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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50화 (50/184)

50. 와, 총질?!(2)

50. 와, 총질?!(2)

타다다다당! 타타탕!

“으악!”

“잡아!”

“생포해!”

쿠과과과광!

“커억!”

스나이퍼를 잡기 위해 흑영들이 출발했을 때, 이미 그곳에는 먼저 도착한 이들이 있었다.

두 패로 나뉘어 총격전을 벌이는 이들.

한쪽은 잡으려는 쪽, 다른 쪽은 피하려는 쪽.

하지만 흑영이 도착할 즈음, 도망갈 길이 없음을 알아차린 스나이퍼들이 자폭을 감행했다.

그 때문에 6층 건물이 절반가량이나 무너져 내렸다.

“미친놈들!”

도현은 흑영의 의식을 통해 그 광경을 확인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폭발로 무너진 건물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1층에 상점 두 개가 있고, 그 위층으로 사무실이 있는 건물인데, 그런 곳이 폭발로 무너진 것이다.

폭발 직전에 총격전이 잠시 벌어졌지만, 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아서 건물에서 도망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적잖은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되었을 것이다.

도현은 급히 흑영들에게 의지를 보내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구하도록 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전투와 관계된 이들 중에 생존자가 있으면 따로 구별하도록 시켰다.

- 로드, 이게 무슨 일입니까?

에포르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목소리에는 진득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 감히 로드를 공격하다니요.

하지만 그 분노는 도현이 공격을 당한 것에 대한 것일 뿐,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는 무관했다.

“음, 나도 이런 식의 공격은 예상을 못했네. 골드 헌터는 초인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런 나를 대상으로 총질을?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지 않아?”

- 무슨 말씀이십니까?

“골드 헌터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면 이런 식의 공격은 하지 않지. 제법 강력한 저격 소총이라고 해도, 나한텐 통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몰랐을까?”

- 그럼.

“세 가지 중에 하나지, 이번 공격이 일종의 바닥 깔기라는 거. 어차피 실패할 목적으로 실행한 거지. 그게 아니면 골드 헌터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는 한심한 것들이 일을 꾸몄던가. 그리고 마지막은.”

- 그 두 가지가 겹쳤을 수도 있겠군요. 로드께서는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설픈 계획을 이용하려는 또 다른 세력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을 에포르도 어렵지 않게 해 냈다.

“접근하는 놈이 있으면 첫 번째, 혹은 세 번째겠지. 하지만 생포니 뭐니 하는 소리를 한 걸 보면, 첫 번째에 속하는 놈들이 두 번째 경우를 이용한 것 같군.”

- 그렇다면 이번 일은······.

“중립 도시에 신대명 소령이 왔었지. 그곳에서 내 모습을 보고 갔지.”

- 그럼······.

“어떻게든 나와 엮이려는 계획이 나왔을 수도 있겠지. 대한민국에서 총질 하는 스나이퍼를 잡으려고 팀으로 움직이는 이들하면 떠오르는 건 한 곳뿐이고.”

도현은 정부에서 뭔가 계획을 했다면 그 실행을 맡을 곳은 그곳뿐이라고 생각했다.

앵앵앵애앵! 위잉위잉위잉! 삐잉! 삐잉! 삐잉!

그 사이에 사고 접수가 된 것인지, 무너진 건물 쪽은 물론이고 도현의 교통사고 현장을 향해서도 견인차와 경찰차들이 몰려왔다.

* * *

“반갑습니다. 양병호라고 합니다. 국정원에서 나왔습니다.”

“국정원인 걸 그렇게 밝혀도 됩니까?”

도현은 경찰서의 작은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평소 피의자를 따로 불러 심문을 하거나 하는 장소라 했다.

피해자인 도현이 경찰서에 붙잡혀 있는 이유는 이번 사건이 총기를 이용한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정원 직원이 나왔다는 것은 이번 저격이 그들이 끼어들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거 있잖습니까. 대외적으로 신분을 밝히고 일을 해야 할 때, 저 같은 사람이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화이트 요원 뭐 그런 거군요?”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엇비슷할 겁니다.”

“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정원에 무얼 협조하면 되는 겁니까?”

