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문과에 합격한 유생들의 실무능력은 현격하게 떨어졌다. 그리고 실제 업무에서도 자신들이 배운 성리학이나 유교경전이나 주절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합리주의를 바탕으로한 근대화의 시대다.
각각의 분야에맞는 전문적인 지식을가진 인재들이 필요했다.
내가 고안해낸 새로운 과거시험이 바로 이것이다.
6조의 분야에맞는 인재들을 따로따로 뽑는것.
이조에는 행정과 인사에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을.
호조에는 재무에대한 지식이있는 사람을.
병조에는 군사분야의 인재를.
형조에는 법치와 그것을 실행할 인물을.
예조에는 국제정치와 외교를 할수있는 인물이.
마지막으로 공조에는 조선의 산업발전을 진두해갈 인물들이 필요했다.
이것이 올해 실시할 과거시험의 원칙이다.
잠시 박주선을향해 설명해주자 눈을 번쩍였다.
“전하께서 이처럼 특별시에대해 상세한 복안을 갖고 계실 줄이야. 소신은 정말로 경탄하고 있습니다.”
“도승지가 동참해주니 고맙소.”
“하오나 6조의 각부서에맞게 인재를 발탁하고자 한다면 이전의 과거시험처럼 성리학이나 유교경전의 시험문제를 낼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말일세.”
“하오면 전하께서는 시험문제를 어떻게 출제하실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도 복안을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그것은 걱정말게. 시험문제들은 과인이 직접 출제할 것이니까.”
도승지를향해 대답했다.
기왕이면 과거시험 문제도 직접내는게 좋겠지.
과거시험에 낼 문제들은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파격적인 시험문제가 될것이다.
동시에 문제들은 각 분야의 실무에 능통하고 충분히 실용적인 생각을가진 사람이라면 해답을 낼수있다. 그러나 공자왈~ 맹자왈하며 성리학 꼰대주의에 빠진 경우라면 답안지를 작성조차 못할것이다.
항왜의 후손, 오가와의 활약
주코쿠지방은 일본 본토인 혼슈에서도 남쪽에 위치한 곳이다.
그중에서 시마네에는 일본최대의 은광이라고 불리는 이와미 광산이 있었다.
이와미 광산이 개발된 역사는 수백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길었다.
이곳에서 산출된 대량의 은괴들은 일본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역사적으로 여러가지 사건에도 얽혀있었다.
그중에는 한때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침략할때도 이와미 은광에서 산출된 막대한 은괴를 이용해 군자금으로 사용한것도 있었다.
덜컹! 덜컹! 돌덩이가 가득실린 수레를 여러명의 사람들이 밀었다. 그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했고 캐내온 광석들을 어딘가로 운반했다.
이와미 광산에서는 조선에서 전해져온 연은분리법-을 이용했고, 내부에서 캐낸 광석들에서 은을 추출했다.
이걸통해 이와미 광산의 은괴 산출량은 크게 증가했고, 이후에는 일본최대의 은광이라는 명성까지 얻게된 것이다.
“어서 오십시요. 가주님!”
작업하던 인원들이 토시노를향해 고개를 숙였다.
토시노는 이와미 광산을 관리하는 이케다(池田)가문의 수장이다.
시마네에서 역사를 자랑하는 이케다 가문은 자신들의 봉토에있는 이와미 은광을 개발해 일찍부터 상당한 부를 축적하며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가주인 토시노는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봉토에있는 주민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웠다.
“오늘은 광산에서 수고하는 자네들을위해 술과 고기를 가져왔네.”
“역시 가주님 이십니다.”
토시노의 말에 광산의 인부들이 기뻐하였다.
얼마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이것을보며 중년사내 토시노는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케다 가문의 봉토와 은광지역에 살고있는 영지인들은 타지역의 사람들보다 풍족한 삶을 보내었다.
얼마후 가주인 토시노의 옆으로 마사토가 다가왔다.
토시노의 첫째 아들이면서 이케다 가문을 이끌어갈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었다. 다만 토시노의 즐거워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마사토의 표정은 꽤 어두웠다.
“잘 왔구나. 오랜만의 축제와 잔치다. 너도 가신들과함께 즐겨라.”
“그러고 싶기는 하지만 아버님. 요즘 야마나(山名) 놈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될거 같습니다.”
