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화. 하룬겔의 무덤
불변의 하룬겔.
역사책에도 그 이름이 실려 있는 유명한 마법사였다.
문제는 그 유명세가 결코 좋은 쪽이 아니라는 거지만.
“요 며칠 귀찮은 일이 많았다.”
어느새 대수림에 진입한 우리는 깊은 안쪽을 향해 들어가고 있었다.
세레나의 검법을 구할 겸 검술 지도나 좀 받아 보려 한 건데 대수림 탐방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
막시민이 앞장서서 걷고 이자벨과 내가 그의 뒤를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그리고 요 며칠 알게 된 건데 막시민은 의외로 말이 많았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나와 이자벨이 대놓고 돌아다니니 왕자라는 녀석이 계속해서 쫓아오더군.”
어떤 이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말하는 막시민을 보면 이 세상의 원리가 무력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랑디스의 왕자가 말입니까?”
“그래. 듣기로는 무슨 부탁이 있다고 하던데 내가 심부름꾼도 아니고 같잖아서 무시했다.”
막시민의 말에 속이 뜨끔했다.
안 그래도 검법이 있는 장소로 보내 심부름을 시킬 생각이었는데 괜히 말을 꺼내기 불편해지네. 물론 불편함과 별개로 부탁은 할 거지만.
대수림은 조용했다.
워낙 넓은 땅이라 그 면적을 다 재어 보지 못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오크들이 전쟁에서 진 이후에는 소란이 줄어들었다고 전해 들었다.
“하룬겔의 흔적은 수인족들의 땅에 있었다. 여기서 한참은 더 들어가야 하지.”
“일단은 따라 나오기는 했는데 그 흔적이라는 게 정확히 뭡니까.”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옆에서 나왔다.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견했어요. 다만 수인들의 영역 깊숙한 곳에 있어서 직접 들어가지는 못했고요.”
“그 무덤이 하룬겔의 무덤이라는 이야기입니까?”
“혹시 하룬겔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 봬도 게임을 할 때 세계관 공부를 조금 했었던 나다.
물론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함이지 흥미가 있어서 했던 건 아니지만 하룬겔쯤 되는 유명인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뒷이야기도.
“역사에 적힌 그의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신기하네요. 흔히 알려진 이야기는 아닌데. 제가 아는 것과 같은지 한번 들어 봐도 될까요?”
하룬겔은 흑마법사였다.
제국이 세워지기 전에 존재했던 까마득히 먼 존재.
그때는 흑마법사에 대한 박해도 없었다고 알고 있다.
“세간에 알려진 극악무도한 악당이 아니라 로들렌 제국의 초대 황제인 에드먼드 대제의 동료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로들렌 제국을 세운 에드먼드 대제의 동료였으나 끝내는 배신당한 흑마법사.
그리하여 악당이라는 오명이 쓰인 비운의 마법사였다.
역사는 오직 승자의 것이었으니.
“제가 알고 있는 것과 같네요. 지금에 와서는 아는 이들도 적을 텐데 알고 계신 게 신기해요.”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야기가 편해졌네요. 에드먼드 대제의 동료였으나 결국 배신을 당한 하룬겔은 이 바야트라 대수림으로 도망치게 되죠.”
그건 나도 몰랐던 이야기다.
애초에 하룬겔이 집회의 창시자 중 1인이었다는 것도 몰랐으니 아직도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정보가 많았다.
“그건 몰랐습니다.”
“어머니께서 스쳐 지나가듯 이야기 해 주셨었어요.”
이자벨의 어머니라면 현 뱀파이어 퀸이다.
비록 지금은 행방불명된 상태라 곧 새로운 퀸이 탄생하지만 강력한 존재임은 분명했다.
뱀파이어 퀸의 보증이라면 하룬겔이 대수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는 이야기는 믿을 만하다. 하지만 그게 이들이 발견한 무덤이 하룬겔의 것이라는 증거가 되는 걸까.
“하룬겔의 흔적은 무덤이라기보다는 무덤을 지키고 있는 어떤 존재로 인해 확신할 수 있었어요.”
