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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204화 (204/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04화

신우는 외야에서 마운드를 바라봤다.

'커티스가 나오네'

[크게 뒤지고 있으니, 사실 누가 나와도 이상할 건 없지..

[그래도 이런 경기가 중요함.]

[지 지고 있을 때 딱 막아주면 눈도장 찍기 좋지.]

스코어 5 대 1.

신우 역시 오늘 경기에서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첫 번째 타석에서 1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이후에는 범타로 물러났다.

[상대 투수가 잘 던지긴 했지.]

[

[오늘 별 제대로 받았더라.]

자신을 위로하는 듯한 레전드들의 말에 신우는 미소를 지었다.

"오늘 커티스가 잘할까요?"

[잘할 가능성이 높지..

[00 우리가 폼 봐준 당일이잖아.]

[원래 뭔가 조인을 얻은 직후는 잘함.]

신우는 자신의 케이스를 생각했다.

확실히 조언을 받은 직후는 잘 되었던 것 같았다. 문제는 그걸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

[사실 조언은 쉬워.]

[어려운 건 그 조언을 통해 선수가 고쳐나가는 거지.]

[결국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건데, 그러기 위해선 선수가 노력하는 방법밖에는 없지..

[너야 우리가 옆에서 계속 잔소리를 하니까, 인지를 한다지만, 쟤들은 옆에서 계속 이야기해 줄 사람이 없잖아…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레전드들이 없었다면 자신 역시 조언을 꾸준히 이어 나가지 못했을 수 있다.

[경기 재개한다.

잡념은 여기까지였다.

이제는 경기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었다.

[커티스 선수 초구 던집니다.]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를 잘 잡았습니다.]

[평소 제구가 불안한 커티스 선수인데, 이번 공은 잘 들어갔습니다.]

[오늘 투구가 기대되네요.]

초구를 던진 커티스는 알 수 있었다.

확실히 힘을 빼니까, 머리를 고정시킬 수 있어."

투구를 가장 처음 배울 때, 시선을 던지고 싶은 곳으로 향하라는 걸 배운다.

그렇기에 코치들이 머리를 고정하라고 이야기하는 거다.

선수 역시 그것을 인지하고 던진다.

하지만 머리를 고정시키면 아무래도 공의 속도가 줄어든다.

거기에서 두수는 선택해야 한다.

구속과 제구.

둘 중에 무엇을 잡을 건지 말이다.

처음에는 제구를 택하는 선수들이 의외로 많다. 선수들 역시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투수는 구속보다 제구가 중요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프로에 와서 공이 맞아나가기 시작하면 투수는 고민에 빠진다.

[내 공이 느려서 맞는 게 아닐까? 하고 의심하지.]

[자신의 공을 의심하면 더더욱 맞고 말이야.]

[악순환의 반복이야.]

[투수는 결국 제구보다는 구속에 더 유혹을 느끼기 쉽거든.]

그때부디 본격적으로 제구는 무너진다. 헤드업이 나오고 시선이 분산되면서 제대로 된 투구를 할 수 없게 된다.

처음에는 잘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상대팀은 알게 된다.

저 녀석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없는 투수란 걸 말이다.

그때부터는 분석이 되고 타자는 존을 좁힌다. 투수가 늪에 빠지는 구조였다.

[커티스라는 녀석 역시 비슷한 케이스겠지.]

[이제 방법은 알려줬으니, 저 녀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합.]

[그리고 반복적인 훈련도 중요하고 말이야.]

그때였다.

거티스가 4구를 던졌고 타자가 있는 힘껏 때려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날아갔다. 위치는 우익수방면, 신우는 고개를 들어 타구를 쫓았다.

'멀다.

제대로 맞은 듯 타구는 뻗어나갔다.

신우는 재빨리 뒤로 달렸다.

[타구 확인하면서 달려!]

로베르토의 채팅에 신우가 어깨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타구가 오른쪽으로 휘어져 나가고 있었다. 공에 스핀이 걸린 것이다.

이런 공은 날아오면서 위치를 바꾼다. 즉, 주기적으로 확인해줄 필요가 있다는 소리였다.

'이 정도 높이면 펜스 직격일 거 같은데.'

[정답]

[그럴 듯!

[과연 선택은?!]

펜스 직격일 때 내릴 수 있는 선택은 둘 중에 하나다. 맞고 튕긴 공을 안전하게 잡느냐, 아니면 펜스를 밟고 점프하느냐였다.

