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트랩(2) >
칼의 협곡.
그곳은 종유석을 연상시키듯 날카롭게 벼려진 바위들이 불규칙하게 솟아나있는 곳이었다.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궁시영의 뒤를 따르던 유세현이 재빨리 주위를 훑었다.
‘수는 대략 200명 정도인가...’
예상보다도 적은 인원수였다.
문제는.
‘얼마나 강하냐인데...’
마력의 갈무리가 일반 무림인보다도 상당히 잘 되어있다.
이는 필히 대다수가 고수라는 뜻.
현 일행의 전력은 당운룡과 강태월, 검풍대주까지 포함하여 총 8명이었다.
그중에서 간첩으로 예상되는 검풍대주를 제외하면 7명.
도시를 빠져나가기 전 이강호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개방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으나, 그들은 세가의 일원들이 살아 있을 리가 없을 거라는 이유로 역시나 거절했다.
즉, 인원충원은 없다고 봐도 무방.
이 인원으로 모든 것을 끝내야만 되는 것이다.
유세현이 모른 척 물었다.
“어디쯤에서 습격을 당한 거죠?”
“끝 부분입니다. 저희와 똑같이 기습을 받으면 전멸의 가능성이 높으니 옆 능선위로 올라가도록 하겠습니다.”
진짜인 것 같은 꽤나 신중한 움직임.
‘어쩌면 진짜 아닐 수도 있겠군.’
어차피 모든 것은 밝혀지게 되어 있다. 저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자들과 조우한다면.
유세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퀼라, 김주희, 이강호가 기다렸다는 듯 방향을 틀었다.
“저분들은?”
“우리의 목적은 수색이지 않습니까. 마땅한 연락수단이 있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스스슥.
뼈로 이루어진 봉우리를 넘자, 가파른 길 아래로 쓰러져 있는 인원들이 눈에 비쳤다.
“저건!”
점점 식어가고 있는 육신.
온몸을 난자당한 검풍대원들은 정말로 죽어가고 있었다. 남궁시영이 재빨리 한 명을 부둥켜안자 아직 숨이 붙어있던 대원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 소가주님...”
“숨이 붙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상황을 듣고 왔으니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죽지 않고 버티기만 한다면 회복이 가능하다. 그것은 판도라의 철칙.
하지만 검풍대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그런 게 아닙니다. 이, 이건 함정입니다. 소가주님을 부르기 위한...”
“함정?”
“소, 소공자...아니...남궁표...그놈이 소가주님을 헤치기 위해 마교와 결탁했습니다.”
“예? 그게 무슨...오라버니께서 그럴 리가...”
“지, 진실입니다. 노, 놈은 이미 이곳을 빠져나갔습니다. 소가주님께서도 하,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시길 바랍...”
힘겹게 말을 이어나가던 검풍대원의 고개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
체력회복력이 피해량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오갈 곳 없어진 남궁시영의 시선이 주위를 살폈다.
검풍대원들만 있을 뿐 남궁표는 정말로 보이지 않았다.
‘그럼, 정말로 오라버니께서?’
냉정한 현실과 감성이 뒤섞이며 마음속에 해일이 몰아친다.
유세현은 그 마음을 이해했다.
그래,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
여태까지 잘 대해주던 오라버니가 자신을 노렸다는 것을.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지독한 현실.
그녀는 어찌 되었든 이것을 받아들여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짓을!”
검풍대주가 부르르 떠는 반면, 인기척을 느낀 당운룡과 강태월의 손이 천천히 검으로 향했다.
그들의 이마에서는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 하나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꽤나 많군. 스무 명 정도가 아니야.”
“그러게. 이거 괜한 오지랖 한번 부렸다가 저승길가게 생겼어.”
허나, 실력이 있었기에 아직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
그 순간 재빨리 발검한 유세현이 당운룡의 등을 향해 팔을 내질렀다.
화들짝 놀라 커지는 당운룡의 눈.
설마 유세현이라는 인물조차도 남궁시영을 꾀어내기 위한 존재였단 말인가!
