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가 흑막이라고요-2화 (2/79)

〈 2화 〉 제가 실눈이라고요?(1)

* * *

유다 벨라레 그게 내 이름이다.

이 세계로 온 지 정정 16년이나 지났다.

왔다고 해야 하나…. 아니, 환생했다는 표현이 올바른 표현이겠지.

시작은 이랬다.

눈부시고 하얀 공간이었다.

오로지 신성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여인이 우진의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우진 씨."

"여기는…."

여인이 손가락을 튕겼다. 기억이 흘러들어오고 머리가 쪼개질 것처럼 아팠­

"으윽…. 아이고…. 어라? 생각보다 안 아프네?"

우진이 받은 기억에는 그러니까 어떤 소설이 있었는데 그 소설 작가랑 독자가 키보드 배틀을 떴단다. 하필 근데 작가가 신이라는 얘기였고 그 독자는 신이 무단으로 사용한 이 세계 빙의 트럭에 치일 예정이었지만….

하필 우진은 빙의 트럭이 독자를 치어버리기 위해 급회전한 여파로 부서진 가로등에 부딪혀 머리에 적중하고 세계의 규칙으로 인해 가게 될 세상에 이미 세계입국 절차가 끝났다고.

"그래서…. 저도 가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저희 신계 측에 관해서는 이 일에 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디 신들은 딱 한 번 인과율을 어긴 죄에 대한 면책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 2명에게 일을 벌였기 때문에 우진 씨의 인과를 비튼 죄는 그 신에게 물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 세계에 간다는 이야긴가요?"

"네…."

"이런…. 씹…."

"대, 대신에 이번 일은 신계의 책임도 있는 만큼 대가가 있을 예정입니다! 게다가 세계를 구하는데 협조하면 더 좋은 대가가 있을 수 있다고요?"

"뭐…. 시스템 창이라도 줍니까?"

"그건…. 이미 다른 분께서…. 선택하셔서…. 에헷~"

"..."

"하, 하지만 저쪽 세계에는 고유 능력이라고 해서 선천적인 능력이 있어요! 1개의 고유 능력을 갖춘 사람은 100명 중 1명 2개의 고유 능력은 10000명 중 한 명 3개는 100만 명 중 한 명이니까! 3개의 고유 능력을 무작위 뽑기로 드릴게요! 제일 낮은 능력치일 경우 대폭 업업의 기회도…?"

"게다가 일반적인 랜덤 뽑기가 아니라 1개는 일반 뽑기 1개는 특별확정 뽑기 1개는 전설 확정뽑기 라고요? 스탯에 경우에는 이곳은 아마 마력이 없는 세상이니 엄청난 마력을 지니고 태어나실 거에요."

"랜덤 뽑기? 근데 제가 운이 지지리도 없는 사람이라."

그 말을 들은 신성한 여인은 우진을 불쌍하게 봤다. 하필 빙의 트럭에 여파로 가로등이 무너졌는데 하필 머리에 맞아 죽을지 누가 알았겠어.

"괘,괜찮아요! 이곳에서는 인과가 계산되지 않고 모두가 공평하기에.. 에헷~.."

3개의 능력을 가진 랜덤뽑기칸이 공전했다.

"하.한쪽은 일반뽑기칸.. 그다음은 특별능력뽑기칸.. 마지막은 전설능력뽑기칸.."

일반뽑기가 멈춰 섰다.

[위압감]당첨!

[ : 상대방에게 강한 위압감을 준다. ON/OFF]

"위압감?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괜찮아요.. 아직 특별과 전설이 남아있는 걸요. 에헷.."

선성한 여인은 마치 게임 같이 확률표를 보여주었다. 확률은 모두 동일했다.

"오 뭐야.. 어둠의 지배자라든가 천상천하, 절대강자, 투신, 최후의 섬광. 전설이라 그런가 전부 수식어가 붙었네."

특별뽑기칸이 멈췄다.

[허장성세]당첨!

[ : 엄청난 느낌의 오라를 내 보낸다. 검은색 오라 이펙트도 포함 ON/OFF]

"이거…. 여기에는 모두가 공평하다는 게 맞아요?"

"거…. 걱정하지 마세요! 전설 뽑기가 있잖아요…. 에헷…."

그렇다. 자신은 큰 것을 바라지 않았다. 솔직히 전설 뽑기 칸에 완전회복이나 무한재생 불로불사 영원한 겨울 같은 것으로 도배되어 있으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전설 뽑기칸이 멈췄다.

[몰려드는 심연의 공포]

이름은 그럴싸했다.

[: 상대가 공포를 느낄수록 상대에게 주는 디버프 증가 공포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사용자에게는 일시적으로 버프로 됨, 어두운 트라우마 능력이 이펙트로 사용됨. 공포 수치에 따라 영구적으로 상대의 능력을 저장. 저장된 능력은 공포 5단계일 때만 사용 가능]

"그나마…. 좋은 거겠지?"

'다른 건 몰라도 상대방의 능력을 저장이라니…. 흐흐, 땡잡은 건가?'

"능력의 코스트 총합.. 88. 제가 남은 여유 코스트가.. 150이니…."

"잠깐? 코스트가 남아요?"

받은 기억 중에는 코스트에 대한 것도 있었다. 신계의 보상 차원에서 코스트를 주는데 코스트가 남은 모양이었다.

