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빨로 FA 천억 포수-58화 (58/203)

58화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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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힌다, 숨 막혀.”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늦여름의 열기 때문만은 아닐 거다.

지난 두 경기에서 20점 가까이 뽑아냈던 타선이 오늘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피닉스도 1회 기회를 놓친 후 점수를 못 뽑은 건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경기에선 출루조차 쉽지 않았다.

“수호야, 오늘 존 어떠냐? 위아래로 좀 넓지?.”

최치호가 삼진을 당하고 짜증 나는지 인상을 쓰면서 물었다.

존을 확인하는 건 그날 공을 받는 포수에게 묻는 게 정확해서 종종 묻곤 했다.

“네. 좌우는 비슷한데 확실히 위가 넓어요.”

“하, 어쩐지. 피닉스 애들이 높은 공에 죄다 휘두르더라.”

가뜩이나 리그 최상위권 투수들의 경기인데 존까지 평소보다 넓으니 양 팀 타자 모두 고전 중이었다.

4회까지 우리는 한 명도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고, 피닉스는 1회에 단 한 명뿐.

그리고 최치호의 뒤를 이어 오준혁마저 높은 공에 헛스윙하며 터덜터덜 들어오고 있었다.

“마, 이런 경기일수록 실책 한 번 나오면 게임 망가진다. 다들 단디 집중해라.”

“행님은 수비 안 한다고 너무 쉽게 얘기하는 거 아닙니까?”

오늘 라인업은 채지훈이 1루, 강주호가 지명타자, 그리고 이주학이 유격수였다.

“그래서 뭐, 그럼 네가 지타 가던지.”

“에헤이, 무슨 말을 그래 합니까. 홈런이라도 하나치고 말하이소. 맞제?”

채지훈이 갑자기 가만히 있던 내 옆구리를 툭툭 찔렀다.

“홈런 치실 때가 되긴 했죠.”

강주호는 후반기에 홈런이 거의 없었다.

“캬, 행님 막내가 함 쳐달라고 안 합니까.”

“후,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지.”

4회까지 퍼펙트를 당하고 있는 것 치곤 이런 농담을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확실히 최근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는 팀이라는 게 느껴진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고, 특히 오늘 선발은 허하준이었으니까.

거기에 화룡정점을 찍는 사람이 있었으니.

“제가 치겠습니다!”

“마, 니가?”

“예!”

하이애나처럼 대화에 끼어들 타이밍을 엿보던 이주학이 갑자기 번쩍하고 손을 들었다.

그걸 보자 강주호가 고개를 저으면서 소리쳤다.

“후, 이놈이나 저놈이나. 헛소리 하지 말고 빨리 수비 하러 나가!”

“넵!”

이주학이 쏜살같이 글러브를 들고 사라졌다.

어후, 동기 잘못은 내 잘못이지.

“선배님, 제가 대신 사과....”

“너도 빨리 나가!”

“넵!”

장비는 이미 다 착용한 상태라 강주호의 호통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위기 좋은데?”

“그쵸? 이번 이닝도 빨리 끝내고 들어올까요?”

“좋지.”

분위기가 진짜 나쁘면 저런 큰소리도 못 친다.

잘못하면 진짜 팀 케미가 박살 나버린다.

허하준과 웃으면서 가볍게 미트를 맞대고 각자의 자리로 향했다.

존이 넓다는 건, 특히 상하 폭이 넓은 건 허하준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과 다름없었다.

허하준의 주 구종은 빠른 포심과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

5회 초, 5번 타자부터 시작된 피닉스 타선을 전부 삼진으로 잡아내는 데 던진 공 개수는 채 15개를 넘지 않았다.

어느 정도 높게 들어온다 싶으면 모두 방망이가 나왔고, 높이 오는 듯한 스플리터에 모두 방망이를 헛돌리기에 바빴으니까.

물론 이건 피닉스 타자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우리도 높은 공에 헛스윙하는 건 마찬가지.

근데 공을 받다 보니 존에서 뭔가 느껴졌다.

이닝을 끝마치고 다시 돌아온 더그아웃.

선두타자인 강주호는 이미 대기 타석에서 몸을 푸는 중이었다.

나도 빠르게 장비를 풀고 강주호에게 다가갔다.

“선배님, 아직 확실하진 않은데, 몸쪽이랑 바깥쪽 높은 존이 차이가 조금 납니다.”

