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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78화 (278/415)

278화. 휴식 그 끝에

* * *

* * *

"…으음."

라르웬은 하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라와 함께 색칠 놀이를 하던 하벨이 고개를 올렸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내가 꿈을 꾸나? 너도 그렇게 생각해, 카샬?"

"꿈 맞습니다."

카샬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와아, 꿈이 맞네. 카샬 네가 이렇게 환하게 웃다니. 소름 끼치게."

라르웬은 자신의 양팔을 붙잡으며 부르르 떨었다.

카샬은 그 말에도 싱글벙글 웃었다.

"괜찮습니다. 막내 도련님께서 정말로 쉬고 있다는 자체에 저는 무한한 감동을 느끼고 있으니까요. 그렇죠. 이게 사람 사는 삶이었죠. 너무 까마득해서 그만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카샬이 웃는 낯이 아니꼬웠지만, 라르웬은 저 말이 어떤 의미인지 덩달아 공감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평화인지.

오늘 넬시아의 상태가 어떤가 아침에 그녀를 찾아갔다.

―좋은 아침이야, 라르웬.

어제와 너무도 다른 모습에 경악하질 않았는가.

분명 그 상태라면 못해도 일주일은 갈 거라 생각했는데 넬시아는 평소보다 더 밝아졌다.

―검 좀 휘두르고 밥 먹으려고. 요 며칠 휘두른 적이 없어서 몸이 좀 찌뿌둥한데. 너만 괜찮다면 가볍게 어때?

그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결국, 넬시아와 가볍게 대련하지 않았던가.

검과 검이 부딪치면서 확실히 알았다. 넬시아의 속에 있던 망설임이 사라졌다는 걸.

'…그런데 하벨까지 이렇다고?'

라르웬은 미간을 꾸욱 누르다 혹시 몰라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꿈이… 아닌데? 진짜 꿈이 아닌데?"

"뭘 그렇게 중얼거리십니까? 형님도 하실래요? 되게 재밌는데요?"

라르웬은 침대 위에서 엎드리다시피 앉은 하벨과 책상에 배를 깔고 누운 아라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맞아. 이 몸이 색칠한 구름 봐봐. 완전 하얗다?]

아라가 도화지를 찰싹 때렸다.

"아니. 나는 이 평온한 모습만 보려고. 좀 있다가 데리러 가야 해서."

"엘라힘 말이죠?"

하벨이 파란색 색연필을 쥔 채로 물었다. 손바닥에 여러 색이 묻어난 게 보이자 괜히 우스웠다.

"그래. 너도 묻고 싶은 게 많잖아?"

"그렇죠. 시엘느와 검은 달이 이어졌다는 순간,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 사실이 있는……."

하벨은 기척을 느껴 고개를 돌리자 레디나가 보였다.

"으, 으앗!"

하벨이 놀라자 뒤늦게 아라가 바둥거리며 하벨에게 날아왔다.

[왜, 왜 그러는 거야?]

아라가 벌벌 떨며 물었다.

데구루루 도화지를 위를 구르는 색연필을 보자 레디나는 웃음이 터졌다.

[레디나 나빠! 이, 이 몸은 심장이 밖으로 나오는 줄 알았어!]

아라는 바짝 올렸던 꼬리를 내렸지만, 살짝 울먹였다.

"오늘은 왜 이렇게 놀라세요?"

레디나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제발, 소리 좀 내줘."

"싫어요. 이게 제 낙인 거 아시잖아요."

키득키득 웃던 레디나는 그림을 바라보았다.

"여기 바다잖아요? 모래사장도 보이네요?"

"아라가 그리고 싶다고 하더라고"

하벨은 그림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고, 아라는 리본을 만지작거리며 으쓱했다.

[응응! 이 몸이 진짜 푸르른 바다를 보고 싶어서 그리자고 했어! 용용이도 함께 그리면 더 즐거웠을 텐데.]

손에 다시 색연필을 쥔 하벨은 부러운 눈초리로 레디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레디나 너 이곳 구경은 다 했나 보네? 그건 나도 하고 싶은데……."

"안 됩니다!"

싱글벙글 웃던 카샬이 단번에 얼굴을 구겼다.

"내가 두 눈 뜨고 보고 있는데 어딜 간다고?"

라르웬까지 기가 찬 목소리를 내자 하벨은 그들을 가리켰다.