"네…. [위압감]이 6코스트 [허장성세] 28코스트 [몰려드는 심연의 공포]가 54코스트니까요. 평균 3개의 능력 패키지 코스트보다 30 정도 낮네요."

씨발…. 그러면 내가 뽑은 저것도 뭔가 하자가 있는 능력이란 소린가?

"내가 뽑은 전설 능력의 비용이 몇 번째로 낮은 건데?"

"2번째요…. 특별능력 중에 제일 코스트가 높은 것이랑 똑같은 코스트에요.. 에헷…."

뭔가 좋은 줄 알았는데…. 꽝을 뽑은 느낌이다.

"그래도 특수 상황이지만 능력흡수는 좋은 거 아닌가요?"

"원래…. 그 능력이 공포 3단계만 만들려고 해도 일반 사람들이 자살할 만큼 공포심을 줘야 해서…. 그 능력을 활용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코스트가 그리 측정된 것이에요."

우진의 얼굴에 수심이 가라앉았다.

"거,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그쪽 세계 고대인의 권한을 드릴게요."

"그건 또 뭔데요?"

"별건 아니지만…. 앗 시간이!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우진의 눈이 하얀색으로 점멸했다.

응애­! 응애­!

"멋진 도련님이에요!"

거대한 손이 우진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손이 느껴졌다. 따뜻한 품도 있었다.

'하…. 좋다….'

'자…. 잠깐 여기에 떨어지는 놈은 빙의자라면서. 나도 빙의자가 되는 거 아니었어?'

순간 어디선가 설명을 못 해줘서 미안해요 에헷~ 이라는 소리가 들려온 것만 같았다.

그렇게 우진은 환생자가 되었다.

환생자, 빙의자, 원 주인공이 있는 세상이라니…. 개판이구만.

'잠깐 시간순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렇게 새로 환생한 곳은…. 벨라레 변경백령이었다.

우진의 이름은 유다 벨라레가 되었다.

그게 이 세계에 막 왔을 때의 이야기였다.

.

.

.

유다는 어느덧 나이를 먹어 10살이 되었다.

'이제 나도…. 10살이네.'

10년이란 시간은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매우 길었다. 우진에게는 가족이 존재했지만, 우진은 태어나자마자 새로운 가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가족을 받아드렸다. 그렇기에 우진은 자신의 누나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누나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대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인지 누나는 자신을 보면 자신의 말이 전부 옳고 자신을 찬양하기 바빴고 광신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유다는 그런 혈육의 모습을 보고 굉장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뜩이나 혈육을 망쳐버렸다는 생각과 능력에 대한 발전도 없었기에 유다의 기분은 지하를 파고도 외핵까지 도달했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자신의 능력은 완전 꽝이었다. 뭐가 전설 능력이라는 거냐. 쓰기도 어렵고 그렇게 강한 공포심을 조장했던 누나에게 딱 한 번 발동됐었다. 그것도 공포 1단계.

그리고 신한테 받은 무슨 고대인의 권한도 모르겠다. 자신의 검과 마법에 대한 재능은 꽝. 게다가 뭐? 제일 낮은 스탯이 올라가? 마력 능력치가 없기에 무조건 마력이 올라간다고 설명해 놓고서는!

툭.

유다의 발길질에 작은 돌덩이가 치었다.

"아야…."

유다는 화가나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어라…?"

돌멩이는 까맣고 윤기가 났다. 이건 책에서 본 적이 있는 희귀광물 흑철석이었다.

보통에 철보다 단단하며 강철보다 나은 재료로 사용되는 이것.

심 봤나…?

이런 운이 좋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자라니까. 사실 전생의 나는 운이 마이너스 수치였던 게 아닐까 추측이 되었다. 그래서 아예 없는 마력을 특전으로 받지 못한 것일 테고.

최소한 유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오…. 운이 좋아진 건 좋은데…."

그게 원래 마력이었다고 생각하니까 배가 엄청 아팠다. 유다는 모든 전투에 관한 재능이 평범했다.

'물론 기억력 같은 건 뛰어난데….'

자신은 역시 주인공이 아니라는 걸까…? 하지만 소설 중에서는 미친 듯한 노력으로 재능이 없는 주인공도 있었다. 그래서 아직은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도 영약을 먹으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면 이 세계로 환생했을 때는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해봤었다. 직접 자신이 강해지고 세계의 악을 멸하고 하렘 파티를 즐기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삶을 꿈꾸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자신이 가족에게 여행을 가자고 졸랐던 이유는 바로 주인공이 먹는 영약이었다.

이 사실을 아는 이유는 자신에게는 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공에 나타나는 누구도 볼 수 없는 마법의 원작 책.

덕분에 아기 때 요람에 누우며 원작을 수십 번 정독하며 시간을 때울 수 있었다. 물론 부모님이 아기 때 아가가 계속 허공을 본다고 걱정하기는 했지만….

'참고로 이거 메모장도 가능하다?'

오로지 읽고 메모장밖에 없지만, 엄청나게 쓸 만했다.

혹시라도 주인공이 먹는 영약을 뺏어서 주인공이 성장하지 못하면 안 되니까. 물론 자신이 주인공을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모든 기연을 뺐을 생각이 있었다.

어쨌든 나무에 열리는 특별한 능력을 주는 1인당 1개밖에 못 얻는 신비나무의 과일을 얻을 생각이었다.

'이번엔 제발 쓸 만한 능력이 나오게 해주세요.'

유다는 기연 장소를 발견하지도 않았지만 벌써 김칫국을 드링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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