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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254화 (254/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54화

[다시 한번 보시죠.]

고작 1회다.

그런데 캐스터의 목소리가 약간 쉬어 있었다. 그만큼 소리를 질러댔다는 뜻이다. 뒤이어 리플레이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브라이스 하퍼가 실투를 놓지지 않고 타격을 합니다.]

[완벽한 스윙이었어요. 발사각이 17.4도로 조금 낮지만, 타구 스피드가 180km에 달할 정도로 빨랐습니다. 그래서 홈런이 가능한 타구였죠.]

[올림픽 스타디움의 외야가 다른 구장보다 조금 낮아서 홈런도 가능했을 거 같습니다.]

[가능했던 게 아니라 사실 이 궤적이라면 충분히 넘어갔을 타구입니다. 하지만 정신우 선수의 엄청난 점프 캐치로 잡힌 거죠.]

[홈런을 도둑맞은 브라이스 하퍼 선수는 억울하겠네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더 억울한 건 2루 주자였던 마이클 소렌 선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화면이 바뀌었다.

화면 속에는 마이클 소렌의 주루플레이가 나오고 있었다.

[이 정도 타구가 나오면 타자들은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는 게상식입니다. 특히 2루 주자였던 마이클 소렌 선수는 홈을 노려야했기에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야 했죠.]

[하지만 영상 속 마이클 소랜 선수의 리드폭은 상당히 짧은데요?]

[바로 그 점입니다. 지금 예상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우익수인 정신우 선수를 의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 정신우 선수의 강견을 경계한 거군요.]

[예. 우익수로 출전하면서 정신우 선수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몇차례나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데이터는 상대 팀들 역시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리드폭을 줄인 거군요.!

[예. 마이클 소렌 선수의 발이라면 조금 늦게 출발하더라도 홈을 파고드는 건 가능했을 테니까요. 그리고 사실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홈런타구가 아웃이 됐고 리드폭이 길었다면 귀루하다가 오히려 아웃이 됐을 겁니다.]

화면이 분할되고 한쪽은 신우가 다이빙캐치로 공을 잡는 순간과 마이클 소렌이 귀루하는 장면이나왔다.

공을 잡는 것과 거의 동시에 소렌이 귀루를 했다가 곧장 태그업을 했다.

[태그업 자체도 느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빠른 판단으로 정확한 플레이가 이루어졌죠.]

영상이 진행되면서 해설위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태그업은 정신우 선수의착지보다 빨랐습니다. 스타트가 이루어진 뒤에 정신우 선수가 착지했죠.. 화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순간 루카스 선수가 콜플레이를 해주었습니다.]

[정말 그렇군요.]

[콜플레이 덕분에 정신우 선수는 망설이지 않고 3루로 공을 뿌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정신우 선수의 강견이 빛을 발한 겁니다.]

[도움닫기가 없었네요.]

[예. 거의 제 자리에서 공을 던졌는데 이 공의 구속이 무려 167km가 나왔습니다.]

[마운드에서 던진 것보다 더 빠르군요. 어떻게 이런 구속이 나올 수 있었죠?]

[낙하하면서 생긴 힘을 이용한 겁니다. 하체가 단단하게 그의 무게이동을 잡아주었고 덕분에 그 힘을 이용할 수 있었던 거죠.]

하체가 단단히 고정된 신우는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그리고 그 공은 레이저처럼 낮게 날아 단숨에 삼루수의 글러브에 꽂혔다.

[정말 대단한 제구력입니다. 정확하게 삼루수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송구였어요.']

[만약 조금만 송구가 어긋났다민 아웃을 잡아내지 못했을 겁니다.]

한 마디로 완벽한 송구와 수비 그리고

상황판단이었다.

[퍼펙트한 수비를 보여준 정신우 선수! 그리고 그 수비 덕분에 두 개의 아웃카운트가 순식간에 올라갔습니다!!

[이 아웃카운트는 대단히 큽니다. 특히 급격하게 흔들리던 오도어 투수가 심적인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었을 겁니다.]