“그녀석들은 언제나 이케다 가문에대해 시비를걸고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녀석들이지. 하지만 걱정마라. 녀석들이 불순한 움직임을 보인것이 한두번이냐? 그리고 이케다 가문의 배후에는 든든한 막부와 쇼군이 있다. 우리 가문과 이와미 광산에서 생산된 상당량의 은괴를 에도쪽으로 보내는것도 그런 이유때문이지.”
토시노가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케다 가문이 일본내 최고의 은광을 차지하며 오랜동안 지위를 유지해온건 배후에 에도막부라는 강력한 세력이있기 때문이였다.
다만 이것이 공짜는 아니다.
이케다 가문이 에도막부에 상납하는 은괴의 양은 상당했고 거의 생산량의 80% 이상을 보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남은 20% 의 수준으로 이케다 가문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병사들을 고용하고 군사력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에도막부에서 대규모의 지원군까지 파견해줄 것이다.
이때문에 주고쿠 지방에서 이케다 가문을 상대로 도전할 세력은 거의없는 상태였다.
다만 야마나 가문이 이빨을 드러내며 신경전을 벌이는 상태지만 그쪽도 쉽게 덤비지는 못하였다.
이처럼 이와미 은광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이케다 가문은 중앙에있는 에도막부의 든든한 뒷배경, 그리고 은광을통해 얻어낸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주고쿠 지방의 패자로 위치했다.
“저도 아버님의 말씀에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러나...”
“너는 그것보다 이후에 진행될 미토가문과의 혼사에 더 신경을써라. 에도막부와함께 미토가문까지 우리와 연계되면 주고쿠에서 이케다 가문의 위치는 확실해지는 것이다.”
가주인 토시노가 아들의 혼사에 집중하는 미토가문은 에도막부의 중앙귀족이고 세력도 상당했다.
중앙에 막부라는 구심점이 있지만 일본은 전통적으로 봉건적인 체제였다. 이때문에 지역의 가문들끼리 결혼관계를통해 자신들의 힘을키우고 주변세력을 경계하는건 이전부터 해오던 전략중에 하나였다. 아버지의 말에 마사토는 충분히 찬성하면서도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 * *
뻑뻑! 곰방대를 입에문 오가와(小川)가 느긋하게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탁자에 펼쳐놓은 책자에 몇가지 내용들을 적어나갔다.
오가와는 얼마전까지 해남상회의 방행수와함께 조선과 일본을 왕래하며 밀무역을 하였다.
특히 오가와는 조선과 일본사이의 뱃길을 잘 알았고 뛰어난 칼솜씨와함께 일본내 사정에도 정통했던 것이다.
과거 조선을위해 목숨걸고 싸웠던 항왜의 후손으로, 그는 일본어도 능숙하면서 박소천이란 조선이름도 있었다.
이런 실력들을 인정받아 철종은 오가와에게 해남상회의 방행수를 지원하며 일본내의 첩보활동을 맡겼다.
‘전하덕분에 우리같은 항왜의 후예들이 활약할 기회가 오다니 이것은 일생일대의 행운이다.’
보고서를 작성하던 오가와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어진 활동자금을 바탕으로 오가와는 자신과같은 항왜의 후손들을 모집하고 선발했다. 그리고 일본내 곳곳에 비밀 은신처들을 만들고 연락거점도 유지했던 것이다.
그중에는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가있는 에도지역.
지금 오가와가 머물고있는 교토도 중요한 장소들중에 하나였다.
교토의 중심에서 벗어난 유곽지역에 거처를 정하였고, 오가와는 이곳에서 생활하며 선발한 유키카제구미(雪風組)의 인원들을 관리했다.
“오가와상. 오늘밤은 저랑 놀아요.”
오가와 앞으로 미모의 게이샤인 사쿠미가 다가오며 유혹하였다.
그녀는 오가와가 지내는 유곽 하나모리(花林)의 게이샤들중 한명이다.
그리고 오가와에대한 흠모의 감정을 갖고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오가와는 사무라이처럼 생각되지만 다른 사무라이들과 다르게 게이샤들을 상대로 허세를 부리거나 자랑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실제로 오가와의 칼솜씨는 상당할 정도지만 그는 필요할 때에만 사용했다. 그리고 자신이맡은 임무를 생각하면 쓸데없이 허접한 3류 사무라이들처럼 칼솜씨를 자랑하는건 무덤을파는 짓이니까 말이다.
얼마후 오가와가 술을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즈음 유곽내부로 두명의 사내들이 들어왔다.
