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어린 왕자 또다시 [1] >
한 번은 우연이나 두 번은 필연이다. 오랜 격언으로, 대개는 여인에게 작업을 걸 때에 사용된다.
어, 또 만났군요. 한 번은 우연이나 두 번은 필연이라던데. 이러한 인연이니 식사라도 어떠십니까.
흔한 작업 멘트였다.
그러나 원래는 그러한 뜻이 아니었다.
‘내 뼈가 또 나타났단 말이지.’
헤인트는 팔의 하박 부위를, 리치는 손뼈를 들고 나타났다. 이게 과연 단순한 우연으로 볼 일인가.
한 번은 우연이나 두 번은 필연이다. 어떤 이가 시엔의 유해를 가지고 제 것인 양 뿌려대며 수작을 부린다 보아야 하리라.
꽤 용의주도한 놈이었다. 제 신상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으니. 벌써 두 번째이니 명백한 시엔의 적이었다.
그저 그 적이 어떤 이인가 하는 단서는 딱 하나뿐이었다.
“잘생겼다고?”
시엔의 혼잣말에, 허공에서 대답이 울렸다.
-완전 잘생겼습니다! 이 세오르그 오스텐이 본 사내 중 제일입니다!
“얼굴은 모른다며?”
-영혼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여자의 직감이란게, 아니, 어떤 깨달음? 딱 보자마자 와 이 남자 끝내주겠다! 이 세오르그 오스텐. 그가 제 운명의 끝에 있음을 직감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때에야 비로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 자세히 말해봐.”
-어, 그게 말입니다, 선배님. 이와 같은 비루한 몸뚱이로는 감히 그의 옆에 설 수가 없다. 그의 옆에 서 있기조차 송구한 누추한 몸이니 이를 버려 마도를 이뤄 새 몸을 이루리라! 이 세오르그 오스텐은 그리 마음먹었습니다. 음.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이 세오르그 오스텐이 어째서 그런 비이성적인 충동을 당장에 실행에 옮기고 만 걸까요? 사랑이라 불리는 인간 본연의 본능이 이성을 초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쯧.”
시엔이 혀를 찼다.
“미인계, 아니 이때는 미남계인가? 홀랑 넘어갔구만.”
-예?
“아무래도 매혹 계열이겠지. 얼굴도 못 본 상대에게 첫눈에 반하다니. 아직도 머리에 그런 꽃밭이 펼쳐져 있는 사람이 있단 말야? 쯧쯧.”
-그, 그럴 리 없습니다! 이 세오르그 오스텐. 마도의 길을 걸으며, 세상의 신비를 이성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첨단에 선 이가 아닙니까!
“어. 아니야.”
-선배님······.
“그래서, 지금도 그놈이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하나?”
-이상하게 그렇지 않습니다, 선배님. 성물이 그 형체를 잃고 사라지던 그 순간에 제 마음에도 어떠한 변화가 있어 그 놈이. 그렇습니다! 그 놈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부르는 말이란, 곧 마음이 담긴 것이었다. 은인이라 부르며 깍듯하게 존대를 하더라니, 이제와선 놈이란다.
“거봐. 당했지.”
-세상에, 그런 악독한 이가! 내 순정을! 감히 이 세오르그 오스텐의 순정을 짓밟다니! 이 영혼이 마모되어 한낱 망령에 지나지 않더라도 영원히 저주하며 파멸을 선사하리라!
시엔이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가만히 둘 수가 없군.”
-맞습니다, 선배님! 천벌을 내려야 합니다!
“아니. 너 말야. 너.”
-예?
“언제까지 내 세계에 있을 셈이야?”
리치가 한 박자 늦게 탄성을 터뜨렸다.
-아아! 이 세오르그 오스텐, 감동받았습니다! 이 부족한 후배를 어찌 그리도 생각을 해 주시는지! 저는 괜찮습니다! 여기는 아주 편합니다! 제 정신 세계보다 오히려 더 편합니다! 제 걱정은 해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시엔이 인상을 찌푸렸다.
“누가 너 편하래? 네 정신 세계에 누가 들어와 있으면 너는 편하겠냐?”
-아. 아······.
“쯧.”
-이 세오르그 오스텐, 면목이 없습니다. 허나 제 본체가 이미 선배님과 하나가 되어버린 참이 아닙니까.
보존구 안에 리치의 심장과 시엔의 뼈가 너무 오랜 시간을 같이 있었다.
