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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252화 (252/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52화

3차전.

몬트리올 갤럭시의 팬들에게는 특별한 경기였다.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경기다.

팬들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젠장! 티켓이 매진이라니."

취소표도 없는 거야?"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근처 식당에라도 들어가야 되겠어."

인터넷 예매는 물론이거니와 현장에서 판매되는 티켓 역시 모두 매진이 된 상황.

몬트리올 팬들은 다운타운에 위치한 술집이나 식당으에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몬트리올의 식당과 술집들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몬트리올에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관광업계 전체가 크게 살아났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 전체가 활기에 찼다.

몬트리올이 구단을 유치한 이유가 지역경제의 발전이었으니, 첫해부터 그것을 이룬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이런 호황은 길어질수록 좋지.'

몬트리올 시장은 통계를 보며 기뻐하고 있었다. 구단을 창단한다는 건 구단주의 의지만 가지고 있어서 되는 게 아니었다.

시의 도움 역시 필요했다.

경기장을 짓기 위한 부지를 비롯해서 갖가지 사업들이 맞물려서 이루어져야 한다.

협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몬트리올은 빌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만들어 공격적으로 협력을 해왔다.

그리고 그 빛을 지금 보고 있는 셈이었다.

'예상보다 빠른 회수가 가능하겠어."

구단을 만드는데 시의 재정도 들어간다. 단순히 들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막대한 금액이 소모된다.

1~2년의 단기사업이 아니기에 당장 회수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성과는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갤럭시는 첫해부터 성과를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개선에도 도움이 되겠군." 장사꾼에게는 그들만의 계산법이 있고 정치인에게는 그들의 계산법이 있었다.

몬트리올의 테네시 시장 역시 그만의 계산법을 가지고 있었다.

3차전의 호황으로 구단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B구역에서 헬프 요청이 있습니다."

"보조 직원을 파견하도록 해."

"C구역에서 약간의 말썽이 있습니다."

"담당 경비원을 보내도록, 처리되지 않으면 바로 보고하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직원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비에 힘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 경기장을 찾은 인원은 44만 명에 육박했다.

이렇게 사람이 몰리면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할 건 없었다.

"오늘은 우리 구장의 역사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야. 만에 하나라도 생길 불미스러운 일은 초반부터 막아내자고."

"알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전력을 다해 준비를 하는 사이. 신우는 실내연습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딱-!!

그의 스윙에 고정되었던 공이 맹렬한 속도로 날아갔다.

티배팅은 타자가 스윙의 정확도를 점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훈련법이다.

나쁘지 않아.'

[00 좋은 듯.]

[오늘 컨디션도 꽤 괜찮은 거 같다.]

[연 이틀 쉬어서 그런가?)

[여옥시 휴식이 최고네.]

2차전에서의 휴식, 그리고 이동일을 통한 휴식까지 이어지면서 이들 연속의 휴식이 주어졌다.

1차전에서 다소 무리를 했기에 신우에게는 최고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괜찮겠냐? 감독에게 그렇게 이야기했으니 감독은 전력으로 너를 사용할 텐데.]

'원하던 바입니다.

[그래, 네가 원하는 거겠지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거지.]

신우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전략이 뭔지 뻔히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쩝, 그렇긴 하지.]

[최대한 컨디션 조절을 하는 수밖에 없다.]

매튜슨의 말에 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3차전,

그리고 앞으로의 경기들을 위해 신우는 전력을 다할 생각이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

3차전이 시작됐다.

[시리즈 스코어 1 대 1!! 동률을 이루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만원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몬트리올 갤럭시가 들어섭니다!]

갤럭시 선수단이 들어서자 경기장이 들썩였다.

"갤럭시! 갤럭시! 갤럭시!!"

"우~! 우~! 우~! 우~!!"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이 한 목소리가되어 선수단을 응원했다.

곧 맞은 편에서 필리스 선수단이 들어섰다.

"필리스 이겨라!!"

"놈들의 집에서 경기 끝내버려!!""

