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군(3) >
‘그런 남자가 온 건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확실히 밝아질 만도 하군.’
유세현이 물었다.
“이곳까지 소식이 전해진 것을 보니 꽤 많이 남하한 것 같은데...뭐 마땅한 대책이 있답니까?”
“아, 그 건에 관해서는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어요. 이곳으로 오고 있답니다.”
“이곳으로요?”
유세현이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곧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에 있는 생존자들이 현재 최고 전력인 것을 떠올렸기 때문.
“도착까지 며칠이 소요될 것 같나요?”
“이주일 반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요.”
“흐음...”
유세현은 잠시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신속하게 이곳까지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의견을 나누기 위해, 소식을 듣기 위해 귀환하고 있는 것이라지만 사실 의견을 나눈들, 소식을 들어본들 의미가 있는가.
결론은 ‘없다’ 였다.
사실 말이 그렇지 자신이 귀환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더 이상 마땅한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니까.
유세현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그래서 그는 별다른 것이 없을 시 이곳의 인원들과 작별을 하고 인간진형에서 벗어나 최북단에 위치한 경계지역 쪽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본래 위쪽은 이강호를 믿고, 당장에 큰 위협이 되는 알베타스에게 포커스를 맞추려고 했지만 이래서는 이곳에서 있어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
몬스터 연합이라면 적어도 알베타스와 달리 그렇게 득달같이 달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로 연결되어있지 않으니 추격에서도 좀 더 쉽게 벗어날 수 있을 터.
그런데 이 타이밍에 지원군이라...
북상 하는 데는 꽤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유세현도 그렇게 멀리까지 올라가지 않았다.
게다가 위의 몬스터 연합이 얼마나 많을지, 강할지도 미지수.
기다렸다가 북쪽의 정보만 들어도 손해는 결코 아니다.
그날 이후 유세현은 당분간 레피아와 활동을 같이했다.
* * *
-캬아아.
유세현을 향해 알비론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행여나 군체의 이목을 끌까 암흑투기는 사용하지 않았기에 놈의 행동은 무척이나 재빨랐다.
허나.
서걱.
촤자자작-
순식간에 정리되는 알비론.
나머지 사람들도 지지 않고 놈들을 휩쓸었다.
아주 미미하게 올라간 스텟.
곧 주위에 있던 스카이레블이 갈고리 폭격을 해왔지만 그것이 일행의 육신에 닿는 일은 없었다.
거대한 방벽스킬에 가로막혔기 때문.
케드리나가 루시아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고유특성.
카텐과 함께 설명을 들어 존재사실을 알고 있던 케드리나는 유세현이 떠난 이후 자신 또한 어떻게든 고유특성을 발현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일부러 특이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고, 구역질을 참으며 괴물의 생살을 뜯어먹어보기도 했다.
결과는 실패.
그녀는 아린의 걱정 어린 말과 레피아의 쓴소리를 듣고 나서야 소용없음을 깨닫고 본래의 스타일을 되찾았다.
“후...”
한숨을 내쉰 케드리나.
그녀는 계속 살아남는다면 언젠가 자신도 고유특성을 개화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으며 이내 시선을 돌렸다.
스카이레블까지 정리를 끝낸 일행은 숲의 탐사를 계속했다.
날이 저무는 것을 확인한 레피아가 말했다.
“복귀하자.”
“그러도록 하죠.”
유세현도 동의했다.
숲에 들어온 지도 어느새 14일.
슬슬 돌아가면 에반이 도착해 있을 날짜였다.
* * *
에반 비텔스바흐가 도착했는가, 하지 않았는가.
둥지에 다다른 일행은 굳이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었다.
둥지의 분위기가 이전보다도 상당히 업 되어있었기 때문.
회의가 진행중이라는 것을 알아낸 그들은 곧바로 회의실로 향했다.
꽤나 많은 인파가 주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레피아가 있었기에 제지하는 인원은 아무도 없었다.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내부로 들어가자, 부담스러울 정도로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유세현은 개의치 않고 주위를 훑었다.
한 눈에 봐도 한 가닥 할 표정을 지닌 인물들이 상당수.
