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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왕 유세현-176화 (176/612)

< 난투(1) >

“만천화우(滿天花雨)”

-슈슈슈슉!

당운룡의 품에서 뻗어 나온 수백 개의 침이 일대에 쏟아져 내렸다.

악독한 맹독이 발라져 있었기에 독침!

그 위력이 어찌나 강한지 온몸을 강타 당한 마교의 무사들은 꿈틀거릴 뿐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자 이를 본 강태월도 적에게서 빼앗은 무기를 집어 들더니 지지 않겠다는 듯 절기를 사용했다.

“이연파쇄검(痍蓮波碎劍).”

-파바밧!

수많은 파편으로 나뉘어 날아가는 검 조각.

두 사람은 유세현의 예상보다도 훨씬 잘 싸워주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당가의 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당운룡은 비무때와는 무척이나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비급을 안 익히고 있던 게 아니라. 다 익혀서 안 보고 있던 거였군.’

무사들의 혀 내두르는 소리가 이곳까지 들려온다.

“큭...저 독...당가의 사람인가? 이번 정사대전으로 인해 완전히 멸문했다고 들었었는데?”

“살아남은 유일한 정통 후계자인 것 같다. 아차 하는 순간 당할 수 있으니 정신 똑바로 차려라.”

김주희를 상대하고 있는 무사들 또한 죽을상이 되어 있었다.

“큭! 이 계집, 뭔 놈의 힘이...”

“무기도 예사무기가 아니야!”

김주희는 답해주듯 삼지창을 휘둘렀다.

무사는 재빨리 검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코인으로 집약되어있는 그 강대한 힘을 버텨낼 수 있을 리가 만무!

-쉬이익!-쾅!

“커헉!”

돌덩이에 처박힌 동료를 흘끗 살핀 무사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어떻게 이정도의 능력을...”

무공에 더 치중하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기본 피지컬을 높이기 위해 마수를 열심히 잡았다고 자부하던 무사였다.

그리고 무공 수련 또한 전혀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런데 무공도 없는 일개 계집에게 밀리다니!

이것은 유적의 힘.

단 4명이서 목숨을 걸고 클리어 한 보상이었다.

상황을 살피는 김주희의 입꼬리가 사르륵 올라간다.

‘이대로라면 무난히 이길 수 있겠어.’

운이 좋다면, 아무도 죽지 않을 것이다.

허나, 그 예상은 저 능선위에서 여태까지 관전하던 스무 명의 무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급격하게 반전되었다.

추정 능력치 B랭크 50%.

허나 경신술, 외공 등 다양하게 익힌 무공들을 합치자면 사실상 본연의 힘을 훨씬 웃돈다.

가주에 육박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이들!

“하압!”

무사가 검을 치켜세웠다. 김주희가 방어하기 위해 창을 횡으로 눕힌 찰나였다.

“...?!”

무사의 가슴을 관통하여 튀어나온 기다란 장창이 김주희의 심장을 향했다.

놀라움으로 가득 차는 김주희와 무사의 눈동자.

“우, 운디네!”

“아쿠아쉴드!”

-치지직!

-쨍그랑!

그 강력한 힘에 의해 방어 마법이 순식간에 부셔지며 아슬아슬하게 옷깃을 스쳤다.

1초.

단 1초라도 늦게 반응했더라면 치명상을 면치 못했으리라.

창대를 움켜쥔 무사의 부릅뜬 눈이 뒤를 향했다.

“크윽, 양...미라. 지,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

“호호호. 무슨 짓이냐니? 보는 그대로 인데?”

“네...네년!”

무사가 분에 차 외치자 양미라가 무사의 목덜미를 덥석 붙잡았다.

“야...말조심해라. 년이라니? 너랑 나랑 격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생각하는 거냐.”

“으윽 너...”

“입교 동기라서 살려주는 거니까. 뒤에 처박혀서 얌전히 구경이나 하고 있으라고.”

창을 빼낸 양미라는 볼 것도 없다는 듯 무사를 뒤로 던졌다.

김주희는 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마교가 힘만 중시하는 싸이코 집단이라는 것을 익히 들은바가 있었지만, 설마 동료를 미끼로 사용하다니.

더군다나 적반하장이 아주 예술이다.

‘이 놈들은 다른 놈들보다 훨씬 위험해...’