“무덤을 지키는 존재? 가디언이 있었던 겁니까?”
“네. 용아병(龍牙兵)이 있었죠.”
용아병!
이제는 만들 수도 없는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언데드였다.
왜 막시민과 이자벨이 그토록 확신을 가지고 말했는지 알겠군.
바야트라 대수림과 연관된 네크로맨서 중에 용아병을 사역할 만한 인물은 하룬겔밖에 없으니까.
삐익―!
한참 대화를 나누며 걷던 도중 새의 울음소리와 같은 날카로운 소음이 울렸다.
“엘프.”
막시민이 짧게 말했다.
그러자 이자벨이 긴장감 없는 얼굴로 미소 지었다.
“저번에는 마주치지 못했는데 꽤 멀리까지 정찰을 나오네요.”
“오크가 없어진 탓일 수도 있겠어.”
바야트라 대수림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강대한 세력이나 개체가 살았다.
안쪽에는 더 풍부한 자원이 있는 만큼 경쟁이 심화되고 외곽은 인간의 영역과 맞닿으니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대수림의 가장 외곽에서 무리 지어 사는 오크들은 이곳에서 가장 약한 축에 속했다.
“확인만 하고 갔다.”
나도 꽤 기척에 예민하다고 자부했는데 전혀 느껴지는 바가 없었다.
조금 전에 들려왔던 새소리를 보면 단순히 먼 게 아니라 한참 떨어진 것 같은데 마치 보인다는 식으로 말하는 막시민이 괴물로 보였다.
‘괴물 맞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엘프와 부딪히지는 않겠죠?”
“글쎄.”
막시민은 담담하게 말하며 다시 걸어 나갔다.
하긴 저런 실력이면 신경도 쓰이지 않겠지.
막시민 본인은 당연하고 이자벨 또한 강력한 인외의 존재.
다툼을 두려워할 만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 * *
엘프의 정찰이 있고 나서 4일가량이 지났다.
그동안 다양한 수인 정찰병을 만나기도 하고 여러 이색적인 몬스터들도 만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놀랐던 것은 이곳에서 마주쳤던 수인들 모두가 막시민을 알아보고 피해 갔다는 점이다.
“꽤 많이 죽였었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거대해지는 나무들과 처음 보는 식물들이 우거져 햇빛을 가렸다.
나는 걷는 틈틈이 이런저런 약초를 수집했는데 돌연 말을 꺼내는 막시민에게 시선을 옮겼다.
“수인들은 물론이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모두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하는 걸 극도로 경계하지.”
“자주 방문한 모양입니다.”
“그래. 이곳은 신과 관련된 역사나 흔적이 많았으니까 수십 번도 넘게 찾아왔었다. 실제로 많은 유물과 자료, 흔적들을 발견했지. 네가 발견했던 신의 땅은 못 찾았지만 말이야.”
나도 게임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장소였으니 이 대수림이 얼마나 넓고 발견되지 않은 것이 많은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지금 가고 있는 하룬겔의 무덤도 처음 들어 보는 장소였으니.
“이 대수림에 존재하는 몇몇 놈들은 그때의 나와 비슷할 정도로 강했다. 그러다 보니 그들과 싸울 때면 대수림이 멀쩡할 수가 없었지. 결국 그들과는 합의를 맺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수인들이 막시민을 알아보는 이유군요.”
말을 하며 걷다 보니 저 멀리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숲속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다.
오밀조밀하게 지어진 오두막들이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풍경으로 평화롭게 늘어서 있었다.
마을 측에서도 우리가 보인 모양인지 수인 두 명이 급하게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너구리?”
너구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너구리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이 섞인 수인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면 이 녀석들은 환인족(獾人族)이라 불리는 수인 종족이었다.
“외, 외부인!”
“인간! 외부인!”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소리치는 너구리 수인들은 고작해야 내 허리에나 올까 싶을 정도로 작았다.
도대체 어떻게 대수림에서 살아남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들이었다.
“멍청이들. 며칠 전에도 왔다 갔는데 그새 까먹은 거냐.”
