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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210화 (210/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10화

홈런과 안타를 때렸을 때.

및몇 사람들이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이야기하자 많은 이들이 주책이라고 했다.

-이제 홈런이랑 안타 나온 건데. 설레발 오지네..

-아직 3루타도 안 나왔다. 설레발 자제 좀..

-아무리 신우가 잘 쳐도 사이클링히트는 오버지.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미국과 다른 국가에서도 이르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그것보다는 2년 연속 퍼펙트게임에 더욱 집중했다.

-시누는 정말 좋은 투수네.

-이러다 진짜 2년 연속 퍼펙트 달성하겠다.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 아니냐? 메이저리그 역사상 퍼펙트게임을 2번 달성한 투수는 없었다.

그런데 2년 연속 퍼펙트게임이라니?

당연히 이 기록과 관련해서 미국인들의 반응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히트 포 더 사이클과 퍼펙트게임을 동시에 달성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포커스를 그곳에 맞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현실이 되어 가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네."

"아니, 이거 기사로 어떻게 써야 하는 거야?"

"어떻게 쓰긴 어떻게 씨? 있는 그대로 써야지."

미디어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메이저리그 기자들까지 술렁이게 만들다니."

구단 출입 기자들은 베테랑이 많았다. 신인을 보냈다가 혹시나 구단과 트러블이 생기면 곤란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야구기자는 단순히 성적과 사실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닌 야구에 대한 지식도 많아야 했다.

경험이 오래되다 보니 기자들은 웬만한 사건들을 다 경험했다.

장태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에 있을 때는 용병타자가 마운드로 달려들어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더그아웃에서 코치들끼리 욕설을 날리는 모습도 봤다.

메이저리그에 와서는 타자가 2루수에게 스트레이트를 날리고 벤치클리어링 때 야생마처럼 날뛰던 선수가 그 경기에서 바로 트레이드되는 일도 직접 목격했다.

그런 일들에 비하면 이제 기록은 웬만해선 놀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퍼펙트게임과 노히트노런, 거기에 올해는 4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사람을 놀라게 하더니. 이제는 사이클링 히트에 퍼펙트게임이라고?'

오타니가 처음 투웨이 플레이어를 선언했을 때, 많은 이들이 다양한 꿈의 기록을 내놓았다.

히트 포 더 사이클과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건 선수의 커리어에서 나올 수 있는 기록이었지, 한 경기에 나올 거란 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어.'

그런 기록을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기자들도 패닉에 빠지긴 매한가지였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장태호는 스코어보드를 확인했다.

"남은 이닝은 2이닝, 퍼펙트게임은 큰 변수만 없다면 가능성이 높다."

장태호의 볼펜이 한 선수의 이름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른 기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매버릭이 실수만 하지 않으면 퍼펙트게임은 달성하겠군."

"이미 경험도 있으니 시누가 실수할 가능성은 적겠지. 타자를 겸하고 있다는 게 변수이긴 하지만, 시누라면 큰 문제 없을 테고 말이야."

"동감이야. 시누가 실수할 가능성은 희박해."

"실수가 나온다면 경험이 적은 매버릭에게서 나오겠지."

대화를 통해 기자들 사이에서 신우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

불안한 부분은 역시 매버릭이었다.

원래 수비적인 부분에서 평가가 낮던 매버릭이다. 그런데 지금은 퍼펙트게임이란 말도 안 되는 기록이 현재 진행 중이었다.

포수가 느낄 부담감은 어마어마했다.

'차라리 이럴 때는 매버릭보단 수비가 좋은 재드를 내보내는 게 좋을 텐데."

일반적으로 팀에서 준비하는 포수는 한 명이 아니었다.

체력적인 소모도 심하고 부상의 위험도 커서 최소 2명의 포수를 로스터에 넣는다.

갤럭시는 매버릭이 수비에 약하다 보니 수비가 중요한 상황에서는 두 번째 포수인 채드로 교체한다.

채드는 타격이 매우 약하지만, 수비 하나만큼은 메이저 클래스라고 불릴 정도였다.

'문제는 지금 퍼펙트게임이 진행 중이란 점이다. 이럴 때 갑자기 포수를 바꾸는 건 기록에 영향이 갈 가능성이 두수가 민감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기록을 달성중일 때는 더욱 민감해져 있다. 특히 포수와 같은 익숙한 환경을 깨트린다면 영향이 갈 수 있었다.

