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남서남으로 진로를 돌려라 [2] >
용병처럼 차려입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엔이 린넨 셔츠 위에 가죽 보호대를 차고, 두꺼운 망토를 둘렀다. 혁대에 대충 단검 몇 개를 매달고, 허리춤에 검 한 자루를 차고 나니 그럴듯한 모양새가 나왔다.
베른닐 역시 같은 차림새로, 제 차림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이리저리 차림새를 둘러보며 품새를 뽐내느라 야단이었다.
“왜 그리 신났어?”
“한 번쯤 용병을 꿈꿔보지 않은 사내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떻습니까, 노련한 용병처럼 보입니까?”
“노련한 용병은 개뿔.”
시엔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누가 봐도 뜨내기야.”
“어느 부분에서 말입니까?”
“전부다. 전부 새거잖아. 세상에 이리 멀끔하게 차려입고 다니는 용병이 어디 있어?”
말이 좋아서 용병이지, 사실상 떠돌이나 다름없는 치들이었다. 게다가 용병이 금화를 잘 버는 직업도 아니다.
그러니 용병은 궁상맞았다.
장비를 애지중지 관리하고, 혹여 찢기고 까인 부분을 스스로 고쳤다.
실력 있는 용병은 장비만 봐도 알았다. 낡았으나 관리가 잘 된 무구들이 바로 경험의 상징이 아니던가.
“그럼 애초에 이런 차림이 필요합니까?”
“진짜 용병처럼 보이면 곤란하지. 원래 용병은 수상한 놈들이거든.”
동전 몇 개에 사람을 죽이기를 마다하지 않는 치들이니, 떠돌이 중에서도 사실은 해악하다 할 부류였다.
용병패가 증명한다해도 그뿐. 특히나 납치로 뒤숭숭한 흐레이그 영지에 들어가기엔 꽤나 까다로운 과정이 이어질 것이 틀림없었다.
“새 것인 고급품을 차고, 피부가 곱고 모발이 멀끔하면 누가 봐도 용병 놀이에 심취한 어딘가의 도련님이지. 그 편이 덜 수상하거든.”
“아. 과연.”
베른닐의 말대로, 사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용병이 되어 대륙을 누비는 꿈을 꿨다. 어리석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사내의 본성이었다.
실제로 많은 도련님들이 그 본성을 실천하곤 했다. 대개는 용병들의 교활한 장난질에 돈만 날리고 돌아오는 일이 허다했지만.
용병들에 눈엔 그런 뜨내기들이란 돌아다니는 물주나 다름없었으니.
돈을 날렸다 해도 도련님들에겐 나쁜 이야기는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돈을 내고 용병 체험을 해 본 셈이라서.
“구성도 딱 맞잖아? 놀러 나온 도련님, 호위, 시녀.”
“저, 저 말씀이신가요?”
셜리의 시녀, 에르제가 불안한 듯 몸을 떨었다. 그녀 역시 멋들어진 여용병의 차림새를 한 채였다. 그러니까 여용병의 흉내를 낸 아가씨의 모습이었다.
“그, 도련님. 준비가 다 되셨으면 빨리 출발하셔야······.”
“뭐. 지체할 이유는 없지.”
“그럼 바로 아가씨께······.”
“아냐. 일단 베스탄티에 갈 거야. 거기서 용병패를 사고, 상행에 섞여 흐레이그령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용병패엔 발급처가 적혀 있으니, 적대 영지인 티란디스의 것은 아무래도 수상쩍은 일이었다. 혹여 꼬리가 붙으면 더 귀찮을 수 있으니 일단은 조용히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베스탄티라 하시면.”
에르제가 울상을 지었다.
흐레이그령의 동남에 위치한 체른노아였으니, 경계를 따라 일주일은 가야 하는 거리였다. 말을 타면 줄일 수 있겠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 에르제가 발을 동동 구르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뭐. 급한 건 시엔이 아니었다.
“말은 탈 줄 아나?”
“그, 모르는데요.”
“그럼 베른닐이 태우면 되겠네. 일단 출발하자고. 최대한 시간을 줄이려면 밤낮으로 달려야 하는데, 꽤 힘든 경험이 될 거야.”
“저, 저는 괜찮습니다.”
에르제가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엔이 손벽을 짝 쳤다.
“그럼 결정이네. 바로 출발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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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탄티의 용병 길드에 묘한 삼인조가 나타났다. 아직 채 길들지도 않은 고급 장비를 끼고 나타난 세 명.