양미라가 창으로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크크. 언니 꽤 하던데? 물 계열 마법을 익힌 거 맞지?”

“......”

“그렇게. 노려 볼 필요 없어. 사실 다 봐서 알고는 있는데 그냥 물어본 것뿐이니까.”

김주희는 견제 자세를 유지했다. 운디네가 중얼거렸다.

“조심해. 뒤에 두 명 더 있어.”

“알고 있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양미라가 사자갈기같이 퍼져있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긁적였다.

“큭...재미없는 언니네. 그럼 하나만 질문할게. 이건 언니한테도 중요한 거니까. 꼭 답해줬으면 좋겠어.”

“......”

“언니 혹시 처녀야?”

“......”

“아, 진짜...곱상하게 생겨서 더럽게 답답하네. 하긴...별 의미 없는 질문이었나? 언니 같은 여자를 남자들이 지금까지 그냥 놔뒀을 리가 없었을 테니까!”

-슈욱!양미라의 창이 바람을 가르며 매섭게 치고 들어왔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둔 꽤나 수준 높은 창술이었다.

뒤를 잡고 있던 두 남성중 한 명이 중얼거렸다.

“크크크. 이거 양미라 혼자서도 충분하겠군.”

“아니, 그렇지 않아. 저 계집, 역시 상당한 실력자다. 더군다나 꼴을 보아하니 지금까지는 스킬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 같군.”

“크크크, 네 눈엔 그렇게 보여? 난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

“크크! 그렇다면 한번 확인 해볼까!”

광소를 내뱉은 남성, 광휘음귀(狂揮音鬼) 박귀원이 박도를 쥐고 달려들었다. 옆에 서 있던 뇌진살검(雷震殺劍) 백청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검을 뽑았다.

간신히 방어해낸 김주희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으윽.”

수적우위는 실력이 떨어지는 떨거지들조차도 유리한 상황을 갖도록 해준다.

그런데 동스펙, 동실력의 상황에서 수적으로 우세하다면?

‘스킬을 숨겨둘 여유 같은 건 없어. 전력을 다해야 돼!’

트라이던트에서 솟아오른 물길이 거대한 벽이 되어 박귀원의 육신을 밀쳐냈다.

김주희는 마른침을 삼켰다.

‘간격을 절대 내줘서는 안돼.’

마법, 창술, 모든 것을 운용하여 적을 격파해야 된다.

여태까지 깔보던 박귀원의 눈매가 가느다랗게 점점 좁혀진다.

“호오...이 협공을 받아내? 그리고 이정도의 물...정말 꽤 하는군. 인정하지.”

“......”

“하지만 나를 만난 건...”

박귀원이 자세를 다잡았다. 양팔을 뒤로 젖힌 찌르기 자세.

“네년에게 있어서 최악의 불운이다.”

일순간 세상이 고요해졌다.

‘이게 바로 사일런스 마법? 아니, 아니야...’

도신의 끝에 무엇인가가 압축 되어가고 있다. 얼마나 압축되는지 공간까지 일그러져 보일 정도.

‘저, 저건 대체...’

그 순간 엄청난 파공성이 일었다.

검풍 같은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물의 방벽을 뚫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대로 통과했으니까.

-지이잉.

-트드득. 쾅!

그것이 지나가는 곳은 산산조각이 난 바위의 잔재만이 남는다.

혈혈귀음마공(血穴鬼音魔功).

초진동의 힘으로 적의 육신을 분쇄시키는 성명절기.

[진률혈섬(振慄血剡)]

“저 미친놈이! 우리가 있는데 저걸 쏴?”

“맞지 않았다.”

“당연히 피해야지 저거 맞으면 몸이...”

“아니, 우리 말고 저 계집.”

범위에서 벗어난 양미라가 분에 차 고함을 지르는 반면, 백청은 상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뻗어 나오는 뇌기.

먼지사이에 있던 김주희는 입술을 악물었다. 물을 통과해버리는 음공에, 최악의 상성이라고 생각되는 뇌공까지.

양미라의 검에 서리가 서서히 맺혔다.

김주희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교인들이 그토록 익히고 싶어하던 빙공까지 가지고 있다니!

“빙쇄격(氷碎激)!”

-슈슈슉!