[가능하겠음?

[어려울 듯.]

[그래도 얘 피지컬이면 가능할 듯.]

[아아~! 키티스 녀석 이렇게 안타를 내주고 자신감이 하락하겠네.]

채팅을 본 신우가 속도를 더했다.

동시에 왼쪽을 확인했다.

자신을 백업하기 위해 루카스가 달려오고 있었다. 녀석이라면 잡아줄 것이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신우는 펜스 앞에서 속도를 줄이미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타구를 확인했다.

떨어지는 타구의 위치를 확인한 신우가 무릎을 굽혔다.

[뛰어!!]

로베르토의 외침과 함께 점프하며 뒤로 몸을 날렸다.

"와아아아아아!!"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는 순간.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잡았습니다~!! 정신우 선수가 환상적인 펜스 플레이로 안타성 타구를 잡아냅니다!!]

[정말 좋은 수비가 나왔어요. 도대체 이 선수가 못하는 게 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전문가들은 리그 예상순위를 내놓았다.

예상은 다양했다.

다양한 우승 후보와 각 지구의 우승자들을 예측하면서 자신들의 지식을 뽐내었다.

그러나 단 하나, 일치하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꼴찌 후보였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전문가들은 아메리칸리그 최하위로 멕시코시티 드라코를 내셔널리그의 최하위로는 몬트리올 갤럭시를 꼽았다.

멕시코시티 드라코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몬트리올 갤럭시는 지구 2위를 지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가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이유로 정신우로 선수를 들었다.

올 시즌부터 투-웨이 플레이어, 투타 겸업을 선언한 정신우 선수는 5월이 끝나가는 현재 타자로 44게임에 나서 안타 42개 2루타 14개 홈런 15개를 기록하며 타율 0.449 출루율 0.494 장타율 0.822 OPS 1.316을 기록하며 정상의 활약을 펼쳐가고 있다.

투수로서도 11게임에 등판해 8승 1패를 기록, 80이닝 143탈삼진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사이 영상 수상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이처럼 투타에서 리그 정상급의 활약을 이어가는 정신우가 있기에 갤럭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신우의 활약은 미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투 웨이를 선언할 때만 하더라도 투수, 타자 모두 엉망이 될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신우는 그런 의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팀이 지금의 성적을 낼 수 있는 게 신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타당했다.

인터넷 반응은 당연히 뜨거웠다.

-투타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였냐?

보통은 못함.

-레알 예상도 못 했다.

-'메이저리그가 쉬웠어요.' 찍고 있네..

Loza

-그런데 좀 불안하긴 하다. 5월 초 이후로 2주 동안 홈런 안 나오고 있잖아?

-가끔 이럴 때도 있는 거겠지.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게 신우 적정임.

-신우가 신우했네.

-6~7월만 잘 넘기면 레알 역대급 시즌이 될 듯. 6월과 7월.

모든 구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간이다. 날이 급격하게 더워지며 선수들의 체력문제가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갤럭시 역시 스태프 회의를 열어 상황을 체크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는 어때?"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곳보다 날이 선선해서 그런지 체력적인 부담이 적으니까요."

"4월까지만 해도 추워서 걱정이었는데, 막상 여름이 되니까 이런 점이 좋네요."

한여름인 8월에도 캐나다는 30도를 넘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에게는 좋은 환경인 셈이었다.

"너무 낙관하지 마. 일교차가 거지면서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경이 되니까."

4."

"그리고 6월부터는 일정에 원정이 많아지니까. 환경에 적용하기 어려워할 수도 있어. 그런 부분을 선수단에도 인지시키고,"

"알겠습니다."

캐나다는 운동하는데 적절하지만, 원정경기에선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런 부분까지 체크하지 않으면 선수의 컨디션은 엉망이 될 가능성이 컸다.

캐나다를 홈팀으로 사용했던 경험이 없다면 알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제이비어 감독은 그런 부분을 체크해서 알렸다.

"다음 안건은……"

"감독님."

"응? 벤자민, 할 말이라도 있나?"

"정신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말해봐."

신우에 대한 이야기라면 갤럭시에서 최우선 안건이다.

제이비어는 서류를 닫고 벤자민을 바라봤다.

"다름이 아니라 최근 그가 선수들에게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고칭? 그게 문제라도 되나?"

"한두 명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점점 숫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폼을 건들기도 하고요. 이는 영역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각 보직에는 그들만의 일이 있다.