그런 자들 중 유세현의 시선이 멈춘 곳은 정확히 한 장소였다.
금발의 금안.
그리고 상당히 유순해 보이는 인상.
겉모습으로 따지자면 결코 강자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유세현은 의심하지 않았다.
이 자가 에반 비텔스바흐라는 것을.
잘 갈무리 되어 있는, 그리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날카로우면서도 막대한 양의 마력은 진짜가 아니고서는 지니고 있을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
레피아를 확인한 에반이 팔을 살짝 들어 올리며 인사를 건넸다.
“오래간만입니다 레피아씨. 딱 잘 맞춰서 오셨습니다.”
“그러게 정말 오랜만이네.”
레피아가 답하자 그녀의 언사가 맘에 들지 않는지 몇몇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그래, 최고 전력을 친구 부르듯 하는데 마음에 안 들겠지.
반면 에반은 익숙한지 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레피아가 비어있던 자리에 착석하는 것으로 회의는 다시 속행 되었다.
그들은 윗지역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유세현은 그 어떤 때보다도 경청했다.
마침내 끝난 이야기.
윗지역은 작전이 잘 성공해 조금 상황이 나아졌다고 한다.
빼앗겼던 길목도 꽤나 되찾았다고 하고.
물론 그럼에도 전황이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상부에서는 일단 이 지역을 수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본래 그들은 둥지의 인원들로 만으로도 충분히 수복이 가능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남궁시영을 포함한 그 강한 무인들이 일부 내려왔고, 공략법을 이강호가 미리 알려줬기 때문에.
허나, 그들은 설마 알베타스가 시공의 균열을 통해 전부 넘어왔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감염충으로 인한 인간의 배신.
상황은 예상보다도 훨씬 심각했고, 결과는 지금과 같다.
수개월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윗쪽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비로소 느낀 것!
에반이 콕 집어서 말했다.
“그러니 레피아씨께서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도 아는 것이었다.
정보에 관해서 만큼은 레피아보다 나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흠...상황이라...”
레피아가 손수 만든 지도를 펼쳤다.
그리고는 전체적인 상황부터 세부적인 것까지 상세히 설명해 나갔다.
좁혀지는 에반의 미간.
유세현은 그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아갈지 차분히 지켜봤다.
마침내 에반이 말했다.
“이곳을 버려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각 길드장들과 알데우스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깨달았기 때문.
허나, 그 어떤 누구도 반박하지는 않았다.
현재 에반과 함께 도착한 인원은 길드까지 합쳐서 도합 3만.
그중에서 1만 명이 모두 A랭크가 넘는 최정예 인원이라고 한다.
즉 둥지의 총원 1만 명까지 합치면 A랭크의 인원들은 2만 명으로 불어나는 것이다.
또한 나머지는 비록 A랭크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B랭크 최상이다.
1만과 4만.
무려 4배의 병력의 차.
느낌이, 아니 그 의미가 차원이 다르다.
또한 놈들은 아직까지는 인원이 증가되었다는 것을 모른다.
처음에는 1만 명 정도에 맞춰 방어를 해올 터.
물론, 추후 상당히 많은 인원이 죽어나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감하다면 무척 과감한 방법이긴 했지만 유세현이 보기에는 썩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 이유 첫째.
일단, 자신과는 전부 상관없는 자들이다.
이강호가 좋아하는 남궁시영이나 아린과 케드리나가 있는 레피아의 팀만 무사 한다면 나머지는 어찌 되도 상관이 없는 것.
두 번째.
강자들은 뭉치면 뭉칠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스텟이 높은 특이개체 한 마리에게 우왕좌왕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즉 전면돌파, 측면방어 등 각개 다른 작전을 펼친다고 해도 어설픈 부대와는 안정감이 남다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이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
직속호위병들이 행여나 막기 위해서 어설프게 나뉘어 모습을 드러낸다면?
이전에야 적들이 계속 끝임 없이 달려들어 체력과 마력을 소진시켜서 그렇지, 자신의 암흑투기가 있다면 레피아나 남궁시영정도 되는 최강자들은 직속호위병을 상대할 수 있다.