“그래? 어떤데?”

“몸쪽 높은 공은 공 한 개 정도 넓은데 바깥쪽 높은 공은 몸쪽에 비해 반 개 정도 좁습니다.”

3회부터 이질감이 들었던 존이었는데, 이번 이닝을 거치면서 확신이 들었다.

둘 다 평소보다 후한 건 마찬가지지만, 투수는 이런 사소한 차이에도 흔들리기 쉽다.

“오케이. 땡큐.”

그리고 강주호는 이런 정보를 리그에서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타자였고.

존이 넓으면 투수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투수는 보통 넓은 존을 이용해 공을 약간씩 빼면서 헛스윙을 유도하려고 하고, 타자는 그에 맞춰 웬만한 공에도 전부 방망이가 나갔다.

강주호 역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냈다.

“파울!” “볼!” “스트라이크!” “파울!” “파울” “볼!”

뛰어난 선구안과 컨택으로 2-2까지 끌고 온 상황.

“볼!”

일곱 번째 공을 던진 에릭 니콜라스가 굉장히 아쉬워했다.

방금 그 코스가 바로 바깥쪽 높은 포심.

그리고 대망의 8구째.

-따아악!

몸쪽 높게 들어온 공을 제대로 당겨서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우와아아아!”

“강주호! 강주호!”

“은퇴하지 마요!”

퍼펙트를 깨버리는 홈런에 괴성인지, 함성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모를 소리가 들렸고 강주호는 당연하다는 듯 느긋하게 베이스를 돌았다.

“네 덕분에 오랜만에 하나 쳤네. 고맙다.”

“진짜요?”

“어. 마지막에 바깥쪽 높은 공 오길래 하나 봤는데 볼을 주더라고? 이번에 몸쪽 높은 공 한 번 노려봐.”

정보가 도움이 됐다고 하니 다행이다.

강주호는 뒤에서 대기 중이던 잭 미켈에게도 짧게 말을 하고 자신을 기다리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타석에 들어갔지만, 홈런으로 퍼펙트가 깨진 탓에 포수는 마운드에 올라가 있었다.

천천히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존이 넓은 탓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자주 나오는 상황.

상대 배터리가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아까 그 공 때문에 바깥쪽 높은 공을 던지는 건 꺼려질 것이다.

몸쪽보다 존이 좁은 바깥쪽 높은 코스에 잘못 던졌다간 한 방을 허용하기 십상이다.

심지어 방금처럼 결정구로 던졌는데 볼이 되어버리니 투수의 멘탈이 조금 흔들리는 게 보였다.

하지만 몸쪽 높은 곳은 여전히 판정이 후하다.

‘투수가 그 공을 포기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엔 절대 포기 못 한다.

포수가 다시 자리로 돌아왔고, 사인 교환 없이 곧바로 투수가 투구를 시작했다.

아마, 마운드에 올라가 있을 때 초구에 대해 얘기를 했던 거겠지.

물론 나도 그동안 생각을 정리한 상태였으니, 별 상관없었다.

그리고 투수와 포수, 그리고 내 생각은 정확하게 일치했다.

‘몸쪽 하이패스트볼.’

-따아악!

존보다 공 하나가 높게 빠지는 코스.

즉, 평소라면 절대 치지 않을 높이로 공이 들어왔지만, 이미 노림수를 가지고 있었던 코스였다.

“우와아아아!”

“미쳤다! 김수호!”

두 타자에게 던진 같은 코스의 공.

그리고 같은 결과.

두 번의 스윙에 2점.

아주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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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새끼.”

“아, 또 왜 그래.”

어제는 이호민, 오늘은 이주학.

어디서 떼쓰는 법을 전문으로 배우는지, 이번엔 이주학이 옆에 와서 이러고 있다.

“왜 너 혼자 강주호 선배님 팁을 독차지하냐고. 공유 좀 해줘.”

그러면서 약간 목소리를 낮춰서 말하길래 일부러 큰 소리로 되물었다.

“뭐? 강주호 선배님 팁을 듣고 싶다고!?”

“미친놈아···! 목소리 낮춰!”

생긴 건 무슨 하스와 손잡고 미국을 주름잡는 2인조같이 생겨놓고 안절부절하는 게 인지부조화가 왔다.

“네가 그냥 물어보면 되잖아. 강주호 선배님은 그런 쪼잔한 사람 아니라니까?”

