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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가의 망령재림-187화 (183/268)

< 37. 재해만발 풍운도시 [10] >

머리 위에 부정한 것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는 맑았다. 따사로운 볕이 사람을 비추고 선선한 바람이 피부를 스쳤다.

하늘은 푸르고, 태양은 노란빛을 뿌렸다.

그 아래 사람의 얼굴이 복숭앗빛같이 발그스레한 온기를 되찾았다.

세상천지가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

시엔의 군대는 그리고 나서도 한참동안 그 자리에 얼이 빠져 있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피부로 느낀 것이 보통 충격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드디어 날이 밝았다.

누군가 그렇게 생각했고, 또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태양이 머리 위에 한창인데도 불구하고, 밤의 미망을 깨는 새벽이 밝았다고.

긴 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잠 못 들어 그저 뒤척이던 긴 밤에서 비로소 벗어난 것처럼.

하루에 두 번 맞이하는 아침이었다.

시엔이 손을 내밀어 손바닥을 하늘로 향했다.

손바닥 위로 돌연 검은 잿가루가 소용돌이치며 모여들었다.

한데 뭉쳐 모습을 드러낸 물건이 시커먼 해골이었다.

사람의 머리뼈.

얼룩 하나 없이 검고, 잘 닦여 반짝반짝 광을 냈다.

시엔이 인상을 찌푸렸다.

사람 뼈에 광을 내다니. 대체 무슨 악취미야? 흑마법사도 안 하는 짓을.

그와는 별개로, 과거 흑마법사의 두개골을 잡고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뼈 두 개는 회수해 흡수했으나, 머리뼈만은 손에 올려 아직 놔둔 이유였다.

확실히 이 속에 어떤 사념이 남아 있음을 알겠다.

나라를 잃고 단신으로 복수를 감행했던 왕자.

자신이 지켜야 했던 모든 이를, 무언가 해볼 기회조차 없이 떠나보냈던.

그래서 남은 삶이 오로지 증오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해 제 죽음마저 저당잡아 불태우고 말았던…….

그때, 귀와 곧장 가까운 곳에서 파고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시엔이 상념에서 벗어났다.

“그건 뭐죠?”

“보시다시피, 사람의 머리뼈입니다만.”

“아니, 내가 그걸 몰라서 묻는 게 아니잖아요.”

“그저 유해일 뿐입니다. 죽은 이가 남길 것은 이뿐이니. 그런데, 계속 그러고 계실 참이십니까?”

뷔아가 시엔의 손에 깍지를 끼어 꽉 쥐고, 품에 양팔로 꼭 끌어안은 채였다.

그도 모자라 어깨에 턱을 올려놓고 기대고 있었으니.

“앗.”

뷔아가 저도 모르게 기대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급히 손을 뿌리치고 거리를 벌렸다.

아. 언제부터 내가 그러고 있었지? 미쳤나 봐. 미친년, 진짜. 누가 보기라도 했으면.

뷔아가 급히 주변을 살폈다.

다만, 개중 푸근한 미소를 지어 성녀를 바라보는 교단의 성기사장이 있었다.

뷔아와 눈이 마주치자, 아무 말 없이 그저 슬그머니 엄지를 추켜세웠다.

뷔아가 도끼눈을 떴다. 그러나 애초에 그 사나운 표정은 한 번도 라이뱅에게 통한 적이 없었다.

시엔이 전달 기수를 불렀다. 제 이름이 불리자,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던 병사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급히 달려 나왔다.

시엔의 지시를 듣고는 파란 깃발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공격 신호였다.

군대가 얼이 빠진 것도 잠시였다.

세상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공격 신호가 앞에서 흔들렸다.

나팔이 울렸다.

상급 지휘관에서 하급 지휘관으로 전진을 외치며 명령이 하달되었다.

그리하여 전체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현상계와 겹친 부정 세계가 사라지자, 죽은 자들 역시 죽은 자로 되돌아갔다.

사납게 달려들던 악귀는 이제 없고, 그저 살과 뼈와 피의 덩어리가 남아 바닥을 굴렀다.

흐레이그의 병사들이 창을 내던지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드디어 끝났다.

병사들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은 하늘이었다. 어쩐지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음차원 에너지가 산 자에게 주는 막연한 불길함도 사라졌다.

