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화 〉 주인공과 빙의자와 흑막(2)
* * *
아카데미 배치 확인이 끝나고 유다는 최고급 호텔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유다는 마차에 탑승하는 대신에 걸으면서 저녁이 된 거리의 운치를 즐겼다.
"황도의 밤치고는 어둡구나."
유다의 혼잣말에 캐시가 대답했다.
"아무리 황도라도 빈민가 정도는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잠시의 침묵 뒤에 몰골이 꾀쬐쬐한 아이가 유다와 부딪혔다.
퍽!
몸이 앙상하게 마른 아이의 몸은 쉽게 넘어졌지만, 유다에게는 아주 작은 충격만 있을 뿐이었다.
"감히…."
유다와 부딪힌 아이를 보고 캐시가 이를 드러냈지만, 유다는 손을 올려 바로 제지했다.
딸깍!
유다는 회중시계를 펼치고 난 뒤에야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야. 여기 빈민가 출신이니?"
아이는 어찌할 줄 몰라고 하고 빨리 도망가고 싶어 하는 느낌이었다.
"흐음…. 대답을 잘해준다면 좋은 보상이 있을 거란다."
아마 좋은 보상이란 그들에게 던지는 적선 같은 알량한 자비일 것이다.
유다의 말과 캐시의 위협이 있자 그제서야 아이는 대답하기 시작했다.
"빈민가 출신 맞아요. 그리고 저 바로 잭에게 가봐야 해요…."
"잭?"
유다가 반문하자 아이는 깜짝 놀란 듯 자신의 입을 막았다.
"아무래도 재미난 일이 있는 것 같아. 캐시!"
캐시는 유다의 말이 끝나자마자 허공에서 슈트케이스를 꺼냈다.
슈트케이스를 능숙하게 연 유다는 안에 들어있는 흑요석으로 깎아 만들어진 권총을 꺼냈다.
유다가 의견을 주고. 멜룬이 만들어낸 신무기였다. 물론 현대식 총기처럼 카트리지(탄약) 형태로 총에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길 시 총알이 날아가며, 발사하고 남은 케이스는 발사와 동시에 자동으로 배출되지는 않지만, 마법의 마력과 화약의 추진력으로 날아가는 강력한 전장식 마력 은탄환이 권총 안에는 들어있었다.
'뭐. 아직 현대식처럼 탄피가 남도록 하는 기술은 아직 조금 모자라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머스킷 단계에 이르러 있는 이 시대의 기술력을 초월한 것은 당연한 진실이었다,
유다는 위압감을 발동시킨 채 꼬마에게 말했다.
"걱정 말렴 꼬마야. 모든 게 잘 해결될 테니. 그러니까 안내 좀 해주겠니?"
유다의 강압적인 명령에 결국 꼬마는 울먹이면서 유다 일행을 안내해주게 되었다.
유다가 맞이한 것은 빈민가 안쪽에 철로 된 지하문이었다.
"여기구나."
"주인님. 전방에 마약을 탐지했습니다."
"마약? 그렇다면 더 날뛰기 좋겠네."
제국법상 마약사범은 제국 근위병들을 부르는 게 좋지만, 딱히 죽여도 처벌은 받지 않는다. 물론 귀족이 평민을 죽여도 처벌은 받지 않아 상관없지만, 이렇게 법으로까지 명시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신나게 날뛸 수 있을 것이다.
유다와 캐시는 지하의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 안에는 또 다른 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걸 바로 열기 전에.
유다의 보석 반지 아티펙트가 전방의 사람을 표시했다. 유다는 벽에 총을 쏠 준비를 했다.
참고로 유다의 인챈트 글러브는 마력만 있다면 모든 것을 강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챈트는 유다가 원하는 데로 강화되지 않는다. 당장 총알을 강화한다 해도 다른 것이 붙어버리면 말짱꽝인 상황.
예들들어 찻잔에 날카로움이 붙는다거나 붙는다거나...
하지만 인챈트 범위를 좁히면 된다, 바로 찻잔을 강화하지말고 찻잔의 내구성을 특성시켜 강화시키는 것이다.
인챈트 글러브는 현상조차 강화가 가능했다.
그렇다는 뜻은?
유다는 총알의 관통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유다의 총구가 불을 뿜는다.
유다의 총알이 벽을 관통한다. 벽 뒤에 숨어있던 사람의 몸을 총알이 헤집고 들어간다.
순식간에 방안이 피로 덧칠해졌다. 막고 있던 사람이 사망하자 문은 쉽게 열렸다.
끼이익...
"가자. 캐시."
유다는 오랜만의 전투라 마냥 신날 뿐이었다. 이것은 여태까지 복수와 세계의 미래를 향해 달려온 자신에 대한 보답이었다. 아니면 자신의 아티펙트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욕구라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앞으로 마주할 피곤한 현실에 대한 도피일지도 모른다.
유다와 캐시는 그렇게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이게 전부 끝이야?"
유다의 물음에 온몸이 걸레짝이 되어 있던 남자는 말했다.
"그렇습니다….“
유다의 회중시계가 진실을 가리켰다.
"그래? 그럼 죽어."
유다의 총구가 불을 뿜었고 남자의 머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박살 났다.
유다는 쌓인 마약을 보고 캐시에게 말했다.
"이거 전부 담을 수 있어?"
"물론입니다. 주인님."