사내 둘은 멀쩡한데, 여인은 어기적어기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꼴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승마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귀족가의 자식이라면 교양으로 어느 정도 탈 줄 알기도 했다. 그러나 천천히 돌아다니거나 여유롭게 달리는 정도에 그쳤다.
야지를 질주하는 거친 주법은 기마병이나 기사들이나 쓰는 것이고, 사실 대단히 힘든 일이기도 했다. 일개 하녀인 에르제가 사흘 밤낮을 달렸으니 그 상태가 어떠랴.
허리는 삐걱거리고, 엉덩이는 멍이 들다 못해 터져 부어오르고, 다리는 뻗뻗하게 굳어 한 걸음 한 걸음이 고역이었다.
그럼에도 아픈 내색 한 번을 안 하고 따르니 제 아가씨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 법한 일이기도 했다.
시엔이 일부러 용병 길드를 둘러보는 척을 했다.
공기가 반, 나머지가 반이었다. 담배 연기며 술과 고기의 냄새 따위가 섞여 지독한 판이었다.
저들끼리 농담이나 주고받으며 킬킬거리던 용병들의 시선이 일제히 몰렸다. 초롱초롱한 눈빛이었다. 이거 봐라. 호구가 기어들어왔는데? 서로 눈짓하며 말없이 대화를 나누니, 누가 먼저 물주를 채가느냐 조용한 신경전이 오갔다.
“어서 오시오! 무슨 용무이신가?”
용병 길드의 접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말이 접수원이지, 술을 팔기도 하고 때로는 취객과 섞여 떠드는 이다. 그럼에도 굳이 반기는 이유는 다른 용병들과 마찬가지라.
“용병패를 사고 싶은데.”
“아. 그러시구만. 세 명 해서 금화 한 개요.”
“금화 한 개?”
턱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바가지를 씌워 한 몫 챙기겠다는 뜻이라.
시엔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접수원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
“흠흠. 용병패는 신분증이나 마찬가지 아니오. 특히나 이 길드에서 신원을 증명하는 것이니 그 정도 값어치는 하는 법이라오.”
“흠.”
“정히 부담되면 조금 깎아드리오까?”
접수원이 한발 물러섰다. 크게 챙기려다 물고기를 놓치게 생겼으니, 이문을 좀 줄여도 용병패를 팔아보겠다는 수작이었다.
시엔이 여상히 말했다.
“세 명에 금화 한 개라. 생각보다 싸네.”
시엔이 금화 하나를 올려놓았다.
접수원의 표정이 굳었다. 생각보다 싸다니. 가격을 더 올렸어야 했구나. 접수원이 후회하며 금화를 챙겼다.
“성함, 아니지, 귀하의 이름은?”
“나는.”
시엔이 잠시 생각하는 척을 했다. 가명을 떠올리는 척이었다.
“······나는 시란. 얘는 베르. 얘는 에르.”
“시란. 베르. 에르.”
시엔이 손을 내밀었다.
접수원이 눈을 꿈벅거리자, 시엔이 말했다.
“자. 그럼 이제 줘.”
“······설마 지금 말이오?”
“값을 치렀잖아.”
와하하. 구경하던 용병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성질이 급하네! 패에 이름 새길 시간은 줘야지! 이런 외침 역시 들려왔다.
“흠흠. 용병패란 게 그리 빨리 나오는 게 아니라. 내일 다시 오시게나.”
“내일? 하루나 걸린단 말야? 뭐가 그리 오래 걸려?”
“원래 그 정도 걸리오. 허나.” 접수원이 눈을 번뜩였다.
“정 급하다면 특별 용병패가 있는데.”
“특별 용병패?”
“말 그대로요. 특별한 용병을 위한 것이지. 지금 바로 내어줄 수도 있고.”
“호오.”
“본래는 심사를 통해 엄격하게 실력을 판단해서 내어주는 것이나, 내 30년 용병질 하며 사람 보는 눈은 있다 자부하지. 이미 상당한 실력자임에 틀림없지 않나? 자네는 아마 특별 용병패를 받을 자격이 충분해 보여.”
시엔이 웃음을 꾹 참았다.
참신한 개소리였다. 이 꼴에 어디를 보고 실력을 운운한단 말인가. 진지한 얼굴로 하는 소리가 재미있어 시엔이 한 번 튕겨보았다.
