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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220화 (220/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20화

메이저리그 후반기가 시작됐다.

언론들은 후반기에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들을 체크해 보도했다.

[내셔널리그의 패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아메리칸리그는 악의 제국에게 다시 점령될 것인가?!

가장 먼저 언급이 되는 건 역시 우승팀이다. 어떤 팀이 우승할 것인가?

팬들에게 가장 관심이 되는 부분이었다. 두 번째는 개인 수상이었다.

[올 시즌 사이 영상은 누가 될 것인가?]

[사이영상 3연패는 가능한가?]

[완벽한 선발투수 정신우의 최종성적은?]

투수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우였다. 3년 연속 사이 영상.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 기록을 달성한 투수는 단 2명밖에 없었다.

92시즌~95시즌의 수상자인 그렉 매덕스. 99시즌~02시즌의 수상자인 랜디 존슨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이들은 각각 4시즌 연속 사이영상에오르는 기염을 도했다.

이후 많은 투수가 3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에 도전했지만,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다.

그 기록에 지금 신우가 도전하고 있던 것이다. 올스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록달성이유력해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우의 투수기록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이 끝난 뒤에는 달라졌다. 정확히는 포커싱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

[정신우는 최다홈런을 달성할 수 있을까?) 올스타전 홈런더비.

그곳에서 보여준 괴력과도 같은 모습. 메이저리그 최고의 파워히터인 게레로 주니어를 눌러 버린 압도적인 파워.

그 모습은 그에게서 또 다른 매력을 찾아내는 사건이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정신우는 사이 영상과 최다홈런을 달성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까?

꿈과도 같은 이야기.

그 누가 생각할 수 있었을까?

아니,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투수의 정점은 사이 영상이다.

그럼 타자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건 역시 홈런이다. 베이스볼을 국민스포츠로 올린 것도, 그 매력에 빠져 선수들 스스로 약물을 주입한 것 역시 바로 홈런이다.

두 개의 정점에 이르려는 선수가 등장했다. 각기 다른 시대가 아닌, 한 시대에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히 상상했다. 이전까지는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 일을,

[정신우는 과연 야구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신우가 꿈꾸게 하고 있었다.

후반기가 시작됐다.

선수들은 휴식을 통해 얻은 체력을 경기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건 신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딱!!

[때렸습니다!! 타구는 우중간!! 우익수와 중견수가 달려옵니다!!]

타구의 방향은 어중간했다.

우익수와 중견수 누구 하나가 속도를 줄이면 끝이다. 그 순간 신우가 외쳤다.

"루카스!!"

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경로를 틀었다. 조금 더 뒤로, 즉, 신우에게 타구를 맡긴 것이다.

잔디를 박차는 발에 힘을 주었다. 순간 가속이 붙으며 순식간에 타구를 쫓아갔다.

"나 때문에 오히려 속도를 죽였던 거냐?'

전문외야수인 자신보다 발이 빠르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몸뚱아리인 거야?'

경악하면서도 타구의 위치를 확인했다.

'조금 모자라다.

신우의 폭발적인 가속력.

하지만 타구가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는 따라갈 수 없다.

잡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을 떠올리는 순간.

망설임 없이 신우가 몸을 날렸다. 그리고 글러브를 뻗었다.

퍽!!

가죽 때리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쿵!!

촤아아아앗!!

그리고 거구의 몸이 땅에 떨어졌다. 잔디 위를 미끄러지면서도 글러브의 입은 꽉 닫혀 있었다.

미끄러짐이 멈추고 곧 카메라가 글러브를 잡았다.

[잡았습니다!!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장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정신우 선수!!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줍니다!!]

"우와아아아아~!!"

"우~! 우~! 우~! 우~!!"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루카스의 손을 잡아 일어나는 신우의 모습에 관중은 열광했다.

경기종료 후,

"먼저 간다!"

"수고했어!"

"내일 보자."

신우는 짐을 챙겨 클럽하우스를 나섰다. 오늘 경기 결과는 승리.

후반기 첫 스타트를 좋게 끊었다.

[홈런도 못 때려놓고는..

'그래도 타점은 올렸거든요?"

[삼진도 두 개나 당하셨지.]

