞두고 신우는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1차전 선발 이후 이들을 쉬었다.

그리고 3차전에 경기에 나갔다.

충분한 휴식이 있었지만 루틴이 바뀐 건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제이비어 감독은 직접 신우의 불펜피칭을 바라보고 있었다.

파앙!!

파앙~!!

신우가 공을 던질 때마다 실내연습장에는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괜찮아 보이지?"

"예. 딜리버리가 일정합니다. 본인의 루틴을 잘 지키고 있네요."

딜리버리는 공을 던지는 과정을 말한다. 좋은 투수는 이 과정이 일정해서 어떤 상황이더라도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문제는 내구성이겠군."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게 3일만이니 정규시즌과는 다릅니다.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감안하면 한계투구수는 80개 전후로 잡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음, 너무 적지 않을까?""

"물론 경기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해야겠지만, 확실한 건 미지의 영역이란 점입니다."

선발투수로서 전향하고 신우는 4일 휴식 5일 등판의 루틴을 지켜왔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선 이런 루틴이 바뀐 적이 있지만, 그때는 투 웨이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당연히 그때와 스테미너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 정도로 준비하고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투수코치와 의견을 나눈 제이비어의 시선이 신우에게 향했다.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 선발이라…….'

제이비어는 선수시절 뛰어나지 않았다. 가을야구는 경험했었지만, 대타로 한 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현재 신우의 기분이 어떤지 모른다. 하지만 대략적이나마 알 순 있었다.

'힘들겠지만, 이번 경기의 승패가 너에게 걸려 있다. 4차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스타디움은 이들 연속 매진행렬을 이어갔다. 아니, 오히려 3차전 때보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경기장의 관중석은 한계가 있었고 결국 팬들은 주위의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경기를 앞두고 신우는 명상에 시간을 쏟았다.

"천천히 그리고 깊게 호흡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어."

노아의 리드에 따라 이어진 명상은 점점 신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명상을 배운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이것이 마인드컨트롤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었다.

실제 올해 노아와 함께하면서 명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

멘탈적인 준비를 명상으로 끝낸 신우는 마사지를 받으며 경기를 기다렸다.

투수들의 경우 각자마다 경기 시작전에 행하는 루틴이 존재한다.

어떤 선수는 햄버거를 먹거나 누군가는 탁구를 치기도 한다.

한국의 모 메이저리거는 전날에 감자탕을 먹는 게 루틴일 정도로 가지각색의 루틴이 존재했다.

신우의 루틴은 하나같이 베스트컨디션을 만드는 데 적합하게 짜여 있었다.

이것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적응한 상태였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클럽하우스에서 경기 시간을 기다렸다.

"다들 경기장으로 갈게요."

잠시 후,

직원의 말과 함께 선수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우 역시 클럽하우스를 떠나 경기장으로 향했다.

[전국의 야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계가 시작되고 카메라가 그라운드를 비추었다. 내외야수들이 공을 던지며 몸을 푸는 장면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라운드의 가운데,

홀로 솟아 있는 마운드에 신우가 서 있었다.

[에이스 정신우 선수가 디비전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페억~!!

"크~! 공 너무 좋다!"

토마스의 오버스러운 말에 미소를 지으며 신우가 연습 투구를 이어갔다.

[미국 현지에선 갤럭시의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이 확실시 되고 있다는 반응인대요?]

[그렇습니다. 도박사이트에서 배당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죠. 메이저리그 구단 출입기자들 역시 갤럭시의 승리를 더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있지 않습니까?]

[예. 첫 번째는 휴식일입니다. 정신우 선수는 그동안 4일 휴식 5일 등판이라는 루틴을 충실히 지켜왔죠. 특히 선발등판 전에는 경기를 쉬면서 체력 안배를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평소와 다릅니다.]

[3일 휴식 4일 등판의 로테이션을 따르고 있죠?]

[맞습니다. 거기에 전날 경기에서도 선발 우익수로 출전해 풀경기를 지르면서 스테미너에 무리가 갔을 가능성 역시 존재합니다. 이런 변수들이 있는 상황이기에 마냥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죠.]