캐시는 유다의 말에 즉답하고 쌓인 마약을 아공간에 담기 시작했다.
마약은 유다가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약은 사용할 데가 무궁무진하고 쓸모가 많을 것이다.
'때로는 전쟁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고.'
그렇게 유다와 캐시의 빈민가 탐방은 끝이 났다. 그리고 유다는 자신에게 길을 알려준 아이에게 다가갔다.
"자 여기."
유다가 아이에게 준 것은 작은 배지였다. 아이는 유다가 준 베지를 영문모를 표정으로 기웃거렸다.
"헤이스트 상단에 가면 일거리를 줄 거다."
유다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숙소인 호텔로 다시 향했다.
"이번에도 같은 것을 쥐여주셨군요."
"물론이지. 저 꼬마에게 물질적인 것은 잠깐의 의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제자리걸음일 거야."
유다가 한 것은 배고픈 자에게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만약 운이 없다면 평생 헤이스트 상단의 잡일만 하게 되겠지. 하지만 충분한 열의가 있다면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유다가 한 일은 단지 기회를 주는 것뿐.
'전생의 나 한데도 저러한 기회가 있었으면….'
기회조차 없었던 삶을 아는가?
복수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앞으로 마주할 빙의자와 주인공 때문인가? 어찌 되었든 지난 몇 년간 떠올릴 채 없었던 전생에 관한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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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옅은 핑크빛 머리의 소녀는 자신의 정원에서 달리고 있었다.
"헉…. 헉…. 헉…."
'망할 시스템….'
「<일일퀘스트: 1km="" 달리기="" 완료!=""> 보상 체력+1」
그게 레이시가 밤늦게 달린 이유였다.
원래 매일 아침마다 초기화되는 일일퀘스트지만 레이시가 하필 지금 일일퀘스트를 발견했기에 일일퀘스트를 놓칠 수 없기에 밤늦게 달리게 된 이유였다.
체력+1이 되자 레이시의 헐떡거리는 몸은 조금 나아졌다.
"허억…. 이제…. 좀…. 쉬자…."
레이시는 자신의 땀이 젖은 활동용 복장을 갈아입었다. 아직 빙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메이드들의 도움이 있기에 여성용 복장은 쉽게 갈아입을 수 있었다.
레이시의 고민은 자신과 비슷한 환생자에 대한 고민이었다. 신에게 들은 바로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환생자는 자신보다 먼저 이세계에 기반을 다져놓았을게 뻔했기에 지금으로써는 대적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환생자와 자신이 마주쳤을 때 무사히 넘어간다는 보장도 없었다. 환생자가 자신을 죽일지 누가 안단 말인가.
레이시는 이세계의 여러 신문을 대조해가며 환생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몇 명 추릴 수 있었다.
'1번째는 아자젤 벨라레.‘
아자젤 벨라레는 원작에서 언급도 되지 않았다. 근데 갑자기 사도라니?
그리고 유다 벨라레도 수상했다.
'아마. 벨라레 가문 쪽에 환생자가 있을 가능성이 커.'
이 싸움은 시간 싸움이었다. 자신은 거의 환생자를 가려냈지만, 환생자는 자신을 모른다.
그렇기에 환생자가 자신을 찾아내기 전에 환생자랑 대면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모으는 것이 관건이었다.
'최소한 만나더라도 일방적으로 짓밟히지 않을 힘이 필요해.'
다행인 점은 자신에게 갓태창이 있다는 점. 자신이 강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레이시의 고민의 밤은 그렇게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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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는 기뻤다. 자신의 아버지 말씀대로 가문을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도 했지만. 아카데미의 자신보다 드높은 경지에 있는 이가 있기에 안드레아는 기뻤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수련에 불을 붙였다.
닿고 싶은 경지. 그만큼 유다가 보여준 것은 충격적인 기예였다.
다행히 유다도 안드레아도 같은 A반이기에 내일 볼 수 있었지만, 안드레아의 수련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안드레아는 검을 계속 계속 휘둘렀다.
그것이 수천 번 집중되고 힘이 완벽히 사라질 때까지 휘둘렀다.
안드레아의 힘없는 검은 나무조차 베어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검을 계속 휘둘렀다.
"근육 손상률. 16% 초과."
에아의 딱딱한 음성이 울려 퍼지지만 안드레아의 수련은 멈출 줄 몰랐다.
"어떻게 그렇게 최소한의 힘으로 측정용 샌드백을 박살 낸 거지?"
안드레아가 본 유다의 최소한의 힘으로 샌드백을 박살 내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안드레아 자신도 그 드높은 경지에 오르고 싶었다.
"최고효율의 움직임을 스캔합니다."
다행히 에아 덕분에 아주 조금의 힘으로도 강력한 파괴력을 낼 수 있었지만, 아직 부족했다.
"휴식을 권장합니다."
"아니야…. 아직 더 할 수 있어…."
안드레아의 몸에는 마치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안드레아의 검이 최소한의 힘으로 아주 느리게 흔들렸다. 작은 진동이 여러 번 중첩되어 아주 작게 물체를 잘라내어 간다.
"보였다."
안드레아의 검이 얇은 강철을 베더니 그렇게 강철은 갈라졌다.
"아직 그에 못 미치지만. 나는 할 수 있어."
안드레아의 깨달음의 밤은 깊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