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마왕 유세현-35화 (35/612)

마왕성(4)

유세현은 스켈레톤 킹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키아아!

스켈레톤 킹의 몸에서 다시 한 번 더 암흑투기가 터져 나왔다.

날렵하게 움직이던 유세현의 발이 순간적으로 움찔거렸다.

마치 덤프트럭이 몸 위에 올라가있는 듯한 느낌. 하지만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아압!”

유세현은 더욱 검을 매섭게 몰아치며 신성스킬을 사용했다.

신성이 암흑투기를 일부나마 중화시키며 몸이 그나마 한결 가벼워졌다.

키아아!

스켈레톤 킹은 괴음을 내며 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나, 괴물같이 높은 스텟을 지닌 유세현의 움직임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아이템까지 좋아지지 않았던가.

이는 범에 등에 날개가 달린 것과도 같은 이치였다.

“저거다! 다들 무기를 잡아!”

주위에 널려있는 무기의 존재의의를 깨달은 사람들 또한 너나 할 것 없이 무기를 짚었다.

이강호와 김주희도 전투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찾아 망령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깐 그 사이에 스켈레톤 킹은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갈비뼈가 떨어져나가고 흉골이 부서진다.

바깥에서 지켜보던 김주환과 생존자들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어, 어떻게 저럴 수가.”

“혼자서?”

무기가 박살이 난 처음에는 절대로 잡을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저들이 전멸한다면 그야말로 코인은 생존자들의 몫.

김주환은 내심 그들이 전부 죽기를 바랐다.

스켈레톤 킹은 김수현이 지니고 있는 스킬로 잡으면 되었으니까.

허나, 무기가 바뀐 지금 상황이 단번에 역전되어 고작 사람 한명이 단신으로 보스를 상대 한다.

마기병들을 여유롭게 상대하는 모습을 보며 뭔가 더 있으려니 생각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얼마나 스텟이 높으면...”

“크으...”

김주환의 이가 부득부득 갈렸다.

차이가 없는 것은 그나마 아이템 쪽이었는데, 그마저도 상대 쪽은 좋은 무장으로 점점 바뀌고 있었다.

김주환과 생존자들은 뛰어가 아이템을 붙잡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허나, 이는 처음했던 말을 번복하게 되는 일.

한 성질 할 것 같은 유세현이라는 남자가 추후에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야. 아이템은 끝나고 먹으면 된다. 끝나고...’

김주환은 주먹을 꽉 쥐고 마음을 다잡으며 옆에 있는 동생 김수현의 모습을 살폈다.

항상 자신감에 차 있던 표정이 꼿꼿하게 굳은 것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건, 안 좋아...’

어디까지나 절대 강자는 김수현이여만 했다. 아니 적어도 비등비등은 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힘이 전부인 이 세상에서 생존자들의 신망을 얻고 다룰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처음부터 같이해 온 사람들은 이미 그의 심복이 되었다.

‘틈을 봐야한다.’

같은 세상에 영웅이 셋이나 존재할 수는 없는 법.

김주환은 방도를 모색하기로 마음먹었다.

* * *

키아아.

스켈레톤 킹의 목뼈가 부서지며 생명을 잃은 무수히 많은 뼈들이 조각조각 지면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아직 몇몇 군인들은 무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도 못했을 때 발생한 상황이었다.

“허...대단하군.”

가세하려 뛰어오던 정동호 중사가 혀를 찼다.

애초에 그들에게는 도움은 필요 없었다.

그저 선택권을 주었을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가락만 빨고 잇을 것이냐. 아니면 코인이라도 받아먹겠느냐.

‘하지만 이래서는 코인을 받아먹기도 뭐하군...’

피해는 팔이 잘려나간 소대원 1명. 그마저도 응급처지를 끝내 절단 부위가 점점 붙고 있는 도중일 뿐더러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스킬이 붙은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

한 일이 거의 아무것도 없는데 어찌 코인의 양도를 원할 수 있겠는가.

“자네들 정말 대단하군.”

“아뇨. 별거 아닙니다.”

대충 말을 흘려듣는 유세현의 두 눈이 바닥에 박혀있는 있는 병장기를 향했다.

이정도의 아이템이라면 두세 개 정도는 더 들고 예비로 사용하면 좋다.

허나, 무기들은 유세현의 손에 닿기 무섭게 으스러져 내렸다.

스켈레톤 킹에게 죽으면서 저주 또한 사라져 그 효과를 다한 것.

“이, 이런...”

“젠장. 무기가...”

재빨리 달려온 생존자들의 입에서 침음이 터져 나왔다.

‘뭐, 어쩔 수 없지.’

유세현도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켈레톤 킹의 시체를 살폈다.

힘 코인 4개에 민첩 코인 3개 그리고 스킬 북이 떨어져 있었다.

유세현의 눈이 번뜻 빛났다.

그 또한 내심 친우 이강호처럼 레전더리 스킬을 가지고 싶었다.

지금이야 프로즌 디퓨전이 굉장히 쓸만하다 지만 효과가 정해져있는 만큼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반면 레전더리는 마력량에 비해 끝도 없이 강해진다고 한다.

그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에 본능적으로 탐이 났다.

‘제발 레전더리 스킬북이여라!’

유세현은 곧장 정보를 살폈다.

스킬명: 암흑 투기.

등급: 유니크 [S Rank]

상세정보: 어둠의 마력이 의미하는 것은 죽음. 오랜 시간 적들과 싸우며 살아남은 스켈레톤 킹이 마왕에 눈에 띠어 얻게 된 권능 입니다. 사용자의 육체를 보다 더 강하게 만들어 주며, 사용자보다 강한 정신력을 소유하지 못할시 대적자는 육체의 제어와 전투의 의지를 상실하게 됩니다. 단, 어둠의 마력의 사용자가 아닐시 효과가 일정수준으로 제한됩니다.