그들의 눈빛은 예리했고 걸을때의 몸놀림도 민첩했다.
오가와가 선발한 설풍조의 인원들이고 일본어와 조선어에도 능통한 항왜의 후손들이였다.
“대장님. 요즘 주고쿠 지방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입니다. 아무래도 그곳에서 뭔가 큰일이 터질거 같은 느낌입니다.”
“교토에까지 그런 소문이 들려올 상황이면 확실히 뭔가 있군. 좀더 자세히 설명해보게.”
오가와의 재촉을받자 두명이 보고를 시작했다.
두명은 교토를 포함해 주변지역의 시장거리, 그리고 유곽이나 마을을 다니면서 여러가지 정보들을 수집했다.
큰일이 터질때에는 보통 각지역을 이동하는 일본내의 행상인들이 소문을 나르는 것이다.
그것들이 모두 맞는건 아니고 어떤 경우에는 뜬소문이나 헛소문으로 판명되기도 하지만 무시할것은 아니였다. 첩보활동에 있어서 중요한건 어떤 정보라도 염두에두고 활용방법을 찾는것이다.
“시마네 쪽이라, 거기에는 이케다 가문이있는 곳인데.”
“그렇습니다. 주고쿠의 패자라고 불리고 이와미 은광을 보유한 강력한 집안이긴 합니다. 다만 요즘들어 이케다 가문을 노리는 세력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그중에는 야마나 가문이 과거부터 이를 갈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에도막부의 위치가 흔들리다보니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군.”
“거기다 지금 에도에있는 쇼군이 과거의 강력했던 정이대장군같은 모습도 아니라서 말이지요.”
설풍조 간부인 카오루가 대답했다.
그의 설명대로 에도막부의 쇼군으로 있는 도쿠가와 이에요시는 병세로 드러누웠고 역활조차 못하였다.
그에따라 가신인 로주 아베 마사히로가 도쿠가와 이에요시를 대신해서 정국을 담당했는데, 이때문에 지방의 번들은 불만이 많았다.
한편 일본전국을 휩쓸었던 덴포 대기근의 여파로, 안그래도 위태했던 에도막부의 권위는 갈수록 땅에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니 중앙의 에도막부의 후광과 뒷배경을통해 주고쿠의 패자로 올라섰던 이케다 가문에대해 주변에서 이를갈고 노리는건 당연했다.
‘어쩌면 이건 전하께서 말씀하신 엄청난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군.’
오가와가 생각했다.
에도막부의 힘이 약해지며 지방에대한 통제가 안되는 현실이다.
그에반해 오가와는 얼마전 들어온 소식을통해, 조선에서 권신이였던 김좌근이 5000명에 이르는 대군으로 반역을 일으켰지만 임금이 친정을 실시해 완벽하게 제압했다는것을 들었다.
오가와는 철종을 만나기전에는 임금이 어린나이에 불과했고, 조선을 제대로 통치하지 못할것이라 편견을 가졌지만 그것이 오판이였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가와는 일본이 대혼란에 빠지지않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선의 힘, 그중에서도 철종의 힘이 필요하다는걸 인식했다.
“지금부터 자네들은 교토에있는 나머지 설풍대 인원들을 데리고 시마네쪽으로 향하게.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을 보고하게.”
“알겠습니다.”
지시를받은 설풍조의 대원들이 행동을 시작했다.
* * *
“와아아아!”
“해치워라! 이케다 놈들을 모조리 도륙해라.”
함성이 터지며 무장한 병사들이 돌진했다.
상당수가 조총을 휴대했고, 그중에는 서양에서 수입해온 플린트락 머스켓을 든 총병들도 군데군데 있었다.
후방에서 부하들을 돌격시킨 하토시마의 표정이 흡족하게 변했다.
야마나(山名)가문의 수장인 그는 이케다 가문에대한 복수를 성공하게 되었다는 기쁨으로 눈물까지 흘렸다.
그럴것이 야마나 가문은 오랜동안 이케다 가문을 눈에 가시처럼 여겼다.
하토시마의 선대 가주들중에는 이케다 가문이 주고쿠에서 갖고있는 위치를 뺏고, 이와미 광산을 강탈하기위해 쳐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케다 가문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고, 에도막부의 뒷배경까지 있었다. 때문에 먼저 쳐들어갔던 야마나 가문이 에도막부에서온 토벌군과 이케다가문의 반격에밀려 가주가 전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야마나 가문은 모든것을 이케다 가문의 탓으로 돌리면서 오랜동안 복수를 다짐했던 것이다.