“적극적이시네요?”

도현의 태도가 의외였던지 양병호가 살짝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아닐 이유가 있습니까? 차 끌고 가다가 난데없이 총알 세례를 맞고 차가 고철이 된 상황인데 말이죠.”

“그렇습니까?”

“협조를 잘 해야 범인을 잡고, 범인을 잡아야 피해 보상을 받던가 할 수 있을 텐데, 제가 요원님께 비협조적일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아, 양병호, 양병호입니다. 요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거북해서 말이지요.”

“네, 양병호 요원님.”

“아이고, 까칠하시네.”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으니까요.”

도현은 양병호가 자신을 찾아온 것이, 미리 계획했던 작전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저격까지 국정원에서 지시하거나 부추겼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이번 일에 국정원이 관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저격을 주도했는지 지켜보다 유리하게 이용하기로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후우, 알겠습니다. 그럼 정식으로 질문을 드리죠. 이번 일에 대해서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저격 말입니까?”

“네.”

“전혀 없습니다. 솔직히 오랜만에 회사에 나왔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당한 일이라, 어떻게 내 동선에 맞춰서 저격을 했는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간만에 회사에 나온 것이었는데, 어떻게 딱 돌아가는 길에 저격을 할 수 있었을까?

도현은 그만큼 아버지 회사에서 정보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생각에 신경이 쓰이는 중이었다.

“음, 그건 간단합니다. 그냥 길목에 자리를 잡고 때를 기다리는 방법을 쓰면 되니까요.”

“그러니까 저격 장소를 미리 정하고 내가 나타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렸다는 말입니까?”

그렇다면 회사에서 정보가 너무 쉽게 흘러나간다는 걱정은 좀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죠. 괜히 도현씨의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평소 지나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한 번의 기회를 노리는 것.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죠.”

“자꾸 나에 대해서 알아내려다가 꼬리를 잡히는 것보다 그냥 내가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 확인하면 된다는 거군요? 그 정도는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니까.”

“그렇지요. 게다가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거의 비슷한 경로로 이동을 하니까.”

“알겠습니다. 누군가 그런 준비를 하고 저를 기다렸다는 거군요. 그래서 그게 누굽니까?”

“네?”

“제가 이곳에서 벌써 세 시간이 넘도록 앉아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양병호 요원께서 뭔가 알아가지고 오셨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도현은 양병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하, 그런 오해를 하셨군요. 하지만 저희도 아직 나온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양병호의 대답은 도현의 기대와 전혀 달랐다.

“나온 것이 없다고요? 정말입니까? 사건이 일어나고 네 시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찾은 게 없단 말입니까?”

“아쉽지만 그렇습니다.”

“크큭, 요원들은 연기도 잘 해야 한다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네요.”

양병호의 발뺌에 도현이 키득거리며 비웃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양병호가 얼굴에서 웃음기를 지우고 도현을 노려보았다.

“몰라서 묻습니까? 이미 범인은 특정되었고, 그 중간 과정도 밝혀 놓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모른다고요?”

그러자 도현이 도리어 양병호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그렇게 말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뀐 것을 아셔야지요. 양태호 3차장님.”

“······!! 어, 어떻게?”

양태호는 도현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신분은 국정원 내에서도 기밀에 속해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양병호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도현이 기밀에 속하는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다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범인은 아니지 않습니까? 피의자가 아니라 피해자라서 그런지 통신수단을 빼앗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도현이 그런 양태호를 보며 탁자 위에 올려 놓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눈짓으로 가리켰다.

“설마 검색으로 알아냈다는 말은 아니겠지요?”

양태호가 슬쩍 의자에 몸을 기대며 설명을 해 보라는 눈빛으로 도현을 바라보았다.

“마현성, 신종남.”

“어어?!”

도현의 말에 양태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신종남과 마현성이 킬러를 고용했지요. 무기는 신종남이 부산에서 구했고.”

“아니······.”

“그 정보를 양태호 3차장님이 받은 것이 벌써 한 달이 넘었죠? 그 때는 이미 스나이퍼, 아듀라고 했던가요? 그 팀 이름이?”

“그걸 어떻게?”

