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조금씩 더워지는 시기.
테르넬의 훈련장에 도착한 서리스와 두 사람이 마주한 것은 풍성한 수염을 뽐내며 호탕하게 웃고 있는 엄청난 근육질 몸매의 교관이었다.
올해 35세, 매일 같이 청춘을 부르짖는 남자 알렉산도르.
실력은 좋지만, 그가 요구하는 엄청난 훈련량에 의해 훈련생들이 절로 나가떨어질 정도의 열혈 교관이었다.
참고로 미혼.
‘이바드라와 호라이즌이 왜 그 꼴이 됐나 했더니.’
첫날부터 쉬는 시간조차 없이 육체 단련이라.
악스달 때 겪었던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알렉산도르는 미친 듯이 우리를 몰아붙였다.
문제는…… 이런 훈련은 훈련생만 할 수 없다며 자신 또한 여기에 동참해 우리와 함께하니 무어라 할 말조차 없었다.
“체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세계 침식 중 하루 안에 끝나는 단거리 전도 있으나, 며칠을 그 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장거리 전도 있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 깃드는 법! 모두 최선을 다하거라!”
“고릴라인가요.”
우리 옆에서 커다란 철구를 허리에 차고 미친 듯이 달리는 알렉산도르를 보며 아이랑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가뜩이나 하얀 그녀의 얼굴이 고된 훈련으로 인해 창백해 보일 정도였으니.
정말 곧 쓰러져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미 쓰러진 녀석도 있었지만 말이다.
“…….”
트랙 위에 쓰러진 채 움직일 줄을 모르는 크라페는 서리스가 10바퀴째를 뛸 동안에도 그 상태로 누워 있었다.
중간중간 확인해 보니 다행히 숨은 쉬고 있어 다행이었다.
“아이랑 님은 의외로 잘 따라오시네요.”
서리스야 이것보다 더한 걸 요치아 밑에서 해본 적이 있었고.
기본적인 육체가 남들보다 한참 뛰어나니 괜찮지만.
아이랑은 밤에 활동력이 치중된 만큼 낮에는 그 힘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을 이 정도로 따라오는 모습이 신기해서 묻자 아이랑은 면사포 아래로 손부채질하며 대답했다.
“그때…… 아무것도 못 하고 무기력하게 당한 게 너무 분해서요. 서리스 님처럼 되면 정신력도 좋아질 테니 노력 중인 셈이죠.”
비틀거리면서도 최선을 다해 훈련에 참여하던 이유가 그런 것이었나.
흑마녀의 일이 있고 난 이후, 아이랑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나 대견해 보이기도 해서 서리스는 미소 지었다.
“좋네요. 믿음직스러워요.”
그의 말에 아이랑은 어째선지 또다시 눈을 피했다.
그러는 사이 훈련은 계속됐고, 해가 저물 때쯤에야 정규 일정이 끝났다.
“자기 전에 마사지 같은 걸 해두고 자면 좋을 거다. 오늘 하루 무리한 만큼 근육이 뭉칠 테니까!”
알렉산도르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먼저 자리를 떠버렸다.
참 열혈 청춘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다리가 후들거리네요.”
“내일도 오늘하고 비슷한 일정일 텐데요.”
서리스의 조언을 들은 아이랑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크라페도 이 말을 들었는지, 기어서라도 훈련장을 빠져나가려는 듯 꿈틀거렸다.
‘내 쪽이야 뭐.’
오히려 몸을 움직이고 나니 개운한 느낌마저 들었다.
최근 금강잔월의 성장도 6성에 이르더니 정체되기 시작했다.
육체적 단련이 부족하다는 걸 체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는 좀 더 하고 가겠습니다.”
“서리스 님은 괴물이신가요.”
“뭔가 느낌이 오거든요.”
아이랑은 서리스를 보다가 팔짱을 낀 채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곤 밤이 된 만큼 면사포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
“언제까지 있으실 건가요?”
“아마 자정이 넘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을까 싶은데요.”
내일 또 훈련하려면 휴식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말이다.
“알았어요. 그렇다면 소녀도 좀 더 하고 갈래요.”
예상보다 더 열정적인 아이랑이었다.