덕분에 병사들은 이제 악몽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러자 먼 곳에서 북소리가 들렸다.

둥. 둥. 둥.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템포로 울리는 북소리다.

군대가 진군할 때에 발을 맞추어 진형을 유지하기 위한 적습의 신호였다.

그러나 명령을 내리는 자가 없었다.

병사들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떤 병사에겐 그나마 살아남은 전우 몇 명이, 또 어떤 병사에겐 수많은 팔과 다리와 몸통 속 홀로 선 자신만이 보였다.

병사가 모이고 지휘관이 서야 군대이지, 따로따로 흩어져서 뿌려지고 나면 그저 개인만이 남았다.

적습이라고? 지금? 이 상황에서? 막아야 하나? 하지만 겨우 살아남았는데.

그리고 그 악몽이 너무나 끔찍한 것이어서, 병사들이 주저앉았다.

그나마 기사들의 생존율이 좀 더 나았다. 셋 중 하나는 살아남았고, 죽은 기사들보다 실력이 좋은 이들이었다.

기사들이 방어 구역을 돌아다니며 남은 병사들을 모았다. 전황은 참혹했다.

백, 오십, 삼십씩 모였던 작은 방어 거점들에 남은 이들이 겨우 하나 아니면 둘, 셋……. 전멸하여 남지 않은 거점도 수두룩했다.

적의 북소리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기사들은 패배했음을 깨달았다.

이미 전투가 성립되지 않았다. 군대가 있어야 수성을 할 텐데.

이미 지휘 체계가 무너지고 흩어진 개인들이었다. 지금 와서 모은다 한들 군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사들이 하늘 높이 솟은 태양을 바라보았다.

지난 어둠이 꼬박 하룻밤처럼 길었다.

버티고 나니 이제 겨우 태양이 꼭대기에 있었다. 겨우 한 시간. 한 시간여에 군대는 궤멸 수준이었다.

적과 싸워, 아니, 그걸 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대체 우리는 무엇과 싸워 무엇을 위해 피를 흘렸는가. 그 사악한 수단이 적의 공격인가?

성녀가 앞으로 나왔으니 그 또한 아닐 텐데.

아니면 성녀의 말이 진실이고, 어떤 천벌을 받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주인이 죄 없는 이를 학살하고 신전을 습격해 신관을 살해하였다는…….

기사들이 가장 높은 보루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주인이 바로 저기에 있었다. 주인의 선량함은 기사가 재단할 것이 아니었다.

그저 한 자루 검으로 따를 뿐이니.

그러니 차라리 명령이라도 내려 주십시오!

상황은 절망적이고, 또한 패배가 이미 정해진 바와 같다 하더라도, 끝까지 싸우라 한마디만 하소서.

기사는 뜻대로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보루는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

* * *

베사렌과 가신들, 그리고 만화원의 마법사들이 선 보루는 내성과 이어져 밖으로 튀어나와 가장 높게 솟았다.

참상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장소이기도 했다.

군대가 무너지고 있었다.

군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체로 누웠다. 그리고 시체가 다시 일어났다.

베사렌이 입술을 깨물었다. 짭짤한 피가 혓바닥에 스몄다. 이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짐작이 가는 것은 만화원의 마법사들뿐이었다.

보아하니 그나마 마법을 부리지 않은 한 여인이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는 상태였다.

당황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분명 마법이 잘못되어 저도 어쩔 줄 몰라 저러는 것이겠지.

그래서 베사렌은 결정을 내렸다.

마법사들을 벤다.

이 상황이 마법사들의 실수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 목을 베어서 강제로 멈출 작정이었다.

‘흐레이그 나이트.’

베사렌이 가문의 비밀 병기를 호출했다.

평소처럼 검은 갑옷이 아닌, 흰 플레이트 메일을 뒤집어쓴 상태였다.

세상에 알려진 것이 검은 갑옷을 입은 불사의 마물이라는 것이었다.

갑옷 갈이를 하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기사로 위장시킬 수 있었다.

본래는 보루에 대기하다 마무리에 쓸 생각이었다.

만화원에 마법사가 적을 공격하고, 남은 적 중에 중요한 것을 쫓으라 명령해 곧바로 투입하려고.

