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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96화 (296/415)

296화. 영혼 하나, 확인 한 번

* * *

* * *

주변이 아주 어두워 하벨은 눈을 꼭 감고 귀를 기울였다.

'소리는 없다.'

물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올 뿐이었다.

자신을 따라온 칼리우스가 물의 길을 넘고 이어 넘어온 아라가 캄캄한 주변 상황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쉬잇.

하벨은 낮게 말하며 칼리우스에게 손을 뻗어 그를 톡톡 건드렸다.

고개를 흔드는지 몸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이 몸이 불을 켤게. 그래도 되는 거지?]

아라가 속삭이듯이 묻자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서 울리는 소리는 없었으니.

화르륵.

아라의 꼬리에서 퍼져나온 불꽃이 아라의 머리 위에 둥둥 떠다녔다.

빛이 주변을 밝히자 그제야 이곳이 어떤 곳인지 눈에 들어왔다.

'방인데?'

꽤 낡은 방이 하벨의 눈에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아무도 쓰지 않는 건지, 버려진 건지 몰라도 무척 오래되어 보였다.

'그래도 왕실인데 여기에 내 육체 중 한 부분이 있다니.'

하벨은 괜히 아니꼬웠다.

쪼개진 건 쪼개진 거고, 그래도 기왕이면 좋게 보관되어 있으면 좀 좋은가.

조심스레 지팡이와 함께 발을 디디자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하벨의 상체가 앞으로 숙어졌다.

아라와 칼리우스가 다급히 하벨을 붙잡았다.

하벨은 눈을 크게 떠서는 뒤늦게 숨을 내쉬었다.

"…여기 되게 낡았어. 용용이 너도 조심해."

지금 조심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 칼리우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 되겠다. 도련님은 나한테 업혀!"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야. 나는 이제 컸어. 도련님을 업을 수 있을 만큼 컸다는 말이야. 지금도 내 눈에 도련님이 땀을 흘리는 게 보이는데?"

"기특하네, 용용아. 하지만 아직은 괜찮아. 정 안 되면 말할게. 아주 듬직해."

하벨이 손을 뻗어 칼리우스의 어깨를 토닥였다.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도련님보다 커."

이게 사춘기일까. 하벨은 새로운 반응에 괜히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건 아는데 내가 널 예뻐하면 안 되는 거야? 혹시 이게 싫어?"

"아, 아니. 싫지 않아. 진짜로 싫지 않아. 하지만 나는 이제 컸으니까 어른스러워져야 해."

"용용아. 실망하지 잘 들어봐. 애초에 네가 나이를 먹든지 간에 어차피 나이는 내가 더 많아. 아주 많이."

암암.

하벨은 제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고로, 용용이 너는 내 앞에서 애써 어른이 된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야."

"하지만 선배가… 도련님이 음, 이제 60일을 넘겼다고 좋아하던데? 어떤 케이크를 만들어야 하나 기대하고 있었어."

"카샬 걔는 진짜……."

하벨은 확 올라오는 짜증을 삼키며 뒷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카샬에게 짜증 내는 것보다 영혼을 얻는 게 먼저였으니.

하벨은 용왕의 힘을 잠깐 사용했다.

휘리리릭.

옅은 연기가 자신의 눈에 보였다. 마치 이쪽이라며 안내하는 것 같았다.

'저쪽이네.'

하벨은 거침없이 나아갔고 무언가를 밟았다.

푸욱!

무언가 튀어나오자 칼리우스가 다급히 마법으로 꽉 누르며 날카로운 부분만 따로 베어버렸다.

그리고 뒤늦게 숨을 헐떡거렸다.

바닥에서 창들이 우수수 올라온 모습을 보니 다시금 소름이 끼쳤다.

"하, 함정이 있었어, 도련님! 이거 마법이 아니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어!"

"그건 알아. 나도 안 보였으니까. 하지만 완전 재미있는데?"

하벨은 눈을 깜박거리다 곧 환하게 웃었다.

[이건 위험한 거라구, 대장!]

"맞아! 이건 재밌는 게 아니야!"

아라와 칼리우스가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알아, 알아. 그냥 신선하다 이거지. 마법으로 된 함정이 아니라는 것부터 버려졌다는 느낌이 팍팍 들잖아. 그렇지?"

막 화를 내려던 칼리우스가 하벨이 꺼낸 말에 턱을 매만졌다.