“내가? 내가 왜?”
“크흠. 자네 말고 자네 뒤의 키 큰 동료 말일세. 보아하니 상당한 실력자야. 맞지 않나?”
임기웅변이 꽤 훌륭했다.
도련님 옆에 호위가 붙을 테니 당연히 실력자이리라.
“베르가 검을 좀 쓰긴 하지. 좋아. 그럼 특별 용병패로 하자.”
“대신 값이 좀 나간다네.”
“비싸다고?”
“흠흠, 원래는 공훈을 따져 지급하는 것이나, 자네는 공훈이 없지 않나? 하지만 실력 있는 용병이 평범한 용병패를 들 수도 없으니.”
“으음. 그래서, 얼만데?”
“금화 열 개.”
가격이 열 배로 뛰었다.
시엔이 오래 망설이는 척을 했다. 여기서 흔쾌히 돈을 내밀면 두당 금화 열 개라며 세 배를 요구할 심산일 테니까.
“좀 비싼데. 뭐, 좋아.”
“잘 생각했소이다.”
접수원의 얼굴에 못다 숨긴 기쁨이 드러났다. 이내 가져오겠다 자리를 비우더니, 무지갯빛으로 칠해진 표식 세 개를 내밀었다.
그 위에 칼로 긁었는지 조악하게 새겨진 이름을 보면 그야말로 우스운 모양새였다.
“그럼 이제 용병이 되었으니, 의뢰를 받아야겠지? 원하는 거라도 있나? 아무래도 경험이 없으니 단독 의뢰는 힘들고, 다른 용병들 틈새에 끼어드는 편이 좋아.”
“흠. 요즘 흐레이그 쪽에 사람을 많이 구한다던데. 그쪽으로 가는 일행이 있을까?”
“어이! 들었지! 흐레이그 방면으로 출발하는 팀 있으면 손 좀 들어보라고!”
접수원이 소리치자, 개중 몇몇 테이블의 용병들이 번쩍 손을 들었다.
“우리가 흐레이그로 가지! 호위 의뢰야.”
“이쪽도 마찬가지라구!”
“신참인가? 그럼 우리랑 가는 게 좋아.”
물주를 잡을 기회인지라 용병들이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소리쳤다.
접수원이 말했다.
“들었지? 저 중에 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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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용병단은 수백이 넘는 규모를 가지기도 했다. 대개는 영주와 방위 계약이나 대규모 토벌 의뢰 따위를 맺는 이들이었다.
실상 용병이라기보단 군대에 가까웠다.
귀족이 용병단이라 부르는 이들은 대개 이런 부류였다.
그 외엔, 친한 용병 몇이 모여 용병단이라 이름 붙이고 같이 활동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냥 한 세트로 묶인 용병이지 용병단씩이나 하는 거창한 이름이 붙기는 뭐한 이들이었다.
시엔이 그런 흔한 용병단 사이에 끼어들었다.
의뢰는 흔한 소상인들의 호위.
상인 몇이 뭉쳐 돈을 모아 고용하는 형태로, 거기에 여행객 따위를 돈을 받고 끼워 지출을 최소화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몇 번의 행렬이 지나자, 마침내 흐레이그의 직할도시 강스트프레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무지개 용병패가 잘 통한다는 사실이 꽤 놀라웠다. 경비병에게 슥 내밀면, 의외로 꽤 정중한 태도로 통과시켜 주곤 했으니까.
용병 길드와 영지의 군대의 공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무지개색 찬란한 패를 가지고 있으면 신분 감추고 놀러나온 철없는 도련님이니, 속는 척 넘어가 주라는 식으로 이미 서로 약속이 되었을 터.
“그나저나 강스트프레라. 꽤 대범한 선택이잖아. 누구 생각이야?”
영지 전체에 수배된 범죄자가 바로 직할도시에 숨어있다니. 공작저가 위치한 도시라 오히려 수색이 덜할 것이라는 셈이리라.
그렇다해도, 누구라도 저를 알아볼 수 있는 도시에 숨어있기란 꽤나 과감한 결단이었다.
“대공자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숨으려면 차라리 가까운 곳이 낫다고.”
“녀석이?”
“이쪽이에요.”
에르제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빈민가였다. 어느 도시건 그림자가 지는 곳이 있는 법이라.
그리고 그림자에도 유독 짙은 곳이 있었다.