“그래도 녹초가 되긴 했으니, 잠시 쉴 겸 먹을 것 좀 사 올게요. 서리스 님 것도요.”
“네? 그러실 필요까지는.”
“소녀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서리스 님에게는 제가 빚진 것도 있으니까요.”
싱글벙글 웃는 아이랑을 보고 차마 거절할 순 없었기에 서리스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네에, 부탁받았습니다. 크라페 님, 따라와요. 같이 갔다 오죠.”
“나는 집.”
“이 밤길을 소녀 혼자 걷게 할 생각이신가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
크라페가 암성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 못 하겠단 표정을 짓자.
아이랑의 두 눈에서 붉은빛이 솟아나며 잘게 일렁였다.
결국, 그녀의 팔에 붙들린 채 마지못해 질질 끌려가는 크라페를 보고 서리스는 훈련장에 섰다.
흑마녀를 만난 그날.
서리스는 분명 도망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강해지려 노력했고 나름의 성과도 얻었었지만, 그녀에게는 닿지 못했었다.
‘흑마녀는 나를 찾아온 게 맞아.’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으나, 서리스는 자신의 검은별과 연관이 있을 거란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언젠가, 어떤 식으로라도 흑마녀와 같은 이들이 반드시 서리스 앞에 나타날 것이라는 소리였다.
서리스는 악스판시온을 꺼내 들었다.
밤인 만큼 고요해진 주변.
서리스의 검이 천천히 별빛을 휘감아 가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쓸 수 없는 비장의 카드.
‘제왕월영도.’
서리스는 흑마녀와 같은 세계 침식자들에게 맞서려면 제왕월영도를 제 마음대로 다룰 줄 알아야 함을 깨달았다.
지금은 준비 시간도, 정확도도, 파괴력조차도 모자라 실전에서 쓰기에는 한참 모자란 기술.
그렇기에 서리스는 요치아의 가르침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한차례 숨을 내쉬었다.
‘광견이 검은별을 이용해 스스로 마수가 되어 버린 것처럼.’
서리스는 제왕월영도를 쥔 거대한 거인을 상상했다.
제왕월영도가 혼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신과 닮은 거인이 쥐는 이미지를 머리에 담았다.
이내 검은별이 먹물 같은 어둠을 제멋대로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스산한 바람이 불어왔다.
서리스를 중심으로 빨려 들어온 별빛은 스파크가 튈 만큼 강렬하게 타올랐다.
흩뿌려진 어둠 사이로 치솟은 검은 세상조차 가를 듯, 태산만큼 거대했다.
하늘 사이로 일렁이는 그 거대한 검 아래.
서리스는 눈을 감고 악스판시온을 쥐고 있었다.
‘검을 쥐고 휘두른다.’
무척이나 간단한 행동에 불과하지만, 서리스는 식은땀을 쏟아내며 애써 버텼다.
쿠웅!
바닥을 향해 내려앉은 제왕월영도가 일순 모습을 감추었다.
“흐악!”
폐부를 타고 갑작스레 몰려오는 숨을 억지로 삼켜 내며 서리스는 저릿하게 울리는 몸이 애써 쓰러지지 않도록 버텼다.
아직 한참 모자라다.
그러나 어느 정도 감은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걸릴까.’
모르겠다.
하지만 반드시 완성 시켜야만 한다는 사실은 확신할 수 있었다.
한차례 숨을 몰아쉰 서리스는 악스판시온을 그림자 속에 던져 넣었다.
다시 육체 단련이나 계속할 속셈이었다.
“이거 참, 어디서 검제 자식 냄새가 폴폴 풍기나 했더니, 재밌는 꼬마가 다 있네.”
그러던 순간이었다.
서리스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것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이는 작은 키의 소년이었다.
고작해야 십 대 초반은 되었을까.
긴 백발을 질끈 묶은 채로 나타난 소년을 보며 서리스는 어쩐지 눈앞이 흐릿한 느낌을 받았다.
소년이 눈앞에 있음에도 마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 그 어떤 존재감도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느낌이었다.
뒷짐을 쥐고 걸어온 소년은 서리스를 올려다보며 히죽 웃었고.