"…음, 확실히 도련님 말대로야. 지금이라면 마법으로 함정을 만드는 게 훨씬 좋으니까."

"봐봐. 한 가지 사실을 벌써 확인했네."

하벨은 실실거리며 앞장섰다.

가면서 몇 번이나 더 깊은 지하로 떨어질 뻔했는지, 벽이 튀어나오거나, 방 자체가 통째로 무너지는 등 함정도 계속 나왔다.

족족 걸리는 건 하벨이었다.

그때마다 뭐가 재미있는지 낄낄 웃고 있었다.

[안 되겠어, 대장. 이 몸은 대장한테 확실히 말할 거야!]

아라가 참다가 더는 볼 수 없어 아랫입술을 올렸다.

분명 물이 하벨을 위해 열심히 경고하고 있는데 하벨은 죄다 걸리지 않는가.

아라는 그게 너무 이상했다.

―맞아. 혼내줘. 이건 혼나야 해. 또, 용왕님의 장난기가 발동한 게 분명해!

물까지 아라한테 속닥이자 아라는 더욱 눈에 힘을 주었다.

하벨은 식은땀을 닦으며 물었다.

"너무 어두워, 아라야? 아니면 삐거덕거리는 소리 때문에 무서워서 그래? 하지만 이제 조금만 가면 도착해."

용왕의 힘을 사용했다 끄기를 반복하며 위치를 파악한 끝에 몇 발자국만 가면 도착한다는 걸 알았다.

조금 전 버려진 곳이라 추측만 했는데 걸으면 걸을수록 왕조차 모를 만큼 잊힌 곳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아니야아. 그게 아니야, 대장!]

아라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이 대장한테 경고했다구. 그런데 대장은 왜 자꾸 걸리는 거야? 이 몸은 그게 너무 이상해.]

"그냥 일부러 그랬어."

하벨은 당당하게 말했다.

―저, 저것 봐봐! 아라야! 너 이거 그냥 두고 볼 거야?

[…이, 일부러? 왜에?]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게 너무 수상해서. 확인도 몇 개 해봤고. 그런데 안전한 게 맞네."

사실 확인은 도중에 끝냈지만, 재미있어서 자꾸 걸려보고 싶었다.

천장이 내려오거나, 땅에서 창이 튀어나오거나 이렇게 고전적인 함정은 너무 오랜만이라 추억에 빠졌을지도 몰랐다.

"업혀, 도련님. 더는 안 되겠어. 도련님 지금 너무 위험해 보여."

"아니야. 이제 진짜 코앞이라서."

[이 몸은 오늘 일로 확실히 느꼈어!]

아라는 여전히 아랫입술을 올리고 있었다.

하벨은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화 많이 났어, 아라야?"

[이 몸은 화났어! 대장한테는 카샬이 필요해! 카샬이 엄청, 엄청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어!]

"맞아! 선배는 진짜 대단해! 왜 선배가 자꾸 커피를 마시는지 나도 이해해버렸어! 도련님은, 도련님은 사고뭉치야!"

칼리우스까지 목소리를 얹자 하벨은 자신이 심했나 싶어서 잠깐 생각하다 곧 지팡이를 들었다.

옅은 연기가 이곳이라고 말하는데 이걸 어떻게 참을까.

딸깍.

스위치가 작동하는 소리에 아라와 칼리우스가 바짝 긴장하고, 하벨은 여유롭게 상황을 바라보았다.

쿠르르르.

벽면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빛이 새어 나오자 아라는 입을 벌리며 눈을 깜박거렸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세, 세상에! 금화가, 금화가아 가득해에!]

아라가 그대로 뛰어들려고 하자 하벨이 꼬리를 잡았다.

"아라야? 아라야, 진정해."

하벨은 아라를 안은 채로 토닥거렸다.

'보물 창고라니.'

여기가 대체 얼마나 오래됐는지는 몰라도 금화에 자신 역시 마음이 들떴다.

[오, 오옵. 이 몸은 여기가 너무 좋아서 눈이 뒤집힐 것만 같아!]

이미 눈이 뒤집힌 것처럼 보였다. 어쩌다가 아라는 금화를 좋아하게 된 건지.

하벨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아라를 빤히 보더니 손을 풀었다.

'딱히 위험해 보이진 않으니까.'

풀썩!

