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오해받는 연예계 생활-85화 (85/200)

[85] 컴백(2)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장 포토존.

어쩌다 내가 셀럽으로 참여했을까.

미국에서 돌아온 예지 때문이었다.

이수연 배우님을 에스코트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럼 우리는요!?

평소에는 얌전한데 가끔 이렇게 특이한 태클을 걸었다.

다른 멤버들도 다 같이 달라붙어서.

이럴 때 단결력은 진짜 세계 최고야.

"매니저님, 오늘 멋있어요."

".... 알겠으니까 조용히 해."

앞에 기자들 쫙 깔렸다고.

"정수호 씨, 이제 연예계 데뷔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솔라와 함께 등장한 의미는 뭔가요?"

"의미 없어요."

"오늘 수상하실 것 같으십니까?"

"후보에 안 올랐어요."

"아하."

아니, 질문 꼬라지 뭐야.

찰칵, 찰칵─

부모님께 말씀도 안 드렸는데.

뉴스로 확인하고 놀라시겠네.

"그만 들어가자."

"네!"

내가 멤버들과 함께 앉을 자리는 「호러 데이즈」 제작진.

가장 최근 작품이기도 하고.

솔라 완전체가 출연했으니까.

"은서야, 너는 저쪽 가서 앉아야 해."

"왜 저만....?"

"위에서 시켰어. 800만이잖아."

"흐음."

은서만 따로 「복수소녀」 테이블로 보내주었다.

아마 수상 때문에 주최 측에서 요청하는 듯했다.

"김지훈 피디, 먼저 왔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뭐야, 갑자기 깍듯한 척은."

"원래 깍듯했습죠!"

"고만해."

"넵."

지훈이는 솔라 멤버들을 슬쩍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정규 앨범 준비는 끝나셨어요?"

"끝나도 돌아보면 고칠 거 생기고 그런 거지, 뭐."

"아하, 활동 계획은요?"

"음, 글쎄."

스케줄은 프로모션 방송과 해외 활동 위주로 잡았다.

"일본에서 콘서트 하나 잡혔네."

"오, 그거 좋네요."

그때,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예지가 입을 열었다.

"솔라빔 시즌2 찍어도 좋을 것 같아요!"

"브라보, 제 말이 그 말이거든요!"

"...."

김 피디, 노리는 게 있었구만.

어쩐지, 꼬치꼬치 캐묻더라고.

"국장님께서 Tvm에 편성 잡아주신대?"

"그럼요! 솔라잖아요!"

그새 진짜 많이 크긴 했나 봐.

「방탈출 메이즈」 때랑 분위기가 달랐다.

그땐 소미가 5화 생존해서 잡아주셨는데.

'팬서비스 할 때 됐지.'

어차피 방송이라기보다는 여행에 가까운.

일상생활을 찍는 V-LOG 같은 방송이라서.

"음방 활동만 끝나면 미팅 잡아보자."

"넵! 좋습니다!"

이내, 지훈이는 주변을 스윽 둘러보더니 나직하게 말을 꺼냈다.

"선배님, 동문회에서 진세은 배우 만났잖아요."

"응? 갑자기?"

"그분이 선배 얘기를 많이 하고 다닌대요."

"내 얘기를?"

순간, 시선을 돌려 영화 제작사들과 앉아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나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번호가 있어도 연락은 안 하는데.

"왜요? 왜요?"

어느새 귀를 쫑긋 세운 예지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매니저님이랑 무슨 사이였어요?"

"아, 그게."

"혹시 CC였어요?"

"그런 건 아니고."

"썸이구나!"

".... 말 좀 할게요."

"넵."

썸은 무슨 썸이야. 그럴 리가 있겠냐.

저분은 나 대학생 때도 연예인이었어.

"으음."

예지는 소심하게 혼잣말을 늘어뜨렸다.

"진세은 배우님이 섹시하긴 하시죠. 엄청 예쁘고 몸매도 완전...."

"예지야, 네가 더 예뻐."

"정말요?"

"응. 시작한다."

"아."

이내, 시상식 1부 개막식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

빅보스 사운드 소속, 래퍼 위주 아이돌 보이그룹.

-쏴리 질러!!!

사실, 처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근데 무대 중간쯤 날뛰기 시작하더니.

멤버 중 한 명은 갑자기 무대에서 뛰어 내려와 접근했다.

'이 새기 뭐냐.'

굳이 솔라 멤버들 근처에 다가와 랩을 지껄이는데.

이렇게라도 엮이면 가십거리가 된다고 생각했을까.

