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가 흑막이라고요-60화 (60/79)

〈 60화 〉 아카데미 서바이벌(1)

* * *

레이시가 실종되었는지 시간이 흘렀고 혼란스러운 아카데미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유다는 안드레아와 함께 참가하기로 약속한 서바이벌에 참가하게 되었다.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참가하지 말걸…."

"왜 그래 유다?"

유다의 긴 한숨에 안드레아가 유다를 쳐다보았다.

참고로 서바이벌에서는 특수무기나 아티펙트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안드레아 버스를 타야겠지.'

유다로서는 나쁘지는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마음이 꽤 혼란하니 서바이벌 체험으로 마음을 안정시킬 기회이기도 했다.

"자자…. 서바이벌 참가자들은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아카데측에서 안내한 대로 참가자들은 모두 강당에 모였다.

서바이벌은 중앙 마탑이 만든 가상공간 속에서 진행되었다.

정확히는 환상의 구현화지만 기상 공간에서 진행이라고 보면 편했다.

그렇기에 기상세계 서바이벌을 주관하는 사람은 제국 7성 중 한 명인 마성 루시 루돌핑거였다.

자색 로브를 입고 있는 그녀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럼 전부 준비되었겠지요?"

그녀는 단 한마디만 하고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빛의 광채가 흘러나오더니 숲속으로 이동되었다.

"이것이 환상세계…."

현실이었다. 이것은 그녀가 구현한 현실적인 세계. 루시가 왜 세계 최고의 대마법사라 불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녀가 시간만 있다면 뭐든 만들 수 있다는 대륙 농담이 있는 것처럼 마치 전능해 보이는 루시였다.

만약 루시가 허무하게 죽지만 않았더라도 주인공의 희생 없이 악마랑 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으윽…."

유다의 옆에는 이마를 문지르며 일어나고 있는 안드레아가 보였다.

"아이고 머리야…."

"빨리 일어나."

아티펙트가 없는 유다는 무능력했기에 얌전히 버스에 탑승하기로 결심했다.

서바이벌 시험이 시작되었다.

.

.

.

"주인님을 위해서…."

아자젤도 그렇기는 했지만 캐시는 유다를 위해 쓸데없는 일을 많이 벌였다.

그 때문에 아자젤에게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캐시는 오늘도 움직이고자 했다.

"주인님이 서바이벌 대회에…. 굳이 참가 따위 하지 않았어도 될 텐데…."

유다가 참여한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캐시는 곧 생각을 그만두었다.

자신의 주인인 유다는 모든 것을 계획하는 사람이었다. 적당한 가문인 벨라레 가문을 제국 최고의 가문으로 그리고 제국을 먹어치우기 직전까지 오는 것을 캐시는 똑똑히 보았다.

과거에 별 볼 일 없던 행동 하나하나까지 유다의 손에 크나큰 변수로 작용한다.

그의 악마적인 두뇌는 결국 성공에 닿을 것이다.

캐시에게는 거창한 목표 따위는 없었다. 성공? 유다가 성공하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실패해도 상관없었다.

세상이 무너져도 상관없었다. 오로지 유다만 볼 수 있으면 상관없었다.

그렇기에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유다의 곁에서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그녀였다.

"그래도…. 이번에 멋대로 레이시를 내쫓았으니…. 주인님을 위해 한 번 더 움직이는게 맞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자기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행위였다.

"이건 유다님을 위해서에요…."

그리고 캐시 자신의 마음속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위이기도 했다.

캐시는 생각보다 겁쟁이여서 유다와의 관계가 변할 수 있는 일은 하기를 원치 않았다.

사실 캐시는 유다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관계가 변하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다가가지 못할 뿐이었다.

그녀가 용기가 많았다면 캐시가 즐겨보던 로맨스 소설인 하녀와 공작님처럼 고백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도하지 않았다. 유다의 눈 밖에 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기 자신의 의지를 유다가 보지 않는 곳에 실천한다. 유다의 앞에서는 항상 긍정하는 메이드의 모습을 그리고 유다의 뒤에서는….

"끄르르르륵…."

"죽어."

이것이 그녀의 본성이었다. 그리고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제물이었다.

공간 능력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루는 것은 불가능했다. 상위차원의 능력이기에 대가도 어마어마했다.

"이걸로…. 간섭할 수 있겠군요."

캐시는 손을 들어 서바이벌이 있는 장소에 간섭했다. 그녀의 능력은 공간 자체를 조율하는 것. 공간이라는 개념만 있다면 그녀의 능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공간에 간섭하고 유다의 아티펙트를 유다 앞에 내려놓았다.

정확히는 유다의 아티펙트가 아니었다. 가상세계에서 구현된 아티펙트라고 볼 수 있었다.

가상세계는 거짓된 세계였다. 그렇기에 캐시가 간섭하게 되었기 때문에 무엇이든 구현할 수 있었다.

"주인님의 적 앞에 죽음을…."

캐시가 손을 쓰려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멈추는게 좋을걸?"

캐시는 목소리가 들린 곳을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마성이 있었다.

"마성인가요…."

"그래. 지켜보는 녀석에…. 메이드였던가."

캐시는 빠르게 손을 열어 공간을 분리하려고 했으나….

"­!?"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지…."

그제서야 캐시는 느낄 수 있었다.