'의중을 물어본다면 되는 일이지만…… 기록달성 중에는 투수에게 말도 걸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그런 불문율을 깼다가 바로 기록이깨진다면?'

당연히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한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제이비어 감독이 움직일 수 있을까?

그때였다.

"제이비어 감독이 움직이는데?"

"뭐지? 갑자기 시누에게 말을 건다고 왜?"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장태호는 고개를 들어 중계화면을 확인했다. 영어 중계였지만, 언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제이비어 감독이 시누와 대화를 나누는군요.]

[뜻밖의 상황입니다.]

현지 중계진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제이비어의 현재 행동은 상식에 벗어나 있었다.

[짧은 대화를 끝내고 제이비어가 자신의자리로 돌아갑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반드시 지금 해야 하는 대화라면 역시 포수에 관련된 것이겠죠.]

장태호도 같은 생각이었다.

'리스크를 짊어진 걸까?"

그 답은 곧 나올 것이다.

8회초 공격이 길어졌다.

타자들은 마치 각성을 한 것처럼 침착하게 타자를 상대했다.

"파울!!"

[다시 파울을 만들어내는 안토니!! 앞의 타석에서도 그렇고 이번 타석에서도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본래 선구안이 좋지 않던 안토니인데요. 오늘 경기에서는 대단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토니는 자신의 역량 그 이상을 발휘했다. 단순히 동료애가 아닌 선수로서 자극을 받은 것이다.

'시누는 그런 엄청난 기록에 도전 중인데, 나도 할 수 있어! 반드시 출루한다!'

기록은 아니더라도 안타는 때린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안토니는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투수 던졌습니다!!]

빼애애애액 !!

밋밋한 슬라이더가 안토니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그걸 안토니는 놓치지 않았다.

[때렸습니다!! 그리고……!!!

손에 감각이 없었다.

도대체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감각인가? 그때 불현듯 신우의 말이 떠올랐다.

-배트플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연스러움이야. 어째서 그 말이 떠오른 걸까?

알 수 없지만 해야 할 일이 뭔지 떠올랐다. 안토니는 팔로스로가 끝나는 순간, 배트를 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

[배트를 던졌……!!]

하지만 손을 떠난 배트는 그대로 내동댕이쳐졌다.

"푸하하!"

"저게 뭐야?"

"배트를 내동댕이치네."

[배트를 내동댕이친 안토니 선수, 고개를 푹 숙이고, 1루를 향해 뛰어갑니다. 그리고 타구는 담장을 넘었습니다! 올 시즌 마수걸이포를 때려내는 안토니 선수!!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합니다!']

[푸하하! 정신우 선수가 안토니 선수한테 빠던 강의 좀 해줘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안토니의 배트 내동댕이는 세계인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던은 가라~! 이제 따내의 시대가 왔다.

-여윽시 메이저 클라스, 빠따 던지기로는 부족했나 보네.

-안토니 KBO에 와서 빠던 좀 배우고 가야 할 듯.

여기가 시누의 나라입니까??

그리고 게비오 클라스에 경악하겠지.

ㄴㄴㄴ아니면 게비오화 돼서 정착하던가 ㅋㅋㅋ

-이걸로 9회 시누에게 기회 오는 건 기정사실이네.

크~! 마지막 타석에서 과연 2루타를 기록할

것인가?!

ㄴ 그러면 진짜 드라마일 듯.

이제 모든 선수가 아웃이 된다 해도 신우는 9회에 타석에 설 수 있었다.

즉,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더 생겼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9회에 서지 못했다.

[때렸습니다!!]

투아웃에 터진 또 하나의 안타에 대기타석에 있던 신우의 시선이 외야로 향했다.

[루카스 선수가 2루타를 때려냅니다! 그리고….!! 신우는 배트에 장착했던 고무를 벗기고 가볍게 상체를 돌렸다.

후!!

묵직한 스윙과 함께 바람이 불었다.

[정신우 선수가 대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섭니다!!]

다섯 번째 타석.

경기를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면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다.

[동료들이 잘 해주었네.]