"예지야, 정색해."

"네!"

"옆에 전달."

"오키!"

예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옆자리에 전달했다.

'응. 꺼져.'

남돌이랑 엮이기에는 솔라가 너무 아깝다.

아니, 사실 월드스타도 마찬가지.

딸 키운 아버지의 마음과 같았다.

* * *

결국, 시상식도 돈벌이 수단이 아닐까.

인기 많고 잘나간 이들이 상을 받았다.

작년 중순부터 올해 중순까지 화제성을 키운 연예인들.

'솔라가....'

이 정도로 성장했구나.

김기춘 감독은 새삼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시상식에 참여했다.

방송인, 영화인에게 각각 대상을 따로 주는 백상예술대상인데.

화제성은 솔라가 독식하는 느낌이었다.

"예능 신인상은 방탈출 메이즈와 호러 데이즈의 신소미 씨!"

"최고 OST 상 수상자는 재벌가 시집가기의 김예지 양!"

"베스트 커플상은 장은서와 양주희 커플! 축하드립니다!"

베스트 커플상은 뭐냐.

'뭐, 아무튼.'

김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솔라 멤버들을 축하했다.

"감독님, 다음 은서 씨 차례입니다."

"아, 그런가."

옆자리에 앉은 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솔라 멤버들과 떨어져 앉았으니.

'아마 받을 것 같아.'

작년에 찍은 「재벌가 시집가기」 드라마 여자 신인상 후보.

시간이 많이 흘러, 최근 흥행작보다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복수소녀니까....'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가 아닌가.

은서는 충분히 중복 수상을 노려볼 법도 했다.

곧이어, 여자 신인상 후보들의 열연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여배우 박주리.

베리걸스의 메인보컬이자 인기 멤버였다.

드라마에서는 발연기를 펼쳤지만, 작품은 크게 성공했기에.

와아아아아─!

이내, 장은서의 쇼트 영상과 함께 팬들의 함성이 터졌다.

아이돌의 인기를 검정하는 척도였다.

은서는 그중에서도 인기 멤버였으니.

"은서 씨, 긴장하지 마."

"감독님이 더 긴장하셨는데요."

"...."

어케 알았누.

문득, 김기춘 감독은 누군가의 표정이 궁금해 시선을 돌렸다.

'정수호 실장님은....'

과연, 이 시대가 낳은 안목 천재가 아닌가.

아주 여유로운 자세와 표정.

전혀 긴장하지 않은 듯했다.

당연히 은서가 상을 받을 거라는 강한 믿음일까.

아니면, 수상에는 전혀 욕심이 없다는 의미일까.

그저 멋쩍은 듯 뒤통수를 벅벅 긁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옆에서 정수호가 긁지 못하도록 막는 예지의 모습까지.

이내, 시상자의 발표와 함께.

"축하드립니다! 재벌가 시집가기의 장은서 양!"

박주리의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아쉬움과 질투를 전혀 숨기지 못했다.

"은서야!"

곧이어, 옆 테이블에서 축하하러 다가오는 솔라 멤버들.

그리고, 정수호 실장.

"축하해, 잘했어."

"감사해요."

"오늘 한잔 허락해줄게."

"진짜요!?"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 타면."

"아."

김기춘은 시상대에 올라가는 은서를 보며 슬쩍 말을 걸었다.

"정 실장님, 축하드립니다."

"아, 감사해요. 감독님."

운이 좋아서 안목 천재의 눈에 띄었고.

영화판에서 괴물 감독 소리를 들었다.

'운이 좋군.'

곧이어, 또하나의 행운이 찾아왔다.

.

.

.

.

.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쟁쟁한 경쟁자들.

김주안, 정미선, 진세은, 한소리.... 장은서.

누가 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는...."

모두가 숨을 죽이는 순간.

시상을 맡은 작년 수상자는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바라봤다.

정통의 강자를 부수고, 신인배우가 영광의 자리를 차지했다.

"복수소녀의 장은서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 * *

어젯밤, 솔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했다.

당연히 연기파 장은서가 그 중심이었지만.

"구 팀장님, 어제 상을 총 몇 개나 탔죠?"

"총 7개입니다."

복수소녀의 연출상, 극본상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솔라 멤버들이 받은 상 개수였다.

"실장님, 정규 앨범 발매 직전에 화제성 끌어모았군요."

"그러게요."

"이것도 처음부터 설계한 거죠?"

"...."

나도 몰랐어요.

그냥 신인상 몇 개 탈 줄 알았죠.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크으, 겸손하기까지!"