시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신을 붕대 따위로 동여맨 빈민들이 몸을 움츠리며 두려운 눈빛을 보내왔다. 혹여 저를 해코지하지 않을까 의심하고 염려하는 태도였다.
나병 환자들. 문둥이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 안쪽, 하수구가 밖으로 드러난 다리 아래에 이르자 다닥다닥 붙은 천막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중 한 군데의 거적을 들추자, 두 명의 나병 환자가 보였다.
한 명은 누워 신음하고, 다른 이가 그 옆에서 손을 꼭 붙들어 앉았다. 앉은 이가 인기척에 깜짝 놀라 이편을 바라보다,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와 줬네요. 와 줬어요.”
“흠. 나병촌이라.”
“벽이 얇아요.”
붕대를 감은 손가락을 세워 입 앞에 내밀며 하는 소리였다. 하기사, 벽이라고 할 것도 없는 구조물이었으니.
시엔이 마력을 둘러 벽을 쳤다. 마법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수법이기도 했다.
“이제 괜찮습니다. 밖으로 안 샐 테니.”
“확실한가요? 어떻게······”
“유르반 영애, 오랜만이군요.”
“오랜만이에요.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는 아니지만.”
셜리가 바닥에 누운 이를 바라보았다.
셜리가 곁을 지킬 이가 누구겠는가. 그렇다면 여기 붕대를 뒤집어쓴 녀석이 바로 페시번이리라.
꽤 머리를 썼다 싶었다.
나병만큼 무서운 것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꺼려 들어오지 않으려는 곳이니 이만큼 안전한 곳이 없었다.
게다가 여길 어찌 수색하겠는가?
나병 환자들에게 전부 얼굴을 드러내라 하기도 힘든 일이었으니.
셜리가 급히 물었다.
“병력은 얼마나 되죠? 안전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따로 데려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럼 어찌······.”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하고자 하면 그리 할 수 있으니.”
“하지만 어떻게요? 여기가 바로 흐레이그의 앞마당인데.”
“그거야 직접 보고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문제는 이 녀석이죠.”
시엔이 페시번을 내려다보았다.
숨소리가 탁하고 간혹 신음이 터져나오는 것이 듣기에는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얼굴을 온통 감아놓은 탓에 정확한 상세는 모르겠지만.
“제게 편지를 쓰셨으니, 둘 중 하나이셨겠죠. 도움을 청할 사람이 저뿐이었거나, 아니면 볼모로 잡히는 편이 도망자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셨거나.”
“······둘 다예요.”
“이 녀석도 그렇게 생각한답니까? 티란디스의 손아귀에 스스로 들어오겠다고?”
대공자의 지위를 잃어도, 페시번은 가문의 장자였다. 어쨌거나 정통성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이였다.
그 정통성이 원수나 다름없는 가문에게 떨어진다는 것은 흐레이그 입장에선 가장 끔찍한 일이 될 터였다.
“그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지만?”
“이이가 말했으니까요. 함께 떠나자고. 그래서 같이 도망쳤어요. 그런데 이 꼴이니. 이렇게 끝나는 것보다는, 그래도 볼모로 붙잡히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그래도 함께 살아 있을 수 있다면요.”
셜리가 고개를 푹 숙였다. “······티란디스 영식께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요.”
전 연인을 두고 할 말은 아니었다.
시엔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마음에 담아두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당신이 아는 시엔과 저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니.”
“말씀하시지 않아도 알 것 같아요. 아니, 저번에 이미 깨달았답니다. 당신은. 낯설어요. 마치 다른 사람처럼.”
시엔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어째 세상에 단 한 명, 이 몸뚱이의 주인이 이미 세상을 떠났음을 이해하는 이가 딱 한 명 뿐일 수가 있을까.
“됐으니, 일단 상처나 좀 봅시다. 죽게 놔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
“아주 큰 소란이 벌어질 겁니다만. 인제 와서 물러 달라 해도 소용없습니다. 두 분의 신병은 이제부터 티란디스가 인도하겠습니다.”
올 때는 조용히 들어왔으나, 나갈 때는 화려하게 터뜨릴 생각이었다.
마침 원수지간의 가문이니, 이참에 그 병력을 대폭 줄여놓아야지. 그렇게 들쑤시고 나면 흐레이그에 도사린 시엔의 적 역시 본색을 드러내리라.
시엔이 흉흉한 미소를 머금었다.
< 18. 남서남으로 진로를 돌려라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