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252화 (252/261)

252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미국 오션 본사 구내식당을 보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직원 전용 구내식당을 새로 만들라고 지시하여 어제 새로 오픈하였다.

기존 구내식당은 사옥 내 다른 회사 사람들도 많이 사용하기에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직원 구내식당은 인테리어도 고급 식당처럼 꾸미고 메뉴도 기존 배식 방식에서 뷔페처럼 꾸몄고 반찬이나 음식 종류도 더 늘렸다.

어제 갔는데 진짜 고급 뷔페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인테리어를 잘 꾸몄다.

다만 아쉬운 점은 뷔페가 아니라 구내식당이라 뷔페처럼 음식 종류가 많지 않다는 거다.

그래도 직원 전용 구내식당을 이용한 직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앞으로는 일반 음식점 대신 매일 직원 구내식당을 이용하겠다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한 결과이다. 무료에 고급스럽게 꾸민 식당에서 무료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나도 대만족이었다.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는데 HQ 컨설턴트 장기호 팀장이 들어왔다. 어제저녁에 오늘 오겠다고 연락이 왔었다.

“안녕하십니까? 고문님!”

“안녕하세요? 앉으세요.”

“네.”

소파에 앉았다.

“인수 작업은 잘되고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진성 측에서 협조적으로 나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끝날 것 같습니다.”

협조적이라도 너무 빨리 끝나는 거 아닌가?

“벌써요?”

“네. 진성 측에서 숨기는 것이 없이 모든 자료를 다 주니 우리가 찾아야 할 시간이 절약되는 겁니다. 그래서 빨리 끝날 수 있는 겁니다.”

작은아버지가 매각하겠다고 선언하고 매각에 협조하라고 한 결과 같다.

“다행이네요. 직원들 분위기는 어떤가요?”

“직원들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다른 곳에 매각되는 것도 아니고 진규촌 회장님의 장손자에게 매각되는 거라 빨리 매각되어 새로 시작했으면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빨리 매각을 끝내려고 매우 협조적으로 나오는 겁니다.”

“실사하니까 재무 상태는 어떤가요?”

미간을 찌푸렸다.

“한마디로 개판입니다. 부도나거나 청산 당하는 회사들의 재무 상태가 매우 나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 해도 신기할 정도로 매우 나쁩니다. 인수하시더라도 정상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테고 자본도 많이 투입하셔야 할 겁니다.”

“그렇겠죠. 생각하고는 있어요.”

“아! 그리고 윤학훈 전무하고는 잘 아시는 사이입니까?”

“절 잘 안다고 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참견을 하는데 귀찮아 죽겠습니다.”

윤학훈 전무는 내부에서 무너트리고 날 도와줄 무기로 이용하려고 했는데 작은아버지의 전격적인 커밍아웃으로 인해 써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 간신 같은 자는 필요 없었다.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작도 못 했으니 토사구팽은 아니지.

“그냥 무시하세요.”

“알겠습니다.”

서류 봉투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중간 보고서입니다. 그럼 저는 가 보겠습니다.”

“왔다가 벌써 가요?”

“가서 빨리 마무리 짓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간단히 중간보고하러 온 겁니다.”

“그래요. 인수 다 끝나면 같이 식사 한번 해요.”

“알겠습니다.”

장기호 팀장이 가고 중간 보고서를 보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진민재입니다.”

(사장님! 강성중입니다.)

“그래.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 있어야만 전화해야 합니까?)

“네가 용건 없이 전화할 일이 없잖아?”

(용건이 있기는 있습니다. 사장님! 내일 월드컵 이탈리아랑 8강 진출 경기하잖습니까? 거리 응원 가려고 하는데 사장님도 같이 가자고 전화했습니다.)

“상철이도 간데?”

(네. 나영이도 같이 갈 겁니다.)

내가 거리 응원가고 싶으면 커피숍 문 닫고 가라고 했었다.

예선전에는 거리 응원가지 않고 커피숍에서 응원했었는데 16강에 진출하자 거리 응원을 가려는 모양이다.

근데 난 이미 한국이 4강에 오른다는 것을 알고 이미 봤던 경기라 그다지 흥미는 없었다.

“넌 누가 이릴 것 같은데?”

(양 팀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이탈리아가 우세하여 이길 것 같지만 기적을 바라면 한국이 이기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아닌데. 내가 보기에는 한국 전력이 더 우세해. 내가 분석하기로는 한국은 4강까지 진출할 거야. 이탈리아전은 2대1로 한국이 승리할 것이고.”

(한국이 4강이라뇨? 지금 희망 사항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말도 안 됩니다.)

“뭐가 말이 안 돼? 객관적인 분석으로 말하는 거야. 내 말이 틀리나 맞나 두고 보면 알겠지.”

(제발 사장님 분석이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날 믿어. 믿는 자에게 복이 있는 거야.”

(사장님 말대로 이탈리아를 이기고 4강까지 간다면 사장님이 하라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정말이지?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다.”

(저는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무제한이 아니라 딱 한 번만입니다.)

한 번이라도 넌 나한테 올가미에 걸린 거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는데.

“약속 지켜. 희수랑 배 대리가 간다고 하면 나도 갈게.”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일어났다.

안으로 들어가자 심용철 과장 아니 얼마 전에 부장으로 승진했으니 심용철 부장이 나를 보고 일어나며 인사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고문님!”

팀원들도 말없이 고개 숙여 인사하였다.

“다들 안녕하세요?”

“앉으십시오.”

“네.”

회의용 테이블에 앉자 테이블 한쪽 편에 있는 노트북이 눈에 들어왔다.

“저건 가보네요.”

“네. 맞습니다.”