손 뼈가 심장을 쥐고 있는 형태라 둘이 하나로 이어져 있었으며, 성유해를 촉매로 사용하기까지 하는 바람에 영혼이 그 둘을 하나로 보아 깃든 것이다.
심장이 찢어지는 순간, 영혼은 온전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시엔이 자신의 뼈를 거두자, 마력의 형태로 전환되어 제 주인에게 돌아간 것이 아닌가.
그 와중에 불순물이 하나 끼어들었다.
시엔이 세운 가설이었다.
리치의 가설은 조금 달랐다.
그러나 어쨌거나 결론은 같았다.
서로 가설을 세웠으나 어디 까마득한 선배 앞에서 제 생각이 맞다 우기겠는가.
“그나저나 새로운 몸을 만들어 깃들겠다는 연구를 했다고?”
-맞습니다. 매개에 피와 살을 돌려 인공 생명을 만들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패하였습니다······.
“흠. 예전 페할본이라는 이가 망령에게 신체를 주는 연구를 진행했었지.”
-산 이의 몸에 망령을 말입니까? 허나, 지성체의 정신 세계를 어찌 제거한단 말입니까?
“방화광의 심화라면 가능하겠지.”
-오오! 그렇군요! 가만, 그거 완전 부활 아닙니까! 사람을 이루는 것이 기억이라 한다면 다른 이의 몸을 빌어 살더라도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까!
“뭐, 결국 실패했어. 망령이 산 몸에 깃들어 봐야, 오히려 가진 부정적인 감정이 폭발해 그저 괴물이 되고 말았다고.”
-그렇군요! 허나 저 세오르그 오스텐은 망령이 아니라 살아있는 영혼이니까요! 살아있는 신체에 깃들 수 있는 겁니까!
“이론상으로는 그렇긴 해.”
-선배님, 송구스런 말씀입니다만, 혹시 그러하다면 이왕이면 아름다운 여인의 육신으로 좀.
시엔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리치의 음성은 간곡하기 짝이 없었다. 그 무기질한 목소리가 간절하게 들릴 정도라면 그 마음이 도대체 어떠한 것이랴.
-이 세오르그 오스텐. 한 번, 한 번이라도 어여쁘다 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딱 한 번. 딱 한 번만이라도······ 우우······.
“미추는 외양일 뿐, 사람의 가치는 그 영혼에 있는 것이야.”
-다들 그리 말하고 거절했습니다!
“형편없는 사내들만 만난 모양이군.”
-사내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인의 마음 역시 보이는 것에 달렸건만, 어찌 사내라 하여 다르겠습니까! 어찌 세상 모든 이가 달라 어떤 이는 아름답고 어떤 이는 추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찌나 비통한 말인지, 시엔이 위로를 다 할 정도였다.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야. 내 아는 이 중에 사내의 마음이 아름답다 하여 함께한 여인이 있으니.”
시엔이 벨티와 로즈 내외를 떠올렸다.
-예······. 추태를 보였습니다, 선배님. 그래서, 저 세오르그 오스텐에게 육신을 내리실 생각이십니까?
“이대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실 정신 세계가 불타 빈 육체가 하나 있긴 해.”
-아름답습니까?
“흠.”
시엔이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사람의 취향이란 제각각이니 미추가 다 다른 것이다. 객관적으로 아름답다 하겠지만 리치가 보아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것이니.
함부로 확답을 낼 것은 아니었다.
-어, 저기, 선배님. 설마 사내는 아니겠지요?
“그건 아냐. 여인이야. 젊고.”
-그 정도면 만족하겠습니다······. 생전보다 더할 것도 없으니.
“아냐. 객관적으로 아름다운 이라 생각해.”
-오오! 오오오!
“그런데 문제는 더 구할 수가 없다는 거지. 실패하면 그대로 끝이야. 끝. 귀한 실험체도 날리는 거고.”
영혼을 태울 수준의 방화광이 흔한 것도 아니다. 혹여 있다 하더라도 무고한 이의 정신 세계를 태울 수는 없다.
마법사란 대개 자신을 관조하는 이라, 제 수준을 넘어선 마법을 부리는 일도 극히 드물었다.
헤인트야 성유해만 믿고 있다 시엔이 회수하여 제 마법에 잡아먹혔을 뿐이니.