무수히 많은 얼음조각이 날아온다. 김주희는 재빨리 물살을 건트롤 해 앞을 가로막았다.

-트드득.

물이 점점 얼어붙으며 제어권이 사라져간다.

그 순간 날아오는 음파.

얼음파편들을 방어하는데 치중하고 있던 김주희는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

“으윽!”

김주희는 욱신거리는 왼쪽 팔목을 움켜쥐었다.

적이 지니고 있는 무공은 김주희로서는 천적과도 다름이 없었다.

허나,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크크! 끝이다 계집!”

도약한 박귀원이 검을 내려치려는 순간, 김주희가 입술을 악물었다.

그녀의 육신에서 푸른빛이 퍼져나갔다.

* * *

전투를 치르고 있던 유세현의 시선이 한순간 좌측으로 향했다.

빠르게 이동하면서 전투를 치러온 덕에 이제는 시야에 잡히지도 않았지만 유세현은 알 수 있었다.

김주희가 정령화를 상용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까지 잘 유지하고 있던 마력이 정말 물 쓰듯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이는 정령화를 하고도 운디네를 운용하고 있다는 뜻.

즉, 상당히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말이 된다.

‘고작 3명이서 김주희를? 아니, 그런 게 아니군...’

뇌공, 빙공의 기운을 포착한 유세현의 눈매가 좁혀졌다.

김주희와는 극상성의 능력들.

나머지 한명이 뭔지는 잘 파악이 되지 않았으나, 아마 극상성인 무공이리라.

‘도와줘야겠는데?’

-챙! 챙!

허나, 이쪽도 만만치 않다.

“크크, 어디를 가려는 게냐?”

“......”

양무원을 메인으로 한 흑혈대주, 최위, 곽성한의 공격이 매섭다.

암흑투기가 아니었다면, 그래서 동급의 스텟인 상태로 싸웠더라면 필히 벌써 패배했을 것이다.

물론, 비장의 수는 아직 두개나 남아 있었지만.

‘강호는...’

이강호는 한 명 처리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었다. 이대로라면 무난히 승리하겠지만.

‘남궁시영쪽이 위험하군.’

스텟이 상대적으로 약한 그녀는 마력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태였다. 검풍대주와 힘을 합쳐 바득바득 싸우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강호오오! 내 목소리가 들리는 반대편으로 지금당장 뛰어가라!”

유세현이 외치자, 양무원의 미간이 좁혀졌다.

“...네놈, 지금 뭐하는 짓거리지?”

“글쎄?”

유세현은 그렇게 말하며 사방에서 날아오는 검을 회피했다.

양무원의 이마에 치솟은 핏대가 살짝 꿈틀거렸다.

‘저놈...대체 무슨 자신감이지?’

사람은 뒤통수를 맞으면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이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놈은 이성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묘한 감정의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물론, 포획하려는 입장이니 만큼 목이라는 최중요 급소를 노릴 수 없다.

허나, 그렇다고 쳐도 이런 대처는 아무리 봐도 이상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기분 나쁜 놈이군.’

위기 상황에 놓여도 절대 꿀려하지 않는 것이 천마를 정말 쏙 빼닮았다.

물론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뭐, 상관없지. 내력이 고갈되기만 해봐라.’

그들은 암흑투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육신의 옭아매는 제약이 풀리고, 호신강기에 돌렸던 마력을 몸 전체에 운용한다면 놈을 제압하는 것은 그야말로 한 순간일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굉장하군! 저 스킬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그렇다면 필히 마존의 자리는...’

자신의 것이 된다.

양무원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를 이탈하려는 유세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크크, 계집년이 상당히 신경 쓰이나 보구나.”

“...비켜.”

“크크크. 가소로운 게 역시 천마의 제자답구나.”

‘...어쩔 수 없군.’

유세현의 육신에서 새까만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모든 것을 잠식하는 권능.

양무원과 곽위를 포함한 4명의 눈동자가 한순간 동그랗게 변했다. 그들은 이 힘에 대해 익히 들은바가 있었다.

병력의 우세를 무로 되돌리는 힘.

-파바밧

약속이라도 하듯 그들은 단숨에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

추격한다면 한 명 정도는 처리할 수 있겠지만.

‘일단은 김주희를 구하는 게 먼저다.’