"봤지, 레디나? 나는 지금 요양이라는 감금 상태라 아무것도 안 했어."

"그건 잘 알고 있어요."

"아니면 벌써 그란덴한테서 연락이라도 왔어?"

"아뇨. 시엘느하고 검은 달의 연결점을 아는 것처럼 말씀하시길래요. 저도 모르게 나와버렸어요."

"음."

하벨은 색연필을 돌렸다.

"이건 그냥 내 추측이야. 정확한 사실도 모르고."

"뭐든 던지셔도 돼요."

"그럼 그 전에 물을게."

"네.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다 대답할 테니까요."

"검은 달의 수장한테 혹시 자식이 있어?"

하벨이 묻자 레디나의 고개가 천천히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그건 몰라요. 검은 달 일원의 정보는 모두 수장이 쥐고 있어서 잘 모르겠어요. 그란덴이 흘린 정보 덕에 예측하셨겠지만, 저는 이전 수장의 딸이었어요. 눈치채셨죠?"

"뭐어, 내가 눈치가 좀 빨라서. 알잖아?"

하벨은 으쓱거렸다.

"저는 엄마의 공개된 약점이었죠. 그래서 당한 거예요."

"그건 아니야, 레디나."

하벨은 레디나의 말을 부정했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상처받을 수 있겠지만, 수장이라는 자리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야. 너라는 하나의 약점이 모든 걸 무너트리지 못해. 애초에 그럴 수도 없는 자리이고."

내가 누구였는지 알지?

그렇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하벨은 레디나를 바라보았다.

왠지 다행이라는 표정을 하고 있자 하벨은 혹시 몰라 슬쩍 넌지시 찔렀다.

"네가 현 수장을 죽이게 된다면 검은 달의 수장은 네가 되는 건 알고 있지?"

"네……?"

이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레디나의 표정에 하벨은 바다를 색칠하다가 피식 웃었다.

"검은 달은 힘의 논리가 또렷하게 작용하는 곳이라며? 그럼 네가 수장을 죽이면 수장이 되어서 검은 달을 이끌어야지. 아니면 그대로 내버려 둘 거야?"

"그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 저한테 닥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레디나가 정말 크게 당황하자 하벨은 그녀를 진정시킬 겸 천천히 접근했다.

"좀도둑이 코스모피안 왕국의 동향을 살피고 조만간 이쪽으로 올 거야. 좀도둑이 뒷세계를 다 지배했다는 말 들어봤지?"

"들었죠."

"조언을 구해. 좀도둑은 음, 카샬보다 마음이 더 넓거든."

"도련님……!"

당장 카샬의 언성이 올라가며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잔인한 소리입니까! 벼룩의 간보다 더 작은 마음을 가진 그놈보다 제가 작다뇨! 제가 아무리 도련님을 말렸어도, 그건 도련님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농… 담. 농담이었어."

하벨은 놀라며 말을 돌렸다. 이러다 카샬의 혈압이 올라 뒷덜미 잡고 쓰러질 것만 같았다.

"너도 좀 이상한데? 뭐 잘못 먹었어?"

라르웬이 카샬을 찌르자 그는 억울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지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어떻게 그놈하고 저를 비교할 수 있습니까.

카샬은 원망이 담긴 눈초리로 하벨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 만약에 좀도둑이 좀 어렵다 싶으면 나한테 와도 돼. 내가 그래도 한때는 잘나갔어."

목소리를 낮춘 하벨은 레디나한테 속삭이듯이 말을 꺼냈다.

"그건 좋은데요? 와아. 물어볼 사람이 되게 많아요."

레디나는 뒤로 한 걸음 빠져서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대로 지낼래요. 그란덴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요."

"그럼 그래.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야 할 거야. 생각보다 금방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겁을 살짝 주자 레디나는 뒤로 더 물러났다.

"아, 형님. 누님은 어땠어요?"

하벨은 실실거리며 라르웬에게 물었다.

어제 넬시아의 상태가 괜찮아진 건 확실히 알았다.

―예전에 셋째가 나한테 수프를 먹으라며 준 적이 있었어. 하지만 나는, 그걸 외면해버렸어. 둘만 있는 게 숨이 막히더라. 그래서 셋째를 혼자만 식탁에 두게 했어.

