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211화 (211/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11화

[(속보) 정신우 사이클링 히트 달성!]

[(2보) 8회초 2루타 추가, 사이클링 히트 달성!!]

기록 달성은 곧 속보가 되어 전해졌다. 대중은 즉각 반응했다.

-뭔 소리야? 신우가 사이클링 히트라니?

경기 안봄?

-- 0 0 회의중이라 못 봄. 사실임?

ㄴㄴㄴ오늘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 달성함, 거기에 퍼펙트게임 유지 중.

-이거 기레기가 기레기 한 거나? 아님 진짜냐?

기레기가 아무리 기레기라도 이런 걸로 어떻게

기레기를 함.

-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지 않는 애들은 뭐냐?

다들 백수가 아님.

니 나도 회산데, 사장님이 직접 경기보고 일하라는데?

ㄴㄴ 우리 강의실도 다들 경기보고 있음. LLL 우리 쌤도 그닝 영상 틀어줌 ㅋ-(링크) 미국 실시간 반응ㅋㅋㅋ 미국 애들도 맨붕 왔네.

-ㄴ걔네들 충격이 더 심할 듯.

ㄴㄴ크으 ! 주모를 몇 번 찾아야 되냐? ㄴㄴㄴ(속보) 주모 과로로 실신함. 이제 남은 기록은 하나였다. 퍼펙트게임.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여섯……!]

버억 ~!!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정정하겠습니다! 단 다섯 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은 상황!! 지금까지 22명의 타자를 상대한 정신우 선수! 그리고 메츠는 대타를 내보냅니다!]

[메츠 입장에선 어떻게든 출루를 하고 싶을 겁니다. 역사상 최초의 제물이 되고 싶진 않을 테니까요.]

타자가 대기타석에서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부웅~!!

부웅~!!

별다른 의미를 담고 있진 않았다.

컨디션을 체크하는 스윙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레전드들은 엄청난 정보를 찾아냈다.

[스윙이 바깥쪽으로 흘러나오네.]

[저렇게 헤드가 밖으로 퍼져나오면 어떨 거 같음?!

'스윙이 늦겠죠. 그리고 바깥쪽으로 돌기 때문에 몸쪽 공에는 약할 테고요.'

[정답!]

[오올~이제는 바로 답이 나오네. 1

[여윽시 가르친 보람이 있는 놈이라니까.]

레전드들과 항상 함께해 왔던 신우다. 그들이 보는 건 신우도 보고 느끼는 건 신우 역시 느꼈다.

덕분에 타자를 한결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었다.

"스트라이크!!"

[몸쪽을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

페어억~!!

후웅~!!

"스윙!! 투스트라이크!"

[헛스윙!! 몸쪽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정신우 선수!]

[타자의 스윙이 밖으로 퍼져나오기 때문에 몸쪽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후보선수에 대한 정보까지 정확히 가지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갤럭시의 정보수집능력이 생각보다 좋군요.]

[그런 거 같네요.]

이런 정보를 선수가 얻는 건 힘들다.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시간 대부분을 소비하니 말이다.

하지만 내부의 전력분석팀은 바로 알 수 있었다.

"시누가 저 선수를 알고 있었나?""

"같은 팀이니까,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리가 없죠. 저 선수는 올해 콜업이 된 선수에요."

"뭐? 그럼 이전에는 몰랐다는 거야?"

정보가 없는 타자의 약점을 바로 눈치챈다 베테랑 투수들은 그런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시누는 이제 3년차에 불과한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그것이 바로 정신우였다.

그러는 사이 신우가 3구를 뿌렸다.

[3구 던졌습니다!!]

왜애애애액~!!

결정구는 또 한 번 패스트볼이었다.

코스 역시 이전과 같았다.

뻐어어억 ~!!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 삼진!! 몸쪽으로만 세 개의 공을 던지며 타자를 돌려세습니다!]

[정말 완벽한 제구였습니다. 몸쪽 공을던지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정신우 선수는 일말의 망설임이 없네요.]

[칼 같은 제구력을 선보인 정신우 선수! 앞으로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4개!!]

8회 투아웃.

6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패스트볼, 그것도 몸쪽으로만 던지다니.'