심용철 부장이 맥북을 개발했다고 하여 온 거다.

ㅇ션 패드는 이미 개발이 끝나 지금 생산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물량을 생산하면 그때 전 세계를 상대로 출시할 예정이었다.

“테스트는 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테스트한 결과 이상은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 테스트를 진행할 겁니다.”

“그래요. 출시도 중요하지만 문제없는 제품을 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니 테스트를 많이 해 봐야 해요.”

“그렇기는 하지만 맥북은 주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주를 이루기에 고문님께서 개발하신 OS가 워낙 뛰어나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이미 충분한 테스트를 거쳤기에 문제가 없습니다.”

내가 맥북 OS를 신경 많이 써서 개발하기는 했지만 처음 개발하는 거라 나도 모르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

“제가 신이 아니라서 문제 있는 부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 그걸 찾아야 하거든요.”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맥북을 출시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윈도우처럼 업데이트로 해결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는 하네요. 그럼 소프트웨어는 나중에 업데이트로 해결하면 되지만 하드웨어는 한번 출시하면 끝이기에 하드웨어 테스트를 중점적으로 하세요. 이상이 없다면 그때 생산에 들어가죠.”

“알겠습니다.”

“다른 점은 없나요?”

“네. 없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그렇지만 팀원들도 테스트하다 보니 맥북 OS를 PC에서도 작용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윈도우가 PC OS 독점인데 OS를 출시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볼 게이트랑 약속했기에 그럴 수는 없다.

내가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주어야 하는데 나로 인해 윈도폰이 나오지 않았으니 나도 약속을 지켜야지.

“우리는 맥북만으로도 충분해요.”

“고문님께서 힘들게 개발하신 건데 맥북에만 사용하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그렇습니다.”

“저는 하나도 안 아쉬워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션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다는 이점도 커요. OS를 공개하면 너도나도 PC나 노트북에 사용할 텐데 그럼 오션만의 강점이 없어지는 거예요. 오션 OS는 오션만 사용해야 그 빛이 발하는 거예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아! 그런 점도 있었네요. 오션만의 색깔이라 아주 좋습니다.”

“그러니까요. 우린 차별성을 두어 오션만의 색깔로 계속 나가야 해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맥북도 개발했는데 저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 됩니까? 제가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습니다.”

심용철 부장에게 무엇을 하라고 할까?

오션 패드나 오션 맥북을 금세 개발하니 이번에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을 시켜야겠다. 근데 지금 기술로 가능할지 모르겠네.

반도체 기술도 따라와 주어야 하는데. 몰라! 놀면 뭐해? 되든 안되는 해보라고 해야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할 수도 있으니까.

“제가 다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션 워치예요.”

“시계를 개발하자는 겁니까?”

“시계이긴 한데 그냥 시계가 아니라 스마트 시계이죠. 오션폰처럼 기존 핸드폰을 벗어나 핸드폰의 새로운 경지를 연 것처럼 오션 위치도 기존 시계를 벗어나 새로운 시계의 경지를 열자는 거예요.”

내 말이 끝나자 심용철 부장의 눈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스마트 시계라면 어떤 기능이 들어가는 겁니까?”

“스마트 시계에는…….”

망고 위치 기능을 설명해 주었다.

“제가 말한 기능들을 전부 구현하려면 현재 기술로는 힘들 수도 있어요.”

놀랍다는 표정을 짓는 심 부장이었다.

“그 작은 시계 안에 여러 가지 기능이 들어간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고문님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다는 겁니다. 전자시계 하면 시간을 보고 알람 기능이 있는 것만으로 생각하지 작은 시계 안에 여러 가지 기능을 넣을 생각을 하시다니 저는 생각지도 못하였습니다.”

“제가 말한 것처럼 작은 시계 안에 여러 가지 기능을 전부 집어넣는 것은 지금은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러니 일단 구현 가능한 것부터 개발하면서 하나둘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될 거예요. 그리고 특히 혈당을 재는 기능은 꼭 구현했으면 해요. 지금도 당뇨 환자들이 많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뇨 환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거예요. 혈당을 재려면 피를 내어 재는데 번거롭고 피를 내야 해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피를 뽑지 않아도 자동으로 오션 워치에 혈당이 나오도록 하면 무척 편리할 거예요. 그럼 혈당 조절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가 있겠죠.”

“무 채혈 혈당 측정 기술이라 쉽지가 않겠습니다.”

“그렇기는 해요. 하지만 불가능 것은 아니에요.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피부 속으로 쏘아 혈당 수치를 재는 방식으로 하면 돼요.”

“레이저를 이용하면 가능은 합니까? 다른 방식을 이용하는 것은 없습니까?”

“현재로서는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쉽고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거예요.”

심 부장이 웃으며 말하였다.

“오늘부터 레이저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렇죠. 레이저에 대해 잘 알아야 개발이 가능할 테니까요.”

꼭 해내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가 얼굴에 나타났다.

가만 보면 심용철 부장도 일 아니 개발 중독자가 맞다. 에릭이나 염중섭 대표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금세 개발하기는 힘들 테니 한동안 심용철 부장이 할 일이 생겼다.

무 채혈 혈당 측정은 망고사 CEO인 스티븐 잡스가 살아생전에 무척 관심을 쏟았던 분야이고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보다 더 극비리에 추진된 프로젝트였다.

아마도 자신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였던 것 같았다.

결국은 그걸 보지 못하고 사망하기는 했지만, 훗날 망고사에서 결국 개발하게 된다.

특정 레이저 파장을 이용했다는 것만 알지 어떻게 구현하는지는 자세하게는 모른다, 알면 심 부장에게 알려 줄 텐데. 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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