헤레스와 함께 치료를 받으면서 넬시아는 정말 밝은 얼굴로 그때 먹었던 수프가 어떤 의미였는지 말해주었으니까.

―후회했어. 엄청. 그런데 그때, 네가 나한테 수프를 줬잖아? 너무 기뻤어. 내가 셋째가 준 수프를 먹었으면 이렇게 됐겠구나 하고 알게 됐어. 고마워, 하벨. 내게 용기를 주어서.

자신도 넬시아가 여러 가지를 알려주어 참 기뻤다.

똑똑.

[헤레스다! 용용이는 괜찮은지 물어봐 줄 수 있어, 대장?]

아라가 앞발로 색연필을 꼭 쥔 채로 금세 꼬리를 흔들었다.

"물론이지."

[고마…….]

아라는 자신의 볼을 간질이는 바람의 손짓에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

[아앗!]

"왜 그래?"

[바람이 이 몸한테 커다란 나무로 오라고 그랬는데, 이 몸이 색칠 놀이가 재밌었어 잊어버렸어! 금방 갈게! 잠깐만, 기다려줘.]

하벨한테 말을 꺼내는가 싶더니 아라는 곧 시선을 돌려 허공에다가 말을 꺼냈다.

[대장. 이 몸은 지금 가야 해. 바람이 더는 기다릴 수가 없대.]

"헤레스."

하벨은 아라의 재촉에 헤레스를 불렀다.

"칼리우스 님이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열도 다 떨어졌고, 무척 건강하세요. 조만간 깨어나실 거예요."

헤레스는 작은 용이 된 칼리우스를 떠올렸다.

서늘한 촉감에 딱딱할 줄 알았던 피부는 왜 이렇게 부드러운지, 파닥거리는 날개까지 귀여웠다.

자신도 모르게 꼬리에 리본을 달아버렸다. 일어나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우와아아!]

아라가 헤레스에게 날아가 얼굴에 비비적거렸다.

[고마워어, 헤레스! 너무 고마워!]

아라의 격렬한 표현에 헤레스는 하벨이 말해주지 않아도 무어라 말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헤헤헤.

아라는 너무 기뻐 헤레스 주변을 빙그르르 맴돌았다.

"언니. 있잖아요, 아까 제가 슬쩍 봤어요."

레디나가 입을 가리며 실실 웃었다.

리본.

그 입 모양에 헤레스가 당황했다.

"…봐, 봤어?"

"봤죠. 너무 귀엽던데요?"

"그렇지? 이게 손이 안 갈 수가 없더라. 깨어나시다가 놀라면 어쩌지."

"칼리우스 님이라면 더 좋아하실걸요? 어… 그런데 다시 사람이 된 후에 풀릴 것 같은데요."

"그땐 머리를 묶어드리면 되지. 더 길어지셨잖아."

헤레스의 시선이 하벨을 향했다. 동시에 레디나 역시 하벨을 향하자 그는 눈썹을 올렸다.

"왜… 그렇게 봐? 나 여기 가만히 있는데? 지금 나무 색칠하려고 색연필 쥐었어."

"뭐든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말씀하시죠."

카샬이 헤레스와 레디나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말을 꺼냈다.

"그러면 말이에요……."

헤레스가 꺼내는 말에 하벨은 서늘한 감각이 밀려와 색연필을 손에 꼭 쥐고는 라르웬을 바라보았다.

살려주세요, 형님.

"나는 막내 너를 감시할 사람이 많고, 네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면야, 오늘은 뭐든 말릴 생각이 없어."

라르웬은 여유롭게 차를 홀짝였다.

"와. 오늘은 차도 맛있네?"

'평소에는 차 말고 커피를 좋아하면서!'

하벨은 기가 찼다.

"누님은요?"

구원자는 역시 넬시아뿐이었다.

"아. 누님은 내가 대충 막아둔 네 뒷수습을 제대로 하고 있어. 여기에 큰일이 터졌는데 그냥 넘어가기엔 어렵잖아? 아무래도 이런 일은 나보다 더 잘하니까."

"클로저 활동은 안 하십니까? 되게 한가한가 봅니다."

"하고 있는데?"

하벨 근처에 틈의 세계가 열린다는 걸 아는데 뭐하러 주변에 빙글빙글 돌까.

옆에 딱 붙어있다가 열리면 그때 닫으면 그뿐인 것을.