혹은 병력을 막기 위해 나타난 특이개체를 자신이 잡고 강해져도 되는 노릇이고.
“......”
사람들이 전부 침묵으로 동의를 표함으로서 에반의 제안은 완전 수용되었다.
빠르게 지정되는 이동경로와 대열.
알라함과 몇몇 길드장들이 한 남성의 눈치를 연신 살폈다.
바로 걸어 다니는 핵폭탄 유세현.
그들은 지금이라도 외치고 싶었다.
이 남자를 제발 작전에서 제외하면 안 되겠냐고.
허나, 그러한 발언은 너무도 난데없을 뿐더러 증명해줄 거리도 없었기에 차마 입 밖으로 내뱉는 이는 없었다.
결국 인원이 없던 유세현의 팀은 레피아의 팀과 함께하게 되었다. 그리고 레피아의 팀은 알라함 진형의 바로 우측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선봉을 자처한 에반의 바로 좌측.
그리고 그렇게 회의가 종결된 그날 밤.
“이런 제기랄!”
콰앙!
“이런 염병할!”
콰과광!
알라함은 여태까지 사용하던 오두막집을 아주 화려하게 부숴버렸다고 한다.
* * *
회의가 끝난 이후.
레피아와 남구시영, 그리고 유세현이 개인적으로 에반을 찾았다.
잽싸게 보좌관들이 막아섰으나, 왜 왔는지 알고 있는 에반은 호위를 물렸다.
“안타깝지만 저도 강호씨의 생사는 잘 모릅니다.”
“어디로 갔는지도 말인가요?”
“예, 그는 그저 ‘이상하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방도를 찾아보겠다.’ 라고 저에게 말한 뒤 줄곧 같이하던 두 명과 함께 자취를 감췄습니다.”
“두 명 말입니까?”
반문한 것은 뒤에 남궁시영의 뒤에 서 있던 유세현이었다.
에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이자는 또 누군가 하는 그런 표정.
이에 레피아가 재미있다는 듯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에반, 너 이 남자가 누군지 알아?”
“아뇨,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유세현.”
“......”
순박해 보이는 에반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유세현.
많이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에반으로서는 도저히 잊지 못하는 이름이었다.
과거 그는 황제의 명령으로 언질을 하기위해 온 이강호와 붙은 적이 있었다.
이유는 이강호가 이전 훔쳐간 트리플 SSS급 무기, 이프리트의 화염창을 회수하기 위함이었다.
그 좋은 아이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1:1 대결로 승부를 보기로 한 것!
그 당시 에반은 제국군 최고의 천재로서 몰락 귀족의 불명예를 떨치고 고유특성까지 막 개화한 상태였다.
스텟도 타인에 비해 훨씬 높고, 검술의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던 그는 당연히 자신이 패배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허나, 그것은 크나큰 착각.
그는 이강호에게 무참히 짓밟혔다.
분에 가득 차 부들부들 떨던 에반.
이강호는 그런 에반에게 기회를 주었는데 그것은 자신의 2명의 팀원 중 아무나와 싸워 이기는 것이었다.
체력을 가다듬고 재차 대결이 이어졌다.
그는 이번에야 말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허나, 결과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패배.
그 이후 여러 가지 조건을 내걸고 대장군까지 대결에 동원한 왕은, 결국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깔끔히 결과에 승복했고, 에반은 팔려나가듯이 레피아, 남궁시영, 이강호가 있는 팀에 잠시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데오폴론을 상대로 침투작전을 펼치던 그때.
그는 들을 수 있었다.
유세현.
그들이 인정한 옛 동료에 대해서.
그자가 바로 눈앞에 있는 이 남자라는 것인가?
에반이 멍하니 있자 유세현이 먼저 말을 건넸다.
“반갑습니다. 유세현입니다.”
에반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아...제 1군 총사령관. 에반 비텔스바흐입니다.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사람은 간단히 악수를 나눴다.
유세현이 다시 한 번 물었다.
“그...아까 두 명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아, 예. 김주희씨와 아퀼라 라즈베리씨 입니다.”
유세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생각했던 그 둘이 맞았다.