“그러니 일단 연구를 좀 해 보자. 네 연구가 있으면 참고가 많이 되겠지. 지성체가 아닌 생물에 먼저 시도를 해 보자고.”
-오오, 선배님의 연구에 감히 제가! 저 세오르그 오스텐, 일생의 영광입니다!
리치가 힘차게 대답했다.
시엔이 생각했다.
역시 말이 많아. 빨리 내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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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눈이! 공자님의 존안을 직접 뵙게 되니 너무나 눈이 부셔 온통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요!”
“벨티?”
벨티라는 역병의가 체른노아에 진료소를 차려 환자를 돌본다 하여 들른 참이었다.
모르는 사이 아니니 얼굴도 볼 겸, 또 물어볼 것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마자 눈앞이 환하니, 다른 조명이 아니라 맞이하는 사내의 얼굴 때문이라.
중후하고 신사적이며, 부드러움과 동시에 사내다움이 살아있는 미중년이었다. 어느 사내건 저렇게 늙고 싶다 소망해 바랄 것이라.
“헤헤, 그렇습니다요. 소인 벨티입니다. 잠들어 계실 때에 몇 번 왕진하였으나 공자님께서 보지 못하시었으니 제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이시겠군요. 그럼에도 한눈에 알아보시니 과연 그 시각이 본질을 꿰뚫어 보시는 경지에 계심이 아니십니까. 헤헤.”
익숙한 목소리에, 낯뜨거운 미사여구. 벨티가 맞다. 시엔이 눈을 깜박거렸다.
“헤헤, 무언가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아! 귀인을 제가 감히 세워두다니, 이리로 모시겠습니다! 여보, 공자님이 오셨어! 차 좀 부탁할게!”
“어머, 공자님께서요? 아. 어서 오세요!”
저쪽에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인한 어깨를 보니 로즈가 틀림없으리라. 이내 반색하며 시엔을 반기는 와중에, 벨티가 다시 말했다.
“아니, 아니다. 헤헤. 잠시만 기다리고 계십시오. 제 직접 차를 우려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미진한 솜씨나마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요. 헤헤.”
그리고는 쏜살같이 사라지고 만다.
로즈가 쓴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권했다.
“죄송합니다. 이이가 워낙에. 아시잖아요?”
“그건 알고 있었는데요. 뭔가 당황스럽네요. 얼굴을 보니. 음. 벨티의 인품에 반했다 하지 않았나요?”
“그럼요. 저이가 저리 행동하긴 해도 참된 의사라 항상 존경하고 있답니다. 저런 짓만 좀 덜하면 좋을 텐데요. 어휴,”
로즈의 태도가 당당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니 시엔이 더 말해 무엇하랴. 무언가 크게 속았다는 기분만 들 뿐.
“도련님, 죄송하지만 돌보는 환자가 있어 자리를 좀 비우겠습니다. 괜찮으시겠지요?”
“물론이죠. 의사가 환자를 봐야지.”
“감사합니다. 아. 참. 저이가 차 끓이는 데는 아주 타고난 이라 기대하셔도 좋을 거랍니다.”
로즈가 그리 말하고 자리를 떴다.
뒤이어 벨티가 다시 다가온다.
“아이고, 이 사람! 귀한 분께서 왕림하셨는데 그 새를 못 참고. 헤헤, 송구합니다, 공자님. 제 아내가 조금 경우가 없어서 그러하니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지요.”
“뭐. 됐어.”
벨티가 끓인 차는 훌륭했다. 간단한 잡담이나 오가다, 시엔이 본론을 꺼내들었다.
“내가 예전에 오리의 머리를 잘라도 먹이를 급여하면 살아있다는 글귀를 본 것 같은데 말야.”
“아아. 그렇습니다! 과연 영민하신 분. 꽤 드문 것이나 그걸 또 알고 계시는군요! 헤헤.”
“짐승이 순환계만으로 살 수 있다는 거지?”
“그게 또 짐승마다 다릅니다요. 새대가리라 하니 그렇게 멍청하다 불리는 짐승은 대개 삽니다만, 개나 말처럼 영리한 것들은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헤헤.”
“흠. 자세히 좀 설명해 봐.”
시엔이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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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한참이었다.
밖에 있어도 땀이 흐르고, 안에 있어도 땀이 흐르니 참으로 고역인 계절이었다.