“됐다, 됐어. 치사한 새끼. 혼자 잘 먹고 잘살아라.”

그러면서 삐져서 도망가려고 하길래 괜히 미안해져서 붙잡았다.

“아니, 내 말은 직접 듣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이지.”

“내 상황 알고서 그러냐?”

“애초에 그런 강주호 선배가 그렇게 쪼잔한 사람으로 보이냐? 내 말만 들어봐.”

그러면서 슬쩍 무언갈 건네줬다.

“이게 뭐야?”

“효과 죽이는 물건인데, 어때 한번 써볼래?”

“어?”

반신반의한 눈치였지만, 내가 이어서 설명하니 어느 정도 수긍한 눈치였다.

“시발, 진짜지? 효과 좋은 거 맞지?”

“어. 확실하다니까.”

“효과 없기만 해봐, 그땐 가만히 안 놔둬.”

그러면서 물건은 챙기고 주머니에 바로 숨기는 게 어이없었다.

잠깐, 근데 대화 내용을 복기하니까 뭔가 이상한데.

“이주학 생긴 거 때문에 더 그러네.”

아무튼 효과가 있길 바란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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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학은 김수호가 준 하얀색 물건을 손에 쥐었다.

‘이런 게 효과가 있다고?’

김수호가 본인을 놀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홈런을 너무 치고 싶었다.

물론 이주학은 홈런 타자가 아니다.

고등학생 시절 통산 홈런은 5개, 2군에서도 1개밖에 없다.

그런 타자가 1군에 오자마자 홈런을 치게 만드는 건 강주호가 아니라 강주호 할아버지가 와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래도 기운이라는 게 있지 않던가.

‘후, 근데 너무 무서운데.’

강주호.

이 세글자만 들어도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마린스의 살아있는 전설과 최악의 첫 만남.

거기에 강주호가 숨을 쉴 때 이산화탄소와 같이 나오는 포스에 숨이 멎을 것 같다.

그때, 머뭇거리는 이주학을 눈여겨보던 하스가 다가가서 말했다.

“주학, 심호흡.”

어눌한 한국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자 숨쉬기가 편해졌다.

‘그래. 할 수 있어.’

레타쿠시여, 제발.

김수호가 이럴 때 도움이 되라고 소개시켜준 레타쿠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도움이 됐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채지훈과 얘기 중이던 강주호 앞에 갔다.

“저, 선배님.”

“어?”

“부탁 하나만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뭔데.”

단답으로 말을 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

하지만 하스와 함께 단련한 심호흡을 하면서 주머니에서 김수호가 준 물건을 꺼냈다.

“사인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숙인 이주학은 몰랐지만, 강주호는 멀리서 여길 바라보고 있는 김수호를 보고 눈치를 챘다.

김수호가 처음 만났을 때 했던 것과 똑같았다.

‘아오. 저 놈이.'

이주학에 대한 나쁜 마음은 없다.

그땐 장난이었을걸 알고 있고, 오히려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가 자신을 볼 때마다 겁에 질리는 모습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먼저 다가가지 않은 건, 애초에 강주호가 그런 사람이라 그렇다.

아무튼 상황 파악이 된 강주호가 이주학이 내민 물건을 바라봤다.

‘어, 이건....’

“와, 행님 이거 그 한정판 아닙니까? 그, 머냐, 예전에 6관왕 했을 때 그거.”

미국으로 가기 직전 타이틀 홀더 6관왕을 기념으로 만들어진 선수 카드.

지금 와선 구하기도 힘든 물건인데 이게 왜 이주학한테, 아니 김수호한테 있었던 걸까.

“후.”

강주호의 한숨을 듣자 이주학의 몸이 완전히 굳었다.

“마, 고개 들어봐라.”

고개를 든 이주학이 강주호와 눈이 마주치자, 눈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얜 좀 스무 살 같네.’

김수호는 애초에 첫 만남부터 머리가 컸다.

말만 리틀 강주혼줄 알았는데, 성격도 빼다 닮은 게 영.

거기에 실력도 닮아서 알려주는 맛이 없었다.

아까도 몸쪽 높은 공을 노리라고 했더니 바로 넘겨버리는 걸 보면 말이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얼굴도 닮았지. 음.'

김수호의 얼굴을 떠올린 강주호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앉아봐. 이건 내가 투수들 정리한 노튼데....”