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오도어는 신우의 수비를 보고 감명받았다.

'엄청나다. 정말 엄청난 수비야.

설마 저런 수비를 실제로 볼 수 있을 줄이야. 아니, 자신이 마운드에 섰을 때 저런 수비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런 엄청난 선수가 내 뒤를 지켜주고 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이전에 나왔던 에러는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신우의 수비는 올 타임 레전드에 뽑혀도 이상할 게 없는 수비였다.

그런 수비를 자신의 경기에서 나왔다는 건 오도어가 아니라 그 어떤 투수의 어깨라도 가볍게 만들었을 거다.

'수비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

무엇보다 오도어는 기분에 좌지우지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말인즉슨 에러가 나오면 실투가 많아지지만, 호수비가 나오면 정반대의 선수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오늘 경기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다.

퍼엉~!!

"스트라이크!!"

[투아웃에서 던진 오도어 투수의 초구가 강렬하게 꽂힙니다! 구속은 96마일!!

[구속도 좋았지만, 이번 공의 제구 역시 훌륭했습니다. 무엇보다 볼 끝이 좋아 살아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정신우 선수의 호수비 덕분일까요? 흔들리던 오도어 투수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4번 타자를 상대하면서 오도어는 95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뿌려대며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토마스는 미트에 꽂히는 공의 위력에 마지막 결정구를 정했다.

'몸, 슬라이더."

이전에는 오도어가 거부했던 슬라이더였다. 토마스가 판단하기에 오도어의 오늘 베스트 구종은 슬라이더였다.

제대로 긁혔고 구속 역시 훌륭했다.

만약 이걸 던질 수 있다면 타자들을 요리하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걸 던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거부한다면………"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케이."

고개를 끄덕인 오도어가 투구자세에 들어갔다. 더 이상 그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남은 건 단 하나.

'내 뒤에 신우와 동료들이 있다.'

수비들을 믿고 던지는 일뿐이었다.

"흐아앗~!!"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에선 더 이상 망설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전,

전문가들은 3차전에서 필리스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무래도 선발투수의 무게감이 달랐다. 필리스는 2선발이 나오는 반면 갤럭시는 3선발이 나온다.

특히 갤럭시의 선발인 오도어의 약점이 경험 부족이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실제 도박사이트에의 배당률은 갤럭시가 언더독으로 나오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을실어주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열 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며, 오도어 투수가 6이닝 1실점 10탈삼진을 기록합니다!]

[투구 수로 보아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피칭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오도어 투수입니다.)

1회 흔들리던 모습을 보여준 오도어는 신우의 호수비 이후로 완전히 살아났다.

덕분에 경기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벽하게 벗어나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두 팀의 스코어는 여전히 1 대 1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갤럭시와 필리스의 대결은 박빙을 이루었다. 이 대결이 어떻게 끝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우는 더그아웃에서 쉬면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흐름이 온다면 8회쯤 오겠죠?'

[그렇겠지]

[상위타순으로 넘어오는 게 그때니까.]

[무난하게 흐르면 그렇게 될 듯.]

[그런데 무난하게 흐를 거 같진 않음.]

워렌 스판의 채팅에 신우의 시선이 옆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세이비어 감독이 어떤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선수가 누군지는 잘 알고 있었다.

'리암.

리암 윌슨,

갤럭시의 두 번째 포수인 그는 미래가 유망한 선수였다.

수비보다는 타격 쪽에 재능이 있어 갤럭시에서는 코너 내야로 전향시킬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경기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커로군!

[제이비어가 먼저 승부수를 던지네.]

[잘하면 이번 이닝이 승부처가 될 수도 있겠다.]

레전드들의 말에 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반이 지나면서 경기는 후반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호두를 펼친 두 팀의 투수들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새로운 투수들이 올라오는 순간.

[이런 때가 바로 흐름이 요동치는 순간이다.]

[네가 앞으로도 타자로 계속 경기에 나선다면 이런 순간을 잘 노려야 해.]