-푹.
“큭!”
허나, 당운룡은 곧 자신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검이 어깨를 그냥 지나친 탓.
여태까지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어색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진다.
“어, 어떻게 이걸 눈치 챌 수...”
당운룡으로서도 놀랄 노자였다.
방금 전까지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을 뿐더러 기척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이놈은 뭐란 말인가.
-치지직! 쾅!
흑뢰검을 발동시키자 심장을 관통당한 적의 육신은 순식간에 재가 되어 바스라졌다.
“세, 세현공 이건...”
“잠시 뒤로 물러나 있으세요.”
유세현은 루베르크를 한 번 더 크게 휘둘렀다.
주위를 휩쓰는 흑빛의 뇌전!
-트드득!
-쨍그랑!
인비지빌리티 마법이 순식간에 깨져나가며, 일그러진 공간속에서 5명의 인원들이 모습을 드러난다.
힘을 보았기 때문일까?
얼굴이 까발려진 그들은 좀처럼 달려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때였다.
-짝짝짝.
언덕 위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족제비처럼 쫙 찢어진 눈과 치켜 올라간 눈 꼬리.
한발 떨어진 곳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부교주 양무원이었다.
“대단하군. 처음 보고를 들었을 때는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그 마법을 간파 해내다니 말이야.”
혹시, 몰라 수준이 살짝 낮은 무사들로 공격을 시켜본 것이다.
유세현은 놈을 본 순간 다른 무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필히 이 그룹의 우두머리. 마교에서도 상당한 위치일 것이다.
“너는 누구지?”
유세현이 묻자, 양무원의 입가에 조소가 맺혔다.
“크크크. 그래, 네놈은 나를 처음 보는 것이겠구나. 옆에 있는 놈들에게 물어보아라. 내가 누구인지!”
당운룡이 답해주듯 중얼거렸다.
“마교의 3인자. 혈사귀 양무원.”
“크크크. 3인자? 본좌가 부마존이 되었다는 것을 만천하가 다는 일이건만. 귀가 발밑에 달리기라도 한 게냐?”
“킁! 실력으로 올라간 것도 아닌 주제에.”
“......”
당운룡의 다부진 반격에 양무원의 입이 한순간 굳게 닫혔다.
그사이 정신을 가다듬은 남궁시영이 물었다.
“정말...우리 오라버니께서 나를 죽여 달라 의뢰한건가요?”
“크크크. 그걸 본좌의 입을 통해 꼭 듣고 싶은 게냐?”
“......”
“좋다. 천마의 제자를 이곳까지 유인해준 답례로 알려주도록 하마! 그래! 맞다! 네놈의 오라비는 무공을 위해 너를 팔아넘겼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쓰레기 비전무공에 눈이 멀어서 말이야! 크하하하! 그런데 더 웃긴 건 뭔
줄 아느냐? 널 팔아먹은 주제에 우리가 무서워서 곧바로 줄행랑을 쳤다는 것이다! 자신을 따르던 대원들도 다 버리고!”
“......”
“크크크. 그런 놈을 지금까지 믿고 있었다니 아둔한 것을 넘어서 가엽기 그지없구나.”
냉정한 진실.
입술을 곱씹던 남궁시영을 포함한, 4명의 눈이 일순간 유세현을 향했다.
그나저나 천마의 제자라니?
천마라고 불린 자는 지금까지 오직 한 명 뿐이었다.
마의 화신.
하늘에서 지상으로 추락한 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막강한 무공으로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라는 별호를 거머쥔 자타 공인 최고의 인간.
“크크. 표정을 보아하니 전혀 모르고 있던 모양이군. 하기야 알고 있었다면 몸을 내줘서라도 세가로 끌어들이려 했었겠지.”
“......”
“그나저나 천마의 제자 놈아. 비급은 잘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 만약 뭣 모르고 그냥 흡수한 것이라면...”
“것이라면?”
“결코 곱게 죽지는...”