으윽… 조금 스윙이 피지 나와서 그래요.

[문제점을 알고 있어서 다행이네.]

[왜 퍼져나온다고 생각하냐?]

'홈런더비의 여파겠죠."

홈런더비에서 스윙을 바꾸었다.

하루동안 교정시간을 두었지만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큰 문제가 없을 거라민서요..

[없어야 되는 게 정상이지.]

[문제가 생긴 게 이상한 거고.]

'너무 무책임하신 거 아닙니까?"

사실이거든.']

[네 몸에 스윙이 베어 있었다면 고작 며칠의 훈련으로 흔들리지 않았겠지.]

[연습 부족임, 연습 부족.]

억울했다.

팀내에서도 신우는 가장 많은 훈련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연습량이 부족하다니.

[네가 평범한 엘리트 선수라면 상관없겠지. 매튜슨의 말은 비수가 되어 심장을 후벼팠다.

'정말…… 매튜슨 선배님이 가장 잔인한 거 아십니까?'

[ㅋㅋㅋ 얘가 팩트로 잘 때리긴 하지.]

[저 양반 감독 시절에도 너무 대쪽 같아서 문제였지 ㅋㅋ]

[그래도 구라는 이야기 안함.]

한숨을 내쉬며 신우는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막 코너를 돌려는 순간.

쾅!!

거칠게 닫히는 문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매버릭이네."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남자는 매버릭이었다. 저지를 입고 있었기에 착각할 가능성은 없었다.

[왜 저렇게 화남?]

[저 방은 뭐냐?]

매버릭이 사라진 뒤.

신우는 그가 나온 방을 확인했다.

'구단주 사무실이네요.'

[지금은 그 여자애가 있는 거 아니냐?]

'그렇겠죠.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걸까요?'

[글쎄다.]

[선수가 저렇게 화내는 일은 둘 중 하나지. 마이너리그 강등이거나 트레이드거나.]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팀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갤럭시의 목표는 확실한 거 같네.]

'예.'

우승,

그것을 위해 팀이 움직이고 있었다.

다음 날.

신우는 일찌감치 나와 티배팅을 하고 있었다. 따악~!!

따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이 날아갔다.

하지만 신우의 눈에 보이는 재팅창의 내용은 경쾌하지 못했다.

[에헤이~! 또 헤드가 퍼져 나온다.]

[밑으로 올려치는 게 아니라니까?]

너 그러다가 또 삼진이나 당한다?

'예, 예!'

따악~!!

신우는 레전드들의 말에 스윙에 집중했다.

'큰 걸 때리려는 생각을 버려야 해.'

네가 버려야 할 건 생각이 아니라 그날의 기분이야.]

'기분이요?'

스윙을 멈추고 채팅을 친 레전드에게 물었다. 테드 윌리엄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선수다.

[그날 홈런더비는 멋진 대결이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환호를 지를 정도였지..

[크허험!]

[내가 언제 환호를 지름?]

[그날 도네도 쐈잖슴.]

[ㅋㅋㅋ 쟤 만세하다가 안주 다 엎기도 했지.]

[내가 언제!!]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한 채팅장에 신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테드 윌리엄스의 채팅이 이어졌다.

[문제는 그날의 흥분이 너한테도 꽤 영향을 줬다는 거지.]

하지만..

[아마 넌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본인의 상태를 스스로 깨닫는 건 어려운 법이니까. 하지만 너의 스윙이 변한 부분이 가장 큰 증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일단 그날의 흥분부터 버려야지. 어제 경기를 떠올려보자. 네 스윙으로 투수들의 공을 따라갈 수 있었나?

어제 경기에서 신우는 2개의 삼진과 1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 안타가 타점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내용은 좋지 못했다.

'삼진을 당할 때마다 공의 스피드에 스윙이 따라가지 못했어.'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들으니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당연한 결과다. 홈런더비는 결국 이벤트전이야. 때리라고 던져주는 공을 지기 좋은 스윙과 실전에서 사용해야 할 스윙은 다른 법이다.]