흐레이그 나이트들은 주인 곁에 자리를 지켰다.

세상이 밝건 어둡건 난리 통이건 간에 그들에게는 별 상관이 없었다.

그저 명령을 따르려는 의지만 남은 마물들이었으니까.

그리고 태양이 무슨 색이어도 상관없었다.

평소의 노란 태양도, 원초 세계의 푸른 태양도, 부정한 검은 태양이라도 어차피 태양은 태양이다.

그리고 그 태양이 중천에 떴을 때.

정오가 되었을 때, 그들은 할 일이 있었다. 태양의 색보다는 그 명령이 더욱 중요했다.

‘당장 저 마법사들의 목을 ㅂ…….’

베사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머리가 몸통과 분리되어 공중에 떠올랐다.

목이 잘려 본 이는 알게 된다. 사람이 곧장 죽지 않으니 베사렌의 의식이 아직 남아 세상을 보았다.

흐레이그 나이트가 배신을? 그럴 리가 없지 않나. 그렇다면 왜 나를 베었을까? 혹시 아버지께서?

그러나 머리만 남은 이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았다.

베사렌은 끝까지 궁금해하다 죽었다.

그래도 심심하지는 않을 터였다.

흐레이그 나이트의 단장, 단원들을 모두 괴물로 바치고 홀로 인간으로 남은 노기사의 목 역시 함께 떠올랐으니까.

흐레이그 나이트가 받은 임무는, 정오에 명령권자의 목을 베고, 이후에 가장 지위와 신분이 높은 순으로 주살하라는 것이었으니까.

‘이, 이 무슨 짓이오!’

‘배신! 배신자다!’

경악한 가신과 호위기사 등이 외쳤으나, 흐레이그 나이트들에게 전혀 중요한 정보는 아니었다.

보루 위에는 아직 베어야 할 이가 많았고,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했다.

기이하게도, 죽이고 또 죽여도 죽여야 할 상대가 죽지 않았다.

베사렌이 죽은 채로 다시 일어났다.

가장 높은 순위. 명령권자.

흰 갑옷을 찬 마물이 다시 베어 갈랐다. 그리고 나면 이전 목표가 다시 일어났다.

흐레이그 나이트는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베고 또 베었다.

산 것을 증오하는 망자들이 일어나도 흐레이그 나이트의 칼질 아래 점차 토막토막 잘게 부수어졌다.

그 결과, 가장 나중 순위에 있는 이들은 공격을 받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그들은 더욱 안전했다.

그때를 틈타 가신과 호위병들 일부가 보루 밖으로 도망쳤다.

나머지는 충성심이 있어 반역자들에게 덤볐으며 그 결과 죽고 또 죽어 형체 없는 다짐육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이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

흐레이그 나이트가 잘게 다지던 분쇄육들, 우선순위의 꿈틀거림 역시 곧바로 멈췄다.

그러고 나서 흐레이그 나이트가 다음 대상을 찾았다.

흐레이그 나이트가 마법사들을 바라보았다. 지위와 신분. 가장 낮다.

보루 아래에 기사들. 높다.

흐레이그 나이트들이 보루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 * *

메이화가 지팡이를 들어 살육의 현장을 겨눴다.

등 뒤로 만화원의 동료들을 감추었으나, 그네들 사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메이화가 여인들을 의리로 지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도망치지 못했을 뿐이었다.

마법사들이 보루 끝자락에 섰고, 나가는 계단은 반대편이었다.

흰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덤벼드는 상대 말고는 그저 고기를 다지는 데에 열중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퇴로가 막혀 그저 제 몸 지키고자 경계했다.

그리고 마침내 부정 세계가 자취를 감췄다.

풀썩 쓰러지는 소리에 돌아보자, 여인 넷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주문이 끝나 사념에서 해방된 모양이었다.

일단 살고 나니 동료를 돌볼 여유가 생겼다.

메이화가 만화원의 마법사들에게 달려들었다.

“다들, 괜찮아?”

그나마 팔란의 상태가 가장 나아 보였다. 몸에서 새어 나온 것들로 엉망이지만, 눈동자 속에 미약한 이성이 비쳤으니까.

“메, 메이화. 그자, 그자를 봤어…….”