타자들은 투수의 성향을 판단하는데 있어앞에 타자와의 승부를 제크한다.

8회 신우는 몸쪽 비율이 이상하게 높아졌다.

'원래 몸쪽과 바깥쪽을 잘 던지는 투수기는 했지만, 오늘은 몸쪽에 제구가 잘 되나 보지?'

앞에 두 번의 타석에서도 신우는 몸쪽 공략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몸쪽을 노린다."

오늘 경기 최고구속은 102마일이 찍혔다. 경기 후반임에도 여전히 90마일 후반의 빠른 공들을 뿌려대고 있었다.

저런 투수를 상대로 하나를 목표로 타격한다는 건 좋은 선택이었다.

또한 몸쪽을 택한 것 역시 논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공, 던졌습니다!]

왜애애에엑~!!

신우가 던진 첫 번째 공이 타자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걸렸어!!

그걸 기다리고 있던 타자는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이걸로 퍼펙트는 안녕이다!!"

배트가 1/3가량 돌아갔을 때였다.

휘릭!!

'어?'

갑자기 공이 변화했다.

분명 몸쪽을 찔러오던 공이 갑자기 바깥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서클 제인지업!!'

좌앗!!

구종을 파악한 순간, 엉덩이를 쭉 빼며 상체를 내밀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공을 때리기 위해 배트를 뻗었다. 그게 실책이었다.

딱~!!

배트의 헤드에 맞은 공이 힘없이 3루 선상을 타고 굴러갔다.

"젠장!!"

욕설과 함께 타자가 1루로 내달렸다.

그 사이, 앞으로 대시한 3루수가 공을 집었다.

[삼루수 제이슨, 달려오면서 공을 잡아 1루로!!]

왜애애액 !!

"아웃!!"

[아웃입니다! 깔끔하게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처리하는 제이슨 선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이런 수비가 나오면 가슴이 쫄깃해지네요..]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이제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3개,

대기록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역사적인 사건이 눈앞에 다가왔다.

사람들은 그 사건을 직접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제 남은 아웃가운트는 단 3개입니다.]

[과연 이런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또 존재할까요?]

[우리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을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속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그게 뭔가요?]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시누 정… 아니죠, 정시누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꾸게 될 겁니다.]

미국의 해설위원도 정정했다.

성이 뒤로 가는 게 아닌 한국식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 주기 위함이다. 그만큼 지금 그가 걸어가고 있는 길은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줬다.

[오늘 경기에서 24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두수가 다시 마운드에 오름니다. 이 투수는 이미 올마이트 히트를 달성했습니다.]

만화와 같은 기록,

사람들은 남은 1이닝이 어서 끝나길 바랬다. 그리고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 저 기록이 달성되기를 바랬다.

물론 모든 이들이 그런 건 아니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토실토실한 몸매를 한 중년 동양인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죄, 죄송합니다…."

"내가 이러려고 구단을 인수한 거야?!"

그는 메츠의새로운 주인이자 진룡그룹의 전무인 왕용이었다. 단순히 전무가 아니라 회장의 둘째 아들이란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당장 현장에 연락 넣어! 어떻게든 기록을 막으라고 해!"

[버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 오늘 경기 16번째 탈삼진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2개!]

"젠장!! 빨리 해!! 커미셔너에게 연락을 하든!! 누구한테라도 연락해!"

"예? 하, 하지만 방법이……"

이미 9회 원아웃이다.

거기다 여기는 중국이 아니었다.

아무리 진룡그룹이라 해도 뒷공작이 먹히는 건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만 사업을 했던 왕용은 막무가내였다.

"판시라도 찔러줘! 어떻게든 방법을……!!"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중견수 자리를 잡아, 안전하게 포구합니다. 투아웃!!]

마지막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화면에 비친 신우의 얼굴을 본 왕용이 눈앞에 있던 재떨이를 잡아 던졌다.

파지직!!

"으아아아!! 망할 새끼!!"

신우는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어느덧 투구수는 100개를 넘어서 108개에 달했다. 만약 기록이 아니었다면 진즉 마운드를 내려갔을 투구수, 숨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힘든 게 당연했다.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하고 거기에 100구 이상의 공을 던지고 있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신적인 부분이다. 널 처음 만날 때만 하더라도 이런 일이벌어질지 예상도 못 했는데,

[지, 그때 원손으로 공 던지는데 정말 개판이었음.)