사용능력: 육체강화. 심신제압.

소비마력: ??

‘오!’

레전더리보다 등급이 한 단계 하위인 것은 좀 아쉬웠으나, 랭크로 보나 스킬효과로 보나 대단하기 그지없었다.

‘장난 아니군.’

스킬효과를 확인한 이강호의 눈 또한 살짝 커졌다.

유니크라는 등급은 레전더리의 하위가 맞지만. 실질적으로 보았을 때 이 스킬은 자신이 익힌 레전더리 F Rank 1서클 마법보다도 좋았다.

희소의 가치.

암흑투기는 판도라에서도 얻을 래야 얻을 수 없는 그만큼의 희귀한 스킬이었기 때문이다.

이걸 익히게 된다면 의도치 않게 발생될 다인전 전투에서 웬만한 조무래기들은 굳이 상대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전투능력을 상실한다.

회귀 전 김수현을 패왕의 구도로 올려주는데 일조한 스킬.

‘이 스킬도 여기서 얻은 거였군...생각도 못했는데.’

본래라면 이 수준의 던전에서 이정도의 스킬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또한 본래의 스켈레톤 킹이었다면 이렇게 단순무식하게 싸우지도 않았을 것이다.

언데드 군단을 일으켜 물량공세를 펼치고 그래도 불리하다면 물러나 추후를 도모할 줄 아는.

천족과 드래곤에게도 큰 골치거리였던 마족의 대장군.

분명 이곳이 튜토리얼의 세계인데다가, 아직 많이 미흡한 초심자라는 메리트가 적용된 것이리라.

‘하지만 이런 스킬을 계속 줄 리가 없지.’

추후 여타 생존자들이 우연히 라도 마왕성에 들렀을 때, 스켈레톤 킹은 아마 두 번 다시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유세현이 스킬북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강호야 이건 내가 먹는다.”

“그래.”

태양심법의 양도를 미리 약속 받은 만큼 이강호는 흔쾌히 첫 유니크 스킬을 양보했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흘리고 있던 중사 정동호가 재빨리 입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코인을 4개만 받겠네. 본래라면 한 일이 별로 없는 만큼 받지 않는 게 정상이겠지만 우리도 부상자가 있어서...”

“그렇게 하시죠.”

유세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를 벌이면서 느낀 스켈레톤 킹의 능력치는 F랭크 중에서도 최상이었다.

수준으로 보자면 95%정도.

반대로 말하자면 이는 E랭크가 아니라는 뜻.

어차피 많이 먹어도 잘 올라가지 않는 스텟에 지금 굳이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고맙네.”

“아니에요.”

그들은 각자 코인의 분배를 끝 맞췄다.

하지만 이것이 보상의 끝이 아니었다.

툭!

다 부셔져 가는 허름한 전장위에서 의자위로 무엇인가가 뚝 떨어졌다.

세 사람의 고개가 동시에 갸웃 기울어졌다.

암흑투기 스킬에서 그러했듯 태양심법의 입수경로와 주의사항을 제외하곤 이강호 또한 마왕성의 이야기를 풍문으로 대충 들은 정도기에 사실상 잘 알지 못한다.

“이건...”

의자위에는 자그만 한 상자가 놓여 있었다.

조심스레 유세현이 뚜껑을 열자 김주희의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반지가 있었다.

그것도 단순한 반지가 아니라 중심부에 푸른 사파이어가 박혀 영롱하게 빛을 내고 있는 금반지가.

아이템명: 약속의 반지

등급: 레어 [A Rank]

상세정보: 생전 스켈레톤 킹 레오릭이 신변을 위협받는 연인 아델리아에게 선물하려 했던 반지입니다. 푸른 사파이어에는 정령과의 약속이 담겨있습니다. 사용자는 정령과의 계약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됩니다.

사용능력: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와의 계약 기회(일회성).

김주희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말하고 졸라봐야 유세현과 이강호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

그렇기에 그녀는 그저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반지를 지긋이 쳐다봤다.

그 눈이 어찌나 노골적인지 그녀를 처음 마주하는 군인들조차도 낌새를 눈치 챌 수 있을 정도.

유세현의 두 눈이 슬그머니 김주희에게 향했다.

‘그러고 보니 김주희는 아무 스킬도 가지고 있지 않았지.’

적어도 그녀는 3차 튜토리얼까지 같이 갈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또한 크낙사스 사건이후 능동적으로 움직여 보기 좋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그러니 주지 못할 것은 없지만.’

사용 능력 창에 써져있는 계약 기회라는 말이 신경 쓰였다.

저 말은 분명 누구나 다 계약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과연 김주희가 계약을 할 수 있을지...’

유세현은 의구심이 드는 만큼 김주희에게 바로 건네지 않고 먼저 이강호에게 물었다.

“야 강호야. 물의 정령이란 것도 알고 있냐?”

“물의 정령? 물론. 알지.”

“뭔데 그게?”

“음, 그건 말이야...”

정령들은 다른 차원의 존재하는 생명체들이었다.

무수히 많은 종족이 억지로 판도라로 끌려온 가운데, 끌려오지 않은 정말 운이 좋은 종족.

물의 정령의 경우에는 물의 마법과 치유 마법이 특기로 계약을 하면 일정 마력을 나눠 주는 것으로 도움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정령들도 생명체 인지라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으면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불의 정령일 경우 화끈함, 땅은 우직함, 바람의 경우에는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인 물의 정령은 천진난만하고 고운 마음씨를 요구한다.

“음...천진난만하고 고운 마음씨라...”

유세현은 힐끔 김주희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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