“머, 멍청이?”
막시민의 말에 수인 하나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비틀거렸다.
갈수록 종의 보존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드는 가운데 이자벨이 나섰다.
“카랑쿠른, 토와비나. 맞죠?”
“어! 뱀파이어! 기억났다!”
“네. 저번에 같이 식사도 했었죠.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나긋하게 말하는 이자벨의 분위기는 너무나 포근했다.
마치 마법을 쓴 것처럼 주변을 진정시키는 그녀의 목소리에 수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손님! 들어와라!”
“들어와라!”
아까부터 한 녀석은 다른 녀석의 말을 메아리처럼 따라 하고 있네.
그나저나 하룬겔의 무덤이 이 마을 안에 있다는 뜻인가?
“막시민, 말씀하셨던 무덤이 이곳에 있는 겁니까?”
“그래.”
내 의문을 단숨에 해결시켜 준 막시민은 성큼성큼 마을로 들어갔다.
일단은 그의 뒤를 따르며 안쪽으로 걸어가자 마을 여기저기서 우리를 향해 얼굴을 내밀었다.
“우왕! 인간!”
“맛있겠다!”
“안 돼! 공격하면 우리가 잡아먹힐 거야!”
순진한 외모와는 달리 꽤나 끔찍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며 역시 수인은 수인인가 생각하며 계속해서 걷자 어느 큰 나무를 통째로 파내서 만든 거대한 집에 도착했다.
“메르쿠르! 메르쿠르!”
우리를 안내한 수인 중 하나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치자 누군가가 나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메르쿠르라는 이름에 게임 속에서 겪은 누군가를 떠올렸다.
‘설마…….’
내 생각이 미처 이어지기도 전에 안쪽에서 말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음? 막시민, 이자벨. 또 왔군?”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늙은 수인은 이내 옆에 있는 나를 보며 안경을 추켜올렸다.
“새로운 인물도 보이고?”
아무래도 내가 알고 있는 그 메르쿠르가 맞는 모양인지라 잠시 말을 잊은 채 그를 보고만 있었다.
“메르쿠르, 저번에 네가 보여 준 무덤을 탐사하기 위해 왔다.”
“으응? 자네는 여전히 급하군. 일단 들어와서 차나 한잔하게. 이야기는 천천히 듣지.”
항상 암울한 막시민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질 뻔했지만 옆에 있던 이자벨이 그런 막시민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일단 들어가요.”
“……그래.”
천하의 막시민도 이자벨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는군.
그것보다 환인족을 봤을 때 대충 짐작했어야 하는데 메르쿠르라니…….
‘그렇다면 다른 녀석들도 있는 건가.’
아까 막시민이 자신과 대등한 존재들이 있었다고 했을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다.
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늙은 환인족 수인은 숨겨진 은거 기인이었다.
마치 내 스승님인 데슈른과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요다?’
문득 모 우주 영화에 나오는 초록 난쟁이가 떠올랐다.
자세히 보니 얼굴이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이 마을의 가장 오래된 놈팡이인 메르쿠르라고 하네.”
“아드리아스 크롬웰입니다.”
일단은 그가 안내해 준 나무 그루터기로 된 의자에 앉았다.
집 내부는 아기자기한 나무의 인테리어와 도구들, 그리고 가구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게. 금방 차를 내오지.”
그가 부엌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가자 이자벨이 살며시 귀띔해 주었다.
“강한 자예요.”
“예.”
“반응을 보니 혹시 눈치채셨던 건가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충 짐작했습니다.”
“아드리아스 님은 굉장히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고 계시군요. 메르쿠르를 알고 있는 인간은 흔치 않을 텐데…….”
이자벨의 눈빛이 잠시 반짝였다.
묘한 흥미가 그녀의 두 눈에 머무는 걸 느낀 나는 시선을 피했다.
마침 타이밍 좋게 메르쿠르가 차를 가지고 돌아왔다.
“자, 그럼 이야기를 들어 볼까.”
“별것 아니다. 네가 저번에 자랑하듯 보여 준 그 무덤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뿐이지.”