[게다가 우리한테 반말 했던 것도 있었지.]

[ㅋㅋㅋ 더 웃긴 건 우리한테 배우기로 한 날, 방출된 거임.]

레전드들은 오랜만에 예전 이야기를 꺼냈다. 신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갑자기 그때 이야기는 왜 하십니까?"

[참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이 자리에 있는 건 힘들었겠지.]

[힘들기만 했겠냐? 이미 야구 접었을 듯.]

상체를 숙여 로진을 손에 묻히고 마운드로 올라왔다. 그리고 피처 플레이트의 흙을 골랐다. 그 모습은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되고 있었다.

[정신우 선수, 대기록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에도 무척이나 침착한 모습입니다.]

[정신우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 멘탈입니다. 아무리 큰 경기, 중요한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린 마무리투수가 됐겠죠. 아, 물론 단일시즌 이야기입니다.]

피처 플레이트를 밟은 신우가 상체를 숙였다. 현재 체력에서 던질 수 있는 구종은 한정된다. 포심의 구속은 90마일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악력이 많이 필요한 쓰리핑거 커브 역시 제대로 된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써클체인지업 역시 정상컨디션보다 무브먼트가 줄었다.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매튜슨의 채팅이올라갔다.

[네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져라.]

가장 자신 있는 공.

신우는 망설이지 않고 사인을 보냈다. 레전드들과 만난 후, 다양한 공들을 배우고 익혔다.

팔을 바꾸기도 하고 던지는 폼을 교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의 폼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가장 먼저 배운 변화구.

정확히 말하면 배운 것이 아니라 내츄럴한 상태로 던질 수 있게 된 공을 선택했다.

[사인교환을 한 정신우 선수!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아~! 정말 떨립니다!]

매튜슨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너의 커터가 특빌한 건, 다른 변화구처럼 투구폼에 변화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말이다.

신우는 그 공을 택했다.

촤앗!!

킥킹과 함께 골반을 돌리며 주축발을 구부려 무게중심을 뒤에 두었다.

그렇게 모인 힘을 골반의 회전과 함께 방출시키며 스트라이드를 했다.

스파이크가 땅에 박히는 순간, 하체가 돌아가며 지면의 힘을 위로 끌어올렸다.

힘의 이동을 세밀하게 느끼며 그것이 코어를 지나는 순간, 허리를 돌렸다.

0. 몇 초의 짧은 타이밍이었지만, 정확한 순간에 열린 문으로 힘이 고스란히 상체로 이어졌다.

허공에 반원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던 왼팔을 굽혀 왼쪽 가슴에 붙인 채, 상체의 회전을 멈추었다.

회전이 굳게 닫히며 모든 힘은 유일하게 열린 동로를 지나 그의 오른손 끝으로 이동했다.

"흐아아아아앗~!!"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낸 기합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그의 손이 허공을 때렸다. 파앙!!

왜애애애액~!!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손에 들려 있던 공이 날아갔다.

[던졌습니다!!]

좌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 그것을 노리고 있던 타자가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기록은 내가 다!!

스윙의 궤적과 공의 궤적이 하나가 되었다. 그걸 확인한 타자가 전력을 다해 배트를 돌렸다. 그 순간.

휘릭!!

타자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가 일어났다.

아주 미세한 변화,

하지만 그 결과는 크게 나타났다.

빠각!!

[배트 부러졌습니다!! 타구 높게 떠오릅니다!!]

배트가 둘로 쪼개지며 헤드 부위는 파울라인 밖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타구는 내이에 높게 떠올랐다.

"마이!!"

몰려드는 수비들 사이에서 이루수 데미안이 콜을 외쳤다.

그리고 글러브를 들어올렸다.

퍽!!

[잡았습니다!! 27번째 아웃카운트를 데미안 선수가 잡아내며 경기를 끝냅니다!! 정신우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히트 포 더 사이클과 피펙트게임을 동시에 이룬 선수가 됩니다!!!]

동료들에 둘러싸여 축하를 받는 신우의 모습이 전 세계에 방송됐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