공간을 장악해나가는 어둠과 같이 그가 좌측으로 몸을 꺾으려는 찰나였다.

‘응? 이 마력은?’

차갑다. 지금까지 느꼈던 그 어떠한 마력보다도.

어설픈 냉기를 내뿜는 적의 마력과는 차원이 다른,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듯한 서늘함.

그러면서도 혼탁하게 느껴지는 적의 내력과 달리 불순물 하나 묻지 않은 새하얀 눈처럼 깨끗한 느낌이었다.

그 마력의 주인은 정확히 김주희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유세현은 확신했다.

방향으로 보나, 내력으로 보내 이자는 빙제라는 것을.

‘김주희가...성공했군.’

유세현은 다시 몸을 틀어 양무원을 향해 도약했다.

* * *

-푹.

“컥...”

애써 버티던 검풍대주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의 몸에는 수많은 칼날이 박혀있었다.

“거, 검풍대주님!”

“소, 소가주님...정말 죄송합니다. 차라리 제가 처음부터 이곳에서 죽었더라면 이런 일은...”

검풍대주가 중얼거렸다.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입 모양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추측할 수 있었다.

“마, 말하지 마세요! 입 다무세요! 이건에대해서는 추후 책임을 물을 겁니다! 그러니 반드시 살아...”

“죄송합니다. 소가주님. 정말 죄...”

검풍대주의 목이 힘없이 축 쳐졌다.

회복력이 상처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남궁시영의 눈가가 부르르 떨렸다.

검풍대주.

그는 그녀에게 있어서 친한 삼촌 같은 존재였다.

몰래 검술을 알려준 것도 그였고, 세상을 구경하고 싶다는 자신을 위해 집에서 몰래 빼내 준 것도 그였다.

검풍대주라는 명칭보다도 본명인 남궁세휘라는 이름이 더 익숙했던 사람.

“으아아!”

“크크, 뭘 그렇게 발작을 일으키시나? 넌 더 심한 최후를 맞게 될 텐데.”

“입 조심해라. 극비사항이다.”

“허...알았어 알았어. 그보다 슬슬 갖고 노는 것도 질리는데 사지는 잘라버려도 상관없는 거지?”

“상관없다.”

“좋아~”

남성의 눈빛이 단숨에 돌변하더니 남궁시영을 향해 몰아쳤다.

우상단 베기에서 연계 되는 올려치기와 뒤돌려 차기.

천하제일검법이라는 제왕검법을 배운 만큼 그녀는 경로를 읽을 수 있었지만, 체력이 저하된 지금, 가주 급에 육박하는 스텟과 경지를 지닌 자들의 공격을 계속 받아내는 불가능이었다.

-퍽.

-팅티디딩.

몸이 붕 뜨고 검이 날아간다.

남성이 천천히 다가왔다.

“크흐흐. 팔다리 하나씩만 자를 거니까 안심해라.”

“......”

그녀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누가 봐도 패배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 그냥 죽을 수는 없어.’

적어도 한 명은 데려간다. 그녀는 모든 마력을 바득바득 끌어 모았다.

어차피 죽을 마당에 마음 같아서는 진원진기까지 긁어모으고 싶었지만, 피를 너무 흘린 덕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크크, 포기...”

남성이 검을 들어 올린 순간 남궁시영은 힘차게 팔을 뻗었다.

거친 바람이 동반된 용의 형상이 남성을 덮친다. 아니, 덮쳐야만 했었다.

“크크큭! 너무 뻔~하잖아~!”

재빨리 회피한 남성의 속삭임이 귓가에서 울려 퍼진다. 남궁시영은 눈을 질끔 감았다. 손가락 까딱할 힘 하나 남아 있지 않다.

‘끝이구나.’

일이 전부 이렇게 된 건, 남궁표의 야심을 눈치 채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었다. 또한 지금 와서 구출해줄 수 있는 인물은 없었다.

그녀는 일행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기를 빌었다.

“그럼 좋은 꿈꾸라고 아가씨~팔 다리는 다신 붙일 수 없도록 확실하게 처리해 줄 테니 말이야. 크흐흐.”

그가 검을 휘두르는 순간이었다.

‘지옥의 업화.’

-쿠우우웅!

난데없이 솟아오른 검붉은 불꽃이 그녀의 주위를 에워쌌다.

< 난투(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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