디비전 시리즈에서 지체할 시간 따위는 없어!!"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갈 생각따윈 원정경기였지만, 필리건들의 기세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살기등등해져 필리스를 응원했다.

"쟤들 여기까지 왔냐?"

"쟤들이라니. 그래도 팬이다.

"어휴… 저게 무슨 팬이냐? 경기에서 지면 폭도나 다름없이 협박하는데."

필리스 선수단은 그런 필리건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들을 응원해 준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욕하고, 야유를 보내는 건 역시 거부감이 들었다.

무엇보다 악성 필리건들은 테러를 일으키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차를 부순다거나 사인해 줄 때 음식을 던지는 등.

막장과 비슷한 행위를 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기에 선수들조차 필리건들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동료들의 대화에 브라이스 하퍼가 말했다.

"폭도로 변하는 걸 막으려면 이번 경기에서 이겨야겠네."

"그렇지."

"이번 경기만 이기는 걸론 안 돼, 시리즈를 끝내야지."

호응해 주는 동료들을 보며 하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더그아웃을 나서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챔피언십 티켓을 가지고 가자고."

"오케이!"

필리스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3차전에서 갤럭시는 팀의 3선발인 오도어 선수를 등판시킵니다.]

[오도어 리먼 선수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9승 11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구속에 있죠. 평균 9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그리고 스플리터를 주로 사용하는 선수입니다.]

[오도어 리먼 선수가 선발로 나서니 조금 불안하네요.]

[하하! 그럴 수밖에 없죠. 정규시즌에서도 잘 보여주었지만 오도어 리먼 선수는 컨디션의 편차가 큰 선수입니다. 잘 긁힐 때는 1선발급 활약을 해주지만, 그러지 못한 날에는 정말 엉망인 모습을 보여주었죠.]

오도어 리먼은 멘탈에 좌지우지되는 일이 많았다. 이런 선수가 팀의 3선발을 자지했다는 건 그만큼 갤럭시의 선발진이 약하다는 증거였다.

'오도어의 약점은 명확하다. 멘탈이 약해."

제이비어는 오도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포텐셜은 팀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멘탈이 약하면 그것을 강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어."

멘탈은 다른 사람이 단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없다. 끊임없이 도전해서 그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 즉, 오도어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선택한 재원이라는 소리였다.

'초반에만 흔들리지 않으면 긴 이닝도 가능하다.'

오도어 리먼에 대해서 제이비어는 많은 연구를 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오도어가 급격하게 흔들릴 때는 초반에 어떤 상황이 나올 때였다.

실점하거나 큰 것을 얻어맞으면 오도어는 급격하게 흔들리고 무너졌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초반만 넘긴다면 녀석은 강해진다.

원래 능력이 좋은 투수다.

초반만 넘긴다면 오늘 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그래서 제이비어는 신우를 선발 우익수로 출전을 시켰다.

'신우가 우익수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수는 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수비에 대한 능력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었다.

정신우라는 선수가 가진 팀내에서의 독보적인 위치. 그것이 젊은 선수의 심적인 안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생각은 단순히 제이비어만의 판단이 아니었다.

'시누가 출전하니 마음이 든든하네."

오도어는 우익수에 서 있는 신우를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그러한 안정은 곧 투구로 이어졌다.

버억~!!

"스트라이크!!"

[2구 존에 꽂힙니다! 97마일의 빠른 공에 타자의 배트가 나가지 못하네요.

[오늘 공이 무척 날카롭습니다. 아무래도 긁히는 날인 거 같네요.]

오도어의 컨디션은 누가 보더라도 좋아 보였다. 구속은 잘 나왔고 제구는 날카로웠다. 그리고 구위 역시 좋아 타자의 배트가 쉽사리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3구 던집니다.]

딱~!!

[브레이킹볼 역시 날카롭게 꺾이면서 파울을 만들어냅니다.]

[오늘 오도어 투수의 공을 공략하긴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필리스 선수단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오도어 자식, 오늘 공이 제대로 긁히는데?"