"알면서 왜 그래?"

라르웬이 입꼬리를 올리자 하벨은 나뭇잎을 색칠하는 손놀림이 빨라졌다.

"아. 나중에 엘라힘 배웅하러 나가는 것도 있네?"

얄밉게 꺼낸 라르웬의 목소리에 하벨은 색연필을 더 짙은 녹색으로 바꿨다.

[대장. 이 몸은 있지, 지금 잠깐 저기 나무에 갔다 올게. 그러니까 대장은 여기에 얌전히 있어야 해?]

"내가 안 따라가도 되겠어?"

하벨이 묻자 아라는 눈망울을 일렁거렸다.

[이 몸은 오늘 괜찮아! 금방 갔다 올게. 착하게 색칠하고 있어야 해.]

[…푸핫!]

지루함에 하품이나 하고 있던 루룸이 웃음을 터트렸다.

누가 누구한테 할 소리인지.

[내가 같이 갈 테니까, 하벨 너는 진짜 얌전히 있어.]

"고마워, 루룸. 네가 따라가니 안심이네."

[됐어.]

루룸은 아라를 재촉했다.

[가려면 어서 가자, 아라야. 계속 꾸물거리면 하벨은 분명 네가 걱정된다며 나갈 사람이야.]

'…눈치 하난 되게 빠르다니까.'

하벨은 탐탁지 않았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오오옵! 그러면 안 되지. 이 몸이 대장을 걱정시킬 순 없어! 갔다 올게.]

아라가 하벨을 꽉 안아준 뒤에 루룸하고 밖으로 나갔다.

"막내야."

라르웬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네?"

"아라가 너를 저렇게 좋아하는데, 이거 이용하면 사람도 아닌 거 알지?"

"당연히 그럴 생각은 없지만요, 나 원래 사람이 아닌데요?"

하벨은 가볍게 낄낄 웃었다.

용왕은 사람이 아니었으니 사실이었다.

"…아."

갑자기 카샬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반응했다.

"도련님께서는 사람이 아니셨죠."

"이상하게 들리네?"

하벨이 얼굴을 구기자 카샬은 환하게 웃었다.

"아뇨. 제가 좀 깨달은 게 있습니다."

하벨에게 도덕부터 가르쳐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 싶었다.

* * *

[아라야!]

[하벨은 괜찮은 거야? 이렇게 나와도 돼?]

[안녕, 아라야! 오늘도 리본이 되게 귀엽네.]

[우리 예쁜 아라야. 무슨 일로 왔어?]

저택 밖으로 나왔을 뿐인데 아라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애정에 깜짝 놀랐다.

[루룸.]

[왜?]

[이, 이 몸이 뭘 했어?]

[음…….]

루룸은 잠깐 말꼬리를 늘였다.

보통 이렇게까지 하면 자각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라는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세렌이 왜 그렇게 아라를 좋아했는지 이해가 되는데.'

세렌은 물의 힘이 강한 정령이었다.

물이 근원인 세상에서 정령왕 역시 당연히 물의 힘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세렌이 본능적으로 아라가 가진 물의 친화력에 끌린 듯했다.

[아라 넌 귀엽잖아? 장한 일도 많이 했고.]

루룸은 일단 말을 돌렸다.

보아하니 하벨은 이미 눈치챈 모양인데 아라한테 알려주지 않은 걸 보면 다 생각이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건 이 몸이 아니라 대장이 했어.]

[하벨은 네가 없었으면 아무것도 못 했어.]

[아니야. 대장은 특별해서 이 몸이 없었어도 다 해냈을 거야.]

아라는 앞발을 꼼지락거렸다.

[하벨이 특별하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건 아니지. 왜 네가 한 건 쏙 빼놓는 건데? 하벨이 그렇게 하라고 했어?]

[아니! 대장은 그런 말 절대로 안 해!]

[그러면?]

[이 몸이랑 함께라서 다행이라구. 이 몸이랑 있어서 행복하다구. 이 몸이 옆에서 있어서… 숨을 쉴 수 있다구…….]

갑자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때의 다정했던 하벨이 떠올랐다. 목소리도 자신을 쓰다듬는 손길도 전부 좋았다.

아라는 '헤헤' 웃으며 꼬리에 얼굴을 묻었다.

[…그렇게 대장이 말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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