“흐음, 아드리아스라고 했나? 보아하니 자네 때문에 들어가려 하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연유를 들을 수 있을까.”
메르쿠르가 차를 건네며 물었다.
조그마한 키로 팔을 뻗어 올리는 모습이 조금 애처로워 나도 모르게 몸을 숙여 받았다.
“호기심 때문이라고 하면 믿지 못하실까요.”
“자네들, 저 무덤이 누구의 것인지 짐작하고 있겠지?”
메르쿠르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차를 호로록 마셨다.
이제 보니 차의 향이 독특했다.
“아드리아스 크롬웰, 자네는 흑마법사인가?”
“맞습니다.”
어차피 수인이니 허심탄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내 양옆으로는 인간계 최강의 검사와 직계 뱀파이어가 나를 돕기 위해 있으니 무서울 게 별로 없다고 할까.
“흐음. 막시민, 자네가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구먼. 혹시 저번에 말한 은인이 저자인가?”
“맞다.”
무뚝뚝하게 대답한 막시민이 어울리지 않게 차를 홀짝였다.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거절해야 할 듯하네. 아무래도 내 입장에서는 괜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네. 저 무덤을 괜히 건드렸다가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야.”
“나와 이자벨이 있는데도 말인가.”
막시민의 덤덤하지만 오만한 말에 메르쿠르가 웃었다.
“물론 자네들의 실력이야 잘 알지. 하지만 나는 저 무덤의 주인을 직접 본 적이 있단 말일세. 그건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일이지만 아직도 잊지 못할 만큼 강렬한 기억이네. 어쩌면 어렸을 적에 보았던 거기에 이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지만 마을을 책임져야 하는 내 입장을 헤아려 주었으면 하는군.”
많이 아쉽다.
하지만 굳이 메르쿠르와 척을 질 정도로 원하지는 않았다.
만약 이 상황이 게임이었다면 막무가내로 하룬겔의 무덤을 찾아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리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알겠습니다. 온 김에 멀리서 살피는 건 괜찮습니까.”
“내가 동행한다는 조건하에 가능하다네.”
“감사합니다.”
내가 고분고분 나서자 메르쿠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인간치고는 예의 바른 청년이군. 근데 아까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자네는 분명 흑마법사라 하였는데 어찌 허리춤에 검을 차고 다니는 것이지?”
메르쿠르가 내 갈락슈르를 가리켰다.
나는 천천히 갈락슈르를 손에 쥐며 말했다.
“전 특이 체질입니다. 마법과 검을 동시에 다룰 수 있죠.”
“그거 참 특이하도다. 초대 로들렌 황제와 같은 체질이라는 말인가?”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어디 한번 보여 줄 수 있나?”
메르쿠르와는 친하게 지내고 싶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막시민에게 검술 지도를 받아야 하니 미리 보여 준다고 생각하면 일석이조네.
스릉.
“아!”
“오오?”
갈락슈르의 검신이 드러나자 이자벨이 입을 가리며 감탄을 터트렸고 메르쿠르의 눈빛이 변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실내에서 천천히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워낙에 거대한 나무의 내부를 파서 만든 집이었기에 공간은 충분했다.
‘뭔가 어색하네.’
혼자 검을 휘두르며 연습한 경험은 많지만 사람들이 보고 있는 상황은 처음이었다.
어찌 됐든 내가 아는 최대한의 검술과 아직도 익혀 나가고 있는 무아검을 천천히 펼쳤다.
“잠깐!”
그러나 내 칼춤은 금방 멈출 수밖에 없었다.
메르쿠르가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
“데슈른과는 무슨 사이지.”
메르쿠르의 말을 끊으며 막시민의 말이 먼저 끼어들었다.
그런 막시민을 잠시 메르쿠르가 바라보았지만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묻고 싶던 말일세. 왜 자네에게서 데슈른 폴론의 검이 보이는 거지?”
“두 분 다 스승님을 아십니까?”
“스승님?”
메르쿠르가 되묻자 나는 긍정했다.
“예. 데슈른 님은 제 스승님이십니다.”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