“아, 행님! 왜 또 나만 안 보여줍니까!”

“넌 저기로 꺼져.”

그리고 이 장면은 그대로 중계에 송출이 됐다.

[지금 이주학 선수가 강주호 선수한테 뭘 건넸군요?]

[예. 저게 뭘까요?]

[글쎄요. 나중에 직접 물어보시죠.]

[예. 제가 책임지고 알아 오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주학 선수 눈에 살짝 눈물이 고인 것 같은데···.]

[강주호 선수가 조금 무섭게 생기긴 했죠.]

[하하하, 그렇긴 합니다.]

[강주호 논란 터졌다 ㄷㄷ]

(사진)

- 우리 팀 막낸데 강주호가 경기 중에 울렸네.

ㄴ 막내라고? 생긴 건 조직 보스랑 오른팔인데?

ㄴ 와, 마린스 이젠 얼굴로 야구하네 ㄷㄷ

ㄴ 김수호랑 동기임? 진짜?

ㄴ 원래 저렇게 안 생김. 이번에 훈련 빡시게 해서 그래

ㄴ ㅋㅋ 그런 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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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학에게 준 카드의 출처는 아버지가 그동안 모아오셨던 것 중 하나였다.

어차피 사인받아오라고 주신 거니까 괜찮다.

그보다 문제는 이쪽인데.

“홈런치면 세레모니는 어떻게 하지? 1루를 지나가면서 팬들한테 뭐라도 해야 하나?”

아까 강주호한테 교육받고 오더니 계속 이 상태였다.

내 잘못이지 뭐.

아무튼 경기는 7회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2대0이었다.

퍼펙트가 깨졌지만, 에릭 니콜라스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허하준 역시 1회와 6회에 허용한 안타를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이제 마지막 고비만 넘으면 된다.

3번 타자부터 시작하는 7회 초 피닉스의 타선.

아무리 허하준이라 해도 경기 후반 공에서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더군다나 2점 차라면 한 방에 따라잡힐 수 있는 점수.

그런 만큼 이번 이닝 선두타자로 나온 3번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했다.

하지만 가운데에 들어온 공을 그대로 밀어 치면서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황인재와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만나게 됐다.

황인재의 오늘 경기 성적은 2타수 2삼진.

‘스플리터가 통할까?’

두 타석 다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번 타석에서도 충분히 경계하고 있을 터.

생각이 조금 복잡해서 사인 전달이 늦어졌는데, 그때 황인재가 툭하고 내뱉었다.

“쫄았냐?”

“내가? 네가?”

“넌 생각이 길면 맨날 삽질하던 거, 모르냐?”

“네가 뭘 안다고.”

“너, 날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지?”

“어?”

“나도 똑같아. 내가 널 제일 잘 알아. 너보다 더.”

그 말을 끝으로 황인재의 말이 끝났지만, 내 머릿속엔 계속 그 말이 남아있었다.

결국 초구에 바깥쪽에 빠지는 볼을 요구했고, 황인재는 그걸 그대로 지켜봤다.

황인재가 날 제일 잘 안다는 말, 그건 사실일지도 모른다.

아니, 맞겠지.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럼 내가 여기서 할 결정도 알겠냐?’

두 번째 요구한 공은 몸쪽 포심.

황인재의 방망이가 기다렸다는 듯 나왔지만, 제대로 쳐내기엔 깊은 코스였다.

-따아악!

“파울!”

3루 파울 라인을 벗어난 공이 외야 펜스를 때렸다.

하지만 항상 똑같은 허하준의 표정처럼 나도 내색하지 않고 곧바로 공을 전달했다.

이번엔 가운데로 떨어지는 스플리터.

“스트라이크!”

이번 공은 흘려보낸 황인재였지만, 절묘하게 존에 들어왔다.

이로써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흥분하지 말자.’

공을 던지는 건 마운드에 올라가 있는 허하준.

내가 할 일은 흥분하는 게 아니라, 오늘 내 손으로 받았던 공 중에 가장 좋았던 공을 요구하는 것.

그리고 곧 웃는 모습과 함께 투구판에서 발이 떨어졌다.

-퍽!

공이 미트에 박힐 때까지 황인재의 방망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곧, 심판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트라이크 아웃!”

바깥쪽 낮은 코스에 날카롭게 들어온 공.

프레이밍 조차 필요 없는 완벽한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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