"...."

내가 맡은 배우들은 항상 정상에서 내려왔거든.

똑, 똑─

그때, 밖에서 누군가 노크를 두드렸다.

"이수연 배우님."

어제 TV 부문 여자 우수 연기상을 받은 여배우.

그 정도면 굉장히 좋은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아직 배고프신가 봐.

"실장님, 어제 에스코트도 거절하시고 눈도 안 마주쳐 주시네요."

"제가요?"

"네. 저 벌써 찬밥이에요?"

"아, 음...."

찬밥 더운밥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저 드림 에이전시에서 실장님 믿고 온 거예요."

"오케이, 좋은 작품 알아볼게요."

"정말이죠?"

"네. 믿고 기다려주세요."

"그래요."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는 이수연 씨.

사실, 그동안 너무 솔라에 집중한 건 사실이었다.

루나도 그렇고, 한지아도 작곡가로 데뷔했으니까.

다른 아티스트도 신경 좀 써야지.

"구 팀장님, 수연 씨 앞으로 작품 들어온 거 모아주세요."

"네. 실장님."

"루나도 신곡 낼 거니까, 레퍼런스 퍼블리싱 회사에 뿌려주시고."

"알겠습니다."

방을 나서는 구현식 팀장님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솔라 관련 기사를 검색했다.

딸깍, 딸깍─

믿기 힘들 만큼 과한 사랑을 받는 솔라 멤버들.

그리고, 시상식에 참여한 내 모습을 확인했다.

[솔라를 키운 정수호 실장! 연예계 데뷔 임박!?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모습.]

미친, 이거 누구 쓴 거냐.

일반인 초상권 좀 지켜줘.

그중엔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는 기사도 있었는데.

[부러운 눈으로 은서 상 타는 모습을 지켜보는 김예지, 웹드라마 이후로 소식이 없는....]

[시상식장에서 혼자 따로 앉는 장은서? 그동안 논란이 된 걸그룹 왕따설을 알아보자.]

".... 돌았나."

기자가 어느 쪽 사람인지 확인해 보니.

베리걸스의 소속사와 친한 언론이었다.

"빅보스 사운드...."

이거 혹시 선빵 갈긴 거 맞냐.

띠리리링─

그때, 주현성 피디님께 전화가 걸려왔다.

-실장님, 모해모해 편집 끝났습니다.

"아, 그래요?"

-정규 앨범 발매 직전에 올릴까요?

"저한테 먼저 보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어차피 내일모레 컴백이니까.

오늘 바로 올려도 될 것 같다.

-모해모해, 게스트로 언제 출연하시렵니까?

"아, 그거."

정규 앨범 나가고 방송 잡으면 될 것 같은데.

"제가 스케줄 잡아볼게요."

-알겠습니다!

아마 영상 올리면 구독자 수는 미친 듯이 증가하겠지.

첫 게스트로 참여한 한지아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너트브 채널 키우는데 투자한 나도 돈 벌어서 좋고.

-실장님, 시상식 잘 봤습니다. 수트빨 잘 받으시네요.

".... 감사요."

-저는 수상하실 줄 알았어요.

"제가요?"

-네! 요즘 핫해요.

"???"

띠링─

이내, 주 피디님은 내게 톡을 전송했다.

-밈이 되셨거든요. 하핫.

"...."

무슨 말인가 싶어 PC 톡으로 접속했는데.

【정수호 시상식장 표정 모음 ㅎㅎ】

"아오."

어떤 놈이 짤콘으로 박제했다.

갑자기 표정이 바뀌거나.

찌그러지는 건 기본이고.

"와, 이마에 눈깔이 생기는 짤도 있네여."

-축하드립니다!

"...."

놀리냐.

* * *

정규 앨범 컴백을 앞두고,

솔라 멤버들은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열심히 준비한 두 곡의 안무와 동선.

남돌처럼 정박에 떨어지는 칼군무는 예술에 가까웠다.

"다들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요즘 인기 절정을 달리는 안무가 레드와인.

홍주 선생님은 주희를 따로 불러 사라졌다.

"댄싱 스트릿 안무 짜러 가시나 보네."

"응. 그럴 거야."

예지는 스마트폰을 꺼내 정수호 짤을 확인했다.

실장님 얼굴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녔다.

'완전 귀엽잖아!'

저장해야지.

그때, 은서가 다가오자 스마트폰을 후다닥 숨겼다.

"언니, 뮤비 같이 볼까?"

"아, 응!"