“그 자라니? 흑마법사?”

“맞아. 그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부정 세계, 그 흑마법사의 심상에 끌려갔는데, 마물들, 끝없는 마물들! 내 살을, 산 채로 먹혔어! 죽지도 못하는 속에서, 나, 아악, 흐으아악!”

팔란이 발작을 일으켰다. 메이화가 팔란을 끌어안았다.

진정, 진정 좀 해. 괜찮으니까. 다 끝났어.

힘을 주어 안고 속삭이니 팔란의 발버둥이 멎었다.

겨우 진정시키고 나니 다른 여인이 말썽이었다.

“하. 이게 뭐람.”

“알리아?”

“이제 싫어. 지겨워졌어…….”

만화원의 물길잡이, 알리아였다.

평소의 그 콧소리며 천진한 표정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비관만이 자리 잡았다.

알리아가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등을 돌려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중얼거렸다.

“돌아가야 해. 뭍으로 나오지 말아야 했는데. 바다, 파도치는 내 고향이여. 등대, 등대로 가자…….”

“알리아! 안 돼! 멈춰!”

메이화의 외침에, 알리아가 보루 끝 성곽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멍청이들.”

알리아가 차가운 냉소로 그녀를 비웃었다. 그리곤 그대로 뒤로 몸을 눕혔다. 메이화가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알리아는 보이지 않았다.

“어, 어째서…….”

“경쟁자 하나 줄었으면 됐지. 저년 하는 거 전부 가식인 줄 알았지. 그래도 멋있게 갔네, 미친년.”

“뤼니에?”

“후, 살았나? X나 끔찍했거든.”

“괜찮아? 정신이 들어?”

“도망치자. 일은 망쳤고, 의뢰인이 화내기 전에 일단 내빼야…….”

뤼니에가 보루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한때 인간이었을 다짐육들을 보곤 인상을 바락 찌푸렸다.

“뭐야? 이쪽도 난리였네? 보아하니 메이화 네가 지켜준 것 같은데. 이상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뭐, 보나 마나 도망칠 각 안 나와서 있었겠지.”

“됐고. 뤼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냥 죽고 또 죽고 뭐 그랬는데. 별거 아냐.”

“별거 아니라고?”

“나야 뭐. 원래 방화광은 마법 쓰다 보면 영혼도 좀 불타고 그래. 산 채로 불타다 보면 뜯어먹히는 정도야, 뭐……. 알리아랑 팔란 두 년이 제일 난리였는데. 야, 팔란. 일어날 수 있어?”

“일어날 수, 있어.”

“저년 저거 다리 풀린 거 봐. 메이화, 좀 업어야겠다.”

“라이네스는?”

“라이네스는 괜찮을걸? 팔란은 두개골이었고 알리아는 신물이라 호되게 당했지. 나랑 라이네스야 뭐 잡뼈 들고 설쳤으니까.”

그러자 라이네스가 몸을 일으켰다.

놀랍게도 멀쩡한 모습이었다.

뭔가 석연찮은 듯 인상을 찌푸리던 라이네스가 마침내 깨달았다는 듯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쩐지 낯선 모습이었다.

“아. 그런 건가. 그래도 다행이군.”

“다행은 무슨 다행이야? 이 꼴이?”

“그건 아닌데. 뭐, 그것도 다행이네.”

무뚝뚝해도 남 챙기기를 좋아하던 라이네스였다.

담담히 잘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땅지기가 유난히 낯설었다.

“라이네스까지 왜 그래? 무섭게…….”

“음.”

“잡담은 그만 닥치고 이제 튀자. 라이네스, 팔란 좀 업을 수 있겠어? 메이화 저거 체력이 영 저질이라. 금방 퍼질 텐데.”

“거절하지.”

“아오. 저년도 돌아버렸네. 하긴……. 메이화 일단 네가 업고 나랑 교대. 알겠지?”

“어, 응.”

메이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일 정신 나간 줄 알았던 방화광이었는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침착한 이가 그녀였다.

다들 이상해졌다고 하면, 저것도 이상해진 결과라 봐야 하나?

그렇게 만화원의 마법사들이 철수했다. 보루 위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

< 37. 재해만발 풍운도시 [10]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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