아라는 재빨리 금화 위로 뛰어들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와 아라가 다치지 않게 막아주었다.

[헤헤헤!]

아라는 산처럼 쌓인 금화 위를 뒹굴뒹굴 돌아다녔다.

"자, 용용아."

하벨은 저 속에 자신의 육체가 있다는 걸 알았기에 당장 아공간 주머니를 열었다.

"응? 주머니는 갑자기 왜 열어?"

순진함과 순수함으로 가득 찬 칼리우스의 눈동자를 보니 갑자기 카샬이 그리워졌다.

카샬이라면 이미 자신이 말하기도 전에 신이 나서 다 쓸어 담았을 테니까.

아마 자신의 몫을 요구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가지고 가야지. 여기 둬서 뭐 해? 맛있는 거 사 먹거나 카샬이 배가 아프게 땅을 사거나, 건물을 사거나 그러면 되는 거지."

생각만 해도 즐거운지 하벨이 키득거리다 배가 쓰라려 잠깐 미간을 찌푸렸다.

"이, 이건 도둑질이야. 도둑질은 하면 안 되는 거야, 도련님."

"아니야, 용용아. 도둑질은 주인이 있어야지 도둑질이지. 그럼 저번에 용용이 네가 꽃이 핀 가지를 꺾거나, 들판에 핀 꽃을 꺾거나, 주렁주렁 달린 열매를 따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넌 이미 도둑인 거네?"

하벨이 하나씩 언급하자 칼리우스의 눈이 빠르게 커졌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처럼 눈물마저 찬찬히 고여 하벨은 웃음을 꾹 참았다.

몸집은 커졌지만, 속 알맹이가 아직 자신이 아는 칼리우스라 다행이다 싶었다.

'가끔 어른스러운 척하기는 하지만,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은데.'

하지만 하벨은 칼리우스가 어떻게 변하든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악'이라 지칭하는 그 선만 넘지 않으면 그뿐이었다.

"그럼… 나는 도둑이야?"

"아니지. 내가 말했잖아. 주인이 없으면 도둑이 아니라고."

"하지만 여기는 왕궁인걸. 왕궁의 주인은 왕이라고 그랬어."

"왕이 여길 알았으면 이렇게 배치했겠어? 그래서 내가 오기 전에 여러 가지 확인을 한 거야. 혹시나 일부러 방치처럼 보이고자 한 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하벨은 양팔을 벌리며 금화가 가득한 방을 가리켰다.

"이렇게 금화가 가득한데도 아무도 안 온 게 그걸 증명하는 거야. 고로 주인이 없는 거지. 그렇지?"

"…맞아. 티에라 가문 저택을 구경할 때 내가 실수로 보물 창고에 물건을 잡았는데 바로 기사들이 달려왔어."

칼리우스는 티에라 가문에 거의 막 왔을 때를 떠올리며 배시시 웃었다.

"자, 이제 쓸어 담을까? 아무래도 여기에 내 신체 일부가 있는 것 같은데 이대로라면 찾기가 어렵겠지? 그래서 가져가야 하는 것도 있어."

하벨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금화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금화 위를 뒹굴고 있던 아라가 깜짝 놀라서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무, 무슨 일이야?]

"내가 다 해줄게, 도련님. 나 이제 좀 잘해. 나는 이제 컸으니까!"

칼리우스가 금화 전체를 움직여 하벨이 연 아공간 주머니 속으로 움직였다.

'그거 마나 낭비인데. 그냥 쓸어 담아도… 아니다.'

하벨은 손뼉을 마주쳤다.

저 많은 금화를 언제 쓸어 담겠는가.

[아, 안 돼! 금화가! 금화가 대장의 주머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어!]

아라가 필사적으로 앞발을 뻗으나 금화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으흑.]

아라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많던 금화들은 온데간데없고 웬 커다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아라는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당장 엉엉 울려고 하는 중에 칼리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 아라야. 하지만 도련님을 위해서였어. 여기에 도련님의 신체 일부가 있대."

[저기에 대장의 신체가 있어?]

아라는 훌쩍이며 물었다.

"그래."

대답하던 하벨의 표정이 조금 굳어 있자 아라는 고개를 들었다.

귀가 축 늘어졌다.

[이 몸이… 미안해, 대장. 금화를 봐서 이 몸이 너무 신이 났나 봐.]

"아니야, 아라야. 그냥 좀, 바로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래."