사실, 이미 여러 번 봤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보고 싶다.

「검은 태양」

이번 세계관은 여왕님께서 특별히 신경 쓴 느낌이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영상미.

뮤비 감독도 당연히 실장님 픽이었다.

"역시, 영상 잘 뽑혔어."

"맞아."

은서는 씨익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언니, 이상한 뉴스 하나 뜬 거 알아?"

"무슨 뉴스?"

"이거."

안 그래도, 실장님이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하시던데.

"그냥 무시해도 괜찮아."

"그래."

은서가 부럽기는커녕 자랑스러웠다.

수많은 여배우 중에 정상을 찍었으니.

"언니, 왜 그렇게 웃어?"

"아니, 그냥."

띠링─

그때, 은서는 누군가 보낸 톡을 확인하고 매니저를 불렀다.

"지유야!"

"응?"

예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빤히 지켜봤다.

"나 할머니 도와드려야 할 것 같아."

"언니, 무슨 일 있어?"

"으음."

은서는 조금 망설이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할머니께서 지금 빌딩 청소하고 계셔서."

"아, 그래?"

"응. 도와드리러 가고 싶은데."

"그럼 같이 가자."

요즘도 할머니께서 고생하시는구나.

손녀딸은 최고의 여배우가 됐는데.

"아니야. 초보자가 가면 일만 늘어. 발자국 찍히고."

"아하, 그럼 데려다 줄게."

"알겠어."

우리 둘째 인성이 이렇게 착해.

팬분들이 알아주셔야 할 텐데.

잠시 후,

장은서는 할머니 소유 빌딩에 도착했다.

밖에서 기다리겠다는 지유를 뒤로한 채.

"은서 왔냐."

청소차를 운전하며 로비를 돌아다니는 방 마담을 확인했다

"아, 할머니! 왜 또 혼자 청소하고 있어!"

"그게 다 돈이여."

"아오, 진짜! 연세도 있으시면서."

"은서야, 스톱."

방 마담은 눈살을 찌푸리며 은서에게 말했다.

"야야, 거기 발자국 찍혀! 조심성 없게."

".... 도와주러 온 건데."

"무슨 탤런트가 청소를 해!"

"...."

여기 계시다고 해서 얼굴 보러 온 건데.

"어제 시상식 방송 봤다."

"음, 그래?"

따로 칭찬은 없었지만, 뿌듯해 하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 건물 상속받으려면 열심히 돈 벌어라. 세금 내야지."

"필요 없어, 안 받아."

"에잉, 요즘 것들은."

* * *

첫 번째 정규 앨범 발매일.

컴백 쇼케이스 무대 당일.

소미의 너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엄청난 속도로 불어났다.

[우주아이돌 갓소미 (구독자 30.4만 명)]

고작 영상 하나에 모여드는 솔라의 팬분들.

아직 모르는 사람을 고려하면 더 오르겠지.

한동안 너튜브 댓글로 「모헤모해」 첫 방송 반응을 살피고 있었는데.

드르륵─

"오빠, 이거 봐!"

엄지유가 밴에 오르며 내게 뉴스를 보여주었다.

"악의성 기사, 고소할까?"

"...."

이틀 정도 두고 봤더니 이상한 기사가 더 늘어났다.

연기 욕심 있는 예지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내용.

귀엽네, 이제는 급이 다른데.

"베리걸스 소속사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나 봐."

"뭐야, 그런 거야?"

"상도덕이 없는 거지."

"그러게."

띠리리링─

그때, 미국 LA에서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침을 꿀꺽 삼키고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오디션 합격 축하드립니다.

"네?"

-로이랜드, 안젤라 배역은 예지 씨 몫입니다.

"아."

너무 놀라서 아무런 말도 안 나왔다.

이번에는 역배각 효과가 직빵이었다.

-본격적인 촬영은 석 달 뒤입니다. 대본은 곧 보내드리죠.

"오디션 결과를 미리 공개해도 될까요?"

-네. 괜찮을 것 같네요.

".... 감사합니다."

컴백 날에 맞춰서 들어온 희소식.

이 좋은 소식을 어떻게 이용할까.

드르륵─

이내, 밴에 오르는 멤버들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얘들아, 좋은 소식이 있어."

"네?"

"오늘 쇼케이스 무대 잘하면 말해줄게."

"뭔데요!?"

원래 궁금한 거 안 알려주는 게 국룰이지.

"말해줘요."

"안 돼. 돌아가."

"아아."

쇼케이스에 초청한 팬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할 생각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