양무원이 말을 채 끝내지 못했을 때였다. 유세현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좌표설정 때문에 안 그래도 시간을 끌고 싶었는데 이렇게 알아서 대화의 장을 열어주다니.
-치지직!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스파크가 이른다.
-콰과광!쏟아지는 번개 폭풍.
양무원과 주위에 서 있던 수하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유세현은 그의 죽음을 확신했다.
권능을 개화하고 마력통이 올라간 지금, 흑뢰의 파괴력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허나.
번개 줄기가 닿기 직전 양무원의 신형이 일순간 자취를 감췄다.
“끄아아악!”
울려 퍼지는 비명.
양무원은 어느새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었다.
‘저건...’
이동마법.
“이놈이 감히 본좌께서 말씀하시는...”
-콰아아앙!
전투에 예의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천마혈사장이 연이어 공간을 꿰뚫자 또 한 번의 이동을 한 양무원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지는 반면, 남궁시영이나 나머지 사람들은 그 막강한 화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현공. 정말 세현공은 천마의 제자가...”
“천마의 제자 놈과 계집만 남겨놓고 전부 싹 쓸어버려라!”
-파바밧.
한차례 쓸어버렸음에도 엄청난 인파가 사방에서 빗발친다.
-딱!
유세현은 차분히 손가락을 튕겼다.
-키아아!
갑자기 튀어나온 마수와 키메라 그리고 청염이 주위를 휩쓸었다.
* * *
-캬아악!
-콰득. 콰드득.
“크윽! 이놈들이!”
-서걱!
물고 썰리는 난장판 싸움.
처음 흉흉한 기세로 우위를 점했던 마수들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빠르게 부셔져 나갔다.
무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최대한 많이 죽여 놔야 됩니다!”
이에 유세현과 일행들은 베고 베고 또 베어 나갔다.
먼 치에서 바라보고 있던 양무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에 있었던 때와 달리 무시를 당해 잠시 열이 올랐던 양무원이었지만, 그는 지금 부마존답게 냉정을 되찾은 상태였다.
“강하군. 저 많은 인원들을...”
“확실히...처음에는 부마존께서 왜 저희를 소집 했나 싶었습니다만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최위가 동의했다.
최고수들은 현재 나서지 않고 요주의 인물로 추정되는 3명의 전력을 분석하고 있었다.
우선은 천마의 제자, 유세현.
“저놈이 사용하는 스킬...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해도 전부 보호할 수가 없습니다.”
“끌끌. 놈은 본좌가 직접 상대할 것이니 걱정 말거라. 최위와 곽성한, 흑혈대주만 나를 따르거라.”
“존명!”
그들은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창을 쓰는 남자, 이강호가 있었다.
마교의 넘버 7. 사무월이 쩝 입맛을 다셨다.
“저 화공을 쓰는 놈은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손톱을 깨물고 있던 여자가 반문했다.
“놈은 내가 잡고 싶은데? 내력이 상당히 맛있을 거 같아서 말이야.”
“내가먼저 점찍은 놈이다. 물러나라 백령.”
“호호, 그럴 순 없지. 저놈의 내력을 먹으면 왠지 모르게 경지가 한 단계 늘어날 것 같단...”
“그만. 만만히 볼 놈들이 아니니, 둘이 같이 처리하도록 해라.”
“충!”
상성에 맞게 대결구도가 나뉜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김주희를 바라봤다.
“저 여자는 누가 처리하겠느냐?”
“물 계열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군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크크. 나도 참가하지.”
열띤 모습을 보이는 최고수.
양무원은 지금 인원을 몰래 분산시켜 집합시킨 것에 대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이윽고 양무원이 손을 들었다.
“가라! 가서 신교의 힘을 보여 주거라!”
-스스슥.
지금까지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순식간에 자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 * *
-꿀꺽 꿀꺽.
술을 한 모금 들이킨 빙제의 눈이 흘깃 객잔의 입구로 향했다.
도통 열릴 생각 없이 여전히 굳건히 닫혀져 있는 문.