스스로 자취를 감춘 것이니 분명 별일은 없겠지.
레피아가 이참에 유세현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기 위해 말했다
“아, 태광 오빠 팀은 어때? 괜찮지?”
그런데.
한순간 미미하게 흔들리는 에반의 눈동자.
레피아도 알아챌 정도의 동요였다.
그녀는 황급히 옆을 살폈다. 유세현은 남궁시영을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린 터라 보지 못한 모양.
레피아는 필사적으로 신호를 보냈다.
유세현이 시선을 옮기기 무섭게 에반이 답했다.
“아, 태광씨 말인가요? 잘 활동 중입니다.”
“오, 그래?”
“예. 여전히 그 안 좋은 버릇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아, 그래? 그래도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
“하하하, 그러게요.”
에반이 어설프게 웃자, 레피아가 잽싸게 마무리 멘트를 날렸다.
“아무튼 이젠 총사령관인데, 이렇게 개인적으로 찾아서 미안했어. 우린 이만 가볼게.”
“아뇨, 레피아씨에게 신세진 게 얼만데 이 정도야 뭐...”
“어쭈? 그런 놈이 나를 최선두로 보내?”
“하하, 레피아씨보다 길을 잘 아시는 분은 없으니까요. 여차하면 제가 달려가서 지켜드리겠습니다.”
“어이쿠 됐네요. 혼자서도 알아서 잘 튈 수 있으니까. 그런 진짜 간다.”
간단히 작별인사를 나눈 그들은 곧장 몸을 돌려 임시거처지를 빠져나왔다.
유세현이 레피아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레피아씨, 저 대신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분이 태광형님의 동향까지 알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니야...괜찮아.”
레피아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리고는 중간에 빠져나와 다시 에반을 찾아갔다.
“어떻게 된 거야 에반. 제대로 말해봐.”
레피아의 질문을 받은 에반.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며 얼굴을 손으로 문질렀다.
씁쓸하면서도 난감한 표정이 손 틈사이로 비친다.
그가 말했다.
“태광씨의 팀은...전멸했습니다.”
< 지원군(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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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취를 감춘 것이니 분명 별일은 없겠지.
레피아가 이참에 유세현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기 위해 말했다
“아, 태광 오빠 팀은 어때? 괜찮지?”
그런데.
한순간 미미하게 흔들리는 에반의 눈동자.
레피아도 알아챌 정도의 동요였다.
그녀는 황급히 옆을 살폈다. 유세현은 남궁시영을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린 터라 보지 못한 모양.
레피아는 필사적으로 신호를 보냈다.
유세현이 시선을 옮기기 무섭게 에반이 답했다.
“아, 태광씨 말인가요? 잘 활동 중입니다.”
“오, 그래?”
“예. 여전히 그 안 좋은 버릇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아, 그래? 그래도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
“하하하, 그러게요.”
에반이 어설프게 웃자, 레피아가 잽싸게 마무리 멘트를 날렸다.
“아무튼 이젠 총사령관인데, 이렇게 개인적으로 찾아서 미안했어. 우린 이만 가볼게.”
“아뇨, 레피아씨에게 신세진 게 얼만데 이 정도야 뭐...”
“어쭈? 그런 놈이 나를 최선두로 보내?”
“하하, 레피아씨보다 길을 잘 아시는 분은 없으니까요. 여차하면 제가 달려가서 지켜드리겠습니다.”
“어이쿠 됐네요. 혼자서도 알아서 잘 튈 수 있으니까. 그런 진짜 간다.”
간단히 작별인사를 나눈 그들은 곧장 몸을 돌려 임시거처지를 빠져나왔다.
유세현이 레피아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레피아씨, 저 대신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분이 태광형님의 동향까지 알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니야...괜찮아.”
레피아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리고는 중간에 빠져나와 다시 에반을 찾아갔다.
“어떻게 된 거야 에반. 제대로 말해봐.”
레피아의 질문을 받은 에반.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며 얼굴을 손으로 문질렀다.
씁쓸하면서도 난감한 표정이 손 틈사이로 비친다.
그가 말했다.
“태광씨의 팀은...전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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