하벨은 상자를 향해 다가갔다. 상자에는 마법이 걸려 있었다.

"용용아. 이거 바로 열 수 있어?"

"음. 열 수 있는데 바로는 아니야. 좀 강한 마법이 걸려 있어. 여기에 뭔가가 필요해."

칼리우스가 상자 이리저리 보다 마나를 주입했다.

딸깍.

상자의 문양이 갑자기 움직이더니 구멍이 하나 만들어졌다.

"여기에 뭔가를 끼워야 하나 봐. 구멍이 둥글어!"

'둥근 구멍……?'

하벨이 고개를 갸웃하며 조금 전 금화를 하나 꺼내 넣어보았다.

크기가 살짝 부족하지만, 금화 하나 크기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때, 상자에서 빛이 감돌았다.

파스스.

강한 빛에 금화가 녹아 내리자 칼리우스가 실망한 기세를 드러냈다.

"이게 아닌가 봐."

'…이래서 금화가 가득했네. 그래. 어쩐지 좀 쉽다 그랬네.'

금화의 개수만 세도 몇 날 며칠을 지새우겠는가.

하벨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아까 금화가 엄청 많았어. 대장이 다 가지고 갔지만.]

아라가 하벨을 빤히 보았다.

"용용아. 상자를 그냥 들고 갈 수 없지?"

"응. 상자 들고 가도 억지로 열려고 해도 안의 물건이 부서지게 되어 있어."

"역시.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철저하……."

하벨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누가 그랬긴 류아가 그랬지.'

애초에 자신의 몸을 각 나라로 흩트려 놓은 자가 바로 류아였다.

류아라면, 자신이 아는 류아라면 분명히 자신한테 힌트를 남겨놨겠지.

'내가 아는 금화라면.'

하벨의 시선이 아라를 향했다.

[응?]

아라의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이전에 아라한테 금화를 어디서 발견했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대장 방에서 발견했는데? …어어!

'아라는 금화를 하벨 티에라 방에서 발견했다고 분명히 말한 적이 있다.'

하벨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라 앞에 시선을 맞추려 앉았다.

하지만 아라의 초롱초롱한 눈길을 보니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라가 그 금화를 얼마나 아끼고 있던가. 지금도 꼬리에 숨기고 있을 텐데.

어떻게 말해야 하나, 아니 말해도 되는지 고민하던 차 아라가 먼저 꼬리에서 금화를 내밀었다.

[이거… 받아, 대장.]

금화를 쥔 아라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라는 울먹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건 대장의 방에서 발견한 금화야. 이 몸이 잘못 생각한 게 아니라면 대장은 지금 이 몸한테 금화를 달라고 말하려고 그랬지?]

하벨은 말문이 막혀왔다.

어떤 말에도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감이 아라의 말에 싹 사라지고 말았다.

아라가 아끼는 금화가 만약 아니라면 사라지고 말 텐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하벨은 흔들렸다.

과거에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수없이 생각했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다른 삶을 살게 된 이후로는 희생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라가 희생할 바에야 자신이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자꾸 건드렸다.

[이 몸은 괜찮아. 이 몸은 대장이 영혼을 되찾았으면 좋겠어. 그게 더 기쁘니까.]

"사라… 질 수도 있어."

[…응! 솔직히 이 몸은 슬프지만, 그래도 이 몸은 괜찮아! 이 몸은 대장이 좋으니까.]

"이거 네가 아끼는 거잖아. 정말 소중해서 가끔 나도 만지지 못한 건데."

[그래도 이 몸이 그렇듯, 이 몸의 금화도 대장한테 도움이 되어서 기쁠 거야.]

"아라야. 그……."

[방금 대장이 금화를 엄청 많이 담는 거 봤어! 이 몸은 또 예쁜 금화를 찾을 수 있을 거야.]

헤헤헤.

아라가 해맑게 웃자 하벨은 속이 쓰라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이 몸이 할게!]

하벨이 난감하다 못해 난처해 보이자 아라는 금화를 들고 구멍으로 다가갔다.

"…아, 아라야. 아라야 잠깐만 기다려!"

[대장이 이 몸한테 떼어준 건 생명이었다는 걸 이 몸은 알아. 그러니 이 몸은 슬프지만, 괜찮아.]

3초 정도 아라는 망설이다 하벨이 손을 뻗기 전에 서둘러 구멍에 금화를 넣었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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