그리고 가주인 하토시마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럴것이 야마나 가문을 후방에서 지원해주는 세력들도 나왔고 중앙에있는 에도막부의 힘도 약해졌다.
탕! 타타탕! 크악! 야마나 가문의 공격부대를 막기위해 나섰던, 이케다 가문의 병사들이 피를뿌리며 쓰러졌다.
“이번에 조슈번을통해 들여온 서양의 보총들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군.”
“그렇습니다. 이케다 놈들에게도 조총부대가 있기는 하지만, 서양의 보총들로 무장한 우리 야마나 가문의 화총대(火銃隊)에는 상대가 못됩니다.”
다카모리가 대답했다.
그는 야마나 가문의 상위 무장이였고 이번 공격을 주도했던 것이다.
그의말대로 야마나 가문의 화총대가 사용하는 플린트락 머스켓 소총들은 일본의 무역항인 데지마에서 활동하던 네델란드 상인들이 판매한 것이다.
물론 가격은 유럽에서의 정가보다 몇배나 비쌌지만, 일본에서의 수요자들은 많았다. 때문에 네델란드 상인들은 이것을통해 막대한 이득을 남겼다.
조슈번은 에도막부와 친분이있는 이케다 가문이 마음에 안들었고, 이번기회에 야마나 가문을 이용해 박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과거에 야마나 가문은 무기가 부족해 이케다 가문에게 밀렸지만 이제는 조슈번에서 지원해준 다수의 플린트락 머스켓으로 방어선을 돌파하며 나아갔다.
“아버님! 이대로가면 가문의 식솔들이 몰살당할 것입니다.”
“할수없다! 일단 시코네 성채로 후퇴한다. 그곳에서 적들을 막으며 막부의 지원이 올때까지 버틴다.”
토시노가 부하들에게 외쳤다.
얼마후 적에게밀린 이케다 가문의 병사들과 식솔들, 그리고 가문과 함께하던 다수의 영지인들이 시코네 성채로 향했다.
하지만 시코네 성채는 방어에 유리한 곳은 아니였다.
그러나 다른 선택이 없었던 것이다.
“가주님! 이케다 가문 놈들이 시코네 성채로 들어가 농성중입니다.”
“결국 그곳으로 도망친 것인가? 하지만 걱정마라. 어차피 놈들은 얼마 버티지도 못한다.”
하토시마가 기세등등하게 대답했다.
얼마후 그가 지휘하는 야마나 가문의 병사들은 시코네 성채를 완전히 포위해 버렸다.
기습당한 이케다 가문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미처 시코네 성채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적들에게 베어지며 피를뿌렸다.
“크하하핫! 토시노. 이제 네놈은 끝장이다.”
하토시마가 광소를 터뜨렸다.
그리고 선혈이 낭자한 전투현장을 멀리서 지켜보던 시선들이 있었다. 그들은 교토에있던 오가와의 지시를받고 시마네 지역으로왔던 유키카제구미(雪風組)-의 대원들이다.
“우리들이 한발 늦었군. 벌써 상황이 저렇게 벌어지다니!”
“그래도 이케다 가문이 시코네 성채에서 버티는걸보니 아예 끝난건 아닌거 같습니다.”
“하지만 중앙의 막부에서 과거처럼 이케다 가문을 지원하고 구해줄지는 의문이군. 지금 막부나 쇼군의 상태를 봐서는 쉽지 않겠는걸.”
카오루 조장이 대답했다.
자신들의 숫자는 십여명 안팎이기 때문에 전투에 참가하는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자신들의 임무는 이곳 상황을 감시하며 보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뒤에는 강력한 무기와 군사력을 보유한 조선군이 있었다.
특권을 지킬려는 놈들
아침이 밝아오는 한양내 번화가.
관원들이 어딘가로 이동했고, 허리춤에는 다수의 꾸러미를 갖고 있었다.
이윽고 관원들이 주변을 한차례 둘러보았다.
대로변에는 일찍부터 많은 행인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일부는 포졸들과 같이온 관원들에게 호기심어린 시선을 보내었다.
그들은 왕실의 직속기관인 승정원의 명을받아 파견된 인원들이다. 동시에 자신들이 여기에붙일 공표문과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