“허! 오거나 말거나!”
중얼거린 빙제가 술을 단번에 목뒤로 털어 넘겼다.
그때였다.
굳게 닫혀져 있던 객잔의 문이 덜컥 열렸다.
빙제를 포함한, 남성들의 눈이 단번에 입구로 향한다.
남성들의 눈동자는 혜성처럼 정말 반짝 빤짝 빛나고 있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남성들의 표정이 시무룩하게 변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홍일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빙제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후우...”
그는 김주희를 처음 마주한 순간 마음이 무척 아팠다.
손녀와 무척 닮았지만 그 속은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으니까. 괜히 손녀의 기억만 자극하는 인물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잊고 싶어 일부러 김주희를 밀어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화를 내고 호통을 쳐도 계속해서 다가와 친근하게 대했다.
속물적이지만 의외로 순박한 아이.
그래서일까?
사라지기 전까지는 눈에 가시였는데 막상 눈앞에서 안보이니 계속해서 그 아이의 얼굴이, 행동이 떠오른다.
‘흐음...이제 빙백신공(氷白神功)을 익히는 건 포기한 건가?’
자존심이 높은 무인들이나, 일확천금을 바라던 자들과 달리 김주희는 꽤나 근성이 있다.
물론, 그렇게 퇴짜를 놨으니 포기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이렇게 포기할 애처럼은 안보였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빙제의 뇌리 속에 문득 김주희가 헤어지기 전 한 말이 떠올랐다.
[내일 뵐게요 할아버지~]
‘음...뭐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건가?’
빙제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멈춰 섰다.
‘내가 누구 좋으라고 찾아가려는 거지?’
빙제는 다시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허나, 한번 자리 잡은 김주희의 생각은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빙제가 자리에서 다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궁시렁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에이! 나 원참! 찝찝해서 원 양의궁제나 보러 가야겠군! 그런데 그 양반 전수중이라고 했었지? 그럼 제자가 있는 여관에 있을지도 모르겠군.”
지독한 합리화.
경신술을 사용하여 순식간에 도착한 빙제가 여관의 문을 덜컥 열자 여관주인의 시선이 빙제에게 쏠렸다.
빙제는 목청을 가다듬었다.
“큼큼...여기 양의궁제 있는가?”
“예? 양의궁제 어르신이요?”
“그렇네.”
“아뇨, 이곳에는 안 머무십니다만...”
“그럼 그 제자는? 항상 창 짊어지고 있는 청년 말이야. 그리고 그...항상 같이 다니는 여자애랑.”
“어휴, 그분들이요? 그분들 찾으시는 거라면 지금 없어요.”
“뭔일 생겼나?”
손사래와 말투에서 이상함을 느낀 빙제가 자세히 캐물었다.
여관주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말도 마세요. 글쎄...”
이야기를 듣는 빙제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빙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여관 밖으로 빠져나왔다.
‘마교 놈들에게서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칼의 협곡으로 갔다고?’
칼의 협곡은 군데군데 솟아나 있는 큰 암석 덕에 처음 몸을 숨기기에는 좋지만, 한번 발각당하면 시야를 방해해줄 풀숲 같은 것이 없어 다시 숨기 힘들어진다.
즉, 그 장소에서 빠져나오려면 경신술을 이용해 적을 뚫어야 된다는 것인데 수적으로 불리한 상태에서 매복을 당한 것까지 고려하자면 웬만한 고수가 아니고서야 이게 가능할리가 없다.
검풍대주라는 자의 실력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신도 모르게 경신술을 사용하려던 빙제의 몸이 또 다시 우뚝 멈춰 섰다.
‘내가 왜 가야돼?’
그 3인조는 상당히 강하다. 무공의 경지만 제외하면 자신과 비슷할 정도로.
그런데 거슬린다. 자꾸 자꾸 신경이 쓰인다.
‘에라이이~!’
빙제는 욕을 내뱉으며 몸을 날렸다.
< 이중트랩(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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