신성한보호, 비행부여, 인과율급증, 마력순환, 마력급증, 마력대급증, 마력투자, 마력전환, 용의마력, 하늘의마력, 절약마력, 마력의정수, 질좋은마력, 철의장벽, 연쇄방벽, 절대방벽, 내구강화, 보호장벽, 자동회복, 마법사의행운, 암흑보호, 전략보호, 화염보호, 빙결보호, 신비보호, 바람보호, 사기보호, 파괴보호, 넓은사고, 분할사고, 광범위탐색, 속임수, 파괴, 충만한생명, 기이한생명, 강인한생명력, 놀라운직감, 뛰어난탐색, 기만간파, 공평계약, 초상강화, 대직감, 제6의감각, 은둔의망토, 마법사의망토, 불굴, 투지, 영원히타오르는, 유리한지대, 하늘의문, 진리의문, 새로운문, 생체모방, 신성모방, 피부경화, 경화강화, 생명흡수, 마력흡수, 억제체질, 저항력상승, 출혈강화, 마법기본강화, 퀴른의창, 하늘궤적, 정확상승, 치명강화, 전투지속, 일시적유예, 시간의뜻, 공간장악력상승, 공간무효화, 이변저항력, 인간의의지, 마비강화, 수면강화, 무효화, 끈없는집중, 전투강화, 영원한전투, 투쟁강화, 무기무효화, 용의비늘, 용의 천리안 상위마법강화등등..

끝없는 마법의 총량이 캐시에게도 느껴졌다.

"이게 대체…."

"마법사는 준비하는 자야."

루시는 싱긋 웃고 있었고 반면에 캐시는 당황했다.

공간을 조작하려 해도 마력이 집결되지 않았다.

"한가지 충고를 주자면…. 정체를 꽁꽁 숨기며 자신이 탐지되지 않게 공간을 두르는 것은 좋은 판단이지만…. 모두가 탐지될 때 너만 탐지되지 않으니 오히려 특정하기 쉬웠어."

캐시는 마력을 움직였지만, 루시에게는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내가 정체를 들어냈다는 뜻은…. 이곳은 이미 나의 영역이란 뜻이야."

루시의 손길에 따라 사슬이 캐시를 묵었다.

"유다를 지켜보기로 했지. 너를 지켜보겠다고는 안 했거든. 게다가 나의 세계의 간섭해?"

루시의 입장에서는 조만간 캐시를 만날 생각이 있었지만, 캐시가 이렇게 자신의 세계를 망쳐놓았기에 직접 자신이 나선 것이었다.

루시는 사슬에 칭칭 묶인 캐시의 뺨을 쓰다듬었다.

"무서워하지는 마렴. 5년 전에 나라면 만난 즉시 모가지를 날렸겠지만…. 지금은 굳이 충돌하고 싶지는 않단다."

"너어…."

"화났니? 마녀 섬의 생존자인 꼬맹아. 명심하렴. 네 능력이 무적은 아니란다. 무적이었다면 왜 마녀섬이 무너졌겠니?"

루시는 마치 옛날을 떠올리듯 말했다.

"마녀섬 토벌 날 아주 재미있었지. 모든 제국 7성이 동원된 날은 아주 오랜만이었어."

"너의 붉은 눈 아주 기억에 잘 남아."

캐시는 마성의 말에 흠칫하고 놀랐다.

"그나저나. 머리카락 색을 숨겼지만 눈 색은 숨기지 못했구나."

탁­!

마성이 손가락을 튕기자 색감 없는 캐시의 흰색 머리가 들어났다.

"검은색 칠을 한다고 내가 못 알아보지는 않지."

".."

"계속 침묵하는 거니? 그렇다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줄게. 나는 하얀 머리의 붉은 눈을 가지고 공간을 다루던 마녀를 죽였단다."

"너어!"

캐시가 묶여있던 사슬이 덜컹거렸다.

"이제야 반응이 있네. 그녀가 최후의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줄까?"

마성의 말이 이어나갈 때마다 사슬이 엄청나게 흔들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멈추더니….

"허…? 어떻게 끊은 거지?"

사슬이 끊겼다.

마성은 느껴지는 위협에 한걸음 뒷걸음질 쳤고 그 뒤로 바로 공간이 난도질 되었다.

"호오…. 무리해서라도 마력을 움직이고 있구나?"

"죽어­!"

캐시는 마치 이성을 잃은 것만 같았다.

"부모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 충격적이었니?"

캐시는 무차별적으로 능력을 사용했고 마성은 여유롭게 피했다. 마치 사냥꾼처럼 캐시가 지칠 때까지 기다렸다.

"마녀의 힘은 위험하단다. 지금이라면 마력 신경적출로 가볍게 끝내줄게."

마성은 여유롭게 캐시를 비웃었다.

캐시는 지쳐서 비틀거리는 채로 헉헉거리고 있었고 마성은 그런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도 죽일 생각은 없으니…."

마성이 캐시에게 다가가서 손을 들려는 순간….

서걱­!

"ㅡ?"

순식간에 마성은 몸의 균형을 잃었다.

'어떻게 사슬을 끊었나…. 생각했지만…. 이렇게 끊었네….'

마성이 마지막에 급하게 몸을 돌린 만큼 목에서부터 팔까지의 상처밖에 생기지 않았다. 물론 팔은 날아갔다.

덜렁거리는 팔을 주워든 마성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황량할 뿐이었다. 캐시는 틈을 타 공간이 제약된 장소에서 도망간 것이었다.

"흥분하는 감정조차 연기라니…. 재미있는데?"

마성은 진심으로 웃었다. 아무래도 지켜봐야 할 대상이 한 명 더 늘었음이 틀림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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