[너도 알겠지만 불펜에서 몸을 푼다고 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육체적으로는 준비됐어도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도 있지]

신우도 잘 알고 있었다.

KBO에서 야구를 할 때의 자신이 수없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모두 레전드들 덕분이었다.

그들의 조언에 따라 준비하고 마인드컨트롤을 한 덕분에 심신이 완벽한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주위의 동료들 역시 몸이 풀려도 정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얻어맞는 일이 많았으니 말이다.

'이번 기회를 살려야겠군요."

[oo]

[정답]

신우는 필리스의 교체된 마운드를 바라봤다.

[필리스가 불펜을 가동합니다. 지난 2차전에 등판해서 1이닝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한 로건 투수가 등판합니다.]

로건이 마운드에 오르자 곧장 제이비어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갔다.

[여기서 갤럭시는 대타를 내보내는군요!]

[8번부터 시작하는 타순이기에 여기에서 대타를 내보내는 건 좋은 판단으로 보입니다.]

[대타로 나오는 선수는 갤럭시 최고의 유망주인 리암 월슨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 25경기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홈런이 7개일 정도로 장타력이 대단한 선수입니다.]

[역시 한 방을 노리는 거겠죠?]

[그렇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바뀐 투수와 대타의 대결.

이것이 승부수라는 건 모든 이들이 알 수 있었다.

"플레이볼!"

구심의 경기 재개 콜과 함께 6회 말이 시작됐다.

딱-!!

[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3루 관중석에 떨어지는 파울!]

[포심을 던진 거 같은데, 다소 밋밋하게 들어갔네요.]

[저런 공이 들어가면 위험할 거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로건 투수의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거 같기도 하네요.]

몸은 제대로 풀렸다.

하지만 로건은 지금 이 상황에 짓눌리고 있었다.

'후우! 제대로 던져야 해.'

즉, 정신적으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반면에 리암은 달랐다.

'여기서 때리면 내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지금 이 순간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이러한 마인드의 차이는 두 선수를 바라보는 신우의 눈에 보일 정도였다.

'투수가 긴장했네요.'

[반면에 타자는 즐기네.]

[리암 저 색도 슈퍼스타의 자질이 있는..!

[역시 될 성 푸른 떡잎은 이런 순간에 잘 드러나지.]

[잘하면 네 차례까지 오겠다.]

타이콥의 채팅이 올라가는 순간,

쐐애애액!!

로건이 공을 뿌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투로 존의 가운데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런 실두를 리암은 놓치지 않았다. 딱!!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빠르게 날아갔다.

'조금 빨랐다.

[너무 힘이 들어갔네.]

정확한 임팩트는 아니었다.

하지만 워낙 힘이 좋았기에 그의 타구는 빠르게 외야로 날아갔다.

그때 우익수인 브라이스 하퍼가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있는 힘껏 담장을 밟고 위로 점프했다. 신우가 보여주었던 수비와 흡사한 점프 캐칭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퍽!!

[브라이스 하퍼의 글러브를 맞고 타구 튕겨 나옵니다!!]

캐치하지 못하고 글러브의 웹에 공이 맞고 튕겨 나왔다.

다급히 백업을 들어온 중견수가 공을 집어 던졌으나 이미 리암은 2루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리암 선수 대타로 들어서 2루타를 때려냅니다!]

리암이 2루타를 때려내면서 갤럭시의 더그아웃이 바빠졌다.

'흐름이 오겠네요.'

[정답.]

하지만 흐름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딱-!!

[대렸습니다!! 하지만, 중견수 위치를 잡습니다!]

[잡았습니다. 그리고 주자는 2루에 묶입니다. 원아웃!]

기회를 이어가지 못하고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하지만 베테랑인 앤더슨은 죽어가는 불씨를 살렸다.

[앤더슨 초구를 강타! 삼유간을 가르는 안타가 나옵니다! 공격의 불씨를 이어가는 앤더슨!! 원아웃에 주자는 1루와 3루가 됩니다!]

기회가 이어졌다.

대기 타석에 있던 신우가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타석으로 정신우 선수가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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