[이게 바로 동료애지.]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놓치면 안 된다. 알지?) 레전드들 역시 흥분하긴 매한가지였다. 단순히 히트 포 더 사이클 하나만이 아니었다. 두 개의 기록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기회는 아마 신우의 야구경력에 두 번 다시 없을 가능성이 컸다.

아니, 신우만이 아니라 야구 역사에 앞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기록이었다.

매튜슨 님이 10, 000노잣돈을 후원하셨습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꼭 이뤄라! 】그렇기에 레전드들 역시 보고 싶었다. 신우가 이 대기록을 달성하는 모습을 말이다.

'예

고개를 끄덕이며 신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토마스는 그런 그를 힐끔 바라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신우의 평정심을 흔들기 위해 뭔가 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리지 않았다.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때 번트를 대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었지."

스윽~!

토마스는 오른손에 흙을 묻히며 생각했다. 그런데 두 기록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일이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기에 토마스는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친구를 방해할 이유는 없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는 것.

그것이 토마스의 마음이 시키는 것이었다.

[메츠의 마운드가 교체됐습니다! 마운드에는 베테랑 대니얼 피셔 선수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대니얼 역시 토마스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면승부로 간다.

'오케이'

대니얼의 사인에 토마스가 사인을 보냈다. 이내 고개를 끄덕인 대니얼이 두구자세에 들어갔다.

'너도 전력으로 던지길 원하겠지.'

좌앗~!!

슬라이드 스텝으로 다리를 뻗은 대니얼이 전력을 다해 공을 뿌렸다.

왜애애애액 !!

구속 자체는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며 날아오는 공은 눈을 어지럽히기에 충분했다.

만약 다른 타자였다면 말이다.

후웅~!!

신우가 배트를 돌렸다.

[초구부터 정신우 선수, 배트를 돌렸습니다!!]

공의 궤적과 배트의 궤적이 하나가 되는 순간.

딱-!!

[때렸습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날아갔다. 낮게 깔린 타구가 빠르게 비행했다. 잡을 수 있어!"

2루수 루이스가 땅을 박찼다.

그리고 팔을 뻗었다.

가죽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루이스는 팔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타닥!!

땅에 착지한루이스가 급히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에 우익수가 타구를 쫓아가는 게 보였다.

루이스는 허달한 표정으로 자신의 글러브를 바라봤다.

[아슬아슬하게 루이스 선수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간 타구를 우익수가 쫓아가 잡았습니다! 그리고, 송구를 포기합니다!!]

카메라가 2루 베이스를 찍었다.

거기에는 양팔을 들어 더 이상 진루할 의사가 없다는 걸 표현하는 신우가 있었다.

[2루 베이스에 멈춘 정신우 선수! 1타점 2루타!!]

심판이 팔을 들어 신우의 요청을 받아들었다.

[이로써 정신우 선수의 히트 포 더 사이클!! 사이클링 히트가 달성됩니다!!]

8회말,

신우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제는 관중들도 큰 함성을 지르지 않았다. 그들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신우가 어떤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지를.

[8회말! 정신우 선수가 마운드에 섰습니다!! 그리고…… 포수가 바뀌었네요. 매버릭 선수가 빠지고 채드 선수가 대신 마스크를 썼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수비를 더 강화했다. 이렇게 봐야겠죠. 제이비어 감독도 과감한 선택을 했네요. 이런 상황에선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데 말이죠.]

해설위원은 '만약 실패한다면 비난이 쏟아질 거다."라는 말이 목젖을 때리는 걸 간신히 참았다.

'이런 말을 했다가 진짜 실패하면 화살은 나한테 향하겠지.'

지금은 그저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가볍게 몸을 푼 신우가 로진을 손에 묻히며 호흡을 골랐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6개."

[크으~! 2년 연속 퍼펙트라니.]

[이거 레알이냐?

[와~ 이놈 가르친 보람이 있네.]

[이런 거 보는 날이 올 줄이야.]

레전드들도 흥분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들 역시 야구에 죽고 사는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집중하자, 집중.']

[이제 타격은 신경 꺼도 되잖아? 그러니 두구에만 집중하자.]

점수 차는 크게 벌어진 상황.

무엇보다 9회에 신우의 타석까지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했다.

즉, 모든 전력을 투구에만 쏟아낼 수 있다는 소리였다.

'예

마지막 2이닝.

신우는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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