그 순간 소년의 눈동자 속에 박힌 별빛들이 흔들렸고, 서리스는 반사적으로 악스판시온을 쥐었다.
오싹거리는 감각과 함께 서리스의 전신에서 식은땀이 뚝뚝 흘러내렸다.
“오, 감이 좋은 꼬마네. 걱정 마. 해치려는 건 아니니까.”
소년은 뒷짐을 풀며 손을 흔들었다.
“락스카 꼬마가 돌아왔다 해서 잠깐 들린 거였는데. 여기서 다른 꼬마를 만날 줄은 몰랐네. 꼬마, 네 이름은?”
“…….”
“어른이 말하면 대답해야지?”
경계하는 서리스를 보고 그는 검지로 자기 입술을 스윽 그었다.
“소드란 울드…….”
그 순간 서리스는 갑자기 튀어나온 목소리에 손을 들어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지금 뭐지?
한순간에 인지 영역을 벗어난 일이 발생하자 서리스의 눈이 거칠게 흔들렸다.
지금 자신이 무슨 이름을 내뱉으려 한 건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호오, 이놈 봐라? 영혼이랑 육체가 따로 놀고 있잖아. 네 영혼에 새겨진 이름은 그런 이름이야?”
서리스는 대답할 수 없었다.
지금 자기 눈앞에 있는 이 소년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가늠조차 안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서리스의 몸에 빙의 된 거란 걸 들켰나?’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이 정체도 가늠할 수 없는 자를 쓰러트려야 하나?
오싹함이 머리를 뚫고 지나가며 사고의 흐름이 마비되었다.
“거참, 꼬마야 너무 경계 말래도. 나는 네 증조할아버지랑 원수 되는 사람이야. 꼬마라면 알지? 삼무제가 뭔지.”
이제는 잊혀진 과거의 전설 속 인물들.
상대가 삼무제를 언급한 순간 서리스의 머릿속에 스치듯 지나간 기억 하나가 있었다.
워너힐 아카데미에는 괴물이 한 명 살고 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 현재까지도 그 위명을 널리 떨치고 있는 신선과도 같은 인물.
삼무제(三武帝)
마제(魔帝)
올스타드 스타린
각수단 로렐라이의 현 단장이자 인류 역사상 손에 꼽히는 반로환동이라는 경지에 이른 진짜배기 괴물.
지금 눈앞에 있는 소년이 바로 그 마제 스타린이었던 것이다.
‘생각 이상으로 너무 어려 보여서 몰라봤어.’
반로환동이란 걸 말이나 들어봤지, 눈앞에서 그 경지의 인물을 보는 건 서리스도 처음이다 보니 그 판단이 늦은 것이다.
“이거 우리 쪽 꼬마만 물건인 줄 알았더니. 검제 자식…… 이런 꼬마를 숨겨 놨었단 말이지.”
그는 흥미로운 듯, 서리스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 행동만으로 서리스는 몸이 움츠러드는 기분이었지만 스타린은 개의치 않았다.
“내가 꼬마의 영혼이 본신과 다르단 걸 남들한테 까발릴까 봐 걱정되냐?”
“아까부터 영혼이니 육체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서리스는 대놓고 시치미를 뗐다.
표정 연기는 자신 있는 분야다.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기분 속에서도 윗사람에게 보기 좋은 미소를 지어주는 건 특기 분야니까.
그런 만큼 현재 상황이 자신에게 안 좋게 흘러간다고 판단했을 때부터, 이미 그의 얼굴에는 의문스럽다는 표정만이 가득했다.
거기에 삼무제를 향한 동경과 흥미를 약간 섞어 넣었다.
‘이것 봐라?’
그리고 서리스의 표정에서 그런 것들을 읽어낸 스타린은 지금 상황이 꽤나 재미난 듯 히죽 웃었다.
요 발칙한 꼬마가 마제라 불리는 자신도 헷갈릴 정도로 표정 연기가 능숙한 것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육체 나이를 보면 끽해야 20살일 텐데.’
시대를 녹여낸 연장자만이 지닐 수 있는 저런 태도는 스타린의 관심을 더욱 끌어내었다.
‘하지만 저런 점이 육체와 영혼의 괴리감을 더 보여준다는 건 모르는 모양이야.’