여론은 압도적으로 신우의 승리를 예견했다. 하지만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었다. 역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건 바로 스테미너였다. 선발투수는 예민해서 로테이션을 지켜주길 원한다. 루턴 역시 한 번 보이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지금 신우의 상황이 딱 그러했다.

평소와 다른 로테이션, 그리고 상황에따른 불안요소가 있었다.

[그런데 그게 첫 번째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예. 두 번째로는 바로 상황입니다.]

[상황이요?]

[예. 모든 전문가들 그리고 팬들조자 정신우 선수가 당연히 호투를 하고 갤럭시가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라갈 것이라 예상하는 이 상황이 매우 큰 불안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 당연하게 생각되는 상황이기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군요?]

[그것도 그렇습니다만, 무엇보다 정신우 선수가 느낄 압박감이 대단히 클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정신우 선수의 멘탈이 대단히 강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압박감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압박감,

그것은 프로선수에게 매우 커다란 적이었다. 압박감을 느끼면 선수의 플레이에는 허점이 생긴다. 같은 프로이기에 상대방은 그 허점을 정확하게 공략해 낸다.

특히 큰 경기에서는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면서 경기를 내주는 일도 있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오늘 경기의 불안요소가 제법 되는 거 같네요.]

[하지만 정신우 선수가 이런 불안요소를 모조리 날려 보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정신우 선수는 정신우 선수니까요!!

연습 투구를 끝낸 신우가 몸을 돌려 로진을 손에 묻혔다.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상황.

[오늘 경기는 잡아야 됨.]

[00 기세라는 게 묘해서 잡아야 되는 경기를 내주면 상대팀에게 가게 되어 있음.]

레전드들의 말은 정확했다.

모든 이들이 갤럭시의 승리를 점치는 상황. 거기에 갤럭시는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신우를 선보이면서 시리즈를 끝낼 생각이었다.

헌데 이런 경기에서 패배한다?

기세는 단숨에 필리스에게 넘어가고 말 것이다.

[거기에 5차전은 적지지..

[에이스는 경기에 나설 수도 없을 테고.]

[팀으로서는 최악이지.]

최악의 상황들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곧 경기를 앞둔 투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악수로 보였다.

그때 매튜슨이 말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위의 이야기들은 사라지는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그의 말이 정답이었다.

4자전을 이기면 갤럭시는 3승을 올리면서 챔피언십 시리즈에 직행한다.

디비전 시리즈는 끝나게 되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된다.

뒤이어 워렌 스판의 채핑이 올라갔다.

[네가 해야 할 건 에이스답게 던지는 거임.]

'예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주문이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몸을 돌려 마운드에 다시 섰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남은 건 공을 던지는 것뿐이었다.

플레이볼!!"

구심의 외침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바깥쪽 낮은 코스'

토마스의 사인이 나왔다.

고개를 끄덕이자 손가락이 복잡하게 움직였다.

'초구는 역시 이놈이지."

'오케이."

구종을 결정한 신우가 투구준비에 들어갔다.

[정신우와 토마스 배터리가 사인을 교환했습니다. 타석에는 까다로운 필리스의 1번 타자 마이클 소렌이 있습니다.']

[앞서 1차전에서도 까다로운 타격으로 정신우 선수를 괴롭혔던 마이클 소렌입니다. 이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정신우 선수, 와인드업~!!]

좌앗!!

다리를 차올리며 몸을 비튼 신우가 모든 힘을 손에 집중시켰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런 신우에게 고정됐다. 후~!!

스트라이드와 함께 다리를 내디딘 신우가 곧 빠르게 몸을 회전시켰다.

휘리릭~!!

뒤이어 있는 힘껏 팔을 돌리며 공을 뿌렸다.

"앗-!!"

빼애애액!!

[1구 던졌습니다!]

빠르게 날아오는 공에마이클 소렌이 스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배트가 채 돌기도 전에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다.

빼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존을 통과합니다! 구속은 102마일!! 엄청난 광속구로 경기의 포문을 엽니다!]

[정신우 선수의 컨디션은 완벽해 보이네요.]

[정신우 선수는 역시 정신우 선수군요! 호쾌하게 경기를 시작합니다!]

모든 우려를 비웃듯 신우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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