'그때의 스윙을 버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간단해. 지금 너만 생각하면 된다. 너의 몸이 움직이는 걸 제어해라. 그리고 너의 스윙을 떠올려.]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다시 티배팅을 시작했다. 이전과 달리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스윙을 크게 할 필요는 없어. 힘의 이동을 느끼고 거기에 맞춰 몸을 이용하는 거다."

다리를 내디디고 하체를 돌렸다.

동시에 견갑골을 조여 힘을 집중시켰다. 하제가 정면을 향하는 순간, 그 힘을 일순간에 폭발시켜 배트를 돌렸다.

[팔꿈치를 배에 붙이고.]

팔꿈치를 바짝 붙여 나온 스윙은 크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단지 간결하고 공을 향해 최단거리로 날아갔다. 따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타구를 신우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스윙이 원래대로 돌아왔음을 말이다. 그때였다.

"나이스 배팅!"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신우의 고개가 돌아갔다. 거기에는 매버릭이 서 있었다.

"매버릭,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방금 왔어. 그나저나 스윙이바뀌었네?? 홈런더비에서 봤던 그 호쾌한 스윙이 아니지만, 타구의 질은 정말 멋졌어."

"이게 원래 내 스윙이었어."

"응? 그랬나?"

매버릭이 의아해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만큼 홈런더비에서 보여준 신우의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이다.

본인조차 매료되게 만들 정도로 홈런의마성은 대단한 것이었다.

신우는 매버릭의 말을 듣고서야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연습하러 온 거야? 다른 배팅장도 비어 있는데."

"아아, 그것도 그렇지만, 너와 상의할 게 조금 있어서."

"지금?"

"바쁘면 조금 이따 해도 되고."

"그럼 20분 뒤에 하자."

"오케이."

매버릭이 대화를 요청해온 것은 처음이다. 의아하긴 했지만, 신우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본래 찾은 스윙의 감을 익히는 게 우선이었다. 따악~!!

경쾌한 소리만큼이나 그의 스윙이 간결하게 이어졌다.

연습을 끝내고 신우는 카페에서 매버릭과 마주 앉아 있었다.

"상의할 거라니?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다름이 아니라 구단에서 포지션 변경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해왔어."

"포지션 변경?"

"포수가 아닌 일루수를 해볼 생각이 없냐면서 말이야.' 갤럭시의 일루수는 앤서니가 맡고 있었다. 문제는 그의 타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본래 각 팀의 일루수는 거포형 타자가 주로 맡는다. 하지만 앤서니는 어디까지나 히팅형 타자였다. 홈런도 팀 내에서 7위에 해당될 정도로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아주 좋은 것도 아니었다. 수비가 좋았다면 애초에 다른 포지션을 시켰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매버릭의 포지션 변경은 괜찮아 보였다.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다른 포수를 영입한다. 하더라고."

구단의 방침이 바이어로 정해진 이상 외부에서 영입은 있을 것이다.

구단은 그중에서 포수를 우선적으로 영입하기로 방향을 잡은 듯했다.

그런데 매버릭이 이런 일을 의논해오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포지션을 변경하면 되는 일 아니야?"

"그럴 순 없어! 나는 어릴 때부터 포수를 해왔어. 메이저에 올라와서 갑자기 바꾸라는 게 말이 돼?"

아무래도 포지션을 고집하는 건 익숙함인 거 같았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기에 신우는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거기다 구단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러놓고 만약 포지션 변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트레이드를 시켜줄 수 있다고 하더군, 한 마디로 날 카드로 쓰겠다는 거야."

트레이드에는 양측의 카드가 맞춰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매버릭은 매력적인 카드였다. 수비력은 떨어지지만, 타격만 놓고 보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미래의 포텐셜이 커서 언젠가는 대형선수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야?"

"당연하지! 나도 메이저리거인데, 내 의사는 무시하고 통보를 해 온 거잖아."

매버릭의 말에 신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

"생각이 없는 거냐? 아니면 철이 안 든 거냐?""

[갑자기 시비임?

[캐릭터에 맞지 않는데?]

채팅창이 시끄러워졌다.

그만큼 신우의 한 마디는 평소 그가 보여주던 모습이 아니었다.

매버릭 역시 놀란 듯 명한 얼굴로 신우를 바라봤다. 그런 매버릭에게 신우가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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