만약 자신이 아니었다면 범상치 않은 꼬마라고 생각하고 넘겼을 것이다.
‘한데, 웃긴단 말이지. 그 녀석도 이렇게나 육체와 영혼이 따로 놀지는 않았었는데.’
오랜만에 연구적 흥미가 치솟는 걸 느끼며 스타린은 싱글벙글 웃었다.
그리고 그런 웃음을 볼 때마다 서리스는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스타린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그는 알 수 없다.
만약 자신이 과거로 돌아와 서리스의 몸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그가 알게 된다면?
하물며 검은별까지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그 순간.
‘죽을지도 모른다.’
오래전에 검은별을 소유했던 게 들통나 천랑후에게 죽을지도 모른다며 전전긍긍했단 것과 같이.
이번에는 삼무제 중 한 명인 마제를 상대로 외줄 타기를 하게 될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런 만큼 서리스는 곧 죽어도 시치미를 뗄 속셈이었다.
가뜩이나 스타린이 어린 얼굴이라 그의 생각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애간장을 태웠지만 말이다.
서리스가 속으로 고군분투를 하는 동안 스타린은 다시금 뒷짐을 쥐었다.
“걱정마. 꼬마 같은 사람이 나 때에도 있었거든.”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있었다고?
설마 자신과 같이 과거로 돌아와 다른 몸에 빙의된 인물이 있다는 것일까?
거기까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가 말했던 것처럼 그냥 영혼과 육체가 다른 인물이 있는 걸지도 모르고.
스타린의 떠보기에도 서리스는 여전히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태도를 고수했고, 스타린은 그런 서리스의 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말을 이었다.
“오히려 꼬마는 날 만난 걸 감사해야 할걸? 영혼과 육체의 불화합은 삶에 치명적이니까.”
“치명적이라 하시면…….”
“이루고자 하는 뜻을 못 이룬다는 거지. 보아하니 검제 자식이 그릇을 넓히는 법은 알려준 모양인데.”
그는 대뜸 쪼그려서 앉더니 서리스의 발아래 그림자를 자그마한 손으로 팡팡 내려치기 시작했다.
“걔는 육체만 주야장천 단련해서 영혼을 보는 눈은 없거든. 그래서 그릇만 해결해준 거겠지. 본질적인 건 못 보고 말이야. 그것 때문에 반로환동도 못 하는 줄도 모르고.”
그 말을 듣자마자 서리스의 눈빛이 변했다.
삼무제 중 하나인 스타린은 과거에 세상을 호령했음은 물론이고, 지금도 손에 꼽히는 강자였다.
그런 그가 지금 자신에게 조언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배움을 청하듯 서리스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 스타린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배움을 얻을 기회라고 생각하자마자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신입생이면 훈련 기간에 로렐라이로 찾아올 일이 있겠지?”
서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를 보고 스타린은 마음에 든다는 양 따라 고개를 끄덕여주곤 몸을 돌렸다.
“그때가 오면 담당 교관한테 내가 찾아오라 했다고 말해. 영혼과 육체를 좀 조율해 주마.”
그는 손을 흔들거리곤 그대로 왔을 때와 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유령에 홀린 듯한 기분을 느낀 서리스는 이마 위에 손을 올린 채 기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살았나?’
적어도 그가 자신을 좋게 평가했다는 것은 알겠다.
‘영혼과 육체가 다르다는 거로 해코지를 할 생각도 없는 모양이고.’
대화로 추측하건대, 그는 아무래도 자신이 과거로 돌아왔다는 사실까지는 간파 못 한 것 같았다.
그저 자신과 같이 영혼과 육체가 다른 부류가 과거에 하나 더 있었고.
그게 떠올라 흥미를 가졌다 정도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아직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만.’
무려 삼무제 중 한 명인 마제 올스타드 스타린이다.
그가 해코지할 마음이 없다면 스타린의 도움은 반드시 자신에게 큰 힘이 돼줄 게 분명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외줄 타기 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긴 한데.’
두렵다고 해서 기회를 놓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렇게 뜻밖의 인연 속에서 서리스의 근심 걱정은 날이 갈수록 커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