투수는 공을 던지는 게 일이고 타자는 공을 때리고 잡는 게 일이다.

코치는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선수가 선수를 가르치는 건 조금 다른 문제였다.

"큰 문제 될 게 있나? 어차피 베테랑이나 일류선수들이 다른 선수를 가르치는 건 하루 이들의 문제가 아니잖아?"

경험이 쌓이면 그만큼 아는 게 많아진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들어온다.

그렇기에 선수가 선수를 가르치는 일은 흔했다. 벤자민의 이야기는 현실에서 조금 떨어진 이야기라 할 수 있었기에 제이비어 감독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궁금한 게 생기면, 코치를 찾는 게 아니라 시누를 찾고 있습니다."

제이비어는 벤자민을 바라봤다.

'자존심이 상했군

벤자민은 옛날부터 같이 호흡을 맞췄다. 그렇기에 그가 어떤 성향의 코치인지 잘 알고 있었다. 선수를 가르처 성장하는 걸 보면서 자부심을 얻는 유형의 코지가 벤자민이었다.

최근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벤자민에게 박탈감을 주는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굳이 제가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자네 역시 선수를 가르치기 위해 있는 거지. 그리고 신우는 리그 정상의 선수야, 선수들이 그에게 배우고 싶은 것 역시 당연한 일이고."

"하지만…"

시누가 자네를 무시하거나 한다면 문제가 되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잖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억울하다면 자네의 이론이 맞다는 걸 증명해야 해, 선수들은 결국 더 옳은 쪽으로 옮겨가게 되어 있어."

제이비어의 말에는 틀린 게 없었다.

그걸 알기에 벤자민은 수긍해야 했다.

"자, 그럼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지."

신우가 본격적으로 선수들에게 훈수를 두기 시작한 게 5월이다.

그 시발점이 된 것은 미구엘이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자신의 입담을 뽐내고 있었다.

"시누의 원 포인트 레슨을 받으면 자신의 문제점을 딱! 알게 된다니까? 그야말로 족집게야. 마지 지트를 써서 답을 알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조언을 잘 해주는 거야?"

"워커 못 봤어? 시누에게 상담을 받은 뒤로 지금은 셋업맨에서 날아다니고 있잖아. 이전까지는 빌빌대면서 난타를 당했는데 말이야. 지금은 16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 응? 너희들 표정이 왜 그래?"

표정이 좋지 않은 동료들이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켰다.

"뒤에 뭐가…… 헉! 워, 워커……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빌빌대면서 난타를 당한다고 설명할 때부터,

"하. 하하… 드, 들었구나?"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는데 못 듣겠냐?! 누가 빌빌대?!!"

"앗! 코치님!"

미구엘의 말에 위거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는 코치가 아닌 신우가 음료를 들이켜고 있었다.

"시누."

"응?"

"혹시 내 뒤에 지금 미구엘이 달려가고 있나?"

"정답"

"하아…… 너 잡히면 죽었어!!"

"으아아악!! 시누! 도와줘!"

미구엘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하는 신우였다.

[워커 성격이 저랬누?]

[TMI가 옆에 있으면 누구나 저렇게 변하는 거지.]

[ㅋㅋㅋ 게다가 요즘 성적이 잘 나오니 살 만하겠지.]

[o]

[쟤는 클로저보다는 셋업맨이 체질이긴 했어.]

'보직 하나 바꾼다고 엄청 달라지네요."

[정확히는 보직이 아니라 멘탈이 잡힌 거지.]

[부담감이 커지면 어떤 사람이라도 자기 일을 할 수 없다. 특히 투수는 그게 더 심한 직종이고.]

[딱히 야구에만 해당하는 게 아님.]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 미구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이 신우를 불렀다.

"호, 혹시 우리한테도 조언 좀 해줄 수 있어?"

"조인?"

"요즘 커터를 배우고 있는데, 좀처럼 잘 들어가질 않더라고."

"나는 체인지업!"

두 사람의 부닥에 신우가 채팅창을 바라봤다.

[연습장으로 가야지?]

[크 ! 체인지업하면 또 나지. 내가 제대로 알려줄게!]

야! 커브도 좀 배우라고 해봐.']

[아놔~! 요즘 애들은 스크류볼을 배우질 않아요.]

[애들 팔 아작 낼 일 있나?]

훈수를 둘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신난 레전드들이었다.

"그러지 뭐."

중간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뿐이었지만, 팀의 성적에도 도움이 되기에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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