“그 놈들이 사무실을 얻고 저격 준비를 할 때, 국정원 감시팀은 그냥 관찰만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어차피 놈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하셨네요?”

“그 짧은 시간에 그런 정보를 모두 얻어냈다고?”

양태호는 이제 도현에 대한 존대도 잊고 있었다.

“아, 이런 내용도 있었죠? 군부 쪽에서 나온 회의 참석자가 저격에 성공하는 경우도 그리 나쁠 것은 없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지요?”

“도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낸 거냐! 설마?”

“그림자만 있으면 어디든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 거 같습니까?”

고함을 지르는 양태호를 보며 도현이 물었다.

“그림자? 설마 밖에 너를 돕는 골드 헌터가 있다고?”

“하하하. 내가 가디언에 속해 있다는 것을 잊으신 모양이군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가디언이라고 해 봐야 너와 여원의 정보팀이 꾸린 어설픈 조직일 뿐인 걸 모를 거 같으냐?”

“그렇게 생각을 해 주면 우리야 좋죠.”

“정말로 너 이외에 가디언에서 활동하는 골드 헌터가 있다고?”

양태호는 믿기기 않는 표정으로 도현에게 물었다.

하지만 도현은 그에 대해서 언급을 피했다.

대신 양태호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까지 정부에 해가 될 일은 한 적이 없고, 아버지와 유성그룹 역시 국익에 도움이 될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를 이용하려는 작전을 짜고, 그것을 실행하기까지. 이러면 내가 어째야 하겠습니까?”

“······.”

“일단 저격에 직접 가담한 이들은······.”

“설마?”

“지키려 애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 친구들이 무척 화가 났거든요.”

이미 여원의 정보팀과 흑영이 움직이고 있었다.

사실 흑영은 복잡한 작전을 수행하기엔 모라란 부분이 많다.

하지만 시키는 일은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

경찰서에 도착한 직후에 여원의 정보팀 몇 명에게 흑영에 대한 임시 명령권을 주는 한편 의식까지 연결을 해 주었다.

그렇게 여원의 정보팀이 흑영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의식이 연결된 상태로 흑영을 움직이는 정보 계통의 베테랑들.

평소엔 상상으로만 할 수 있었던 침투와 정보 획득이 실제로 가능해진 그들은 무서웠다.

고작 세 시간 만에 도현 저격 사건의 전모를 모두 밝혀 낸 것이다.

물론 그것은 국정원에서 이미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긴 했지만.

“병원에서 국정원 직원들과 아듀 팀의 생존자들을 살피고 있었더니, 곧바로 차장님의 부하들이 움직이더군요. 그래서 그 부하들을 국정원까지 따라 들어가서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허어, 본부 안에서 했던 회의를 모두 들었다고?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니 말도 안 되는······.”

“믿거나 말거나 그건 알아서 하시고. 이번 일에 국정원이 직접 개입한 것은 없지만, 위험을 미리 알아차리고도 나와 내 가족들에게 경고를 해 주지 않은 것은 무척 실망스럽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황태호를 노려보는 도현의 눈빛은 차갑고 매서웠다.

“으음.”

“앞으로 이번 일에 대한 대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번 일을 아신다면 아버지께서 어떤 결정을 하실지 궁금하군요.”

“자, 잠깐.”

“그나마 1차장님이 아듀가 다른 가족들을 노릴 기미가 보이는지 잘 살피라는 명령을 내린 기록이 있더군요. 그것도 아버지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도현은 자신이 결정할 문제와 아버지가 결정할 문제를 나누기로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이번 일을 듣게 되면 절대로 정부에 호의적인 태도는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먼저, 이번 작전의 기안자로서 도현 씨에게 사과를 드립니다.”

양태호도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곧바로 정색을 하며 깊게 허리를 숙였다.

거기에 그의 어투도 이전의 존대로 돌아와 있었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항상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또, 그래야 하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이번 일도 그런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이해를 하라는 겁니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나를 포섭하려 했던 거다? 뭐 그런 이야기 아닙니까?”

도현은 양태호가 하려는 말을 짐작한다는 듯이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도현의 얼굴에 드러난 불쾌한 표정은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에 따라 양태호의 표정은 어둡게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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