도로 공사도 이 철엔 한풀 꺾여, 새벽과 저녁에 잠깐 작업하고 나머지는 쉬며 영 진도가 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노동자들이 더 편한 것도 아니니 여러모로 공사에는 손해가 큰 계절이었다.
그러나 진도를 내자 하는 사업이 아니니.
시엔은 방 안에 틀어박혔다.
그러다 후작이 눈치를 줄 기색이면 공사를 돌아본다 밖으로 나가니 딱히 할 말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간 시엔의 방은 여러모로 인기가 있어 방문자가 많은 편이었다.
겨울엔 불을 때도 싸늘하나, 여름엔 다른 방보다 시원하니 이만한 장소가 없었으니까.
오늘도 누군가 방문하여 문이 열리니, 엘딘이 모습을 드러냈다.
땀이 흥건하니 이 땡볕에 또 수련한 모양. 엘딘이 시엔을 보며 물었다.
“음? 그건 또 뭔가?”
“오립니다. 혹시 처음 보십니까? 그럴 수도 있겠군요. 산 오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검위공. 불에 구우면 항상 드시는 모양이 되구요.”
“에잉. 내 오리인 걸 몰라서 묻나?”
시엔이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시엔의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서렸다.
“귀한 오립니다. 사람 말을 알아듣지요.”
“에잉, 내 그런 속 없는 농담에 속을 줄 아나?”
“흠. 정말인데요. 어디 보시겠습니까? 야, 펜 좀 집어 줘 봐.”
꽥. 오리가 어쩐지 불퉁한 울음소리를 내곤, 이내 꽂이로 찾아가 깃펜을 하나 물어 시엔에게 내밀었다.
“이거 색이 마음에 안 드네. 이거 말고 공작 깃으로 된 거로.”
꽥. 오리가 펜을 다시 물어 펜꽂이에 돌려놓곤, 푸른 공작 깃펜을 물어 가져오는 것이다.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나?”
“검위공도 한번 시켜 보시죠.”
“흠흠. 그럴까? 이리 온.”
검위공이 팔을 벌리자, 오리가 푸드덕 날아 그 품에 폭 안겼다. 검위공이 황당함 반, 신기한 반이 섞인 표정으로 오리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오리가 어쩐지 다소곳한 모양새를 취했다.
“허허. 영리하기 짝이 없는 녀석이로세.”
“그렇죠?”
“훈련을 시킨 겐가? 내 오리를 훈련시킨단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훈련이 아니라, 말을 알아듣는다니까요?”
“에이, 어찌 오리가 사람 말을 알아듣나?”
“시험을 해 보시던가요.”
“흠.”
검위공이 제 품에 안은 오리를 내려다보았다.
“요것아. 내 말을 알아듣겠으면 고개를 끄덕여 보겠느냐?”
꽥! 오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이번엔 좌우로 돌려 보겠느냐?”
꽥! 오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허허. 거 참. 진짜인가?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구먼. 잘 되었네. 왕자님께서 보시면 좋아하시겠구먼. 잘 되었어.”
시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왕자님이요? 델피르 전하 말씀이십니까?”
“왕도가 요즘 너무 더우니 휴식차 방문하신다 하시네. 영지에 볼 것이 나무뿐이라 별거 없던 차에 잘 되었지 않은가. 아. 엘프의 숲에 또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만.”
“후작님께서 알고 계십니까?”
“자네에게 먼저 말해주러 왔지. 왕자님을 모시러 가야 하니 인사도 할 겸 말일세. 그러니 이제 후작께 말씀드리러 가야겠군. 좀 씻어야겠어.”
“······제 방에 오실 때도 좀 그러하시죠?”
“허허. 자네랑 대련을 하게 될 줄 어찌 알고 먼저 씻나? 땀을 한 번에 씻어야지, 굳이 닦고 또 흘릴 필요 있나?”
“일 없을 겁니다만.”
“그걸 누가 장담하겠나.”
엘딘이 껄껄 웃으며 방을 나섰다.
그러자 오리가 날아 푸드덕 책상 위로 올라왔다. 주둥이를 열자 울음소리대신, 인간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방금 그분은 누구십니까! 그 단단한 팔뚝! 강철같은 근육이었습니다! 이 세오르그 오스텐, 감격, 또 감격하였습니다! 사내의 품에 안겨본 것이 태어나 처음입니다!
< 13. 어린 왕자 또다시 [1] > 끝
ⓒ Lab.N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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