"초반부터 장타를 노리는 건 위험하겠어."

TV로 투수의 공을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공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

오도어의 공은 TV보다 더욱 위력적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필리스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도어가 조커라는 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커는 어디까지나 예외성이지."

"녀석의 약점은 명확해."

당황하지 않은 이유는 오도어의 약점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멘탈이 약하다는 것.

이는 너무 큰 약점이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를 공략하는 방법을 필리스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자멸하게 한다.'

멘탈은 운동선수에게 있어 영원한 숙제와도 같았다. 멘탈이 무너지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급격하게 무너지게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멘탈을 강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의 생각과 성격은 모두 다르고 그 다름만큼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한 부분들을 일일이 신경 써서 강화를 시켜야 하기에 멘탈 훈련에는 정답이란 게 없었다.

그래서 멘탈 강화는 전문적인 트레이딩보다는 보조를 해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오도어의 약점은 명확해. 그리고 필리스는 그걸 노릴게 분명하고.'

외야에 서서 신우는 오도어의 피칭을 바라봤다. 원아웃을 잘 잡아낸 오도어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기에 긴장됐다.

[긴장되도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음.]

[네가 도와주는 건 잘 잡아내는 거지.]

'그렇긴 하죠.

신우도 알고 있었다.

수비로서 나온 이상 공을 잘 잡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신우는 궁금했다.

과연 오도어의 멘탈이 가진 약점이 무엇인지 말이다.

[저 녀석의 트라우마는 간단해. 수비를 믿지 못한다는 거지]

'수비를 믿지 못해요?"

[그래. 올 시즌 녀석이급격하게 무너질 때는 수비가 에러를 범했을 때야.]

수비의 에러는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신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물론 너처럼 생각하는 녀석들도 있지만, 투수들 입장에선 그러지 못해.)

[특히 건트롤로 타자를 잡는 투수들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지.]

하지만 그들이 오도어처럼 급격하게 무너지진 않잖아요."

[선수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도어는 조금 심한 편이라는 거지.]

레전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에러에 대해 그게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를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다고 다른 투수들도 모두 그러리라 생각하는 게 오만이었다.

그때였다.

딱~!!

[빗맞은 타구!!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입니다!]

좌익수 안토니가 팔을 치고 자리를 잡았다.

"이!!"

콜까지 외치자 루카스는 뒤로 물러나면서 백업플레이를 준비했다.

그때였다.

!!"

안토니가 손으로 눈을 가리며 자세를 낮추었다. 그 모습을 보며 신우의 눈이 커졌다.

'공이 조명에 들어갔다.

야간경기였기에 경기장에는 조명이 가득 켜져 있었다.

거기에 천장이 닫혀 있어 평소보다 많은 조명이 있었다.

거기에 공이 들어가면서 안토니가 순간적으로 공을 놓친 것이다.

그 결과는 곧장 에러로 이어졌다.

퍽!!

아~!! 공 놓쳤습니다! 그사이 2루까지 타자가 안전하게 도착합니다!]

[아무래도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면서 순간적으로 놓친 거 같네요.]

[흔히 있는 장면이지만, 오도어 투수가 마운드에 있기에 조금 불안하네요.]

불안감을 느낀 건 신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아~! 에러 이후에 연속볼넷이 나오면서 오도어 투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네요.]

[1회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제이비어 감독 입장에선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고작 원아웃을 잡은 상황.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제이비어 감독이직접 마운드를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신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래도 오늘 경기가 쉽게 풀릴 거 같진 않다.]

[오도어 이대로 무너지나요~?]

레전드들의 채팅을 보며 신우는 말없이 마운드를 바라봤다.

그렇게 둘 순 없죠.

[어쩌려고?]

'실책에 반응한다는 건 수비를 믿지 못한다는 소리겠죠?'

[그렇겠지.]

'그럼 수비를 믿을 수 있게끔 해줘야죠.'

신우는 글러브를 다시 착용하며 전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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